2013년 1월 11일 금요일

통합논술

성급한 일반화를 경계하자
논술에서 논리적 오류와 비약의 문제는 독해의 측면과 표현의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할 수 있다. 먼저 독해 영역에서는 제시문에 드러난 오류나 비약을 찾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심층적 독해능력을 평가하는 데도 해당되지만 논리적 분석력과 창의력 평가에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논술에서 기대하는 창의력은 기발한 아이디어에서가 아니라 문제에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자세와 깊이 있게 분석하는 고도의 사고력에서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의 오류나 비약을 발견하여 지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논증함으로써 득점을 높일 수 있다.
표현 영역에는 응시자가 서술 과정에서 저지르는 오류나 비약이 해당된다. 논제의 요구에 따라 다르지만 논증을 요구하는 문제의 답안에서 오류나 비약이 발견되면 크게 실점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시문에 숨겨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가산점을 획득하지 못한 데 그칠 수 있으나, 응시자의 표현에 드러난 오류는 획득할 점수를 잃게 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손실이 크다. 그러나 대입 수험생에게 요구하는 논리력은 심오한 수준은 아니므로, 개요 작성 과정에서 서두르지 말고 문장과 단락의 구성 및 연결을 차분히 따져가면서 논리를 전개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속에 나타난 오류를 파악하거나 응시자가 서술 과정에서 저지르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장 또는 판단과 근거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초적인 오류의 유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1. 일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논리적 오류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부분적 결과나 우연한 사례를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오류
⊙ 부당 유추의 오류 - 부분적 공통점을 전체로 확대 적용하는 오류
⊙ 증명 부재를 근거로 삼는 오류 - 증명된 일이 없거나 반대 논증이 없다는 이유로 결론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오류
⊙ 순환논증의 오류 - 증명해야 할 결론을 전제나 근거로 삼아 논증하는 오류
⊙ 흑백논리 - 모든 대상을 양 극단의 상대적 의미로만 해석하거나 사용하여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 오류
⊙ 논점 일탈 - 논점에서 벗어나 논의를 전개하거나 새로운 논점을 제기하여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
⊙ 역공격(피장파장)의 오류 - 특정 관점의 비판에 대해 상대방의 비슷한 약점을 근거로 역공격하는 오류
⊙ 부적합한 권위에 호소 - 논점과 무관한(부적합한) 권위에 호소하여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오류
⊙ 부분 강조의 오류 - 문장이나 내용의 특정 부분만을 강조하여 의미를 왜곡하거나 오용하는 오류
⊙ 중의적 어휘의 오류 - 둘 이상의 의미를 지닌 단어를 사용하거나, 두 가지 의미를 혼용하는 오류
2. 논리적 비약
논리적 비약은 논증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인과관계나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전제나 근거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이끌지 못하는 경우다. 즉 계단을 건너뛰어 오르는 식의 논증으로 학생들의 글에서 매우 많이 발견된다. 이는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가 부족한 까닭이 크겠지만 주어진 분량 안에서 무리하게 논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요를 충실하게 작성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개요 작성 과정에서 논리적 오류나 비약의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문장의 개수를 헤아려가며 분량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통합논술의 실제
권리와 의무는 일대일 대응 관계인가?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제시문 1) 의무와 권리는 사회 질서의 양면을 이루고 있습니다. 의무는 그것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의 권리를 전제합니다. 권리는 그것을 준수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의무를 수반합니다. 의무를 보유한 사람과 권리를 보유한 사람이 일대일 대응 관계를 이루지 않을 때에도 의무가 있는 곳에는 권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무엇이 의무인가’를 깊이 파고드는 건 결국 ‘무엇이 권리이고, 왜 그것은 권리로서 정당화되는가?’를 헤아리는 일과 동일시됩니다.
예를 들어, “정치가를 객관적인 어조로 비판할 수는 있지만 패러디 같은 정치 풍자물로 조롱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왜 그게 국민의 의무가 되는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겠지요. 이때 “누구나 조롱당하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이 되돌아옵니다. 여기에 “아니다. 형식과 내용을 자유롭게 취해서 정치가를 비판할 권리는 표현의 자유이다”는 식으로 반론이 제기되며 논의가 진행될 것입니다. - [너의 의무를 묻는다]
(제시문 2) 고등학교 1학년 때 형의 주벽으로 가계가 파산을 겪은 뒤부터, 그리고 마침내 그 형이 세 조카아이와 그 아이들의 홀어머니까지를 포함한 모든 장남의 책임을 내게 떠맡기고 세상을 떠난 뒤부터 일은 줄곧 그렇게만 되어 온 셈이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와 군영 3년을 치러 내는 동안 노인은 내게 아무것도 낳아 기르는 사람의 몫을 못 했고, 나는 또 나대로 그 고등학교와 대학과 군영의 의무를 치르고 나와서도 자식 놈의 도리는 엄두를 못 냈다. 노인이 내게 베푼 바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처지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대로 형이 내게 떠맡기고 간 장남의 책임을 감당하기를 사양치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인과 나는 결국 그런 식으로 서로 주고받을 것이 없는 처지였다. 노인은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대해선 소망도 원망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 노인이었다. …(중략)… 나는 처음 그런 노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턱대고 가슴부터 덜렁 내려앉고 있었다. 노인에 대한 빚 생각이 처음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 노인이 쓸데없는 소망을 지니면 어쩌나? 하지만, 나는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무엇보다도 나는 노인에 대해서 빚이란 게 없었다. 노인이 그걸 잊었을 리 없었다. 그리고 그런 아들에게 섣부른 주문을 내색할 리 없었다. 전부터도 그 점만은 안심을 할 만한 노인의 성깔이었다. …(중략)… 아닌 게 아니라 나이를 먹으면 노인들은 모두 어린애가 되어 가는 것일까? 노인은 정말로 내게 빚이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만 것일까? 노인의 말처럼 그건 일테면 노망기가 분명했다. 그런 염치도 못 가릴 정도로 노인은 그렇게 늙어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노인의 그런 노망기를 원망할 필요도 없었다. 문제는 서로 간의 빚의 문제였다. 노인에 대해 빚이 없다는 사실만이 내게는 중요했다. 염치가 없어져서건 노망을 해서건 노인에 대해 내가 갚아야 할 빚만 없으면 그만인 것이다. ‘빚이 있을 리 없지. 절대로! 글쎄 노인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정면으로는 말을 꺼내지 못하질 않던가 말이다.’ - [눈길]
[문제 1] (제시문 1)에 나타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제시문 2)의 화자의 관점을 지지하거나 비판하시오.(800자 내외, 60점) - 2011 연세대 원주
[풀이]
논리적 오류나 비약을 방지하기 위하여 개요를 충실히 작성한 후 논술문을 작성해 보자.
1. (제시문 1)에 나타난 문제의식
논제는 권리와 의무는 ‘권리에는 의무가, 또는 의무에는 권리가 반드시 뒤따르는’ 일대일 대응의 관계인가, 그렇지 않은 관계도 성립하는가의 문제이다. - 논지는 후자의 입장임
2. (제시문 2)의 화자의 관점
화자의 관점은, 가족 관계,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도 권리와 의무가 일대일 대응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관점, 즉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어머니에게는 자식에게 어떠한 요구도 할 권리(소망)가 없으며, 자식으로서의 권리를 충족하지 못한 화자에게는 어머니에 대한 어떤 의무(빚)도 없다는 입장임.
※ 순환논증의 오류 주의
→ 부모는 자식을 낳으면 자식을 잘되게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부모란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또는 자식은 부모에게 무조건 효도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효도는 자식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 생각해 볼 문제 - 감정, 도덕, 사랑, 거래, 법, 관습 등 ※ 간접논증 방식(배리법)을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논리적 오류 예) 부모가 자식에게 의무를 다했으면 모든 자식도 의무를 다할 것인가? / 자식은 부모로부터 권리를 충족하면 반드시 자식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가? / 화자가 의무를 다하면 어머니는 권리를 받아들일까(누릴까)? 등



통합논술의 원리와 실제

통합논술의 원리
한 문장의 길이는 50자 안팎이 적당
논술문 쓰기는 문학적 글쓰기와는 다르다. 논술문은 글의 목적이 ‘설득’이고 ‘논증’을 수단으로 한다. 그에 따라 표현 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문학적인 글은 천차만별의 개인들이 품고 있는 주관적 정서의 미묘한 차이를 비유나 상징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그에 비해 논술은 어떤 판단이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사실적,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표현의 차이는 독자가 글을 이해하는 방식의 차이로도 연결된다. 즉 문학적인 글이 독자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르게 이해될 수 있는 반면 논술문에서는 서술자의 생각이 오류나 오차 없이 독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문장의 표현 방식에서 나타난다. 글의 구성 요소 중에서 서술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주된 단위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수준 높은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 논술문에 적합한 문장 표현 방식을 익혀야 한다. 논술문에 사용하는 문장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장이 간단명료해야 한다. 한 문장의 길이는 대체로 50자 내외가 적당하며 한 문장에는 한 가지의 생각이 담기도록 해야 한다. 둘째, 비유나 상징을 피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비유적으로 표현된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답안에 활용할 때는 반드시 원관념을 찾아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셋째, 문장의 종결 형태는 주로 평서형을 사용한다. 학생들의 답안에서 가끔 의문형이나 청유형 문장을 접할 때가 있는데, 평서문으로 고쳐 쓰는 것이 명확한 의미 전달에 도움이 된다. 넷째, 문장 성분의 호응이 적합하고 문장의 연결이 적절해야 한다. 학생들의 답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문장의 오류가 문장 성분의 비호응과 필수 성분의 부당한 생략이다. 문장의 연결에서도 접속부사의 오용과 지시어의 오·남용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 다섯째, 문장의 중복 서술을 피해야 한다. 문장의 중복은 외형상의 중복뿐 아니라 의미상 중복도 포함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그 외에 시제나 높임 표현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나 이중 피동문, 영어식 수동 표현 등도 낮은 평가의 원인이 된다.
다음은 문장 수준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오류 사례를 나열해 본 것이다.
[문장 성분의 비호응]
1. 비정규직의 증가는 기업들이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정규직 채용을 기피하게 된다. - 주어와 서술어 비호응
→ ~ 기피한 결과이다.
2. 우리 회사는 부단히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 피수식어 불명확 / 목적어와 서술어 비호응
→ 우리 회사는 부단히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3. 우리는 전통예절을 자신도 모르게 행해지도록 어릴 적부터 습관을 들여야 한다. - 주어와 서술어 비호응
→ 전통예절을 ~ 행하도록 / 전통예절이 ~ 행해지도록
4. 정부는 정보격차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 목적어와 서술어 비호응
→ 정부는 정보격차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현실적인 ~
5. 봉사정신은 남을 의식해서가 아닌 자기의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어야 한다. - 관형절의 수식 대상 불명확
→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
6.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재화가 공정하게 분배되어져야 할 것이다. - 이중 피동 표현
→ 재화가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 / 재화를 공정하게 분배해야 ~
7. 교각 공사는 끝났지만 언제 개통될지 알 수 없다. - 동일하지 않은 주어 부당한 생략
→ 언제 다리가 개통될지 ~
8. 천문대에서 그들은 십 년 동안 끈기를 가지고 관찰하고 기록해 나갔다. - 목적어 부재
→ ~ 끈기를 가지고 별자리(또는 행성)를 관찰하고 그 변화(또는 이동 경로)를 기록해 나갔다.
9. 그 팀의 성공이 자율적 협력이 아닌 회사의 지시에 마지못해 따른 결과는 아니었다. - 관형절 오류
→ 그 팀의 성공은 자율적 협력에 따른 것이지 ~ / 그 팀의 성공은 회사의 ~ 결과가 아니라 자율적 협력의 결과였다.
10. 그렇게 안절부절하다가는 네가 고자질한 것을 선생님께 들킬 것이다. - 부정어로만 쓰이는 어휘의 오용
→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다가는 ~
11. 제시문 (가)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보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 부사구와 서술어 비호응(필요한 인용 표현 생략)
→ 제시문 (가)에 따르면 ~ / ~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12. 분명한 것은 세계화가 빈부의 양극화 같은 부정적인 결과만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시장 확대와 같은 긍정적인 결과도 가져올 것이다. - 주어와 서술어 비호응(주어에 대응하는 서술어 부재)
→ 분명한 것은 ~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13. 지속적 경제성장기에 사회적 약자가 대폭 증가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 주어 부재
→ 정부는 ~ / 우리 사회는 ~
14.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나는 도서관에서 나름 공부에 열중했다. - 의존명사 오용(관형어 부재)
→ 도서관에서 그 나름대로 ~
15. 새 정부는 결코 경제민주화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 제약이 있는 부사어 잘못 사용
→ 새 정부는 반드시 ~
16.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으로 노년층에 대한 복지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 부정확한 부사구
→ 고령화 현상 대책으로(서) ~ /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 재원 확충이 절실해졌다.
[문장 연결의 오류]
1. 그동안 우리 사회는 타 문화 유입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따라서 후진국 문화에 대해서는 자문화중심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서구 문화에 대해서는 문화사대주의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 두 문장이 인과관계가 아님. → 뒷문장은 부연(상술) 문장이므로 ‘따라서’는 ‘즉’으로 써야 어울린다.
2. 70년대는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당시 고졸자들의 취업률이 지금의 대졸자보다 높은 편이었다.
- 상반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임. → ‘그러나’는 ‘따라서’나 ‘그렇기 때문에’가 적절하다.
3. 우리나라는 노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왜냐하면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황혼이혼이 늘면서 독거노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① 문장부사와 서술어 비호응 → 왜냐하면 ~ -기 때문이다.
② 인과관계 불일치 →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길어지고 ~
③ 인과관계 불일치 → 생활양식과 성 역할 인식 변화에 따라 황혼이혼이 늘면서 ~
4.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① 인과관계 불일치(뒷문장의 원인 부재) → ~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
② 접속부사 변경 → ~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그러자 시민단체들이 ~

통합논술의 실제
원주민들이 얼굴에 문양을 그리는 이유는?
※ 비유적 표현의 원관념을 생각하면서 다음 논제를 풀어 보자.
(가)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유령 같은 것은 아니다. 나는 실체를 가진 인간이며, 살도 있고 뼈도 있고 힘줄도 체액도 다 있는 인간이다. 게다가 마음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 건 사람들이 나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서커스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몸통은 사라지고 머리만 남은 사람처럼, 나는 마치 상을 일그러뜨리는 견고한 요술거울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내게 다가와서 내 주위에 있는 것들, 자기 자신들의 모습, 혹은 자기들이 상상하는 것만 본다. 정말이지, 볼 건 빠짐없이 다 보면서도 유독 나만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내 몸에 무슨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현상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눈이 가진 희한한 성향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그것은 신체의 눈이 아니라 ‘내면의 눈’의 구성을 통해 현실을 보기 때문이다. 불평하는 것도, 항의하는 것도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가끔은 유리할 때도 있다. 물론 대개는 상당히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눈 나쁜 사람들에게 늘 부딪히기가 일쑤다. 그뿐인가, 때로는 내가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비친 무슨 허깨비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말하자면 악몽 속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없애 버리려고 하는 공포스러운 대상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분통이 치밀어 내 쪽에서 일부러 사람들에게 부딪쳐 보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 그런 기분을 느낄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 정말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모든 소음과 고뇌의 일부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안달하며 남들이 나란 존재를 알아차리도록 주먹을 내지르기도 하고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게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나) 아마존 강 유역의 원주민인 카두베오 부족에 있어서 남자는 조각가이고 여자는 화가였다. 남자들은 단단하고 푸르스름한 가이악 나무로 인형을 만들었다. 또한 그들은 찻잔으로 사용하는 얼룩무늬 뿔에 사람이나 타조 또는 말을 양각으로 새겨 넣었다. 경우에 따라 그들은 나뭇잎이나 사람이나 동물을 그리기도 했다. 여자들은 도자기와 동물 가죽에 그림을 그렸다. 그들은 사람의 몸에도 그림을 그렸는데, 이 분야에서 몇몇은 그 솜씨가 장인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여자들은 얼굴 때로는 몸 전체에 정묘한 기하학적 양식이 교대로 나타나는 비대칭적인 아라베스크 문양을 그려 넣었다. 이를 처음으로 기술한 스페인의 선교사 산체스 라브라도르는 1760년부터 1770년까지 카두베오 부족과 함께 살았다. 라브라도르의 기록에 의하면, 귀족들은 이마에만 그림을 그렸고, 평민들은 얼굴 전체에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젊은 여자들만 그림을 그렸다. 나이 든 여자들은 이런 일에 시간을 거의 쓰지 않았다. 세월의 연륜이 가져다준 주름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라브라도르는 창조주의 작품에 대한 이와 같은 모욕으로 인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왜 원주민들은 인간의 얼굴 모습에 굳이 변화를 주려고 하는가? 그는 해답을 찾아보려고 했다. 원주민들이 아라베스크 문양에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은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적들이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그래서 그는 원주민들이 사냥이나 고기잡이, 가족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매일같이 그림 그리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비난하였다. 그러자 원주민들은 그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미개한 에이과예기 부족처럼 자신의 몸에 그림을 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림 그리기란 인간 속성의 한 부분이며,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몸은 자연 상태의 짐승과 같은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라브라도르는 “원주민들이 자연의 우아함보다도 인위적인 추함을 더욱 귀중히 여긴다”라고 비난하였다.
[논제] 제시문 (나)에 나타난 ‘라브라도르의 혼란’을 토대로 하여 제시문 (가)의 화자인 ‘나’의 분노를 해석하시오. (300±30자) (20점) - 2008 홍익대 수시
[풀이] 비유적으로 표현된 (가)와 (나)를 직설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이해해야 한다. 먼저 (나)의 라브라도르가 혼란스러워하는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가)의 ‘나’를 분노케 하는 근원적 원인일 것이다. 그다음 (가)에서 ‘내’가 처한 현실을 추론한 후 분노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원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설명하면 된다.
비유적으로 서술된 제시문의 이해를 위해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독해해 보자.
1. (나)의 독해
1) 라브라도르는 가톨릭 선교사이다. → 미개한 원주민을 교화하려는 선교사로서 종교(문화)적 우월감 충만
2) ‘창조주의 작품’의 원관념 → 사람의 얼굴
3) 원주민 여성들이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대한 인식의 차이
<2022>원주민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야만이나 미개한 것으로 봄. → 그림 그리기는 인간의 우월성 표현 방식
<2022>라브라도르 -우아한 자연(창조주의 작품)에 인위적인 것을 가함으로써 추해진다고 봄
4) 라브라도르의 혼란 -자문화중심주의적 시각으로 인해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부족
→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원인은 소통을 거부하는 태도
2. (가)의 독해
1) ‘나’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2)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지 못한다(않는다) →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관심 있는 것)만 본다.
3) 사람들이 지닌 ‘내면의 눈’의 구성(관점 또는 프레임)의 원관념은 ‘고정관념(편견)’이다.
4)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은 내면적 ‘나의 본질’이다. → 그들은 ‘나’의 외적 조건에만 관심을 갖는다.
5) ‘나’는 사람들에게 내면적 실체를 알리려고 끊임없이 그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 대부분 실패한다.
6) ‘나의 분노’는 ‘소외된 인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3. ‘라브라도르의 혼란’을 토대로 ‘나의 분노’ 해석
1) (나)의 라브라도르와 (가)의 사람들의 공통점 -자기중심적 사고 또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음
→ 다른 대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음
2) (가)의 ‘나’는 소외된 인간으로서 소통 부재의 현실에 분통이 터짐
3) (가)에서 나타난 소통 부재의 원인은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 규범 등에 의해 형성된 견고한 (사회적) 편견
[문학 제시문의 독해 연습]
※ 다음 글 중 소크라테스의 두 번째 대화를 내용의 변경 없이 직설적으로 바꾸어 쓰되, 뜻이 통하는 한 간결하게 줄여서 옮겨 보자. (여러 문장을 합하여 문장의 개수를 줄이거나 순서를 바꾸어도 무관하지만 의미가 달라져서는 안 됨)
소크라테스: 여기 또 하나 자네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 있네.
아데이만토스: 무엇인데요?
소크라테스: 돈을 받고 남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패들 말이네. 그들을 대중은 소피스트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가르치고 있는 내용도 방금 이야기한 것과 똑같네. 즉 대중들의 집회에서 형성되는 통념에 불과하단 말이네. 이것은 소피스트들이 이른바 지혜라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네. 그것은 어떤 힘센 동물을 기를 때의 경우와 견주어 볼 수 있네. 사람들은 자기가 기르고 있는 동물의 여러 가지 기질이나 욕망에 대하여 잘 알 수 있을 걸세. 그러므로 그 동물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어떤 경우에 동물이 가장 난폭하며 어떤 경우에 온순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며 또 그 원인까지도 알게 될 테지. 이밖에도 어떤 때에 소리를 지르고 이쪽에서 어떤 말을 해 주어야 온순해지거나 또는 난폭해진다는 것도 알게 될 걸세. 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경험을 한 덕택인데 그는 그것을 지혜라고 부르며 하나의 기술처럼 남에게 가르치고 있네. 그러나 그는 동물들이 욕구하는 것들 중에서 아름답고 추한 것, 선하고 악한 것, 올바르고 올바르지 못한 것 등등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걸세. 이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동물에 대한 것과 다름이 없네. 즉 그 동물이 좋아하는 것을 선이라고 부르며 그 동물이 싫어하는 것을 악이라고 부를 뿐 어찌하여 그렇게 부르는지 그 까닭을 전혀 모르고 있네. 다시 말하면 필요하고 불가결한 것을 선 또는 미라고 부를 뿐 그와 같이 필요한 것과 선한 것이 본질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모르며 따라서 남에게 가르칠 수도 없네. 교육자가 이런 정도라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네.
- 2011 경기대 수시 문제 중 제시문 일부

사례만 논거로 제시하면 부적절
통합논술의 모든 문제에 대해 특별히 정해진 답안 형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 통합논술은 논제의 유형과 요구 내용에 따라 답안의 형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입논술에서 우선적 평가 대상은 답안의 외적 형식이기보다는 논제의 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 능력(논리적, 창의적 내용)이다. 실제 논술지도 현장에서는 개념 설명이나 요약 문제, 또는 200~300자 정도의 짧은 답안을 요구하는 논제에도 서론·본론·결론 형식을 적용한 답안을 종종 보게 된다. 이 경우 답안 내용의 충실도를 떨어뜨리기 쉽다. 오히려 문장이나 단락을 독창적 방식으로 구성하여 답안의 설득력을 높인 경우 형식에 치중한 답안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결국 형식의 적합성은 논제의 요구에 얼마나 잘 맞는가에 따라 판정된다.
통합논술 문제의 답안은 논리적 설명이나 설득, 논증의 형식을 취하는 글로서, 편의상 모두 논술문이라고 칭한다. 논술문의 기본적 요건은 내적으로는 주장(또는 판단)과 근거이고, 외적으로는 문장과 단락의 논리적 구성과 연결이다. 특히 단락은 글의 논리성을 부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서 단락의 구성은 단락 내 문장의 배치에 관한 것이고, 단락의 연결은 글 내부의 단락 배치에 관한 것이다.
논술문의 단락은 중심문장과 뒷받침문장으로 구성된다. 중심문장에는 단락의 핵심어와 소주제가 담긴다. 중심문장은 되도록 짧게 쓰되 소주제가 분명히 드러나게 써야 한다. 뒷받침문장에는 부연문장과 논거문장이 있다. 부연(敷衍)문장은 중심문장과 논거문장 뒤에 덧붙이는 문장으로, 앞 문장의 내용을 보완하거나 상술하는 역할을 한다. 학생들의 답안에서는 앞 문장과 동일한 내용을 표현만 바꾸어 쓴 문장이 자주 발견된다. 이는 환언(換言)이나 부언(復言)에 해당되는 문장으로 중복 표현에 따른 감점을 초래할 수 있다. 논거문장은 앞에 제시한 주장이나 판단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는 문장이다. 학생들은 종종 사례만을 논거로 제시하기도 하는데, 사례 논거는 대개 이유를 보완하는 부차적 근거이므로 단독으로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사례를 단독 근거로 사용할 경우 논리의 비약에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락의 구조는 주로 중심문장을 앞에 두고 뒷받침문장을 뒤에 배치하는 두괄식이 많이 쓰인다. 이는 논제의 요구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문장을 앞에 둠으로써 독자(평가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논지 이해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평가자의 궁금증(중심평가대상)에 우선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평가자의 호감을 유도하는 데 유리하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대입 논술고사의 경우 빠른 속도로 채점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평가자의 피로감을 높이거나 혼란을 초래하는 복잡한 구성은 수험생에게 유리할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답안을 무조건 두괄식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락의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논리성이므로 문장의 배치나 연결이 논리적이고 흐름이 자연스러우면 문제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개요 작성 단계에서 문장의 배치와 연결에 문제가 없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 편의 논술문 안에서의 단락 배치와 연결은 논제의 요구 조건이나 유형에 따라 다르다. 논술의 답안은 논제의 요구사항이 단일한지 복합적인지에 따라, 또는 요약, 설명, 논술 등 논제의 유형 및 제한 분량에 따라 단락의 수와 크기 및 배치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응시자의 견해가 포함되는 논술형 논제에는 서론·본론·결론의 삼단 구성이 필요하고, 단순한 요약이나 설명 등을 요구하는 논제에서는 본론만 간결하게 서술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300자 내외의 짧은 분량 안에서도 삼단 구성을 요구하기도 하므로 대학별 출제 경향도 알아두어야 한다.
논술문 작성의 기초는 ‘한 단락 쓰기’에서 시작된다. 한 단락 쓰기를 제대로 익히고 나면 단락의 배치나 연결은 일종의 요령에 해당되므로 다양한 논제를 연습함으로써 터득할 수 있다. 여러 단락의 논술문 구성 연습은 ‘개요 짜기’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개요는 논제 분석과 동시에 구성하되 자신에게 맞는 작성 원칙을 개발해야 한다. 개요 작성의 일반적 원리와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논제의 유형과 궁극적인 요구 내용을 파악한 뒤 답안 전체의 논지를 정한다.
둘째, 각 논제의 요구사항별로 대응하는 단락의 수와 크기를 정한다.
셋째,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단락의 순서를 정한다.
넷째, 각 단락의 중심문장을 작성한다.
→ 중심문장들만 순서대로 연결해도 논지가 분명히 드러나는지 점검한다.
다섯째, 각 단락의 뒷받침문장을 작성한다.
→ 문장의 배치와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점검한다.
여섯째, 작성된 개요가 논제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였는지 검토한다.
※ 개요는 되도록 표로 작성하고, 각 문장에는 번호를 적어 문장 수와 분량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작성한다.
※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뒷받침문장부터는 중요 어휘들만 기입해도 된다.
다음 논제에 대한 개요 작성 사례를 살펴보자. 논제는 ‘2011년 홍익대 수시’ 문제(<함께하는 교육> 2012년 3월5일치 참고)의 하나로 ‘제시문 (카)의 입장에서 제시문 (자)와 (차)의 시각을 비교 분석하라’는 것이며 제한 분량은 1000±100자이다.
[논제와 제시문 분석]
1. (카)의 입장 분석 및 구체화
<2022> 입장: 법관의 판단에 대한 확신은 (신뢰성을 확보해 주는)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가능 → 문제는 법관의 주관적 신념(양심)이 객관적 신뢰를 확보하는 방안 필요 → 법관의 판결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형적 형식이나 장치 필요
2. (자)의 시각: 법정의 신뢰성은 외적 요건에 의한 권위에서 비롯함
<2022> 법정의 외형적 요건을 갖춤 → 인적 구성과 건물의 구조 및 법정의 운영 절차, 법관의 태도 등
<2022> 법관의 내면적 자질(자격)도 표정과 행동에 나타남 → 외적으로는 판결을 신뢰할 만함(객관적 신뢰 확보)
※ 필자의 불신을 감추고(억누르고) 있음 ← 필자가 분위기에서 주관적으로 느낀 점(1인칭 시점)
3. (차)의 시각: 법정의 신뢰성은 외적 요건에 의한 권위에서 비롯함
<2022> 외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함 → 법정의 위치와 시설, 법관의 태도에 불신의 요소가 많음
<2022> 법관의 내면적 자질(자격) 불인정 → 법관 자부심 부재(부끄럽게 여김), 부정행위 가능(뇌물, 횡령 등)
※ 필자의 불신이 겉으로 드러남 ← 필자가 객관적 환경을 바탕으로 추론(전지적 작가 시점)
■ 통합논술의 실제
상대방을 인정할 때 대화가 가능하다
※ 다음 문제에 대해 출제 대학이 제시한 2가지의 모범답안을 보고 그 답안을 쓰기 위해 작성했을 개요(역개요)를 위의 예시 개요표를 참고하여 각각 작성해 보자.
(자료 3)
‘대화적 관계’ 혹은 ‘대화적 삶’은 마르틴 부버(M. Buber)의 핵심적인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개념을 통해서 인간관계와 삶의 현상들을 파악하며 진단하고 있다. 인간의 참다운 관계는 대화적 관계일 때 가능하며 그래서 대화적 원리를 인간 삶의 기본 원리로서 추구한다. 부버가 말하는 진정한 대화는 말로 하든지 침묵으로 하든지 대화의 참여자가 그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의 의도에 귀를 기울여 둘 사이에 생동하는 상호성이 생기는 대화를 말한다. 그것은 ‘너’를 진정으로 들으려고 하는 ‘나와 너’의 관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는 서로가 상대방인 ‘너’를 진정으로 들으려고 한다. 부버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내용이나 진행이 어느 일방에 의해서 결정되거나 주도되지 않고, 서로의 관계와 참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대화나 대화적 삶은 반드시 상호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 이삼열, ‘마르틴 부버에서 본 대화의 철학’
(자료 4)
어렸을 때 겪은 일이지만 난 아주 기분 나쁜 기억을 한 가지 가지고 있다. 6·25가 터지고 나서 우리 고향에는 한동안 우리 경찰대와 지방 공비가 뒤죽박죽으로 마을을 찾아드는 일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경찰인지 공빈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또 마을을 찾아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은 우리집까지 찾아 들어와서 어머니하고 내가 잠들고 있는 방문을 열어젖혔다. 눈이 부시도록 밝은 전짓불을 얼굴에다 내리비추며 어머니더러 당신은 누구의 편이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때 얼른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전짓불 뒤에 가려진 사람이 경찰대 사람인지 공비인지를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답을 잘못 했다가는 지독한 복수를 당할 것이 뻔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상대방이 어느 쪽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채 대답을 해야 할 사정이었다. 어머니의 입장은 절망적이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절망적인 순간의 기억을,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가려 버린 전짓불에 대한 공포를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 이청준, ‘소문의 벽’
[문제] (자료 3)의 관점에서 (자료 4)를 분석하고, (자료 4)에 나타난 상황을 극복하고 진정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800자 내외) - 2013 외대 모의
[참고]
문제의 분석 대상인 (자료 3)과 (자료 4) 앞에 제시된 영문 제시문 두 편과 한글로 쓰인 (자료 1)과 (자료 2)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시문 A>와 (자료 1)은 문맥이나 전제된 상황 없이도 언어의 논리적 체계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제시문 B>와 (자료 2)는 문맥이나 상황 맥락 없이는 언어만으로 명확한 소통을 이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시답안 1] → 2 단락 구성
(자료 3)은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와 삶의 현상을 파악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사람 간의 참다운 관계를 맺게 하는 진정한 대화적 소통을 위해서는 상호적으로 진심을 가지고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지만 (자료 4)에 제시된 상황은 대화의 원리가 지켜지지 않아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자의 절망적인 순간으로 기억되는 그때 화자의 엄마는 집을 찾아온 누군가에게 강압적으로 대화를 요구당했다. 그때의 “당신은 누구 편이냐”는 질문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진정성도 담겨 있지 않고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말이었기 때문에 상호성도 없다. 이와 같이 (자료 4)는 전쟁으로 인해 삶의 기본적 원리인 대화가 잘못된 방법으로 강요되는 시대의 아픔과 동시에, 대화로 인해 상처를 얻은 개인의 아픔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화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이다. (자료 4)의 상황에서도 엄마는 상대방의 상황을 알았더라면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있었다. 또한 집에 들어온 낯선 이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민간인의 입장을 생각했더라면 물음에 대한 답을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화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개인의 마음을 보여주기도, 상대방의 마음을 볼 수도 있는 의사소통 과정이다. 이러한 진실된 관계에서는 각자 전달하려는 목적만 있는 말만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주는 태도가 더 바람직하다고 믿어진다. 그러한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생겨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고 대화를 통해 삶을 더 풍족하게 할 수 있다.
[예시답안 2] → 3단락 구성
(자료 3)은 진정한 대화의 원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진정한 대화는 상호성의 원칙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의 발화 의도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상대에게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려는 존중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대화의 내용이나 진행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상호간의 소통과 참여가 있어야만 진정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료 4)를 봤을 때 (자료 4)에서는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공은 과거 상황에 대해 기분 나쁨과 절망감, 공포의 감정을 느낀다. 그 원인은 우선 상대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낯선 사람은 적을 색출하는 데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 또한 자료 안의 대화 상황에서는 대화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으며, 대답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대화라는 점에서도 상호성이 없어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자료 4)의 상황을 극복하려면 진정한 대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선 제시문에 등장한 낯선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어 서로를 파악한 뒤, 자신이 무슨 의도를 갖고 대화를 하려는 것인지 밝히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일방적이고 강제적으로 요구한, 대화가 아닌 대답만을 듣고 한 번에 상대를 파악하면 안 된다. 대화를 나눠보고 서로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제시문의 ‘나’와 ‘어머니’ 역시 대화에 참여해 스스로의 의견과 생각을 밝혀야 한다. 이러한 상호성이 진정한 대화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폭넓은 사고력과 응용력 발휘해야
논제에 쓰인 ‘제시문을 참고하여’ 또는 ‘제시문의 논지(요지)를 바탕으로’ 등의 문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답안에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와 같은 지시 문구의 의미는 논제의 출제 의도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제시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 주장이나 특정 제시문의 관점을 선택하여 답안의 논지에 반영하라. ② 제시문에서 파악한 정보를 근거로 활용하라. ③ 제시문의 내용에 포함된 쟁점(문제점)이나 원인, 해결방안 등을 찾고 필요에 따라 답안에 적용(표현)하라. 조건들의 의미는 논제와 제시문을 읽은 후, 제시문의 관점이나 논지 및 논제 문장의 문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해야 한다. 또 이러한 조건을 답안에 적용할 때, 핵심 어휘를 제외하고는 제시문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지 말고, 단순 편집(짜깁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012학년도 국민대 수시1차에서는 이처럼 주어진 조건을 통하여 다양한 관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대학 측에서는 이를 ‘창의적으로 종합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창의적이라는 의미는 수험생 자신의 독창적 견해라기보다는 제시문들의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는 ‘폭넓은 사고력’과, 이를 종합하여 자신의 논지에 적용하는 ‘응용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논제는 하나의 공통 주제를 중심으로 배열된 다양한 종류의 제시문을 참고하여 특정 현상을 설명하라는 설명형과, 그런 현상이 내포하는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라는 문제해결형, 수리적 언어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수리형으로 구성되었다. 결국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제시문들에서 상이한 관점을 구별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여 해결하는 ‘단계적 문제해결’ 형태의 논제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제를 해결할 때는 먼저 제시문 간의 연관성에 주목해야 한다. 제시문과 자료들이 하나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상호간 모종의 논리적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시문의 분석을 통해 각각의 제시문을 응시자의 답안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특정 범위의 제시문을 모두 활용하라는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답안 작성에 부적합하거나 불필요한 제시문까지 활용할 필요는 없다. 억지로 활용하다 보면 답안의 논지 전개를 어색하게 하거나 논지 일탈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 참고할 제시문의 수가 많을 경우 적용한 제시문의 기호를 답안에 일일이 표기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제시문들의 내용과 연관성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충분히 창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통합논술의 실제
선거는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가?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 2012 국민대 수시1차
(가) 대통령 공약사업이 선을 보인 지 벌써 20여 년이 넘었다. 대통령의 공약(公約)은 5000만 국민과의 약속이자 미래 한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그 과감한 공약 덕분에 상상도 못 하는 사업들이 착착 추진되는 한국을 부러워한다. 고속철도와 신공항을 단기간에 완성하고, 인구 50만 도시를 뚝딱 세우며, 국책기관을 사방으로 흩뜨리는 대역사에 정치인들이 운명을 거는 일은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중략)…. 그런데 일단 표로 굳힌 공약을 이행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폐기하면 공약(空約)남발, 배신정부로 찍히고, 하자니 천문학적 예산과 분란이 뒤따른다.
(나) 의료· 복지의 혜택을 넓히자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복지를 삭감하자”고 주장해 냉혈한의 이미지를 떠안으려는 정치가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작년 일본의 사회보장비는 27조3000억엔으로 늘어나 일반 세출(歲出)의 30%까지 부풀었다. 여기에 후생노동성이 별도 관리하는 복지 관련 특별회계 84조3000억 엔까지 합하면, 일본의 사회보장 관련 세출은 111조6000억 엔으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노인들의 복지와 의료를 위해 지출되는 금액은 특별회계의 연금 급부 65조 엔을 포함해 일본 전체 사회보장 지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략)…. 일본에서는 이제 곧 두꺼운 인구층을 형성하는 베이비붐 세대(1947∼1951년 출생)가 연금과 노인의료의 수급자로 본격 등장한다. 여기에 의료보험료를 지급할 수 없는 빈곤층의 증대, 연금제도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연금 납부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증가로 일본 복지제도의 지속 가능성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다) 구유통(pork barrel) 프로그램은, 특정 지역에는 도움이 되지만 나라 전체적 관점에서는 그 효과가 의문시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모든 프로그램을 다 합치면 지역이 부담하는 세금이 그 지역의 편익보다 큼에도 불구하고, 왜 유권자들은 이 같은 프로그램을 발의하는 국회의원들을 지지하는가? …(중략)…. 수많은 유권자들은 “지역구에 선물을 가져오는” 기록이 많은 국회의원을 지지한다. 그러나 왜 국회의원 A가 국회의원 B의 지역구에 시행되는 프로그램을 지지하는가? B의원 지역구에 이 같은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A의원 지역구의 유권자들이 지불하여야 하는 세금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증가한다. 그러나 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돌아가는 편익은 하나도 없다. 그 대답은 A가 B의 프로그램을 지지하지 않으면, B도 A의 프로그램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며 다른 국회의원이 특히 챙기는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관행은 ‘돌아가며 봐주기’(logrolling)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라) 멀든 가깝든 과거에는 정부의 활동과 소수의 문필가 및 극소수 신문들의 영향력이 국민여론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오늘날 문필가들은 모든 영향력을 상실했고 신문만이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여론을 이끌기는커녕 여론을 따라잡느라 급급하다. 그들은 여론을 두려워할 뿐 아니라 때로는 여론에 대한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 결과 그들의 행동노선도 완전히 중구난방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군중의 여론은 갈수록 정치를 좌우하는 최고의 원칙으로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중략)…. 현 시대의 흥미로운 징후는 교황이나 국왕들은 물론 황제들도 어떤 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군중의 판단에 종속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는 장면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마)

(바) GDP나 화폐량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각종 경제지표에는 스톡(stock) 통계와 플로우(flow) 통계가 있다. 스톡이란 재고, 저장, 비축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있으며 경제지표와 관련해서는 저량(貯量)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플로우는 흐름, 유출량 등의 뜻이 있으며 스톡과 함께 쓰일 때는 유량(流量)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목욕통은 스톡과 플로우를 구별하여 설명하는 데 이용되는 전형적인 예이다. 통 속에 있는 물의 총량은 스톡, 즉 일정 시점에 통 속에 있는 물의 양을 말한다. 수도꼭지로부터 목욕통으로 흘러들어오거나 배수구를 통해 흘러나가는 물의 양은 플로우, 즉 시간 단위당 통으로 흘러들어 오거나 통으로부터 흘러나가는 물의 양을 말한다. 또한 스톡과 플로우는 서로 다른 단위로 측정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목욕통에 100리터(스톡)의 물이 있고 1분당 5리터(플로우)의 물이 수도꼭지로부터 흘러들어온다고 표현한다. 즉 스톡은 어떤 특정 시점에서의 존재량 또는 비축량을 말하며 플로우는 일정기간 동안 경제 조직 속에서 흐르는 양을 의미한다.
스톡에 속하는 통계로는 인구, 통화량, 자산, 외환보유액 등을 들 수 있고, 플로우인 통계로는 GDP, 국제수지, 생산, 소비, 투자 등이 있다. 예를 들어 GDP는 일정기간(보통 1년)의 재화와 용역의 순생산물의 합이므로 플로우인 반면 국부(國富)는 특정 시점에서의 한 국가의 경제재의 총량이므로 스톡이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현재 가지고 있는 정부 저축량은 스톡인 반면 1년 동안 정부의 재정수입 및 재정지출 등은 플로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스톡과 플로우는 서로 다른 개념이면서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차이를 정확히 알고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경제변수들이 스톡인지 플로우인지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유용한 경우가 종종 있다.
(사) 대의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는 일종의 간접민주주의로서 정부의 대표 선출이나 정책결정이 다수결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수의 선호와 이익에 부응하는 ‘양(量)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사회규모로 인해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수보다는 다수의 선호와 이익을 반영하는 정부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민주주의 이상에 더 가깝다는 신념에 기초한다.
이에 반해 심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는 시민이나 이익집단이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최대한 왜곡 없는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토론과 숙의를 통하여 집단적 의사를 결정하는 ‘질(質)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다수결로 선출된 시민의 대리인이 전체 시민의 공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편협한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는 대의민주주의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심의민주주의는 현재 여러 국가에서 각국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전체 시민의 다양한 관점을 편향되지 않게 수렴하고 국가 또는 지역 전체의 공익을 위해 민의를 왜곡 없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도입한 심의민주주의의 대표적 사례는 지방재정법 제39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최근 시행되기 시작한 ‘주민참여예산제도’이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 시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하여금 예산편성과정에 참여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그 의견서를 지방의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에 첨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 1] 선거철이 되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복지관련 및 지역경제개발을 약속하는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에 당선된 정치인은 공약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면서 무리한 예산편성 및 사업의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제시문 (가)~(라)의 논지를 바탕으로 제시문 (마)의 현상을 설명하시오. (분량 제한 없음)
[풀이] 논제의 핵심 요구사항은 (마)의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논제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선거공약 남발’과 연관된 ‘포퓰리즘’ 문제이다. 여기서는 (가)~(라)의 논지를 바탕으로 하라는 조건을 답안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제시문 (가)~(라)의 내용은 논제의 제시된 문장에 설명된 바와 같다.
국민대의 논제에는 분량의 제한이 없다. 따라서 논제 요구에 맞게 단락을 구성하고, 단락 수를 글자 수(한 단락은 대략 200~250자로 계산)로 환산하여 각 논제의 요구 분량을 추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한 시간을 고려하여 전체 답안을 설계하면 된다. 분량은 대략 10분당 150자 이내로 정하면 무난하다.
1. (가)의 논지 : 당선의 수단으로 남발된 선거공약의 부작용이 크다.
2. (나)의 논지 : 표를 의식한 선심성 복지 정책이 국가의 재정 악화를 초래한다. - ‘복지 포퓰리즘’
3. (다)의 논지 :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선심 공약은 유권자에게 득보다 실을 초래한다. 
4. (라)의 논지 : 대중의 여론에 좌우되는 정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5. (마) 현상의 분석 : 잘못된 공약의 문제점
1) 당선 수단으로 남발된 무분별한 선거공약의 문제점 표출
2) 공약 백지화의 당위성 ← 전체 국민 찬성(60%) 
3)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분쟁 유발 ← ① 경쟁 지역의 상반된 여론 ② 해당지역 주민의 49%가 백지화 반대
4) 의미 : (가)~(라)를 참고하여 의미 해석
6. 구성 : 전체를 한 단락으로 구성 가능. (현상과 의미 해석을 다른 단락으로 구성할 수도 있음) ※ 적정 분량 - 300~500자
[문제 2] 제시문 (가)~(바)를 참고하여 제시문 (사)의 논지를 파악하고, 1) 기존 대의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 논하시오. 그리고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심의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와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하며 양립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 심의민주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한국적 현실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서술하고, 그러한 문제점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시오.
[풀이] 두 개의 작은 문제로 나누어 출제된 논제이다. 1)은 기존 대의민주주의가 지닌 한계를 논하는 것이고, 2)는 심의민주주의가 도입될 경우의 문제점과 완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두 문제는 사실상 하나의 답안으로 구성해도 무방한 것이나 논제의 요구에 따라 별개의 답안으로 서술해야 한다. 여기서 (사)의 논지와 (가)~(바)는 두 문제 모두에 해당되는 참고 사항임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조건이 여러 가지이므로 논제 분석 시 주의를 요한다.
1)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에서 (일반적인) 대의민주주의의 문제점(한계)을 찾아야 한다. 즉 ‘다수결로 선출된 시민의 대리인이 전체 시민의 공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의원 개인이나 정당의 이익을 추구하는’ 한계를 지적하고, (가)~(바)에서 이러한 경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제시하고 그 근거를 밝혀야 한다.
2)를 해결하기에 앞서 심의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와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하면 양립할 수 있다는 전제를 이해해야 한다. 즉 1)에서 제기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심의민주주의를 ‘보완책’으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①한국적 현실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②그 문제점을 완화시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때 문제점의 완화 방안은 ‘심의민주주의를 시행할 때의 유의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1. 대의민주주의의 한계 - 선출된 대리인(국회나 지방의회 의원)의 공익 외면이나 민의 왜곡 경향 ← (사)
2. 원인 - 당선만을 목표로 한 ‘포퓰리즘’ → 관련 제시문 (라) 
3. 구체적 한계점
* (공익과 무관하거나 편향적인) 선심성 공약 남발
→ 관련 제시문 (가), (나), (다), (마) 
* 잘못된 공약의 문제점 → 관련 제시문 (나), (다), (바)
* 기타 - 소수 무시, 승자독식 / 정경유착 / 특정 계층이나 집단 옹호 / 지역갈등 유발 등
4. 심의민주주의 도입 시 한국적 현실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 심의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부족
* 참여 인원 구성의 문제 - 공정성 및 대표성 결여 가능성 문제, 학연·지연·혈연의 영향력 상존 
* 실효성 부족 - 법적 기반 취약(기득권의 견제), 결과의 구속력 미약
3. 보완 방안
* 인식 문제 -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 및 홍보 강화
* 인원 구성 문제 - 공청회 등을 통한 민의 수렴 후 법적 토대 구축, 인터넷이나 SNS 활용
* 실효성 문제 - 헌법 개정이나 관련 법률 제정, 언론 정상화 등
4. 구성 : 논제에 제시된 순서로 서술하되 1)은 1~2단락, 2)는 2~3단락으로 구성 
※ 제한 시간을 고려하여 1,000자 이내로 설정 - [문제 2]의 풀이 시간(30분 정도) 고려

근래 대입논술에서 시험시간 축소와 난이도 조절을 위해 창의력보다 독해나 논리 영역의 평가를 강화한 논제가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논제 수를 대폭 줄이면서 통합 유형의 논제 속에 응시자의 독창적 견해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독해와 분석 위주로 논술 학습을 해온 학생들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난제가 될 수 있다. 견해제시 유형의 논제를 접해본 학생들도 많은 경우 자신의 견해를 아예 빠뜨리거나, 기술하더라도 관련 제시문의 논지를 답습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논제가 응시자의 독창적 견해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함께 그에 대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고려대의 경우 2013학년도 모의논술을 살펴보면, 전년도까지 출제해오던 요약형 문제를 비교 및 견해 제시를 요구하는 논제에 통합함으로써, 수리형 문제와 함께 두 문제로 문항 수를 축소했다. 즉 수리형 문제를 제외하고는 통합 유형의 문제 하나로써 논술 능력을 모두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논제의 주된 요구는 크게 ‘비교’와 ‘견해 논술’의 두 가지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견해 논술 부분이다. 이런 논제에서 비교·분석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비교 대상인 주장들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의 견해로 삼게 되는데, 이는 자기 견해의 폭을 제한하여 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한양대의 경우에서도 나타난다. 2013학년도 모의논술을 보면 인문계의 경우 통합형 한 문항만 출제되고, 상경계의 경우 통합 유형의 서술형 한 문항과 수리형 한 문항(7문제)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수리형 문제를 제외하면 일반적 논술 문제는 통합형 한 문항만으로 수험생의 논술 능력을 평가하게 된다. 다만 상경계의 경우 글자 수가 적어 평가가 독해와 논리성 측면에 치중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제시문의 견해 중에서 택일하여 옹호 또는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견해를 대신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결국 주어진 제시문의 논지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판단이나 주장)가 분명히 드러나야 하며 그 근거도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통합논술의 실제 1 ㅣ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들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말로 유명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논제] (1)의 내용을 바탕으로 (2) (3)에 나타난 ‘사실’에 대한 관점을 비교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900±50자)
- 2013 고려대 모의논술
(1) 19세기 근대 역사주의를 주창한 랑케(Ranke)는 이전의 자의적인 역사 연구와 서술을 부정하고 엄격한 사료 비판에 근거한 객관적 서술을 지향하여 역사학을 과학의 경지로 끌어올리려고 하였다. 그는 17~18세기를 통해 발전되어 온 사료 비판의 방법을 종합하여 본격적인 역사 연구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그는 고문서 자료 등 1차 사료를 더 신뢰하면서 이를 면밀히 분석하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눈으로 당시를 바라볼 수 있다고 믿었다. 즉 과거에 ‘사실’(fact)이 엄연히 존재하였으므로, 역사가는 그것이 기록된 문서를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당시의 상황을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콜링우드(Collingwood)는 역사적 사실은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존재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자료를 객관적으로 수집하고 탐구하여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과학이라면 역사는 이러한 과학과 거리가 있다. 왜냐하면 ‘역사적 사실’이라는 과거는 역사가에 의해 구성되고 그 의미 또한 역사가에 의해 부여되기 때문이다. 과거는 과거의 시점에서 볼 때 실존적이지만 현재의 시점에서는 관념적일 뿐이다. 역사가가 알 수 있는 과거는 사료를 통한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역사가는 과거에 대해 매개적이고, 추정적이며, 간접적인 인식 이상을 가질 수 없다. 이는 다시 말해 역사적 사실은 항상 오염되어 있어서 과학적 객관성을 획득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역사적 의미 역시 그 과거에 대해 제한된 인식을 가진 역사가에 의해서 부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적 사실이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수 없음은 자명해진다.
카(E. H. Carr)에 따르면 역사가는 ‘가위와 풀의 역사’, 다시 말해 단순히 과거 사실을 기계적으로 편집하는 역사를 쓰거나, 현재의 목적을 위해 과거 사실을 주관적으로 왜곡하는 오류를 모두 피해야 한다. 역사가와 역사적 사실 간의 관계에서 역사가들은 외견상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역사가는 역사를 사실의 객관적 편집으로 보아 사실이 해석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는 이론과, 역사를 역사가의 주관적 마음의 산물이라고 보아 역사적 사실을 확립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이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역사가는 무게중심을 과거에 두는 역사관과 현재에 두는 역사관 사이에서 위험하게 항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황은 보기보다는 덜 위태롭다. 역사가는 사실 앞에 비천하게 무릎 꿇는 노예도 아니고, 사실을 지배하는 폭군적인 주인도 아니다.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관계는 평등하다. 즉 주고받는 관계이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연속적인 상호작용이고,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2) 문학은 경험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하고 재창조한다. 문학은 신문기사나 보고서, 실록 등과 같은 기록물들과 다르다. 문학은 상상의 산물이므로 거기에 나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허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허구는 독자에게 사실처럼 여겨진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현실 속에 살아 있을 것처럼 보이고 소설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벌어질 것 같기도 하다. 디킨스(Dickens)의 소설들은 연재 당시 독자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독자들은 디킨스 소설의 주인공을 실존 인물로 착각할 정도였고 주인공의 운명을 걱정한 나머지 디킨스에게 그를 불행하게 만들지 말라고 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특히 「골동품 상점」의 ‘어린 넬’이 죽는 연재분이 배포되었을 때는 비록 가공의 인물이 죽었음에도 전 영국이 울음바다가 되었다. 가정과 일터와 거리에서 사람들은 해당 호를 손에 든 채 눈물을 흘렸다. 문학의 역사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드물지 않다. 그 사례들은 문학의 허구가 현실 세계에 대해 얼마나 큰 사실적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3) 언론 보도의 객관성은 언론 윤리의 가장 중심적인 문제이다. 언론의 객관성은 정확하고 선입견이 배제된 보도를 통해 보장된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자는 평가와 판단을 유보하고 오로지 일어난 사실 그 자체만을 보도해야 한다.
그러나 보도의 절대적 객관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주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버거(Burger)와 루크만(Luckmann)은 해석 공동체의 존재가 언론의 객관성이라는 개념 혹은 가치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주관적인 의미가 객관적인 사실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강조하면서, 한 사회의 독자적이고 독특한 실재에 대한 적절한 이해는 그것이 구성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해석 공동체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객관성의 개념만을 강조할 경우, 언론은 특수한 사회적 실재 혹은 사실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거나 과장되게 보도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즉 실재의 재현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제결혼을 한 조선족 여성들에 대한 언론 보도의 경우 초기에는 그들을 ‘우리 농촌을 구할 수 있는 동포 처녀들’로 소개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해 추구에 필요한 법적 지위를 얻기 위해 국제결혼을 이용하는 자들’이라거나 ‘위장결혼을 알선하는 결혼중개업자들의 공모자들’로 그려졌다. 물론 상당수의 결혼이주여성들이 경제적인 동기에서 한국 남성들과의 결혼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여성들에 대해 물질적 이해를 좇는 타산적인 이미지만을 강조하는 보도 방식은 그들의 다양한 결혼 동기들을 경제적 신분 상승을 위한 것으로 단순화시킨다. 1997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에게 자동적으로 국적을 부여했던 법이 결혼 후 최소 2년이 경과하는 조건으로 개정되었다. 언론 보도가 이러한 법 개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풀이] 논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 가지의 작업을 행해야 한다. 첫째, 제시문 (1)에 소개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과 표현 방식’들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둘째, (2)와 (3)을 (1)의 세 관점과 연결하여 비교하고, 셋째, 그(사실에 대한 해석과 기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일이다.
1. 제시문 (1)의 요지: ‘역사 연구와 서술’ 방식에 대해 객관성과 주관성 측면에서 세 가지 관점이 있음
<2022>랑케 - 역사적 사실에 대해 사료의 비판을 통한 객관적 서술을 강조
<2022>콜링우드 - 역사가의 주관적 해석과 재구성을 주장
<2022>카 - 역사가(주관)와 사실(객관)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라고 주장
2. 제시문 (2)와 (3) 비교: 사실에 대한 기술과 해석 과정에서 ‘진실성 실현’을 어떻게 하는지 비교
(2) 문학의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된 허구로써 진실 표현 - 콜링우드 또는 카의 입장과 연관됨
(3) 언론 보도는 객관성만이 아니라 해석 공동체를 고려한 서술 필요 - 세 관점 모두 연관되나 해석 공동체의 존재를 고려할 때 카(또는 콜링우드)의 입장과 밀접한 연관성 찾을 수 있음
3. 자신의 견해 논술: (왜곡을 피하고 진실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사실’을 이해하고 기술할 것인가?
<2022>다양한 견해 가능 → 세 관점을 참고하여 자신의 입장 설정 후 구체적 근거와 함께 논술
4. 구성: 논제의 요구에 따라 삼단 구성하되 본론에 자신의 견해와 근거가 충실했다면 결론 생략 가능
예) 글의 중심서술대상과 (1)의 다양한 관점 소개 / (2), (3) 비교 / 자신의 견해 / 바람직한 태도
동물과 인간의 디엔에이(DNA)를 합성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는 설정의 공상과학영화 <스플라이스>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통합논술의 실제 2ㅣ 유전공학으로 ‘더 뛰어난 인간 되기’는 정당한가?
[논제] 다음 지문 (가)와 (나)의 논지를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전공학적 방식으로 더 뛰어난 인간이 되려는 노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 (600자±50자) - 2013 한양대 모의(상경계)
(가) 부모의 사랑은 받아들이는 사랑과 변화시키는 사랑의 두 측면이 있다. 받아들이는 사랑은 자녀의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다. 변화시키는 사랑은 자녀의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야심찬 부모들은 변화시키는 사랑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자녀들이 모든 면에서 높은 성취를 내도록 요구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틀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조바심, 아이를 키우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유전공학적 강화(enhancement)를 둘러싼 논쟁을 보다 복잡하게 만든다. 우리는 보통 자녀가 행복과 성공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모든 노력을 쏟는 부모를 존경한다. 돈 있는 부모들은 아이를 비싼 학교에 보내고 가정교사를 고용하며, 테니스 캠프에 보내고 피아노와 발레, 수영 레슨, 대학입학시험 준비 과외 등의 비용을 대서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부모의 활동이 정당하고 심지어 칭찬과 부러움을 산다면, 유전공학을 이용해서(일단 안전하다고 가정하자) 아이의 지능과 음악적인 능력과 운동 기술을 강화하는 부모도 똑같이 존경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유사성은 유전공학적 강화를 정당화하지 못한다. 오히려 최근 유행하는 과도한 양육 추세의 문제점만 부각시킬 뿐이다. 청소년 스포츠에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미래의 타이거 우즈로 만들기 위해 운동으로 내몰다가 뜻밖에 심각한 신체 손상을 겪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16세 투수가 팔꿈치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예전에는 메이저 리그 투수나 받던 수술이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의 한 증권 분석가는 자기 상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특정 주식의 가치를 상향 평가했다. 상관은 그 대가로 그의 두 살 난 쌍둥이 자매를 뉴욕의 유명 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우리 시대의 고압적인 과잉 양육은 정복과 지배를 향한 지나친 불안의 표출이다. 이 과정에서 선물(gift)로서의 삶의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결국 유전적 강화와 과잉 양육의 유사성은 우리로 하여금 과잉 양육의 문제점을 직시하게 만들 뿐이다.
(나) 유전공학적 강화가 인류에게 해결해야 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유전공학적 강화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문명이 시작된 이후 인류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많은 기술적 진보를 경험해 왔고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 역시 직면해 왔다. 시력을 보완하는 안경과 망원경은 콘택트렌즈를 거쳐 현재는 라식 수술로 이어졌다. 이들 신체적 능력 강화는 분명한 혜택 이외에도 각종 부작용과 눈병을 가져왔다. 문자의 발명과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의 확산은 인류의 지적 성취가 보다 빠르고 널리 퍼지는 데 큰 도움을 준 정신적 강화였지만 인종차별주의처럼 나쁜 생각 역시 빨리 퍼질 수 있게 했다. 결국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강화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 만큼 충분히 큰지 여부이다.
모든 종류의 강화는 지나치게 추구될 때 해악을 가져올 수 있다. 값비싼 강화기술은 도입 초기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특별히 유전공학적 강화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약물 중독에 빠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약을 적절히 복용하여 건강을 회복하고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마찬가지로 일부 사람들은 유전공학적 강화를 남용하여 문제를 일으키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단지 일부 부주의한 운전자가 과속하다 사고를 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자동차 사용을 금지할 충분한 이유가 없듯이, 일부 사람이 남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유전공학적 강화를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풀이] 논제의 요구는 두 가지이다. 먼저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를 요약하는 것이고, 다음은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즉 제시문의 독해 능력과 논리적 견해 서술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두 제시문의 논지 요약을 한두 단락으로 구성한 후 별도의 단락에 견해를 서술하는 방식이면 무난할 것이다. 이때 견해가 추상적이지 않도록 유의하고 근거가 뒤따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1. (가)의 요지: ‘유전공학적 강화’에 부정적 입장 - 유전공학적 강화가 자녀교육을 통한 능력 증강과 유사성이 있으나 그것만으로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다. → 과잉 양육(교육)의 문제점이 더 클 수 있다.
2. (나)의 요지: ‘유전공학적 강화’에 긍정적 입장 - 유전공학적 강화는 육체적, 정신적 능력 강화를 위한 수많은 기술적 진보처럼 위험보다 이득이 많다. → 남용 가능성은 부분적일 뿐 전체적 이익이 더 크다.
3. 견해 서술: (가), (나) 양쪽 주장의 장단점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그것을 근거로 자신의 견해를 입증
1)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할 것 -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논제가 아니므로 다양한 견해 제시 가능
※ 양쪽을 절충하는 견해를 택할 수 있으나 양비론이나 양시론적 입장을 취할 경우 자신의 견해가 모호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 필요 → ‘응시자의 견해’가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도록 서술해야 함
예) (가)의 문제점은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전면적 불필요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이고, 마찬가지로(나)의 문제점은 부작용이 부분적이라는 것이 정당성의 근거일 수 없다는 점이다. → 자신의 견해는?
2) 견해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 - 논점을 명확히 정한 후 근거와 함께 논지를 전개해야 함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 공동기획
※ 논점은 ‘유전공학적 강화’의 ‘취사(取捨) 선택’뿐 아니라,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나 ‘얼마만큼 용인할 것인가’ 등도 될 수 있다(단 논점은 논제에 부합해야 함). 이때 논거는 ‘인류의 보편적 윤리’나 ‘보편적 인권’ 등에 부합하는지가 될 수 있다. 



요즘 많은 대학의 논술시험에 글로 쓰인 제시문 이외의 다양한 자료가 등장한다. 그중에서 도표와 그래프를 분석하여 답안에 활용하는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이 출제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부 수리형 논제에서는 답안에 도표를 포함해야 하는 경우까지 있어 도표의 이해와 활용은 논술 학습의 필수 과정이 되었다. 그런데 도표가 나오면 겁부터 먹는 학생들이 있다. 이는 도표를 수학 관련 내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다. 그러나 실제로 도표 자체는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도표 관련 문제는 수학 문제도 아니다.
가장 출제빈도가 높은 경우는 도표의 해석에 관한 문제이다. 도표의 구성은 제목과 두 개의 축(조건과 결과) 및 두 요소의 상관관계(제목의 상태)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제목은 도표의 주제나 논지를 설명할 중심(서술) 대상이다. 도표의 내용은 곧 ‘제목에 대한 현상이나 변화 양상’이고, 그에 대한 (사회적) 의미가 주제 또는 논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때 도표의 의미는 논제 해결을 위한 것이므로 논제의 요구에 맞추어 해석의 관점이나 방향을 정하고, 정해진 관점에서 논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근거로 제시된 그래프의 변화나 기울기, 표의 수치로 드러난 세부 정보들을 문구나 비율 등 적당한 형태로 가공하여 답안의 논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도표가 포함된 논제들은 주로 도표에 나타난 사실이나 현상을 다른 제시문과 같이 (근거로) 활용하라고 요구한다. 도표 자료를 근거로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자료에 나타난 (객관적) 사실과 그 사실을 논리적으로 해석한 요지가 그것인데 어떤 것이든 논제의 요구사항과 응시자 답안의 논지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근거로 활용할 때 유의점은 분석된 내용을 무조건 문장으로만 표현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간단한 수식이나 수치가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면, 장황한 문장보다 설득력을 높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표를 분석할 때 주의할 점은 두 요소(가로축과 세로축) 사이의 관계를 파악할 때 조건과 결과를 바꾸어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전제가 특정 시기나 장소 등의 단순 조건이거나 그래프에서의 x축일 경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두 요소가 각각 의미를 지닌 경우는 혼동하는 예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GDP 수준에 따른 국가별 행복도 조사’에서 GDP가 매우 낮은 국가들에서도 행복도가 높은 결과가 유의미할 정도로 나타났을 때, ‘GDP가 낮아도 행복도가 높을 수 있다’는 의미를 ‘행복도가 높아도 GDP가 낮을 수 있다’고 서술해서는 안 된다. 제목이 ‘행복도에 따른 국가별 GDP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합논술의 실제 1 ㅣ 정년연장이 고령화 문제의 해결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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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의료기술의 발달과 풍부한 영양 섭취로 인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기대여명)은 2001년 76.3세에서 2009년 80.6세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 인구감소뿐만 아니라 노인부양비의 증가를 의미한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층은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기 위해서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가 7.94명이 필요했으나 2030년에는 2.65명, 2050년에는 1.39명으로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노년부담비 증가는 연금 수급권자 증가에 따른 연금재정 위기, 노인의료비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불안 등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전통적 가족문화 약화에 따른 노인의 사회적 부양 책임 문제가 대두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 전체 인구의 14.6%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매년 100만 명씩 고용시장에서 은퇴하게 되고 퇴직 후에는 영세자영업자나 실업자로 전락하게 돼 이로 인한 고용시장의 불안이 우려된다. 대기업인 포스코에서는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법제화했다. 이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현시점에서 경제활동이 왕성한 나이에 조기 퇴직한다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간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나] 다음은 한국의 지난 10년간 실업률을 연령대별로 나타낸 그래프이다. 가로축은 연도를, 세로축은 각 연령대별 실업률(%)을 나타낸다.
[다]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논제> 제시문 [나]와 [다]에 근거하여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401~500자) - 2013 경희대 모의
[풀이] 논제의 주된 요구는 [가]의 주장을 비판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나]와 [다]를 근거로 하라는 것인데 [나]는 도표이고 [다]는 시이다. 학생들이 논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논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비판의 대상인 [가]의 주장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나]와 [다]에서 그 주장과 상반되는 논지를 파악하고 그 근거를 찾아 구체화해야 한다.
1. [가]의 주장 : ①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발생시키며 ②정년연장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주장이 두 가지인 것으로 보이나, ①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므로 비판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 따라서 비판 대상은 ②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정리하면 ‘정년연장이 우리사회의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비판 대상이다. 비판점은 그 근거로 제시한 ‘정년을 연장함으로써 급증하는 노인부양부담비로 인한 국가재정 악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2. 논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나]의 논지 : 정년연장은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근거 : 청년층의 실업 문제가 노년층의 정년연장보다 더 시급함 ← 노년층의 실업률보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현저하게 높다.
3. [다]의 논지 : 미래의 주인공(다음 세대)을 위해 (권리를) 양보하는 미덕이 있어야 한다.(노년층의 일자리를 청년층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근거 : 현 세대도 이전 세대에게 물려받았기 때문 ← ‘먼 옛날의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4. 문제점의 해결방향 : 예) 청년 실업 문제 해소에 더 중점을 두되,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논술의 실제 2 ㅣ 자유무역과 환경문제 해결 방안
(가) 무역은 소득을 증가시킴으로써 환경보호를 위한 지출가능성을 높여준다. 무역은 제품 및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해 가장 낮은 비용과 가장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생산 활동에 자원을 할당함으로써 국제시장의 효율성을 제고시킨다. 이러한 방식으로 무역은 각국의 성장의 제약을 극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을 제공하며, 소득의 증가를 통해 국가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킨다. 이러한 무역을 통한 성장은 기업에게 친환경 기술 분야의 투자를 위한 재원을 제공하고, 정부에게는 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재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역위주의 성장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역을 통한 시장의 확대와 성장은 희소한 자연자원의 고갈과 환경파괴의 가속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역을 통한 경제활동의 확대와 더 많은 제품의 이동은 공해, 독성 및 유해폐기물의 이동을 증가시킴으로써 지구환경문제를 더 많이 일으킬 것이다. 따라서, 무역을 통한 긍정적인 환경효과를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정책의 수행이 전제되어야 한다.
(나) 무역은 생산입지와 생산 및 소비활동 수준을 변화시킴으로써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각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오염효과가 다른 나라들보다 적은 분야가 있다. 그러한 분야에서 상품생산이 이루어진다면 그 국가의 환경은 더 잘 보존될 수 있으며, 국제무역이 없다면 환경오염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국제 분업체제는 개별국가의 환경상태가 아니라 낮은 생산비용이라는 기준에 따라 형성되고 있으며, 또한 제3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선진국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그들의 환경상태는 무시한 채 많은 환경오염 유발 상품들을 제조하고 있다. 따라서 제3세계 국가들의 환경은 더 심하게 파괴될 것이며 환경오염 유발 상품 수출국은 환경오염 감소를 위한 친환경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논제> [그림 1], [그림 2], 그리고 [그림 3]을 이용하여 제시문 (가), (나) 중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1,000 ± 100자) - 2013 숭실대 모의
[풀이] 논제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가)와 (나)의 주장 중에서 우선적이어야 하는 것을 선택하는 일이다. 둘째는 [그림 1], [그림 2], [그림 3]을 근거로 활용하여 선택한 주장을 논증해야 한다. 또 지시어가 ‘논하라’인 점에서 삼단 구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 (나)는 세계화(자유무역)가 환경문제에 미치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한 논의’라는 것에서 시작하여 자신이 선택한 주장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가)의 주장 : 적절한 환경정책이 선행되면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이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근거 : 소득 증가 →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제고, 경제성장 → 친환경기술 투자 및 환경 인프라 재원 확보
2. (나)의 주장 : 자유무역에 따른 생산성 경쟁으로 환경문제가 악화될 것
근거 : 자유무역에 따른 국제 분업이 개별국가의 환경상태보다는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형성됨
3. [그림 1] : 무역액이 증가함에 따라 GDP가 함께 증가
4. [그림 2] : ①1차에너지(화석 연료) 소비량은 증가하는 반면 ②GDP당 1차에너지 소비량은 감소
① : [그림 1]에 의해 무역 증가가 화석연료 증가 초래 → 환경오염 악화
② : GDP 증가율(약 600%↑)에 비해 화석연료 사용 증가율(8~90%↑)이 현저히 낮은 데 기인 →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확보 가능
5. [그림 3] :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 → [그림 1]을 통해 무역액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유추 가능
※ [그림 1], [그림 2], [그림 3]은 동일 기간의 결과이며, 각각 두 주장의 근거로 활용 가능하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분석 내용을 각 논지에 부합되도록 논리적으로 유추 또는 가공해야 한다.



통합논술의 원리 ㅣ 묻는 말에 단순하게 답하는 식은 피해야
논제를 형성하는 주제가 상이한 독립적 문항이 여럿 출제된 경우, 제한시간 내에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른 독해와 응용 능력이 요구된다. 이 경우 각 제시문의 핵심어와 주제뿐 아니라 각 문항을 이루는 제시문 세트를 관통하는 공통서술대상과 공통 논지를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단일 주제를 기반으로 분할 출제된 논제 유형보다 독해에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 게다가 각각 독립된 논제의 요구사항과 그에 따른 독립적인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개요구성 시간도 더 필요하다.
이러한 유형의 사례로는 단국대 논술 문제를 들 수 있다. 2013학년도 단국대 모의논술고사를 보면 전체를 3문항 4논제로 구성하고 문항마다 다수의 제시문을 별도로 주었다. 특히 문항 간 출제 영역이나 주제의 연관성이 없어, 주제 변환에 따라 수험생도 빠르게 사고전환을 해야 한다. 첫 문항은 문학에 대한 독해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로 요약 표현을 요구하는 두 문제로 출제되었다. 이때 요약은 ‘단순 요약 유형’이 아니므로 ‘간략히 서술’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다음은 조건부 비교 유형의 문제다. 한 제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주어진 관점에서 다른 두 제시문의 논지를 비교 분석하여 설명하라는 논제다. 마지막으로는 조건부 비판 논제로, 다수의 제시문과 자료에 제시된 관점에서 주어진 현상을 비판하는 문제로 출제되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주제의 제시문 묶음과 상이한 유형의 다수 문항을 제한시간 내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형식의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특별한 전제가 없다면 대부분의 논제가 논술의 기본적 구성(삼단 구성)을 요구하므로 묻는 말에 단순히 답하는 형태의 답안으로는 높은 평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해당 대학의 이전 연도의 기출 및 모의 문제들을 반드시 풀어보되 시간 안배를 하면서 반복하여 연습해 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논술의 실제 ㅣ 나를 위하는 가장 올바른 길은 무엇인가?
[문제 1] 다음 제시문은 삶의 가치와 인생 설계와 관련된 글들이다. - 2013 단국대 모의
(가) (앞부분 줄거리) 미술 학도인 나는 혜인과 헤어진 후,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고심한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형은 6·25전쟁 당시 불행한 체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던 중, 어느 날 소녀를 대상으로 한 수술에서 실패한 뒤, 병원 일을 소홀히 하면서 소설을 쓰게 된다. 우연히 형의 소설을 읽게 된 나는, 소설 속에서 6·25 때 낙오병이었던 형이 함께 낙오한 김 일병을 보호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여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소설에서 형이 김 일병을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내용을 완성해 놓았지만, 그것을 읽은 형은 픽션을 가미하여 김 일병을 버리고자 했던 오관모 이등 중사를 처치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나와 헤어진 혜인이 결혼하던 날, 형은 술을 마시고 그동안 썼던 소설을 불태우며 내게 ‘병신과 머저리’라고 외친다.
“이 참새가슴 같은 것, 뭘 듣고 있어. 썩 네 굴로 꺼져!”
소리를 꽥 지르는 통에 나는 방으로 쫓겨 들어오고 말았다.
비로소 몸 전체가 까지는 듯한 아픔이 전해 왔다. 그것은 아마 형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형은 그 아픔 속에서 이를 물고 살아왔다. 그는 그 아픔이 오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을 견딜 수 있었고, 그것을 견디는 힘은 오히려 형을 살아 있게 했고 자기를 주장할 수 있게 했다. 그러던 형의 내부는 검고 무거운 것에 부딪혀 지금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제 형은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형은 자기를 솔직하게 시인할 용기를 가지고, 마지막에는 관모의 출현이 착각이든 아니든, 사실로서 오는 것에 보다 순종하여, 관념을 파괴해 버릴 수 있는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형은 그 아픈 곳을 알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형을 지금까지 지켜 온 그 아픈 관념의 성은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만한 용기는 계속해서 형에게 메스를 휘두르게 할 것이다. 그것은 무서운 창조력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멍하니 드러누워 생각을 모으려고 애를 썼다. 나의 아픔은 어디서 온 것인가. 혜인의 말처럼 형은 6·25 전상자이지만, 아픔만이 있고 그 아픔이 오는 곳이 없는 나의 환부(患部)는 어디인가. 혜인은 아픔이 오는 곳이 없으면 아픔도 없어야 할 것처럼 말했지만, 그렇다면 지금 나는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것인가.(하략) -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나) 달리는 기차의 마룻바닥을 내려다보면 기차가 달리는지 정지해 있는지를 알 수 없고, 기차의 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가도 알 수 없다. 그와 비슷하게, 우리가 자신만 들여다본다 해서 우리 자신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인류가 자신을 살피게 된 것은 바깥 세계를 탐구한 것보다 훨씬 후대의 일이고, 개인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야 자신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알 수 없고,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이 철학의 시작이 아니라 철학의 궁극적 목적이라 한 것도, 다른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자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부버가 그의 책 <나와 너>에서 시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 그는 ‘나’가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관계가 둘이 있는데, 그 하나는 ‘나’와 ‘너’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나’와 ‘그것’의 관계라 하였다. - 손봉호, 「나는 누구인가」
(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수명이 오래가는 가치일수록 그것이 혜택을 줄 수 있는 범위가 넓고, 또 그것 자체가 목적으로서의 성격도 강하게 띠고 있다. 예컨대, 예술과 사상은 오랜 수명을 누리는 가운데 무수한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나누어 줄 뿐 아니라, 그것들 자체가 본래적(本來的) 가치를 지닌 목적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한편, 금력과 권력은 예술이나 사상에 비하여 수명이 짧으며, 큰 혜택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범위가 좁을 뿐 아니라, 그것들은 본래의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서, 그것들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일부 사람들의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들의 본래의 문제로 되돌아가서, ‘나를 위하는 가장 올바른 길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 개인을 위하여 가장 바람직한 삶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서 되도록 많은 가치가 실현되도록 행위하며 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의 목표를 세움에 있어서 생명이 길고 여러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으며,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 김태길, 「삶의 보람」
[풀이] 문제는 제시문들의 주제가 ‘삶의 가치와 인생 설계’에 관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논제 1)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가)의 주제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를 드러내는 문구를 찾아 쓰고 ‘형’에 대한 ‘나의 생각’을 요약한다. 논제 2)는 그 주제에 드러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나)와 (다)에서 제기한 문제를 찾아 요약하면 된다.
1) (가)에서 주제가 드러나는 문구를 찾고, ‘형’에 대한 ‘나의 생각’을 요약하시오. (300자 내외)
* 주제가 드러나는 문구: 자기를 솔직하게 시인할 용기 또는 (부정적) 관념을 파괴해 버릴 수 있는 힘
* ‘형’에 대한 ‘나의 생각’: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시인함으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남 → 자신은 (혜인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지도 책임지려 하지도 않음으로써) 관념적 (이별의) 아픔에 휩싸임
2) (가)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나)와 (다)에서 제기한 문제가 무엇인지 요약하시오. (300자 내외)
* (가)에 나타난 현실 인식: 정직한 자기반성을 통해 현실을 극복하는 용기가 필요함
*(나)에서 제기한 문제: 자기 이해는 내면적 성찰만으로는 힘듦 → 타인과의 관계(상호작용)에서 가능
*(다)에서 제기한 문제: 자신의 이익을 삶의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생명이 짧은 수단적 가치에 불과 → 수명이 길고 타인에게까지 혜택이 미치는 목적적 가치를 삶의 목표로 설정해야 함
[문제 2] 제시문 (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자리 구하기에 필요한 정보 습득이라는 관점에서 (나)와 (다)에 제시된 방식의 유용성을 비교 설명하시오. (600자 내외)(제시문은 지면 관계로 생략 - 단국대 입학 홈페이지 ‘2013학년도 모의논술고사’ 문제 참조)
[풀이] 논제의 요구는 제시문 (가)에 설명된 ‘사회적 연결망’을 적용하여 (나), (다)의 사회적 관계 형성 방식의 유용성을 구직에 필요한 정보 습득의 관점에서 비교 설명하라는 것이다.
① (가)는 인간관계의 사회적 연결망을 사회적 자본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약한 연결망 - 주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 신속성, 확장성, 유연성이 장점 → (나)
*강한 연결망 - 혈연이나 지연으로 연결되어 강한 유대 형성. 신뢰성, 지속성, 실효성 등이 장점 → (다)
② 구직 시 (나) 방식의 유용성(장단점): 정보의 다양성, 접근의 용이성(신속성) / 신뢰도, 실효성 미약 ③ 구직 시 (다) 방식의 유용성(장단점): 정보의 신뢰성 및 실효성 / 한정성, 불수의성(환경에 지배됨)
*삼단 구성: 분량을 고려하여 처음과 끝은 한두 문장으로 짧게 쓴다.
*처음 - 사회적 연결망을 통한 구직정보 습득(서술 대상)의 두 방식 소개 또는 비교 기준(또는 방향) 제시
*중간 - 구직정보 습득 시 ‘약한 연결망’과 ‘강한 연결망’의 장단점 비교
*끝 - 비교 과정에서 알게 된 점 (예: 직종이나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연결망 활용 필요)
[문제 3]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지 및 [자료]를 활용하여 (라)의 현상을 비판하시오. (600자 내외)
(가) 샌델이 우려하는 바는 시장만능주의가 가져오는 도덕의 상실과 공동체의 파괴에 관한 것이다. 시장 논리 없이 잘 굴러가던 영역에 일단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윤리는 타락하고 도덕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생명, 사랑, 우정 등 인간 사회의 소중한 덕목이 금전적 교환의 대상이 되면서 시장의 논리에 함몰되어 위협받게 되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중략>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길 수 없다면 시장에 속한 영역은 무엇이고, 시장에 속하지 않은 영역은 무엇인지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이러한 판단을 위해서는 재화의 의미와 목적,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샌델은 시장적 가치와 비시장적 가치에 대한 판단과 구분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이며 정치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 각자의 도덕적, 정치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공개적으로 숙고, 토론하는 것을 시장지상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책으로 제시한다.
(나) 2005년부터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38개 선진국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함과 동시에 신축적인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배출권 거래제란 쉽게 말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략> 온실가스 배출권의 국제 시장이 형성되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줄어들지 몰라도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환경 윤리를 훼손할 수 있다.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면 지구를 오염시키는 행위에 수반되어야 할 마땅한 도덕적 죄책감을 덜 느낀다. 어떤 기업이나 국가가 과도한 대기오염 물질을 방출해 벌금을 부과받으면 사람들은 그 기업이나 국가가 무언가 그릇된 행동을 했다고 판단한다. 반면 오염 행위에 대해 요금을 낸다면 그것은 정당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될 뿐이다.
(다) 국회는 지난해 말 통과시킨 새해 예산안에서 정부가 당초 만 5세에 대해서만 실시하려던 전면 무상 교육 대상에 0~2세를 포함시켰다. 민간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이 시행되면서부터 가정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던 엄마들마저 혹시나 손해 볼세라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보육원에 보내면 소득층 상위 30%까지도 보육비가 지원되다 보니 너도나도 어린이집에 몰려 소요 예산이 급증하였다. 지방자치단체들이 0~2세 영아를 둔 가정에 지원하는 무상 보육비 예산이 바닥났다고 두 손을 들자, 올해는 모자라는 지자체 지원금 6200억 원을 정부 예비비로 메워주는 방안을 일부 정치권에서 논의하고 있다. 0~2세 아이는 집에서 부모가 스킨십을 하면서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라)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비싼 입장권을 사면 줄을 서지 않고 놀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일부 교도소는 수감자들이 추가 비용(1박 82달러)을 지불하면 호텔방이나 항공기 좌석을 업그레이드하듯이 감방을 업그레이드시켜 준다. 일부 도시에서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혼자 승용차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돈을 내면 다인승차로로 달릴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검은코뿔소를 사냥할 권리는 15만 달러다.
[자료] 아래는 가상의 자료이다. A시에서는 출근시간에 통행량이 많은 도시고속도로 10㎞구간에서 다인승 차량 전용 차로(이하 ‘전용 차로’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2007년부터는 1인승 차량 운행자도 월 30만원의 이용권을 구입하면 이 전용 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래 <표>는 위 구간의 연도별 출근시간대 차량 통행량과 평균 통과 소요 기간을 조사한 통계 자료이다.
[풀이] 먼저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지(주제)와 [자료]에 나타난 효과가 의미하는 바를 빠른 속도로 파악해야 한다. 다음 비판의 대상인 (라)의 사례들이 보여주는 현상(시책)의 의미를 파악한 후, 이를 앞의 논지를 근거로 비판한다. 이때 비판점(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향을 간략히 제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① 제시문 (가), (나), (다) 및 [자료]의 논지: 공통적으로 시장만능주의(경제우선주의)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하는 입장 - 비시장적 영역의 시장화가 도덕이나 사회정의와 같은 공동체적 가치를 파괴한다고 봄
*(가) - 시장만능주의가 도덕의 상실과 공동체의 파괴를 초래함을 비판
*(나) -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인류 공동의 환경윤리를 훼손할 것임(오염 행위에 정당성 부여)
*(다) -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위한 무상 보육비 증대가 아기에게서 부모의 손길을 빼앗은 결과가 됨
*[자료] - 다인승 전용차로 이용권 판매에 따른 효과가 일부 부유층의 이익에만 부합함(일반차로의 혼잡도가 급증하면서 일반 시민에게는 역효과가 남) ② (라)의 현상: 네 사례 모두 시장주의적 시책으로 경제적 가치 이외의 공적 가치를 외면하거나 훼손함 *비판점 - 비시장적 영역의 무분별한 시장화가 도덕이나 사회정의와 같은 공동체적 가치를 파괴함 ③ 해결 방향: 예) 비시장 영역의 본질적 가치를 인정하고, 시장화로 인한 공적 가치의 훼손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관점에서의 비판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음 ※ 삼단 구성: 논제 요구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하되 분량을 고려하여 처음과 끝은 한두 문장으로 짧게 쓴다.
*처음 - (가), (나), (다) 및 [자료]의 공통 논지 및 이의 사회적 의미 요약
*중간 - (라)의 사례들이 초래하는 공통의 문제점(비판점) 도출 / 각 사례에 대한 세부 비판
*끝 - 비판점에 대한 해결 방향 제시


첫 번째 문제부터 무조건 손대지 말라
근래 대입 통합논술은 대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상이한 학문 분야나 다양한 관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다수의 제시문과 자료를 한 묶음으로 엮어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형태의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문항의 구조나 형식 측면에서 보면, 평가의 목적과 기준에 따라 제시문의 종류와 난이도, 문제의 수와 논제 유형 등이 대학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대체로 한 묶음의 분석 자료(제시문이나 도표 등)에 담긴 단일 주제를 중심으로 상호 연관성을 지니는 소수의 논제들로 나누어 출제된다.
이와 같은 논제를 해결할 때는 논제 분석 시 다른 논제와의 연관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문항의 구성상 답안 간의 유기적 관계를 요하는 경우 답안 전체의 논지가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추어야 하며, 답안 간 중복 서술이 없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형태의 대표적인 사례는 성균관대학교의 논술문제 유형이다. 문제들은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먼저 전체 제시문을 두 입장(관점)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한 후, 한 입장을 선택하여 비판하거나 옹호하고, 전체 주제와 연관된 사례나 사회현상을 분석한 다음, 쟁점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해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구성은 논제의 수나 분석해야 할 대상도 많을 뿐 아니라 요구하는 사고의 유형도 다양하여 학생들은 벅차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의 과정에 맞도록 논제들이 배열되어 있으므로 논제를 순서대로 해결해 나가면 큰 어려움 없이 주어진 시간 안에 풀 수 있다. 이는 전체 문항을 구성하는 논제들의 조합이 논리적이어서 각각의 답안을 연결하면 전체가 한 편의 논술문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이처럼 한 묶음으로 구성된 논술 문제를 착오 없이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포함한 문항 전체의 구조와 논제들 상호간의 연관성 등을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제시문부터 읽거나 전체 논제에 대한 통찰 없이 순번대로 첫 문제부터 바로 답안을 작성하다가는 모순된 논지를 전개하거나 논지를 일탈하거나 중복 서술하는 등 비교적 큰 실책을 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와 같은 형식의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사전에 출제 유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각 대학에서는 입학 안내 누리집(홈페이지)에 일정 기간의 기출문제와 당해 연도의 예시문제(모의고사)에 대한 출제 의도 및 해설을 실어 두어 응시생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 대학은 ‘논술가이드’나 ‘논술 특강’을 탑재하거나 모의고사 해설에 자기 대학의 평가 방식과 예시답안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은 이를 참고하여 해당 대학의 논제 유형에 적응해야 한다. 이때 예시답안을 암기하거나 답습하도록 강요하는 ‘주입식’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논술은 다양한 관점과 심층 분석 및 통합적 사고를 요구하므로 한정된 예시답안이나 해설은 참고할 자료로서는 유용하나,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의 전개 및 독창적인 표현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통합논술의 실제
범죄 원인은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 다음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보세요. - 2013 성균관대 모의 논술 사회계열
[문제 1] <제시문 1>에서 <제시문 6>은 각각 범죄 발생 원인에 대한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그 입장들을 요약하시오.
<제시문 1>범죄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누가 범죄를 저지르는가’보다는 ‘누가 범죄자로, 무엇이 범죄로 규정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하여 우리는 소위 ‘낙인찍힌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더 큰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일차적 일탈’과 ‘이차적 일탈’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일차적 일탈은 누구나 우연한 기회에 저지를 수 있는 사소한 일탈 행동이다. 그런데 그 사소한 행동이 일탈로, 그리고 그 당사자가 그 행동으로 인해 일탈자로 낙인찍히게 되면, 그 아이는 사소한 수준을 넘어 보다 심각한 일탈을 저지르게 된다. 이처럼 낙인으로 인하여 차후 저지르게 되는 보다 심각한 수준의 일탈을 ‘이차적 일탈’이라고 부른다. 낙인은 ‘자기 충족적 예언’을 일으킨다. 아이들이 주위로부터 ‘멍청한 아이’라고 계속 불리면 그러한 주위의 기대대로 계속 행동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어떤 아이가 비행청소년으로, ‘나쁜 아이’로 낙인이 찍히게 되면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주위의 기대대로 비행과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낙인이 찍히면 부정적 자아가 형성되고, 부정적 자아대로 행동하다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즉 범죄자로 낙인찍히면 ‘그래 나는 범죄자’라는 자아가 형성되고 그래서 지속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제시문 2>범죄 행위는 원초아(id)의 반사회적 충동을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가 통제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원초아의 반사회적 충동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표되는 근친상간의 욕구와 그 욕구에 대한 죄책감 및 벌을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유래한다. 그 증거로 청소년 범죄자들은 범죄를 범하기 전부터 막연한 죄책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항문기에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지연하는 능력과 현실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에 대한 조절은 유아기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에 의해 좌우된다.
· 항문기: 성격 발달의 세 번째 단계로 입이나 성기와 마찬가지로 항문의 자극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시기이며 연령으로 보면 1~3세 사이이다.
<제시문 3>롬브로소(Lombroso)는 두개골, 턱의 크기와 팔 길이 같은 범죄자들의 외모와 신체적 특징을 연구해 그들이 격세 유전의 특성을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즉 범죄자들은 초기 인류 진화 과정에서부터 물려받은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후의 한 이론은 인간의 신체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하나의 유형이 일탈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근육질 유형이 더 공격적이고 육체적이기 때문에 마른 사람 혹은 살이 많은 사람보다 더 비행을 저지르기 쉽다는 주장이었다. 남성의 염색체가 XY형인데, 간혹 XYY형의 염색체를 갖고 태어난 경우가 있어서 이런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주장한 사람들도 있었다.
<제시문 4>범죄 행위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사람들이 범죄 행위로 내몰리는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범죄를 위험을 무릅쓰고 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범죄적 성향’을 갖는 사람들은 체포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알면서도 법을 위반하는 상황에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범죄를 선택하든 그렇지 않든 인간의 선택은 끝이 없다. 범법자는 범죄 유형을 선택해야 하고, 장소와 시간을 선택해야 하고, 범죄 방식을 선택해야 하며, 범죄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결국 범죄는 이기적 인간들이 내리는 합리적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합리성의 정도가 어떻든 간에, 합리적 선택 관점에서 보자면, 선택은 범법자에게 지속적인 과정이며 이러한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제시문 5>뒤르켐(Durkeim)은 사회변동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경험적 연구를 하였다. 급격한 사회 변동기에는 기존의 사회규범 체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 체계가 아직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가치와 규범의 혼란, 즉 아노미적 상황이 초래되고 그 결과 일탈의 한 형태인 자살이 많이 일어나게 된다고 보았다. 뒤르켐의 자살에 관한 이론을 범죄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유사하게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범죄도 자살처럼 일탈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뒤르켐은 급격한 사회 변동기에는 전통적인 규범들이 불명확해지고 개인에 대한 사회의 통제가 약화된다고 보았다. 나아가 사람들의 열망이 제한을 받지 않게 되고 사회제도의 기능이 약화되면 자연히 일탈과 범죄가 증가하게 마련이다. 급격한 사회 변동기에는 사회가 개인의 욕망을 제어하는 능력을 상실하기 쉽다는 것이다.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욕망을 억제하기 어렵고 따라서 사람들은 오직 자신들의 욕망을 제어하는 힘에 대해 정당한 권위를 인정할 때만 자신들의 욕구를 제한하는 공권력의 요구에 따른다. 이러한 그들의 욕망 제어 장치는 그들이 존중하고 인정하는 정당한 권위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이 권위는 사회 전체이거나 그 사회의 제도나 기관들 중 하나인 법적 제도 혹은 종교 등일 수 있다.
<제시문 6>생물학자들이 숲을 관찰하여 숲의 생태계를 연구하는 것처럼 사회학자들은 도시의 삶을 관찰하여 연구한다. 도시의 각 지역은 나름의 사회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특히 ‘해체되는 지역’에서 범죄율과 비행률이 높다. 특정 지역에서는 지역사회가 황폐화되어 가거나, 인구가 줄며, 전통적으로 존중되어 오던 공동체 문화가 해체되어 간다. 1900년부터 1933년까지 시카고 소년법원이 취급한 25,000건의 사건을 도시 지역구조와 연관시켜 보면, 청소년범죄는 중심 상업업무 지역과 교외 지역의 중간지대에서 가장 높은 범죄율을 나타냈다. 이는 도시생태학적으로 보아 중간지대야말로 범죄를 잉태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취약한 경제상태, 끊임없는 주거 이전, 인종적 이질성, 가족관계의 붕괴 등은 이웃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하고, 청소년들에 대한 이웃의 애정어린 관심이 거의 없기 때문에 범죄와 비행을 저지르는 배경이 된다. 약화된 공동체 연대와 그로 인해 고착된 하위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범죄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문제 2] 아래 <보기 1>에 대한 해석을 활용하여 [문제 1]의 어느 한쪽의 입장을 비판하시오.
<보기 1>미국에서 18세 이하의 청소년으로서 살인죄로 인해 사형을 당한 14명의 청소년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가 미국 최고법원에 제출된 적이 있다. 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청소년 사형수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문제 3] 아래 <그림 1>과 <그림 2>가 보여주는 현상의 특징을 서술하고, 그런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문제 1]의 제시문 중 하나에 근거해서 설명하시오.
[문제 4] [문제 1]의 두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범죄예방 대책을 아래의 키워드(keyword) 중 3개 이상을 활용하여 각각 제시하고, 두 입장의 대책 중 어느 편이 더 유망할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키워드>: 상담, 권력, 통제, 교화, 정의실현, 억제, 심리치료, 환경개선, 법 개정, 제도
[풀이] 논제들은 동일한 주제 아래서 밀접한 상호 연관성을 맺고 있다. [문제 1]에서 제시문들을 범죄의 원인에 대해 상반된 입장으로 분류한 후, [문제 2]와 [문제 3]에서는 제시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각 입장을 옹호하고 상대 입장을 비판해야 한다. [문제 4]에서는 그동안 논의한 것을 토대로 바람직한 범죄예방 대책을 논해야 한다. 즉 답안들을 연결하면 큰 틀에서 한 편의 논술문이 완성되도록 문항이 구성되어 있다. 성균관대 논술은 분량 제한이 없으므로 제한시간 안에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적당한 분량(1800자~2200자)을 논제별로 적절히 배분하여 답안을 설계하되, 각 문제의 특성에 맞춰 단락 수를 기준으로 설정하면 된다.
[문제 1] 분류와 요약 - 전체를 두 단락으로 구성 (600~700자)
1) 첫 단락 - 전체의 서문에 해당하는 첫 문장(공통서술대상+서술 방향)과 분류 문장, 각 제시문의 요지 문장, 분류 내 세부적 차이점 등 6~7문장으로 구성
2) 둘째 단락 - 분류 문장, 각 제시문의 요지 문장, 분류 내 세부적 차이점 등 5~6문장으로 구성
3) 분류 - <제시문 2, 3, 4>는 개인적 원인 / <제시문 1, 5, 6>은 사회(구조)적 원인
4) 요약 - 각 제시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되 핵심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함
[문제 2] <보기 1>을 분석한 내용을 근거로 범죄의 ‘개인적 원인’ 입장을 옹호하고 상대 입장을 비판 (300자 정도)
[문제 3] 두 단락(특징 서술 / 현상의 원인 설명) 구성 (500자 내외)
1) <그림 1, 2>에 나타난 현상의 특징 - ‘아노미적 상황에 따른 기존 규범의 붕괴’로 인한 범죄 증가 현상
2) 현상의 원인 - 급격한 사회변동(구소련 해체)에 의함: <제시문 1, 5, 6>의 사회적 원인으로 설명
※ <그림 1>의 변곡점(1996년경)과 <그림 2>의 감소세(동일 시기)는 새로운 규범 형성기로 볼 수 있음
※ 2000년 이후 <그림 1>의 증가세와 <그림 2>의 강도와 무장강도의 증가 추세는 새로운 사회변동 암시
· 1998년 러시아의 경제위기(모라토리엄)가 있었음
[문제 4] 두 입장의 범죄예방 대책( 각 1단락)과 자신의 견해 및 근거(1단락) 논술 (600자 내외) 1) 개인적 측면의 키워드 - ‘상담, 교화, 심리치료’ 등 2) 사회적 측면의 키워드 - ‘환경개선, 법 개정, 제도개선, 정의실현’ 등 ※ 자기 견해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두 문장 추가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음


논술을 쓸 때는 토론한다고 생각해보자
둘 이상의 주장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것을 옹호(또는 지지)하거나 상대 주장을 반박하는 유형의 논제에서는 논증력과 창의력 평가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장에 부합하는 적절하고 참신한 근거 제시와 치밀한 논리 전개가 필요할 뿐 아니라, 예상되는 반론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차단하는 심층적 사고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논제에 대해 주어진 제시문 안에서 주장과 근거 또는 중요한 정보를 찾아 좀더 높은 평가를 받으려는 수동적 태도로 접근한다. 만약 토론이라는 역동적 상황이라면, 그리고 응시자가 어느 한편의 참여자라면 좀더 능동적 태도로 상대측 주장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토론 참여자는 적극적인 태도로 다른 토론자의 논지와 근거에 드러난 논리적 오류나 한계점을 찾아 지적하고, 상대측의 반론에 드러난 자기 주장의 한계나 오류에 대해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하여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논술시험 응시자는 이처럼 토론 현장과 같은 역동적 상황을 가정하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논의를 이끌어가야 한다. 자신의 주장이나 근거가 가진 한계점에 대해 다양한 반론을 예상해 보면 더욱 창의적인 보완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선택형 논제의 해결 과정을 토론 상황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면, 주어진 제시문들은 토론에서 대립하는 양쪽의 입론이나 반론에 해당할 것이다. 먼저 양쪽의 주장과 근거 및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이 택한 주장과 근거를 오류나 비약을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여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다음 예상되는 반론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한계를 보완하되, 제시문의 내용이나 표현에 예속되지 말고 창의적인 대책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자율과 규율, 어느 것이 교육에 좋은가?
[문제] 대학에서는 동일한 내용을 다룬 과목이 여러 교수님에 의해 개설되고 학생은 그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강좌를 선택할 수 있다. 입학 후 <다음>과 같은 동일한 과목의 두 강좌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자신은 어느 강좌를 선택할 것인지 <조건>에 맞게 논술하라. (800±80자, 50점) - 2013 인하대 모의
<다음>
눈높이형 강좌
강의를 맡은 안수평 교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편안하게 강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기 초에 학생들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와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어렵거나 지루한 내용은 빼고 학생들의 수준에 딱 맞는 강의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과제, 발표, 시험의 수와 수준을 조정해 준다. 학생들은 한 학기 내내 자유롭게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
키높이형 강좌
강의를 맡은 장신장 교수는 학생들을 다그치고 채찍질하기로 유명하다. 오늘날과 같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 시절부터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공부하여 현실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론이다. 따라서 학습량이 매우 많으며, 과제, 시험, 발표 등도 매우 많다. 학생들은 한 학기 내내 정해진 규율에 맞게 수업을 들으며 강좌에서 설정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조건>
1. 서론과 결론은 쓰지 말고 본론에 해당하는 부분만 작성할 것.
2. 자신의 선택을 첫 문장에서 밝힌 후, 그 선택을 정당화하는 논거 두 가지를 (가)~(라)에서 찾아 제시할 것.
3. 자신이 선택한 강좌가 선택하지 않은 강좌에 비해 부족한 점을 한 가지 지적하고, 그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제시할 것.
4.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말 것.
(가) 지혜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자유롭게 지식에 직면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식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규율에 의하여 정돈된 사실을 습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와 규율은 교육의 근본적인 두 요소이다. 그런데 교육에서의 자유와 규율 간의 대립은 그리 예리한 것은 아니다. 학생의 정신은 발육 과정에 있는 생명 유기체이다. 그러므로 이상적으로 구성된 교육의 목적은, 규율은 자유로운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자유는 규율의 과제로써 본인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이 두 가지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자유와 규율이라는 두 원리는 모순되는 것이 아니고, 인격 발달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도록 아동의 일상생활 속에서 조정되어야 한다. ‘교육의 리듬’은 이러한 자유와 규율을 발달 도상에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에 적응케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그 처음과 끝에 자유가 있지만 그 중간에 규율 단계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특색이다. 따라서 교육은 자유-규율-자유가 주기를 이루며 세 단계로 구성된다. 이때 최초의 자유 기간은 ‘로맨스 단계’, 중간의 규율 기간은 ‘정밀화의 단계’, 마지막의 자유 기간을 ‘일반화의 단계’라고 부를 수 있다.
흥미가 빠진 정신 발달이란 있을 수 없다. 흥미야말로 주의와 이해를 위한 필요 불가결한 요건이다. <중략>교육의 과정에서는 규율과 자유 모두가 필요하지만 로맨스 단계에서는 언제나 자유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학생이 로맨스 단계로 달려가기 전에 규율을 강요했을 경우 반드시 장애가 나타난다. 로맨스를 구하는 모험심도 없이, 자발성도 무시된 채 습득한 것은 기껏해야 생기를 잃어버린 지식이며, 최악의 경우는 지식도 습득하지 못한 채 결국 관념을 경멸하게 되고 만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적절한 지도가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은 점차 사실과 이론의 토대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자연스럽게 추구하게 될 것이다.
정밀화 단계에 이르면 로맨스는 뒷전으로 물러난다. 이 발달 단계에서는 올바른 방식과 잘못된 방식의 구별이 필요하며, 반드시 습득해야 할 진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중략>교육에는 일정 정도 무자비한 명확성이 본질적으로 필요하다. 성공적인 교사의 한 가지 비결은 학생이 정확히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아주 분명하게 정리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의 비결은 속도에 있고, 속도의 비결은 집중력에 있다. 필요한 지식을 신속히 익혀 그것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면 학생은 그 지식을 잊지 않게 된다.
세 번째 단계인 일반화의 단계에 이르면 학생은 자신의 역할과 적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법칙에 대한 상세한 예증도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중략>자발성을 환기시키는 것에서 시작하여 자발성을 고무하는 교육이 아니라면 그 교육은 실패작임에 틀림없다. 정밀화의 단계에서는 세부적인 것에 대한 정밀한 지식을 획득함으로써 원리를 터득하기 위해 성장해가는 단계였다면 일반화의 단계는 여러 원칙을 적극적으로 응용하는 것을 앞세우는 단계이다. 그러므로 일반화 단계에 이르러서는 길들여진 상대적 수동성으로부터 탈피하여 자신이 배운 것을 활발하게 응용하는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 인류 역사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교육자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저마다 독특한 가르침을 베풀었지만 가르침의 방식은 어느 정도의 유형화가 가능하다. 돕는 교육과 이끄는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공자는 개인의 특성에 맞게 가르치며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가르쳤다. 제자 하나하나의 개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알맞게 가르치는 일이야말로 훌륭한 가르침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공자에게는 학습은 어디까지나 배우는 사람 자신이 하는 것이지 남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교육자는 어디까지나 안내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진리를 가르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각자의 특성을 무시하고 가르치는 자의 방식을 고집해 가르치는 것은 훌륭한 교육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교육이란 지식을 주입하는 일이 아니고, 이미 학습자의 마음속에 들어 있으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지식을 상기시키는 일이라 하였다. 이런 그의 교육 방법을 흔히 산파법이라 하는데 산파가 산모의 출산을 돕듯이, 교육이란 학습자의 내부에 있는 지식을 스스로 깨닫도록 옆에서 돕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교육의 주체는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배우는 자임을 강조했다.
루소는 교육의 목표를 ‘자연인’으로 기르는 것이라 하였다. 루소가 말하는 ‘자연인’은 이성과 함께 자애심을 갖춘 인격체를 의미하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와 여러 능력이 자연적으로 성장하고 성숙되는 자연에 의한 교육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은 학습자의 학습 능력 성장 수준에 맞는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이런 작업을 통해 학습자가 스스로 생각하여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맹자는 천하의 빼어난 인재를 모아 교육하는 것을 군자의 참된 즐거움 중 하나라고 보았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르칠 내용을 연구하고 그것을 베푸는 것은 고된 노동에 가깝다. 그러나 맹자는 가르치는 일을 인생의 3대 즐거움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중요시했다. 먼저 배워 깨달음이 있는 이는 그것을 베풀어 무지한 자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 또한 이끄는 교육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할 정도로 교육 환경을 중시했다. 자식의 성장 목표치를 정해 놓고 여기에 도달하기까지 철저하게 이끌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묘지 근처에서 살면 장례 놀이에 빠지고, 시장 근처에 살면 물건을 사고파는 놀이에 몰두하는 것이 아이다. 반면에 서당 근처에 살면 공부에 힘쓰게 되듯이 가르치는 사람이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올바로 이끈다면 배우는 자는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를 통해 자신의 교육관을 피력했다. 사람들은 동굴과 같은 어두운 현실 세계에 갇혀 횃불에 비치는 사물의 그림자를 진짜로 믿고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불확실한 감각 세계만을 신뢰한 채 동굴 밖에 있는 밝고 아름다운 세계를 모른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은 이들에게 동굴 밖의 참된 세계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플라톤에게 교육이란, 진리의 세계를 모르는 자들을 진리의 세계로 이끄는 것을 의미했다. - 고등학교 <교육학>에서 발췌, 수정
(다) 배우고 익히는 일은 고통을 수반한다. 학습에는 훈련과 채찍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통 없이는 자신의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경우를 보자.
<중략>하루에 8시간씩 연습을 했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 음악은 함께하고 싶지 않은 동반자였다. 왜 그렇게 연습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로서는 그 과정을 견디는 것이 쉽지 않았다. 조수미는 어머니가 외출한 틈을 타 밖으로 나가 놀려고도 해 봤지만 방문이 밖에서 잠겨 있어 꾹 참고 연습을 해야 했다. 8살 때는 너무나 힘들어 몇 시간 동안 가출을 하기도 했다.
고통스럽게 연습을 해야 했지만, 그렇게 다진 피아노 연주 실력은 조수미가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는 길로 들어서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바로 세계무대에 서겠다는 푸른 꿈을 안고 도착한 이탈리아에서의 일이다. 서울대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건너간 조수미는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학교(Accademia di Santa Cecilia)에 입학시험을 보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반주를 해야 할 피아니스트가 오지 않았고 교수는 급히 시험을 보러 온 학생들 가운데에서 반주를 해 줄 사람을 찾았다. 이때 조수미는 자신 있게 나섰다. 학생들의 노래를 살펴보니 모두 한국에서 연습한 적이 있는 곡이었다. 교수들의 우려와는 달리, 조수미는 학생 60명의 노래를 전부 연주했고 마지막에 자신의 차례에 직접 반주를 하며 노래를 하였다. 교수들은 최고 점수에 추가 점수까지 부여하여 조수미는 역대 최고 점수로 당당하게 합격하게 되었다.
유학생활을 할 때까지 조수미는 평생 성악가로 살아갈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3시간씩 연습해서 발표를 했지만 조수미는 수업 직전에 5분만 봐도 악보가 외워졌고 그렇게만 해도 교수들은 조수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평소대로 5분간 악보를 보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악보를 찢더니 “내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느냐. 5분 전에 악보를 보고 들어온 것을 다 안다”며 크게 화를 냈다. 이어 “네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데 그런 모습으로 어떻게 관중을 만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조수미는 눈물을 흘리며 “이게 아니구나!”라며 반성했다. 이전까지는 부모의 강요에 의해 음악을 했으나 서서히 가슴으로 음악을 느끼게 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2년 만에 음악원을 조기졸업 하였다.
(라) 1921년에 영국의 작은 시골마을에 설립된 서머힐(Summerhill) 학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안학교이다. 이 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모든 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학교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연령은 제각각이다. 그리고 수업 참석 여부 또한 스스로 결정한다. 아이들은 수업에 들어갈 수도 있고, 원하면 몇 년 동안 수업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시간표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교사를 위한 것일 뿐이다. 이 학교의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졸업생들을 보면 이 학교의 교육방식은 성공적인 방식이었다 할 만하다.
톰은 다섯 살 때 서머힐에 들어와 열일곱 살에 학교를 떠났는데 그동안 한 시간도 수업에 출석한 적이 없었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공작실에서 보냈다. 그의 부모는 장차 아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읽기에 통 관심이 없던 아이가 아홉 살이 되던 어느 해에 <데이비드 카퍼필드>라는 책을 읽는 광경을 보게 된 부모는 누가 읽기를 가르쳐 주었냐고 물었다. 아이는 저 혼자서 배웠다고 짤막하게 대답을 하였다. 몇 년 후 그는 영화 스튜디오의 카메라맨이 되었다. 그 영화사의 사장은 다음과 같이 그 친구를 평가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채용했던 사람들 중에서 제일 훌륭한 친구지요. 그는 걷는 법이 없이 뛰어다닙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스튜디오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글 읽기를 배우지 못했던 잭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가 글 읽기를 배우고 싶어할 때에도 b와 p를 구별 못하는 장애가 있어서 아무도 잭에게 글을 가르칠 수가 없었다. 서머힐에서 즐겁게 생활하던 그는 결국 글을 배우지 못한 채 열일곱 살에 학교를 떠났다. 하지만 후에 그는 매우 숙련된 공구 제작자가 되었다. 그는 금속가공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는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었다. 주로 기계에 관한 글을 읽지만 때로는 심리학에 대한 책도 읽는다. 소설은 한 권도 읽지 않지만 문법적으로 완벽한 영어를 쓰고 상식도 풍부하다. 그의 배경에 대해 전혀 모르는 미국인 방문객은 잭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 친구 참 똑똑하군요.”
서머힐에서는 천재를 단 한 명도 배출해 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로 유명해지지는 않았지만 창의적인 인물들을 꽤 여러 명 배출하였다. 몇몇의 훌륭한 미술가와 음악가들, 훌륭한 가구설계와 제작자, 언젠가는 독창적인 업적을 남길 몇 명의 과학자와 수학자들은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선택과 노력에 의해 독창적이거나 창조적인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지면 관계로 제시문의 일부를 줄였음)
[풀이]
논제에서 본론만을 요구하는 것은 글의 짜임보다는 내용의 충실도를 평가하겠다는 선언이다. 위의 논제와 조건을 분석해 보면 특히 논리전개 능력과 창의적 사고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조건 2에서 논리적 서술 능력을, 조건 3에서는 다면적 사고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논제 해결은 강좌 선택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다음 선택의 두 가지 근거를 해당하는 제시문에서 찾아 논리적으로 배치·서술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택한 강좌의 단점을 지적하고 구체적인 보완책을 제시하면 된다. 이때 상대 강좌의 장점을 끌어와서 보완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논제의 요구에 어긋난다. 결과적으로 두 강좌를 선택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강좌의 특성과 제시문의 근거를 정확히 분석한 뒤, 자신이 택한 강좌의 특징을 살린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 강좌의 단점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1. 눈높이형 강좌 선택: 학생 중심의 강의
1) 특징 - 수강생 주도, 탐구식, 수평적, 자율 강조, 쌍방향성 등
2) 활용 가능한 제시문 - (가), (나), (라)
3) 한계 - 수준 저하 우려, 다양한 요구 수렴 불가, 집중력 약화, 적응력 및 경쟁력 약화, 나태한 자세 등
4) 보완책 - 수준별 스터디그룹 시행, 자율적 과제-팀별 해결, 교수와 개별적 소통(문제 해결) 등
2. 키높이형 강좌 선택: 교수 중심의 강의
1) 특징 - 교수 주도, 주입식, 수직적, 규율 강조, 일방성 등
2) 활용 가능한 제시문 - (가), (나), (다)
3) 한계 - 참여도 저하, 저수준 학생 부적응 우려, 획일성-개별적 특성 무시, 경쟁 과열 등
4) 보완책 - 고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스터디그룹 결성, 선배들의 도움 요청, 동료 간 협력체계 조성 등
※ 한계 보완 시 산만하지 않도록 주된 사항만을 설정하여 서술하되 반드시 근거를 함께 제시하여야 한다.


논제 분석과 개요 작성에 신경 써야
대학입시 논술시험은 본질적으로 응시자의 우열을 가려 합격 여부를 판별하는 선발 시험이다. 논술시험은 응시자의 사고 과정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결과 중심의 수능시험과는 평가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120분 내외의 일회성 시험 결과로 응시생의 우열을 판별해야 하므로 논술시험에도 객관적인 평가기준과 일정한 평가형식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지원하는 대학의 특정한 평가 방식을 제대로 알고 그에 부합하는 답안을 작성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각각 논술모의고사나 이전 기출문제의 해설을 통해 출제의도와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이 발표하는 출제 형식이나 평가기준을 필히 숙지하고 실전 대비를 충실히 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대학이 발표한 예시답안이나 학생 우수답안을 정답이나 모범답안으로 오해하여 그대로 모방하거나, 그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논술문제에는 정답이 없을 뿐 아니라, 예시답안에는 평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창의적 내용이나 응시자의 독창적 표현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논술시험에서 우수한 평가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방법은 무엇보다도 논제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다. 논제를 제대로 분석하면 답안의 주제와 서술 방향뿐 아니라 구성과 형식까지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논제 분석에 시간을 들여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논제의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알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 다음 논제 분석과 동시에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개요에는 자신의 글에서 서술할 중심서술대상과 주제가 분명하게 부각되어야 하며, 처음-중간-끝의 구조 및 분량을 고려한 단락 수가 표시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각 단락에 중심문장과 뒷받침문장을 논리적으로 배치한 후, 개요를 중심으로 논술문을 작성하면 된다.
시험 직전의 준비에는 자가 점검과 글의 수정·정정 연습이 필수적이다. 논술시험장에는 지도교사가 없으므로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도 첨삭을 받아볼 수도 없다. 따라서 자가 점검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논제에 따라 요구하는 답안의 형태가 다르므로 논제별로 점검 항목을 익혀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논제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점검 항목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보면 논제 요구사항 확인, 답안의 구조 및 구성, 제시문 내용의 옮김 또는 짜깁기 여부 등이다. 실제 시험장에서의 점검은 개요 상태에서 완료돼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자본주의 사회 정확한 분배의 기준은?
※ 다음 제시문에 근거하여 문제에 답하시오. - 2012 성신여대 수시
(가) 인간은 인간으로서 생활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재화인 기본재를 공급받아야 한다. 이를 기본재 충족의 원칙이라 부르자. 여기서의 기본재는 인간으로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 의료, 교육 및 교통 등으로 구성된다. 즉, 기본재의 충족이란 경제적 측면에서 최소한으로 보장되어야 할 기본 인권의 충족을 의미한다. 물론 기본재를 획득하는 데 필요한 만큼 생산에 기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이 중에는 능력은 있으나 의사가 없어서 생산에 대한 기여가 부족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 실업자 등과 같이 능력이나 기회가 없어서 생산에 기여하지 못하거나 조금밖에 기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공동체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공동체를 형성해서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이유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사회 형성에 찬성할 때는 사회의 형성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 생활을 보장받기 원할 것이다. 밀(Mill)의 말과 같이 죄를 짓고 감옥에 수감된 죄수에게도 의식주를 주면서, 죄도 짓지 않은 사람에게 의식주를 주지 않고 죽어 가도록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원칙은 사회의 생산물 분배는 공공복지제도를 통해 모든 구성원에게 기본재를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원칙에서는 사회의 일부에 절대빈곤이 존재하는 가운데 특정 계층의 지나친 사치와 향락은 인정받기 힘들다. 기본재 공급이 최우선이므로 지나친 사치와 향락에 사용되는 돈은 기본재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환됨이 옳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모든 불평등 지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소득계층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어 한국의 분배 상황은 외환위기의 극복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양극화는 단순히 빈곤층을 양산한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걸쳐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구성원 간 갈등을 초래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저해하여, 결국 범죄율 증가, 가정의 해체, 폭동과 같은 사회적 불안감 고조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과 사회문제를 발생시킨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수단이 소득보장이다. 기존의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하여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 서비스 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소득보장과 같은 사회복지에 사용되는 재원을 생산이 아닌 소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까지 사회복지가 가져오는 이차적인 생산효과를 경제적으로 환산하지 못한 결과다. 사회복지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측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불안을 해소시켜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여 투자를 촉진한다. 둘째, 사회복지를 통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구매율을 높여 내수를 진작시키고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감소시킨다. 셋째, 가족해체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예방함으로써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 또한 사회복지를 경제적 ‘부담’ 혹은 반생산적인 요소로 보는 의견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복지가 인적자본을 강화시켜 주는 투자적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매우 생산적인 역할을 한다. 예컨대 아동기에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 인적자본을 축적하지 못한 경우 성인기에 실업과 빈곤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동복지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인적자본 향상을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하게 된다.
-박지영 외, 『함께하는 사회복지의 이해』와 이근식, 『상생적 자유주의』에서 발췌·수정-
(나) 생산에 기여한 것에 비례해서 각자의 분배 몫이 결정되어야 한다. 이를 기여도의 원칙이라고 부르자. 근면과 창의력으로 사회의 생산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많이 받고, 기여가 적은 사람은 적게 받는 것이 정의에 합당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도, 다른 것을 같게 대우하는 것도 모두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하였다. 즉,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 베짱이와 개미가 똑같은 몫을 분배받는 것은 부당하다. 만일 생산의 기여도에 상관없이 똑같이 분배받는 것이 옳다고 하면 무위도식도 정당하다는 잘못된 결론이 도출된다.
각자 자기 권리와 책임 하에 독립해서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경제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자립심이다. 자기와 가족의 생계는 국가나 친척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신이 행동한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신이 노력해서 이루어 낸 성과를 자신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손해는 자기 혼자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독립심과 자립심은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동력이 된다. 개인들로 하여금 타인이나 국가의 지원을 바라지 않게 하고, 자립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 개인의 독립심과 자립심은 체제에 상관없이 모든 사회의 건강과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독립심과 자립심이 있어야 국민들이 각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때문이다. 반면 독립심과 자립심이 없으면 스스로 노력하고 자기책임을 다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나 국가의 지원을 바라는 의타심이 생기고, 의타심은 나태와 불만, 분쟁을 낳기 쉽다.
현재 우리 사회에 크게 결여된 것 중 하나가 자립심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예술협회장, 협동조합 이사장, 학교장, 노동자, 농민, 식당 주인, 화물차 주인 할 것 없이 모두가 국가의 지원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언론은 물론 지식인들도 무슨 문제만 생기면 정부는 무엇하고 있느냐고 정부를 비난하고, 또 정부는 모든 문제가 정부의 책임이고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자기 일은 자기가 해결함이 원칙이다.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국민들이 낸 세금을 자신에게 무료로 달라는 것이므로, 다른 국민들의 돈을 자기에게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그냥 달라고 당당히 요구할 권리는 없다. 우리 국민들이 이런 의타심을 버려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
-이근식, 『상생적 자유주의』에서 발췌·수정-
(다) 영국의 축구산업은 노동자들의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성장하였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지불하는 입장료는 구단의 운영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를 통해 구단 운영비와 선수들의 임금이 충당되었다. 정부는 구단에 보조금을 지급하였으나 지원 부담을 낮추고 구단 간 과잉 경쟁을 막기 위해 선수들의 임금을 제한하였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이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축구리그에서 발생하는 구단의 수익을 리그에서 공유하도록 하여 리그에 속한 모든 구단들이 운영되는 데 재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의 축구 리그는 유럽의 평범한 리그 중 하나일 뿐이었으나, 경제위기로 인하여 최고의 리그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1970년대 후반 영국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정부는 더 이상 구단을 지원하기 어려워졌다. 각 구단과 선수들은 더 이상 정부의 지원에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생방법을 찾은 결과 정부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축구 리그, 즉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를 탄생시켰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구단의 수익을 리그에서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여 적자 구단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사라졌다. 축구경기의 TV 중계를 시작하였으며, 중계료 수익은 구단의 성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었다. 각 구단은 축구장 스폰서와 별도의 광고 계약을 맺었고, 이는 곧 구단의 수익 창출로 연결되었다.
선수들의 연봉이나 이적 관련 제한도 리그에서 모두 폐지되었다. 선수들은 능력에 따라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구단을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즉, 우수한 성적을 내고 구단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단들도 선수들에 대한 연봉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은 스타급 선수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리그 상위권으로 진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상위권 성적→ 많은 수익→ 우수 선수 영입→ 상위권 성적’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졌다.
또한 2부 리그를 운영하여 매년 프리미어 리그에서 성적이 최하위인 구단을 2부 리그로 강등시키고, 2부 리그의 1위 구단을 프리미어 리그로 편입시켰다. 2부 리그로 강등된 구단은 TV 중계료나 광고료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으며, 선수시장의 높은 이동성으로 인하여 구단 내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상위권 구단에게 빼앗길 수도 있었다. 결국 재정적으로나 선수운영 측면에서나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구단과 선수들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프리미어 리그의 경쟁시스템으로 인하여, 선수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높은 연봉을 얻기 위해 기량향상에 더욱 노력하였고, 구단들도 리그에서 좋은 성적과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경쟁시스템은 영국축구의 전반적인 수준을 향상시켰고, 오늘날 프리미어 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고 수준 높은 축구리그로 여겨지고 있다.
-마르셀, 『신자유주의와 스포츠 문화 변동 : 영국 축구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발췌·수정-
(라) 싱가포르의 주택보급률은 1999년에 이미 100%를 넘어섰다. 2000년 말에는 112.6%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자가점유율은 무려 92%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내 집’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 비결은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공공주택 정책 때문이다. 공공주택이란 주택개발청이 공급하는 ‘자가소유형 분양주택’을 의미하며, 이 정책의 목표는 ‘주택의 자가소유 촉진’이다. 따라서 나라 전체의 주택 재고 중, 주택개발청을 통해 국가가 직접 건설한 공공주택의 비율이 82%에 달하고, 나머지 18%가 민간에 의하여 공급된다. 다음은 싱가포르에 사는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싱가포르에 사는 부부인 챈과 완은 2009년 3월에 분가하게 되었다. 민간 사업자가 지은 ‘콘도’가 시설과 환경 면에서 좋기는 하지만 공공주택과의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아직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한 이들 부부는 싱가포르 주택개발청이 분양한 공공아파트를 사기로 결심했다. 시민들이 주택개발청 아파트를 쉽게 구입할 수 있게 정부는 적지 않은 보조를 해준다. 내 집 마련은 내가 아니라 나라가 해주는 셈이다. 챈과 완은 먼저 보조금 자격조건이 되는지 살펴보았다. 보조금은 부자에게는 나오지 않는다. 월수입 기준이 부부합계 8천SGD*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자격을 확인한 이들은 한 달 넘도록 주택개발청이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정보를 모았다. 세미나에서는 주택개발청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조건, 혜택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챈과 완은 자신들의 상황을 공공주택 구입 조건에 대입해 보고 구입할 수 있는 최상의 주택을 찾을 수 있었다.
<중략>
챈과 완이 결정한 주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주택이지만 이 부부에게 주택 구입은 매우 큰 지출임에 틀림없다. 만약 민간주택을 구입했다면 챈과 완 부부의 월수입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환금이 매달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딸아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유치원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완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여겼다. 또한 은행은 주택개발청 아파트 구입자를 위해 장기저리 대출을 해준다. 챈과 완 부부는 이 대출 상품을 신청하고 돌아오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이들이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할 금액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딸아이가 계속 유치원을 다닐 수 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완이 영양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도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완의 작은 소망은 영양사 자격증을 따고 취직하여 넉넉지 않은 남편의 수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이다.
* SGD: 싱가포르 화폐 단위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세계금융위기 이후』에서 발췌·수정-
[문제] 제시문 <가>와 <나>의 장·단점을 제시문 <다>와 <라>의 사례를 이용하여 비교·분석하시오. (800자 내외)
[풀이] 논제의 요구를 분석해 보면 <가>, <나>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분석한 후, <다>와 <라>의 사례로 각 제시문의 장점과, 그에 따르는 단점을 함께 설명하고, 이들을 비교하라는 것이다. 논제의 출제의도는 비교·분석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두 대상의 특징을 명확히 앎으로써 바람직한 분배 원칙과 복지정책에 대해 고찰해 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글의 처음과 끝은 분배 원칙이나 복지에 관한 내용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1. [가]의 논지 : 기본재의 제공에 따라 불만이 해소된 취약계층을 생산인구로 재편하여 생산성 향상 가능
1) 분배 원리 - 기본재 충족의 원칙에 의함(사회의 역할)
2) 장점 - 사회 불안 요소 제거, 갈등 완화 → 사회화합 / 취약계층의 인적자본 향상 → 생산성 향상
3) 단점 - [나]의 장점 부재에 따른 불화와 생산성 저하 (추론)
※ <라>의 사례 - ‘기본재 충족의 원칙’에 따른 정부 지원으로 양극화 해소한 사례 → <가>의 논지에 부합
2. [나]의 논지 : 기여도 원칙에 따른 공정성 확보로 계층 간 갈등 감소 및 자립심 고취로 생산성 향상 가능
1) 분배 원리 - 기여도의 원칙에 의함(개인의 역할)
2) 장점 - 공정성 기반의 합의로 분쟁 감소 → 사회화합 / 자립심과 독립심 및 책임감 → 생산성 향상
2) 단점 - [가]의 장점 부재에 따른 불화와 생산성 저하 (추론)
※ <다>의 사례 : ‘기여도의 원칙’에 입각한 차등 분배로 형평성을 추구한 사례 → <나>의 논지에 부합
3. 글의 구성
1) 처음 - 제시문 <가>, <나>의 공통서술대상(바람직한 분배 원칙)에 대한 입장 차이를 서술하고, 두 입장의 장·단점이 사회통합과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서로 엇갈리게 나타난다는 점을 약술하는 정도로 구성
→ 분배 문제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임을 병기하는 것도 가능 - 본 문제가 이어지는 [문제 2]와 연결된 것임을 고려한 구성
2) 중간 - <가>의 분배 원칙이 적용된 사례 <라>를, <나>의 분배 원칙이 적용된 사례로 <다>를 활용하여 <가>, <나>의 장·단점을 두 단락으로 나누어 서술하되, 사회의 화합과 생산성 측면에서 비교
3) 끝 - 비교·분석 후 알게 된 사실을 중심으로 정리
→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분배 원칙을 판별하는 안목 고찰 - 시사점 도출
※ 분배의 원칙을 보편복지와 선별복지로 연결하여 서술하는 것도 가능하나 글 전체를 복지 논쟁 중심으로 끌고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논점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둘 이상의 제시문에 관련된 논제는 제시문들 간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출제된다. 한 문항 안에 묶인 제시문들은 보통 중심적인 서술대상을 공유한다. 즉 공통서술대상을 중심으로 묶여 있다는 말이다. 이런 복수 제시문 관련 문제에서 공통서술대상을 파악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교 논제에서 차이점은 주로 공통서술대상에 대한 관점이나 입장, 견해, 근거 등의 차이로 나타난다. 이때 공통서술대상을 잘못 정하면 차이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경우에 따라 공통 핵심어를 논제에 명시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학생들이 독해하면서 찾아내야 한다.
공통서술대상은 첫 문장이나 서론을 작성할 때 특히 중요하게 쓰인다. 논술문의 첫 문장은 응시자에 대한 평가자의 첫인상을 결정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글 전체의 중심문장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노련한 평가자는 첫 문장만 보고도 글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첫 문장이나 서론은 글의 끝 문장이나 결론과도 직결된다. 논술문은 수미(首尾)가 잘 대응하도록 구성됨으로써 일관성과 통일성, 완결성을 갖추어야 논리력과 표현력을 높이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쓰인 논술문은 글의 첫 문장에서 제시한 서술 방향이나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끝 문장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여 한 편의 글이 제대로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글의 처음과 끝만 보고도 중간(본론)에 어떤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서술되었을지 알아볼 수 있게 쓰인 논술문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
논술문의 처음과 끝의 구조는 질문과 대답의 형식이라 할 수 있다. 글의 서두에서 던진 질문을 말미에서 응답하듯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근래 대입논술 문제는 대체로 많은 분량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서론과 결론을 별도의 단락으로 구성하지 않고 단락 내에서 한 문장씩으로 대체해야 할 때가 많다. 첫 문장은 주로 공통서술대상을 중심으로 논의의 범위와 방향을 한정하는 형태로 쓰는 것이 무난하다. 제한된 분량이 매우 적거나 논제의 특별한 요구가 있을 때는 주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할 수도 있다. 끝 문장은 중간(본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종합한 후 그것의 사회적 의미나 의의를 서술하는 정도로 마무리하면 적당할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첫 문장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일이다. 즉 서두에 한정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첫 문장과 무관한 엉뚱한 내용이거나 하여 첫 문장과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런 경우는 대개 중간의 논의 과정에 구체적 내용이 없거나 논점 이탈이 발생한 경우가 많으므로 개요 구성 단계에서 꼼꼼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은 특히 첫 문장과 끝 문장 만들기를 매우 어려워하는데,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다양한 논제로 꾸준히 연습해 두어야 한다. 여러 유형의 논제를 가지고 첫 문장과 끝 문장 만들기만 집중적으로 연습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논술의 실제
자본주의 사회, 소비의 본질은 무엇인가?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2013 이화여대 모의
영국 해러즈 백화점에서 중동 부호들에게 인기가 있는 아라빅 주전자 티세트.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가) 근대의 소비자는 친숙한 제품보다는 새로운 제품을 욕망한다. 왜냐하면 신제품이 소비자로 하여금 지금까지 현실 속에서는 마주치지 못했던 경험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가 몽상 속에서 경험했으나 현재의 친숙한 제품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새로운 쾌락을 새로운 제품에 투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른바 ‘신’제품이 새로운 효용이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 어떤 형태의 소비이건 그 행위를 통해 환상에서 깨어나게 하는 경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어떤 제품에 대해 ‘새롭다’는 인상을 가짐으로써 잠재적 소비자는 자신이 꿈꿔오던 쾌락의 일부를 그 제품에서 발견하며, 그것을 획득하고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실현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제품과 꿈을 동일시함으로써 제품은 ‘욕망’의 대상이 된다. 자신이 꿈꿔오던 몽상이 실현된다는 것은 해당 제품에 강렬한 열망이 결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외견상 드러나는 소비 쾌락주의는 지극히 부분적인 모습에 국한되며, 대부분의 소비행위는 소비자의 환상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환상과 현실의 이 같은 역동적 상호작용은 근대 소비주의와 쾌락주의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 둘 간의 긴장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과 ‘더 나은 것’에 대한 열망이 동시에 유지되도록 함으로써 열망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든다. 소비자에게 있어 욕망을 지향하는 몽상은 미래를 환상으로 가득 찬 현재로 변모시킨다. 사람들은 감각적 쾌락의 사이클을 반복하기보다 환상 속의 쾌락과 경험적 쾌락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고자 노력한다. 그들이 현실에서 겪는 경험이 어떤 것이든 간에, 그것을 더욱 즐거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환상 속에서 그것을 조정한다. 따라서 환상은 언제나 현실보다 좋은 것으로 간주되며, 그로부터 생겨나는 기대는 현실보다 흥미롭다. 이러한 역동성은 다른 소비자들의 활동과 거의 관계가 없으며, 그 동인을 유지하는 데 있어 모방이나 경쟁 심리도 필요 없다. 이처럼 ‘욕망-획득-사용-각성-갱신된 욕망’이라는 사이클은 근대 쾌락주의의 특징이며, 의복이나 음반 같은 문화상품의 소비만큼이나 낭만적 대인관계에도 적용된다. 그러한 특징은 ‘비가시적’ 소비와 ‘과시적’ 소비 모두에서 나타난다. 비록 다른 소비자의 활동과 태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제품에 욕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소비는 지위나 위신을 추구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어떤 전제조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지 버나드 쇼는 다음과 같은 말로써 근대 소비주의 정신을 대변하였다. “인생에는 두 개의 비극이 있다. 하나는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획득하는 것이다.”
(나) 사유 재산 제도가 발견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경제 활동은 재화를 획득하기 위한 인간들 간의 투쟁의 성격을 보인다. 통상적인 경제학 이론에서는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이 투쟁을 주로 생존을 위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관행이다. 의심할 바 없이 산업 발달의 초기 단계에는 그 같은 이해가 크게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 효율성이 크게 신장된 오늘날에는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선 부의 축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이 같은 추가적인 부의 축적을 위한 투쟁을 보다 안락한 삶을 위한 경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화의 소비를 통해 육신의 안락함을 증대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재화의 획득과 축적의 궁극적 목표는 통상 축적된 재화의 소비로 여겨진다. 재화를 소유한 자가 직접 소비하는 것이든 그의 가계에 속한 식구들이 소비하는 것이든 말이다. 적어도 경제학적으로 정당한 재화 획득의 목표라고 여겨지는 것은 그것의 소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소비는 물론 소비자의 육신적인 욕구, 즉 육신의 안락함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소위 더 고등한 욕구, 즉 영적, 심미적, 혹은 지적인 욕구들을 채우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후자와 같은 고등한 욕구 또한 재화의 소비를 통해 간접적으로 채워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재화의 소비에 대한 이런 순진한 의미로부터 크게 동떨어진 새로운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재화의 축적을 부추기는 유인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소비의 근간을 이루는 동인은 바로 모방이다. 부의 점유에는 명예가 따른다. 그것은 차별적이고 시샘을 일으키는 구별 짓기이다. 재화의 획득이나 부의 축적에서뿐만이 아니라 소비에 대해서도 이만큼 설득력 있는 다른 설명은 없다. 재산의 축적이 대중적 존경의 기초가 되는 순간, 그것은 우리가 자존감이라고 부르는 편안한 자세의 필수 요소가 된다. 재화가 풍요로운 사회에서는 자신의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한 개인은 자신이 속한다고 느끼는 계층의 다른 사람들만큼 최대한 많은 양의 재화를 축적해야 한다.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축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재화를 축적해서 새로운 수준의 부에 익숙해지자마자, 현재의 풍요는 예전보다 더 큰 만족감을 더 이상 주지 못한다. 그래서 언제나 현재의 소비 상태는 새로운 만족의 기준이 되고 이웃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새로운 금전적 잣대가 된다. 소비의 목적은 금전적 능력에 있어서 집단 내의 다른 이들과의 비교에서 높은 지위를 갖는 것이다. 그 비교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평범한 개인은 만성적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에 불만족하며 살 것이다. 자신이 속한 계층의 정상적인 금전적 수준에 올랐다면, 이전의 만성적 불만족은 이제 자신과 평범한 이들 사이에 좀 더 넓은 간격을 벌리고자 하는 쉴 틈 없는 긴장으로 바뀔 것이다. 이 차별적이고 시샘을 부르는 비교는 결코 그를 만족시킬 수준에 이르지 못하게 만든다.
(다)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시간의 문제’(time-engine)이다. 요컨대, 먼 미래를 위해 보상받기를 미루는 것이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핵심이다. 베버가 관료제를 분석하면서 ‘쇠창살의 비밀’(the secret of iron cage)이라고 지적했던 것이 바로 그 시간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미래에 보상을 받을 것이란 희망으로 고정된 제도 속에 스스로를 속박시킨다는 게 베버의 해석이었다. 보상의 지연을 통해 사람들은 절제하게 된다. 좋든 싫든 사람들이 직장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것도 나중에 돌아올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들이 어떤 일을 함으로써 명예나 위신을 얻게 되려면 신뢰할 만한 특정한 제도와 조직이 필요하다. 미래의 보상을 보장해줄 수 있을 만큼 조직의 안정성이 높아야 하고, 나중에라도 조직원들의 그간 업적을 제대로 평가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은 당장의 보상을 나중으로 미루는 금욕을 부질없는 것처럼 만든다. 노동과 이후의 보상을 보장할 제도를 연계해주는 사람도, 조직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의 경기순환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경기가 하강기로 접어들면 호황 국면에서 잘 드러나지 않던 현상들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불황기에 상류층은 중·하류층에 비해 운신의 폭이 훨씬 크다. 불황기에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경영진은 서로 인맥과 학맥 등 관계망을 활발히 가동할 수 있어 노동자들에 비해 위기에서 발을 빼기가 훨씬 용이하다. 이렇게 되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가 ‘달아나는 신(神)’이라 했던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관료제의 틀 속에서 노동자들이 나중을 기약하고 열심히 일해 온 것을 평가하고 보상해줘야 할 직장의 경영자와 상사들이 달아나고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이테크회사나 금융과 미디어 분야에서 나타나는 경영진의 잦은 이동과 교체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며 금욕한들 나중에 이를 제대로 평가할 책임자가 없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미국과 유럽에서 민간 연기금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정부의 국민연금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보상의 지연이란 제도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핵심은 이 같은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였다.
(라) 터키 알라니아 근해의 어장은 비교적 영세한 어장이다. 알라니아의 일백여 어민들은 여러 종류의 어망을 사용하면서 개인별로 두세 척의 어선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다. 어민의 절반은 지역 생산자 조합에 소속되어 있다. 1970년대 이전의 ‘암흑시대’에는 알라니아 어업의 경제적 활력을 위협하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첫째, 어장의 무절제한 이용으로 어민들 사이에 적대감, 때때로 폭력적 갈등이 생겨났다. 둘째, 보다 좋은 조업 지점을 차지하기 위한 어민들 사이의 경쟁 때문에 조업 비용이 증대되었고, 특징 어선의 잠재적 어획량의 불확실성 또한 증대되었다. 1970년대 초반 이후 지역 조합원들은 현지 어민들에게 조업 구역을 배정하는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조업 위치 간의 간격을 충분히 설정하여 각 조업 위치에서의 산출량을 최적화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가장 좋은 위치에서 고기잡이할 수 있는 기회를 각 어선에 동등하게 부여한다. 이 시스템 하에서 조업 위치를 물색하고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자원이 낭비되는 일은 없었으며, 과잉 조업의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조업 위치를 적은 목록은 각 어민의 확인을 거쳐, 한 해 동안 시장이나 지역 경찰이 보관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감시 및 집행은 조업 구역을 윤번제로 지정함으로써 생겨난 인센티브의 부산물로서 어민들 자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기가 잘 잡히는 위치에서 조업할 차례가 된 어부는 그날 아침 어로 장비에 결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자신의 권리를 확실하게 행사하려 할 것이다. 고기가 잘 잡히는 위치의 조업권을 가진 어부는 동이 트자마자 자신의 조업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따라서 그날 고기가 덜 잡히는 위치에 배정된 어부가 몰래 고기가 잘 잡히는 위치로 옮겨 간다면 이는 틀림없이 발각될 것이다. 이러한 부정행위는 좋은 자리에서 조업할 차례가 된 어부에 의해 목격될 수밖에 없고, 필요한 경우 이 어부는 물리적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 할 것이다. 시스템 내의 다른 사람들도 이 어부의 권리를 옹호하고 지지할 것이다. 그래야만 좋은 자리가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그 권리를 침해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소비 양상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풀이] 논제는 (가), (나)에 나타난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소비 양상을 근본적 원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차이점을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1. (가)의 논지
소비활동의 동인이 환상 속의 욕망을 실현하는 행위를 새로운 제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일종의 자기 환상적 쾌락주의라는 입장
※ ‘동인을 유지하는 데 있어 모방이나 경쟁 심리도 필요 없다’에 주목
2. (나)의 논지
부의 축적과 소비 같은 경제활동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심리에서 비롯된다는 입장 ※ ‘부의 축적에서뿐만이 아니라 소비에 대해서도 이(구별 짓기)만큼 설득력 있는 다른 설명은 없다’에 유의
3. 공통서술대상: 소비활동의 동인
1) 첫 문장
예) 제시문 (가)와 (나)는 소비활동의 근본적 동인에 대해 개인의 욕망에서 비롯한다는 입장과 사회적 비교우위를 추구하는 데 있다는 입장으로 차이를 보인다. 또는 (가)와 (나)는 소비활동의 근본적 동인에 대해 개인 측면과 사회 측면으로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 끝 문장
예) 이처럼 자본주의하에서 소비활동은 개인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사회적 측면에서는 비교를 통한 만족감 실현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 → 첫 문장에서 구체적인 차이를 서술한 경우(두괄식 구성)는 불필요
2. 제시문 (다)와 (라)의 시각에서 오늘날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각각 요약하고 그 해결책을 설명하시오.
[풀이] 논제의 요구는 제시문 (다)와 (라) 각각의 시각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찾아 간략히 서술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의 시각에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그리고 (라)의 시각에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서술하되 두 가지가 유기적이고 논리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1. (다)의 시각: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전통적인 자본주의의 미덕으로 보는 시각
1) 문제점 - ‘보상의 지연’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서 미래를 위한 저축이라는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붕괴됨
2) 해결책 - ‘보상의 지연’이라는 사회적 신뢰 장치가 재구축되어야 함
2. (라)의 시각: 공유자원의 공정 분배 필요성 측면
1) 문제점 - 공유자원을 둘러싼 구성원들 간의 경쟁과 갈등이 공동체의 균열이나 붕괴와 같은 사회문제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 2) 해결책 -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공정한 제도와 시스템 필요 / 자율적 감시와 견제에 의한 공동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자발적 결사체를 구성하는 방법 등
3. 서론 또는 첫 문장
※ 공통서술대상 -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한계와 대안
예) 제시문 (다)와 (라)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처한 근본적 한계와 그에 대한 대안을 각각 개인의 윤리적 측면과 사회의 제도와 구조 측면에서 찾고 있다.
4. 결론 또는 끝 문장
예) 개인의 욕망과 이기심을 절제함으로써 미래를 위해 대비하는 자세를 가지고, 공동체의 유지 발전을 위한 자율적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


논제에 제시된 명령어 잘 이해해야
논술을 조금이라도 학습한 학생이면 누구나 논술문이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대입논술의 모든 논제가 삼단 구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건에 ‘서론과 결론을 쓰지 말라’거나 ‘본론만 쓰라’는 요구를 명시하기도 한다. 이는 제한된 시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의 수와 분량을 고려하여 질문에 대한 간결한 대답만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글의 구성 능력보다는 제시문의 독해·분석 능력이나 논증력, 창의력 등 특정 부문에 치중하여 평가하겠다는 의도의 표명이다. 이러한 요구를 논제에 명시하지 않고 200~300자 정도의 짧은 글을 요구하는 경우, 억지로 삼단 구성을 하려다가는 오히려 논제의 주된 요구를 소홀히 하거나 내용의 충실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논술 문제에서 대부분의 논제는 논술문의 기본 형식을 요구한다. 그런데 삼단 구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독립된 단락으로 구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짧은 글에서는 한 단락 안에서도 한두 문장으로 서론과 결론을 표현할 수 있다. 중앙대의 경우 500자 남짓의 분량을 제시하면서 완결된 글을 요구하는데, 이때 세 단락 이상으로 구성하면 본론의 내용이 부실해질 수 있으므로 서론과 결론을 별개의 단락으로 구성하지 않고 한두 문장으로 대신해야 한다. 또 주장이나 의견이 포함되지 않은 설명 위주의 글이라도 처음, 중간, 끝의 구성을 이루면 글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 인하대의 경우 본론만 서술하라는 조건으로 800자 내외의 글을 요구하는데, 서론과 결론을 쓰지 말란다고 해서 어떤 글의 중간을 톡 떼어 온 것처럼 느닷없이 글을 시작하거나, 글을 쓰다 만 것처럼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는 본론 내에서도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높은 득점을 위해서는 어떤 논제가 특별히 글의 완결성을 요구하는 논제인지 판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우선 논제를 분석할 때 논제에 표현된 명령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완결성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명령어는 ‘논술하라’다. 예를 들면 ‘문제점을 논술하라’나 ‘차이점을 논술하라’, ‘한계를 논술하라’, ‘견해를 논술하라’ 등이 있다. 여기서 ‘논술하라’라는 말에는 쟁점(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라는 요구가 포함되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이점을 논술할 때는, 단순히 차이점을 분석하여 서술하거나 설명할 때와는 달리 차이점에 함의되어 있는 사회문제나, 가치의 차이로 인한 쟁점을 포착하여 이에 대한 응시자의 주장이나 판단을 근거와 함께 서술해야 한다. 이때 ‘해결’은 주어진 분량을 고려하여 문제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해결 방향은 특정 주체(정부, 집단, 개인 등)의 시각이나 태도, 자세를 촉구하는 형식으로 약술한다.
논술문의 온전한 형식을 갖추라는 요구는 ‘한 편의 글로 완성하라’거나 ‘하나의 완성된 글로 서술하라’ 등의 명령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다룰 내용의 크기와 주어진 분량을 고려하여 단락을 구분하여 구성할 것인지, 한 단락 안에 문장 수준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논술에서 단락의 구성이나 문장의 배치는 논리성 평가의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개요 구성 단계에서 냉정한 마음으로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 두어야 한다.
통합논술의 실제
한국 다문화 정책의 허와 실
2011년 11월 서울 광진구에서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가정, 고령노부부 등 사정이 있어 결혼이 늦은 10쌍의 커플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해 보세요.
(가)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절반 가까이(49%)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이 원칙으로 “국민” 집단과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단일 민족’ 이데올로기를 포기했다는 대한민국의 ‘개방성’을 상징해야 할 것은 재한 외국인의 약 23%를 차지하는(주로 여성) 결혼 이민자들과 그 자녀들이다. 결혼 이민이 2000년대 초반에 급증한 관계로 결혼 이민자들이 참여정부 시절 이후부터 국가의 온정주의적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었다. ‘단기 체류 강요’, ‘불법 체류 시 단속 및 추방’, ‘가족 동반 금지’, ‘직장 이동 억제’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외국인 노동자 관련의 정책과 대조적으로 보이는 자세다. 이와 같은 자세가 취해진 배경에는 결혼 이민자들의 높아져 가는 비중이 있다. 결혼 이민자가 이미 2007년에 7만5천 명을 넘었다. 연간 다문화 결혼 비율이 그해에 14%를 초과하고, 농어업에 종사하는 남성 중에서 약 35%가 외국인 배우자를 맞이하는 시대가 되었다.
만약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년 뒤에는 이미 2세가 거의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들에 대한 정부정책은 근본적으로 온정주의이지만, 미흡하면서도 이율배반적이다. 말로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간다’고 하지만 모자라는 예산을 주로 결혼 이민자의 ‘동화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다문화 사회 건설을 위한 우리 노력’을 과시하려는 각급 단체·기관들은 외국인 여성을 위한 한글교실을 연다는 소식을 경쟁적으로 매체에 올린다. 거기에다 외국인 여성에게 한복을 입혀 ‘윗분’에게 절을 올리게 하는 등 ‘우리 전통문화 교육’을 시켜 ‘모범적인 한국 며느리로 만들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평생을 보낼 사람이면 한국어를 잘 구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한글 교육은 사실 아직까지 체계화되지도 않고 태부족하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민족’이나 ‘혈통’이 의미를 잃어가는 시대에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타지들을 이 땅에 산다고 무조건 ‘한국화’시킬 필요가 있는가?
(나) Multiculturalism relates to communities containing multiple cultures. The term is used in two broad ways, either descriptively or normatively. As a descriptive term, it usually refers to the simple fact of cultural diversity: it is generally applied to the demographic make-up of a specific place, sometime at the organizational level, e.g. schools, businesses, neighbourhoods, cities, or nations. As a normative term, it refers to ideologies or policies that promote this diversity or its institutionalisation; in this sense, multiculturalism implies a “positive endorsement, even celebration, of communal diversity, typically based on either the right of different groups to respect and recognition, or to the alleged benefits to the larger society of moral and cultural diversity”. Such ideologies or policies vary widely, including country to country, ranging from the advocacy of equal respect to the various cultures in a society, to a policy of promoting the maintenance of cultural diversity, to policies in which people of various ethnic and religious groups are addressed by the authorities as defined by the group they belong to.
However, two main different and seemingly inconsistent strategies have developed through different Government policies and strategies: The first focuses on interaction and communication between different cultures. Interactions of cultures provide opportunities for the cultural differences to communicate and interact to create multiculturalism. Such approaches are also often known as interculturalism. The second centers on diversity and cultural uniqueness. Cultural isolation can protect the uniqueness of the local culture of a nation or area and also contribute to global cultural diversity. A common aspect of many policies following the second approach is that they avoid presenting any specific ethnic, religious, or cultural community values as central. Multiculturalism is often contrasted with the concepts of assimilationism and has been described as a “salad bowl” or “cultural mosaic” rather than a “melting pot”.
[논제]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요약하고 각각의 논지를 비교 논술하시오. [401자~500자: 40점] - 2013 경희대 모의
[풀이] 논제의 요구는 두 가지로 제시문 (가), (나)를 요약하는 일과 두 제시문의 논지를 비교 논술하는 일이다. 먼저 논술하라는 명령어에서 논술문의 완결된 형식을 요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논제의 요구 내용에 비해 주어진 분량이 매우 적으므로 서론, 본론, 결론을 서로 다른 단락으로 구성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론과 결론은 문장 수준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1. 서론: 제시문 (가)와 (나)는 바람직한 다문화 정책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2. 요약: 각 제시문의 요지를 한두 문장으로 간결하게 정리한다.
(가) →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은 동화정책이다. / 결혼 이민자와 그 자녀의 폭증으로 겉으로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를 표방하지만 실제는 이주자들의 ‘한국인화’ 사업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 → 다문화주의는 이질적인 문화 사이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 각기 다른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 논지의 비교
논지의 차이: 자문화중심주의/문화상대주의, ‘샐러드 볼’이나 ‘문화 모자이크’ 모델/용광로 모델, 획일성/다양성, 흡수(동화)/공존
4. 결론
논술: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이 문화다원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동화주의를 시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임→ 민족 정체성이나 우리 고유의 문화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정책 필요
통합논술의 예제
우울증은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 다음 풀이 과정에 따라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세요.
(가) 우울증이 집안 내력이라는 점은 19세기부터 이미 지적되어 왔다. 실제로 한 가족 안에서 이런 병을 앓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는 예는 드물지 않다. 약 50년 전부터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많은 연구가 이런 사실을 확인해 준다.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전적 요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일란성 쌍둥이는 같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반면, 이란성 쌍둥이의 유전자는 동일하지 않다. 연구의 결과, 둘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비율은 일란성이 이란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란성의 경우 이 비율은 약 60%이고, 이란성의 경우 이보다 매우 낮다. 환경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다른 곳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둘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된 비율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들에게서 관찰된 비율과 유사하다.
(나) 우울증은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기도 한다. 우울증의 또 다른 원인이 있다면 그것은 좀 더 이상적인 대상의 상실일 수도 있다. 대상이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라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떠나버린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그와 같은 종류의 상실이 일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이런 경우는 환자가 자신이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환자가 자신의 우울증을 불러일으킨 상실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도 우울할 수 있다. 가령, 잃어버린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지만 그의 ‘어떤 것’을 상실했는지 모를 경우, 우리는 환자가 상실을 의식의 차원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이란 무의식적 차원의 대상 상실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
(다) 평소에 자신을 어떻게 성찰하는지 살펴보자.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나 이웃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중략) 나는 직장에서 내 소득을 동료와 비교한다. 소득은 물건을 살 수 있는 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소득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가치라고 생각해 자신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소득을 같은 직장의 동료나 다른 직장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소득을 정확히는 몰라도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알 수 있다. 확실히 우리는 소득의 절대적 수준뿐만 아니라 상대적 수준에도 신경을 쓴다. 사람들이 자신의 월급을 비교할 때 유명한 영화배우나 극빈자가 아니라 주로 가까운 사람들과 비교한다. 특히 준거집단과의 비교가 문제가 된다. 우리는 톰 크루즈의 소득은 비현실적이라 여기지만, 준거집단의 소득 수준에는 도달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는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만족스러워한다. 동메달리스트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지만, 은메달리스트는 자신이 딸 수도 있었던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라) 정신병원, 감옥, 병영, 공장으로 이루어진 ‘규율사회’는 더 이상 오늘의 사회가 아니다. 규율사회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고 그 자리에 완전히 다른 사회가 들어선 것이다. 그것은 헬스클럽, 오피스 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 실험실로 이루어진 사회이다. 21세기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이 사회의 주민은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결과를 산출해야 하는 ‘성과주체’라고 불린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기업가이다.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를 규정하는 것은 금지의 부정성이다. ‘~해서는 안 된다’가 여기서 지배적인 조동사가 된다. 성과사회는 점점 더 부정성에서 벗어난다. 점증하는 탈규제의 경향이 부정성을 폐기하고 있다. ‘무한정한 할 수 있음’이 성과사회의 긍정적 조동사이다. “Yes, we can!”이라는 복수형 긍정은 이러한 사회의 긍정적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 준다.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진취성, 동기부여가 대신한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성과를 향한 압박이 우울증을 초래한다. 긍정성의 과잉 상태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력하게 내던져진 새로운 인간형은 그 어떤 주권도 지니지 못한다. 우울한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일과 능력의 피로이다.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우울증 환자는 이러한 내면화된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이다. 우울증은 긍정성의 과잉에 시달리는 사회의 질병으로서,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을 반영한다.
[논제] ‘감정의 동인’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문 (가), (나), (다), (라)의 논지의 차이를 하나의 완성된 글로 기술하시오. [40점, 530~550자] - 2013 중앙대 모의
[풀이] 논제의 요구는 특정한 감정이 일어나는 요인(감정의 동인)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제시문들의 시각 차이를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된 하나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라는 것이다. 논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순서로 글을 전개할 수 있다. 먼저 제시문 (가), (나), (다), (라)의 공통점을 찾아 서술하는 것으로 서론을 대신한다. 다음 각각의 논지를 ‘감정의 동인’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각 논지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후 차이점을 기술한다. 끝으로 인간의 감정이 어떤 동인으로 발생하고 작용하는지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1. 공통점 - 서론에 해당 제시문들은 인간에게 특정한 감정이 발생하는 요인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2. 제시문들의 요지 서술 - 각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감정의 동인에 대한 특징을 구체적으로 서술
(가): 유전적 요인 - 우울증의 발생이 환경적, 후천적 조건보다는 유전적, 선천적 요건에 더 영향을 받음
(나): 심리학적 요인 - 우울증은 집착(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상실감에서 비롯함
(다): 상대적 요인 - 우울증은 비교 대상과의 사회적 수준차에 따른 불만족에서 발생함
(라): 사회구조적 요인 - 우울증은 성과중심 사회가 만들어내는 압박감에 기인함
3. 차이점 - (가)와 (나)는 개인적 차원 / (다)와 (라)는 사회적 차원
4. 결론 - 서론에 대한 대답 또는 의의 인간의 감정은 개인의 유전이나 심리 상태 또는 사회관계나 사회구조 등의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하고 작용한다.


자신의 견해가 논제 범위를 넘지 말아야
견해 제시를 요구하는 논제는 주로 종합적 사고 측정이 필요하므로 비교적 분량이 많은 편이다. 이 유형은 대개 비교나 해석, 비판, 추론 등 다양한 논제 유형과 혼합 형태로 출제된다. 견해는 설득력을 갖추어야 하므로 당연히 근거를 동원하여 논증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따라서 평가 영역도 독해력, 분석력, 표현력, 논리력 등 논술의 기본 영역뿐 아니라 창의력까지 확장된다.
견해제시형 논제 해결의 첫째 요건은 견해의 대상을 제대로 아는 일이다. 논제에 그 대상을 명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응시자가 논제 분석을 통해 대상을 확정해야 한다. ‘무엇에 대한 견해인지’ 잘 모르거나 대상을 잘못 알고 답안을 작성할 경우 엉뚱한 견해를 전개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제시문 [가], [나], [다]의 관점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라’는 논제의 경우,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라는 조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조건을 무시하고, ‘비교’와 ‘견해 서술’을 별개의 문제로 인식하여 답안을 작성하기도 한다. 이는 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논제 유형에 대한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답안을 작성한 후에는 출제한 학교의 예시답안을 참고하거나 첨삭지도를 통해 제대로 썼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자신의 견해를 선정할 때는 견해에 대한 논제의 제약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논제는 응시자의 견해를 한정하는데, 이때 그 범위나 정도 및 방향을 정확히 파악한 뒤 답안 작성에 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제시문의 논지를 비교한 후 양자택일하고 한쪽을 옹호하거나 상대측을 비판하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또는 다수의 관점이나 논지의 조화나 절충을 꾀할 수도 있고, 제삼의 견해를 도출할 수도 있다. 어떤 견해를 선정하든 그 기준은 결국 논제의 조건에 부합하는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응시자의 견해는 주장이나 판단의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반드시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 통합논술의 논제들은 대부분 제시문에서 근거를 찾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수험생들은, 논제에 근거의 소재를 명시했음에도 그 조건을 벗어나 자신의 경험이나 배경지식에서 근거를 가져온 경우 감점으로 이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제시문에 근거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거나 자신의 견해와 무관해 보이는 내용에 대해, 심층 분석과 정확한 추론을 통해 효과적인 근거를 추출해 냈다면 창의적 근거 제시로 높은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 두자.
견해제시형 논제의 해결에는 개요 작성이 필수적이다. 개요 작성 과정에서 응시자는 폭넓고 깊이 있는 사고를 전개해야 한다. 즉 개요는 응시자의 사고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요는 작성할 답안의 전체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설계도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답안을 작성하면서 끊임없이 제시문을 보게 되는데, 그럴 경우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거나 편집한 수준의 답안을 벗어나기 어렵다. 표현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사고의 확장을 꾀하지 못하고 제시문 안에서 맴돌게 된다.

■ 통합논술의 실제
인생의 갈림길과 막다른 궁지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해 보세요.
(제시문 가)
인생이라는 장도에는 큰 난관이 두 개 있다. 갈림길과 막다른 궁지가 그것이다. 갈림길에서는 묵자(黑子) 선생도 통곡하다 돌아갔다고 하지만, 나는 울지도 돌아가지도 않고 우선 갈림길 앞에 앉아 쉬거나 한숨 자고 괜찮을 만한 길을 택해 계속 걸어갈 것이다. 가다 정직한 사람을 만나면 음식물을 달라 해서 허기를 달래되, 길을 묻지는 않으련다. 내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그 길을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호랑이라도 만난다면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 놈이 배고픔을 참다못해 제 갈 길을 가면 그때 내려올 것이고, 끝내 가지 않는다면 나무 위에서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혁대로 몸을 꽁꽁 묶어두고 시체마저도 놈에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무가 없다면 놈에게 잡히어 먹히긴 먹히되, 놈을 한 입 물어뜯어도 무방할 것이다.
다음으로 완적(阮籍) 선생도 대성통곡을 하고 돌아갔다는 막다른 길에서는 갈림길에서처럼 성큼 걸어갈 것이고, 가시밭길이 가로막는다 해도 여전히 걸어갈 것이다. 다만 온통 가시밭뿐이어서 결코 갈 수 없는 길은 분명 한 번도 맞닥뜨려 본 적이 없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본래 막다른 궁지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다행히도 아직 그런 지경에 빠지지 않았거나.
(제시문 나)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논제] 다음 두 제시문에서 화자가 ‘갈림길’ 앞에서 취한 태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기술하고,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히시오. - 2012 서울여대 수시
[풀이]
논제의 첫 번째 요구는 각 제시문의 화자가 ‘길’을 선택하는 태도를 비교함으로써 각자의 삶에 대한 관점이나 방식을 이해해 보라는 것이다. 이때 비교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이므로, 공통점 서술이 곧 서론에 해당할 수 있다. 두 번째 요구는 두 관점 중에서 한 가지를 택하고 그 입장을 지지하는 견해를 근거와 함께 서술하라는 것이다. 삼단 구성을 할 경우 결론은 짧은 단락이나 본론 단락 내의 한두 문장으로 하되, 자신이 선택한 견해의 한계점 보완이나 의미 서술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공통점 - 서론에 해당
갈림길의 의미를 ‘인생행로’로 봄 / 선택의 어려움 표현(선택의 기회는 한 번뿐임) / 한쪽을 선택함
(제시문 가) → ‘인생의 장도’, 글의 끝 부분 두 문장
(제시문 나) → 1연의 2행, 3연의 4, 5행
※ 선택의 어려움 표현 : 제시문 (가)의 ‘큰 난관’ / 제시문 (나)의 ‘오랫동안 서서’ 망설임
2. 차이점 - 본론 앞부분
(제시문 가) → 망설이지 않음(‘괜찮을 만한’ 길 선택) / 선택에 책임짐(다른 길에 대한 미련이 없음) / 선택보다 선택 후의 의지와 노력을 더 중시함(고난 극복의 기개)
(제시문 나) → 신중함(가능한 한 멀리 예측해 봄) / 선택의 기회가 한 번뿐임을 안타까워함(다른 길에 대한 미련이 있음) / 선택한 길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공존 / 과정보다 선택의 중요성 강조
3. 자신의 견해 서술 - 본론 뒷부분
선택 및 근거 -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유(근거) 제시 → 자신의 인생관과 부합하는 쪽 선택
4. 선택한 길의 한계와 보완 또는 자신이 선택한 견해의 의미 서술

■ 통합논술의 예제
죽음에 대한 인간의 태도는 다양하다
※ 다음 풀이 과정에 따라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세요.
(가) 인간은 생명체로서의 본능이 약화된 존재이므로 동물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모든 종과 대조해 볼 때 부인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동물 집단과 그 집단 내 의사소통, 연대성, 공격성에 대해 아무리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특수성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러한 특수성이란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유한 삶을 넘어서서 생각하거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인간의 타고난 능력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죽은 자들을 매장하는 것은 인간됨의 근본 현상이 된다. 매장은 죽은 자를 신속하게 숨기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은 무겁고 영원한 잠에 빠져 꼼짝하지 못하는 자에게서 받은 충격적인 인상을 재빨리 지우는 것도 아니다. 그 반대로 인간은 상당한 노동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죽은 자와 함께 머무르고자 하며 죽은 자를 산 자 가운데 꽉 붙잡아 놓고자 한다. 우리는 고대의 무덤들에서 발견되는, 죽음을 애도하는 여러 형태의 유물들을 보면서 그 풍요로움에 놀란다. 이런 유물들은 인간 존재를 영구히 보존하는 방식이다. 그것들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것의 가장 근원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종교적인 사안도 아니고 종교를 세속적인 관습이나 도덕으로 전이시키는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됨을 이루는 근본이며 그것에서 인간 실천의 특수한 의미가 파생된다.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것은 자연 질서의 궤도에서 벗어난 생활양식이다. 가령 새들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삶의 본능도 놀랍지만 그 새들이 같은 종에 속하는 새들의 죽음에 대해 기피하거나 완전히 무시하는 그런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대비는 인간이 생존에 대한 자연적인 삶의 본능을 어떻게 거스르기 시작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다) 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부패를 피하는 것은 부패하는 것들의 악취와 추악한 모습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건강과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들이라도 죽으면 그런 상태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 [중략] …… 밀론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었다 해도 죽으면 얼마 안 가서 해골이 되고 결국에는 최초의 자연으로 해체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체를 묘지로 보내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안색이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들어갈 곳이 장차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호사스러운 묘가 아니라 간소해서 볼품없는 묘라는 것을 예측하고 비탄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우매한 일이다. …… [중략] ……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 자체를 기피하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이 애착은 삶의 즐거움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죽음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 죽음은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유언을 써놓는 것조차도 두려워하며 죽음에 사로잡히게 되고, 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곱빼기 식사를 꾸역꾸역 집어넣을 수밖에 없게 된다.”
(라) ‘배설물’과 관련된 말이나 상황이 죽음에 대한 연상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1]
50명의 피험자를 무작위로 집단 ‘갑’과 집단 ‘을’로 나누었다. ‘갑’에 배정된 피험자 25명에게는 “‘배설물’에 대한 다른 표현이나 동의어, 은어 등을 세 개 쓰시오. 예를 들면 ‘똥’이라고 쓰시오”라는 질문지를 주어 배설물에 대해 떠올리도록 유도했다. 반면 ‘을’에 배정된 25명에게는 “‘친구’에 대한 다른 표현이나 동의어, 은어 등을 세 개 쓰시오. 예를 들면 ‘벗’이라고 쓰시오”라는 질문지를 주어 배설물이나 죽음과 전혀 상관없는 것을 떠올리도록 했다. 잠시 후 두 집단의 피험자 모두에게 미완성된 12개의 단어를 동일하게 주고 완성하도록 했다. 그 12개에는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할 수 있는 단어가 6개 포함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시__’는 ‘시체’로, ‘__례’는 ‘장례’로 완성할 수 있다. 이러한 12개 중 몇 개가 죽음과 연관된 단어로 완성되었는지를 세었다.
[실험2]
한 대학의 기숙사에서 성별과 학년이 동일한 50명의 기숙사생을 상대로 [실험1]처럼 단어를 완성하도록 요청했다. 집단 ‘갑’은 방금 화장실에서 나온 학생 25명이고, 집단 ‘을’은 화장실과 멀리 떨어진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 25명이다. 두 집단 모두에게 미완성된 5개의 단어를 동일하게 주고 완성하도록 했다. 이 5개 중 2개는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할 수 있는 단어였다. [실험1]과 마찬가지로, 완성된 단어 중 죽음과 연관된 것의 수를 세었다.
아래 표는 각 실험에서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된 단어 수의 집단별 평균을 정리한 것이다.
[문제] 제시문 (가), (다) 각각의 입장에 근거하여 제시문 (라)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시오. (1000자 안팎) - 2011 연세대
[풀이]
논제의 요구는 먼저 (라)의 실험 결과를 인간이 죽음을 인식하는 두 가지 방식과 연관지어 해석하라는 것이다. 실험 [1], [2]의 결과는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배설물과 죽음 사이의 연관성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해석 결과의 의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야 한다. 이때 견해는 한쪽 해석을 지지하고 다른 한쪽을 비판하는 경우, 양쪽의 장점을 모아 조화를 꾀한 후 한계를 보완하는 경우, 양자 모두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할 수 있다.
1. (가), (다)의 입장
앞 논제가 (가), (나), (다)의 관점 비교 문제였으므로 이전 답안에 이미 서술함
(가)의 입장 -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죽음을 삶의 끝으로 보지 않고 삶의 이형태(연장선)로 봄 → 죽음을 기피하지 않고, 사자(死者)에 대해 가까이서 소통하고 유대를 유지하는 대상으로 인식
(다)의 입장 - 인간은 물질적 존재로서 죽음을 육체의 해체나 소멸로 인식.(정신은 육체의 작용일 뿐임) →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며, 사자는 부패하여 악취 나는 추악한 대상으로 인식하여 멀리함
2. 실험 [1], [2]의 공통점 추론
시체의 부패를 악취 나고 추악한 것으로 인식하여 기피함 ← (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배설물을 생각하도록 유도된 상황에서는 죽음에 대한 연상을 억제하려는 심리가 드러남
3. (가) 입장에서 (라) 해석
부패를 인식하지 않을 때는 죽음을 멀리하지 않는다(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움)는 점에 주목
예) 정신적 측면에서 죽음을 삶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증거로 해석 가능
4. (다) 입장에서 (라) 해석
더러움이나 악취를 주검과 연관지어(죽음을 생각하기 싫어함)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예) 육체적 측면에서 시체가 부패하여 해체되거나 소멸된다는 인식이 죽음에 대한 거부와 공포로 작용
5. 자신의 견해에 대한 한계와 보완
실험 결과의 해석에 대한 자신의 견해 선택 후 근거로 뒷받침하고, 자신의 견해가 내포하는 문제점(한계)이 있으면 지적하고 보완함


창의력 요구하는 논제 비중 갈수록 줄어
일반적으로 해결방안 제시 유형의 논제는 주로 ‘창의성’을 중시한다. 그러나 조건부 해결책의 경우는 조건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력이 일차 평가대상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법 제시에 응시자의 독창적 견해가 개입될 여지가 없을 때도 있다. 이 경우 이미 논제와 제시문에 해결 방안이 들어 있다는 뜻이므로 이를 찾아내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즉 문제점이 포함된 제시문에서 해결의 대상(쟁점)을 구체화한 뒤, 조건 제시문에 전제되어 있는 근거를 찾아 해결방안과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근거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연결하는 표현상의 논리적 연결고리일 뿐만 아니라, 방안의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을 측정하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근거가 주장과 잘 부합하고 객관성과 구체성을 갖춤으로써 해결방안의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근거를 제시할 때는 논제가 그 종류나 출처를 제한하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근거의 출처(소재)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다. 조건부 대안 제시 유형에서는 대안뿐 아니라 근거의 범위도 정해져 있는 때가 많다. 독해 시 제시문에 드러나 있는 근거와 함께 그 근거를 토대로 추론 가능한(숨겨진) 근거까지 찾아 메모해가며 읽어야 한다.
대입 논술에서 논술의 본질적 기능을 살려서 출제한다면 창의력 평가를 중시해야 하지만, 근래에는 시험시간을 축소하고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요구하는 논제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통합논술의 평가가 독해를 통한 이해와 분석 능력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의 논술시험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시도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한 반응일 수 있다. 수능 중심의 주입식 교육과 성적 만능주의에 입각한 한 줄 세우기 식 경쟁 중심의 교육환경이 낳은 폐단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창의성 있는 논술문의 희소가치가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논술 문제에서 창의성이란 주장과 근거의 독창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조건부 해결방안 제시형 논제에서 해결방안이 아니라도 창의성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으며, 창의성을 보여줄 방법도 있음을 의미한다.

통합논술의 실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약점 극복 방안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 2012 동국대 수시
(가) 다양한 가치관과 지식을 갖고 있는 보통의 시민들이 자유롭게 개진하는 독립적인 생각과 의견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통합된다면, 이는 의미 있는 사회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러셀은 이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불렀다. 프랑스의 미디어 학자 피에르 레비도 최근 그의 저술에서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지성의 핑크빛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집단지성의 중요한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언론의 여론조사도 실상은 시민의 집단지성을 통해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힘 있는 소수에 의한 지식과 의견의 생산·유통의 독점을 견제하고 다수의 시민이 그 과정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법원의 배심원 제도가 갖는 매력도 같은 것이다. 지식과 의견의 독점이 곧 권력의 독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집단지성의 가치가 분명히 크다. - 중앙일보, 2011년 9월24일자
(나) Social Networking Services(SNS) play a significant role in the formation of new forms of collective identity. For example, studies have found that SNS can help young people who are sexually and gender diverse to meet people and learn from each other, creating the sense of belonging to a broader community. This sense of belonging and acceptance can mean that young people who may be more vulnerable to isolation such as those with chronic illness or a disability, often remain members of an online community long after their initial impetus is gone.
Content sharing plays a major role in cultivating belonging and a sense of collective identity. Sharing written, visual or audio content on SNS that represents or portrays an individual or community experience invites others to engage and relate. Such a mode of ‘sharing’ and ‘connection’ does not require real-time communication and can also mitigate feelings of social isolation.
·diverse: 다양한 · vulnerable: 당하기 쉬운
· chronic: 만성의 · impetus: 자극
· cultivate: 증진하다 · mitigate: 완화하다
(다)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에서 출발한 시민 사회는 그 전개 과정에서 서로 분리된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에 근거해서 움직임에 따라 이기주의, 인간 소외, 계층 갈등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 공동체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시민 공동체는 시민 사회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는 개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인정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회 전체의 이익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이기주의로 전락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집단주의는 개별 인간들의 인격적 존엄성을 무시하고 인간을 사회적·경제적 과정의 단순한 대상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집단주의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구현하는 장점이 있으나, 사회 전체의 우월성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무시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민 사회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나 집단주의를 경계하는 가운데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인격적 권리, 인격적 존엄성 등을 최대한 인정하면서도 사회 전체의 공익을 해치는 이기주의를 경계할 수 있도록 시민 공동체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 교육인적자원부, 고등학교 시민윤리, 2003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에서 기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여러 기능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서 말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나 집단주의를 극복하고 시민 공동체를 형성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서술하시오. (300~350자)
[풀이] 논제는 제시문 (가)·(나)에 기술된 SNS의 긍정적 기능들을 바탕으로, (다)에서 제기한 집단주의나 개인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에서 제기한 문제점(해결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정한 뒤, SNS의 긍정적 기능들을 활용한 시민 공동체의 형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해야 한다.
1. (가)의 요지
· SNS는 집단지성의 유용하고 중요한 매개체다.
· SNS에 의한 집단지성의 가치는 ‘힘 있는 소수의 독점을 견제하고 개인들의 참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 집단지성은 합리적 방식으로 통합된 독립적인 개인들의 의견이 전문가의 판단보다 올바를 수 있다는 개념
2. (나)의 요지
· SNS를 통한 정보공유는 집단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증진시킨다.
· 젊은이들이 사회적 단절감을 완화시켜 고립에서 탈피하게 해준다.
3. (다)의 요지
1) 개인주의: 개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인정(장점), 사회 전체의 이익을 무시하는 이기주의로 전락 가능(단점)
2) 집단주의: 사회 전체의 이익을 구현(장점),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무시(단점)
4. 해결방안
SNS를 통해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시민 공동체 형성
※ 단점(문제점) 극복 과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함

통합논술의 예제
흡연보다 핵발전소를 위험시하는 까닭은?
담배 1.4개비를 피워 암이나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은 핵발전소 32km 부근에서 150년간 살다 방사선 암으로 죽을 확률과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전자보다 후자를 훨씬 더 위험하게 생각한다. 사진은 한 건물의 중간층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다음 논제에 답하시오. - 2011 경희대 수시
(가)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 5천 년 전이나 1천 년 전에는 자연 속에 있는 위험이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큰 위험이 되었다. 현대사회는 이런 자연 속 위험 요인에다 문명의 이기와 과학기술의 산물이 지닌 위험 요인까지 겹쳐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농약,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 핵폭탄, 각종 유해 화학물질 따위 등이 그런 예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를 위협하는 요인들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이런 위험 요소 가운데 특히 식품 유해요소, 곧 식품 자체의 유해성분과 함께 유해첨가물, 식품 중 병원성 미생물 따위가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위험 인식과 관련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진짜 위험과 가짜 위험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유형의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진짜 위험과 가짜 위험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전자는 위험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유형이며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돼지콜레라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거나,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를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 가축 전염병이 돌더라도 평소처럼 이들 축산물을 먹는다. 반면에, 진짜 위험과 가짜 위험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은 방사선(감마선)을 쬔 감자나 양파, 인삼 따위에 방사능 물질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돼지콜레라에 걸린 돼지고기를 먹거나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를 먹으면 사람도 가축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농산물에는 유전자가 들어 있고 일반 식품이나 농산물에는 유전자가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많으면 이른바 식품 파동이 생긴다. 이렇게 위험을 비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그 사회는 미래로 향해 나가지 못한다.
(나) 위험이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평가될 수 있다면, 충격의 정도와 발생 가능성에 의해서 위험 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정책적인 판단을 하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1백만분의 1의 확률로 연간 사망률을 높일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담배 1.4개비를 피워서 암이나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은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이틀간 살고 공해로 죽을 확률, 제트기로 1천 마일을 나는 동안 사고로 죽을 확률, 좋은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번 했을 때 죽을 확률, 핵발전소 20마일 부근에서 150년간 살았을 때 방사선에 의한 암으로 죽을 확률과 같다.
그러나 위험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위험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인 지식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사회적인 가치와 문화적인 배경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은 객관적인 위험 행위로 여겨지지만 나라에 따라서는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느 정도의 환경오염은 필요하다고 공감하기도 한다. 즉, 굶주림에 비하면 환경오염은 덜 위험한 행위로 인식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비자발적인 위험, 불공정하게 분배되는 위험,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 위험을 더 크게 느낀다. 비자발적 위험이란 공해와 같이 자신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는 위험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자발적인 위험인 흡연보다 오히려 비자발적인 위험인 공해가 더 위험하다고 느낀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감추어지고 회복될 수 없는 위험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공장의 폐기물 처리 소홀로 인한 지하수의 오염, 인근에 위치한 고압 전선의 위험성 등이 더 많은 공공의 분노를 일으키는 것도 그런 이유다.
(다) 사회적 자본은 공동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신뢰와 규범, 사회생활의 네트워크이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로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신뢰는 사회적 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의 후생에 영향을 주도록 허용하는 행위, 즉 상대방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가 풍부한 사회는 다양한 구성원 간의 소통과 교류가 촉진되어, 상호협력과 이익이 증대된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붕괴될 경우 사회 구성원 모두 피해를 당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자본의 증진과 사용에서도 역시 공공재의 성격을 띤다.
예를 들면, 현대사회에서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책임이 있는 정부에 대해 국민의 신뢰가 결여되면 사회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고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1970년대 초반 오일쇼크로 인해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미국 연방 정부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을 대체에너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미국 연방 정부는 1974년 펜실베이니아 중부에 위치한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하였고, 1978년 12월에는 스리마일 섬에 제2 원자로를 추가로 건립하였다. 그러나 완공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제2 원자로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미국원자력학회의 조사 결과 실제 누출된 방사능의 양은 병원에서 검진받기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카터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는 누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암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고, 미국 연방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가 난 제2 원자로를 폐쇄하는 등 대응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는 이후 우울증 같은 심각한 정신적 질병을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1979년 9월부터 1983년 8월 사이에 스리마일 섬에서 반경 10마일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조사한 결과 사고 발생 전과 비교하여 우울증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스리마일 섬 인근 주민의 우울증을 유발한 원인은 바로 자신이 방사능에 노출됨으로써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인접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있었다. 주민들은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가 지역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았던 것이다.
[논제] 제시문 (나)와 (다)에 근거하여 제시문 (가)의 입장을 비판하고, 이 비판에 근거하여 위험인식을 둘러싼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601~700자)
[풀이] 논제는 서로 다른 위험 인식 방법을 서술하는 (나)와 (다)를 근거로 (가)의 입장을 비판하고, 그 근거로써 위험 인식을 둘러싼 사회갈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두 가지 요구를 하고 있다. ①먼저 비판 대상의 비판점을 확정한 후, ②(나)와 (다) 각각의 위험 인식 논의를 바탕으로 (가)를 비판한다. ③그런 다음 ②에서 제시한 근거를 활용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1. (나)의 요지
·위험에 대한 판단(인식)에는 객관적 지식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배경이 고려돼야 함
·사람은 비자발적이고 불공정하게 분배되는 위험,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 위험을 더 크게 느낀다.
2. (다)의 요지
대중의 위험 인식은 그 사회의 신뢰 수준 혹은 사회적 자본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
※ 신뢰는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 신뢰가 풍부한 사회는 상호협력과 이익이 증대되나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피해를 당하게 됨.
3. (가)의 요지
우리 사회에는 진짜 위험과 가짜 위험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과학적 인식 유형과, 진짜 위험과 가짜 위험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비이성적 사고 유형의 사람이 있다. → 위험을 비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
4. 해결방안
바람직한 위험 인식 방안을 (가), (나), (다)에서 찾아 조화 또는 혼합하여 제시하고, 그것이 사회갈등의 해소에 어떤 긍정적 역할을 하는지 논증한다.


예리한 관찰력과 자유로운 상상력 필요
추론은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바탕으로 모르던 사실을 추측하는 논리 과정이다.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에서 추출한 근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가정하고(가설)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해가는(논증) 과정이다.
대입 논술에서 추론을 요구하는 논제는 ‘추론하라’고 명시한 경우와, 논제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논제 해결 과정에 추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통계자료나 도표를 자료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수한 사실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수리 논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추론 방법에는 보편적 진리나 일반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이끌어내는 연역추론, 개별적이거나 특수한 사실들을 통합하여 일반적 결론을 도출하는 귀납추론, 유사한 다른 대상(또는 현상)과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목적 대상(현상)의 새로운 사실을 추리하는 유비추론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어진 조건과 결과 사이의 논리적 타당성을 밝히는 논증에는 연역추론이, 사례와 관련된 논증에는 귀납추론이나 유비추론이 많이 쓰이지만 공식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다.
추론을 요구하는 논제의 형태는 다양하다.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을 바탕으로 이미 드러난 결과를 논증하는 형태, 앞으로 나타날 결과를 예측하는 형태, 그리고 이미 나타난 결과로부터 전제조건이나 상황을 역으로 추적하는 형태 등이 있다. 어떤 형태든 특정한 조건이나 상황에서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에 반드시 존재하는 근거(결과를 필연적으로 이끄는 이유)를 찾아 논증한다는 것에는 다름이 없다. 이때 주의할 점은 논리적 비약이나 성급한 일반화, 또는 순환논증 등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또 논거의 기본 요건인 객관성과 구체성·독창성 등을 잘 갖췄는지에도 유의해야 한다.
추론을 요하는 논제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논리적 사고 능력이다. 그러나 주어진 제시문이나 자료에 전제된 조건이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근거를 추출하는 과정은 심층적 독해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독해력과 분석력이 평가에 포함된다. 나아가 특수한 사실을 확대해석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예측하는 과정에서 창의력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창의적 추론은 합격을 위한 고득점의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창의적 추론의 기본 요건은 예리한 관찰력과 자유로운 상상력 및 다양한 관점에서 적용하는 응용력이다. 먼저 날카로운 관찰력은 제시문이나 자료의 분석 과정에서 대상의 특이점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특이점은 제시문의 내용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고 어휘나 문장의 특별한 표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 방법은 육하원칙에 따르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왜?’에 해당하는 질문은 논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문이다.
한편 창의적 추론에는 가정을 통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전제조건이나 상황에 대해 ‘만약 ~하다면(~이라면)’이나 ‘만약 ~하지 않는다면(~이 아니라면)’ 등의 가상적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추론한 다음, 도출된 결론을 적절한 근거로 논증하는 것이다. 이는 ‘가설-증명’의 방식으로 상상력에 논리적 근거를 입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던지는 ‘만약 ~라면 어떨까?’나 ‘혹시 ~인(한) 것은 아닐까?’와 같은 질문이 창의력의 원천이라면 특별한 천재가 아니라도 누구나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방증이 될 터이다.

■ 통합논술의 실제
“대학은 학문을 학문 자체로 추구해야”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나) 대학의 사명은 학문을 학문 자체로서 추구하는 것이다. 지식 전달도 반드시 학문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없다. 지식만의 전달은 ‘스스로의 피상성을 알지 못하는 피상성’을 길러낸다.
교육의 핵심은 정신의 도야이다. 앎과 인식과 지혜는 여기에서 나와야 한다. 그것은 그 자체로의 의미를 갖는다. 정신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이 일정한 도덕적 가르침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정신과학의 분야에서도 대학의 기능은 독단적 확신을 심어주고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 핵심은 자유로운 정신이다. 위대한 학문적 업적은 자율과 자유의 정신에서만 이루어진다.
학문의 이러한 이상은 우리 전통에서의 학(學)에 대한 인식과 비슷하다. 가장 간단하게 말하여, 위기지학(爲己之學)이란 말은 바로 비슷한 학문의 이상을 나타낸다. 이것은 학문이 이기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학문-다른 사람의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을 얻으려고 하는,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 스스로 얻어질 깨달음의 수업-이라는 것을 말한다. 물론 사회와 정치는 유학의 핵심적인 관심사이다. 그러나 이론과 이상에 있어서 학문의 목적은 학문 자체에 있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러한 순수한 학문의 연수야말로 공적인 책임을 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길이었다.
- 경향신문 2009.2.11.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김우창칼럼] 스스로를 위한 학문
(라) 1. 인간은 자연의 사용자 및 해석자로서 자연의 질서에 대해 실제로 관찰하고, 고찰한 것만큼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다. 그 이상의 것은 알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다.
3. 인간의 지식이 곧 인간의 힘이다.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어떤 효과도 낼 수 없다. 자연은 오로지 복종함으로써만 복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고찰에서 원인으로 인정되는 것이 작업에서는 규칙의 역할을 한다.
81. 학문이 진보하지 못한 또 하나의 유력한 원인은 연구의 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 목표가 모호한 상태에서 무슨 진보가 있겠는가? 학문의 진정한 목표는 여러 가지 발견과 발명을 통해 인간 생활을 풍부하고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121. (…) 우리가 만든 자연지에 흔해빠진 것들이 들어 있다고, 저속한 것들이 있다고, 시시콜콜한 것들이 많다고, 온통 쓸모없는 것뿐이라고 시시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어떤 거만한 군주가 한 여인의 탄원을 군왕의 위엄을 손상시키는 것이라 하여 들을 가치가 없다고 물리치자 그 가련한 여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시면 왕 노릇을 그만두시지요.” 단언하건대 그런 미세한 것들을 시시한 것이라고 시시콜콜한 것이라고 외면하는 사람은 자연에 대한 통치권을 획득하는 것도 행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129. (…) 위대한 발견을 하는 것은 인간의 행위 중에서 가장 탁월한 행동이다. 고대인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은 새로운 사물을 발견한 사람들을 신격화해서 그 영예를 드높였지만, 국사에 공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영웅의 영예를 부여하는 데 그쳤다. 누구라도 양쪽을 제대로 비교하고 보면 고대인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발견의 혜택은 인류 전체에게 미치지만 정치상의 혜택은 특정한 장소에 한정되는 것이고, 또한 후자의 혜택은 기껏해야 2, 3대에 그치지만 전자의 혜택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적 개혁은 보통 폭력과 혼란을 동반하지만, 발견은 축복과 혜택을 가져올 뿐, 아무도 해치거나 괴롭히는 일이 없다. (…)
인간의 야망을 세 등급으로 나누어 살펴보아도 좋을 것이다. 첫째는 자신의 세력을 자기 나라 안에서 확대하려는 사람의 야망인데, 이것은 하등의 천박한 야망이다. 다음은 자기 나라의 권력과 지배권을 인류 전체에 확대하려고 하는 사람의 야망인데, 이것은 품위는 좀 있지만 여전히 탐욕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야망이다. 그런데 인류 자체의 권력과 지배권을 우주 전체에 대해 수립하고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야망은 앞의 두 가지 야망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건전하고 고귀한 것이라 하겠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권은 오직 기술과 학문에 달려 있다. 자연은 오로지 복종함으로써만 복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신기관>
[문제] (라)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학의 사명에 대해 (나)와 같은 글을 쓴다고 생각하고, “대학의 사명은”으로 시작하는 글을 쓰시오.(300자 내외) - 2011 성신여대 모의
[풀이] 프랜시스 베이컨은 경험적 방법론, 즉 경험과 실험을 바탕으로 한 귀납법을 지식의 원천이라 주장한 학자다. (라)와 같은 생각은 ‘참된 귀납법을 통해서 얻은 지식만이 인류에게 유용하다’는 거다. 베이컨이 (나)와 같은 글(대학의 사명에 대한 글)을 쓴다면 어떻게 썼을지 추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라)에 나타난 베이컨의 사고방식을 이해한다.
2) 대학의 사명을 지식, 학문, 기술, 공헌 등의 용어와 연관 지어 서술한다.
3) 지식이나 탐구 방법 등이 귀납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나도록 서술한다.
1. 제시문 (나) 글의 성격 - 칼럼은 시평(時評)이라고도 하며 시사에 대한 간단한 평론을 이르는 것으로 필자의 주장이나 의견이 포함되어 있는 일종의 논설문이다.
2. 제시문 (라)를 통해 알 수 있는 베이컨의 생각
1) 인간은 자연의 해석자, 사용자로서 자연을 이해하는 데는 끊임없는 관찰(경험)이 필요하다. - 귀납적 사고
2) 지식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통치)하는 힘의 원천이다. - 베이컨의 지식관
3) 학문의 목표는 다양한 발견과 발명을 통해 인간 생활을 풍부하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 대학의 사명
※ 300자 내외로 써야 하므로 서술할 대상의 가짓수를 정한 뒤, 이를 문장의 개수로 계량하여 분량 조절

■ 통합논술의 예제
숙명을 거부했던 나폴레옹
※ 제시문을 읽고 논제의 요구를 자세히 분석해 보세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한겨레> 자료사진
(가) 다음은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약술한 것이다.
·1769년 8월15일 지중해의 작은 섬 코르시카에서 출생함. 나폴레옹의 집안은 프랑스의 코르시카 점령에 항의하기 위해 ‘파스콸레 파올리’가 이끄는 독립운동에 참여하였으나, ‘파스콸레 파올리’가 망명하자 프랑스 측으로 전향하여, 가문의 명칭을 ‘부오나 파르테’에서 프랑스식인 ‘보나파르트’로 바꾸고 귀족 자격을 얻음.
· 1779년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유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함.
· 1784년 파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4년 과정을 불과 11개월 만에 수료함.
· 1785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포병 소위로 임관함.
· 1789년 바스티유 감옥 함락 소식을 듣고 프랑스 혁명에 참가하였다가 체포됨.
· 1792년 코르시카로 귀향하여 국민위병대의 중령이 되지만, 프랑스 왕당파와 가까웠던 ‘파스콸레 파올리’와 균열이 생겨 일가족과 마르세유로 도피함. 마르세유에서 유복한 상인 집안의 딸 ‘데지레 클라리’와 약혼함.
· 1793년 프랑스군 대위로서 왕당파의 반란군을 진압하는 최초의 무훈을 세워 사단장이 됨.
· 1794년 공안위원장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가 실각하여 처형된 후 감옥에 갇힘. 이후 석방되어 혁명 정부의 총재 ‘파울 바라스’에게 등용됨.
· 1795년 파리에서 왕당파의 봉기가 일어나자 수도 시가지에서 대포를 쏘는 대담한 전법으로 진압함으로써 사단장이 됨.
· 1796년 ‘데지레 클라리’와 파혼하고, 귀족의 미망인으로 ‘파울 바라스’의 애인이기도 한 ‘조제핀 드 보아르네’와 결혼함. ‘파울 바라스’에 의해 이탈리아 원정군의 사령관으로 발탁됨.
· 1797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점령함.
· 1798년 이집트의 피라미드 전투에서 승리함.
· 1799년 영국과 오스트리아가 동맹을 맺고 프랑스의 왕정복고를 명분으로 내세워 프랑스를 위협하자, 혁명 정부의 명령도 받지 않고 귀국함. 의사당에서 자신의 정부를 승인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오백인회가 이를 거부하자 쿠데타를 일으켜 오백인회를 해산함. 3명의 통령들을 두는 새 헌법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쳐 원로원으로부터 10년 임기의 제1통령으로 임명됨.
· 1800년 연합국에 강화를 제의하지만 거절당하자, 실패할 것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알프스를 직접 넘어 마렝고 전투에서 오스트리아를 굴복시킴. 이때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함.
· 1801년 오스트리아와 강화하여 라인 강의 절반을 할양받음. 북이탈리아 등을 프랑스의 보호국으로 만듦.
· 1802년 종신통령이 되어, 자신의 독재권을 더욱 강화함.
· 1804년 각 지역의 여러 가지 관습법과 봉건법을 하나로 통일한 최초의 민법전인 ‘나폴레옹 법전’을 제정함. 국민투표를 거쳐 황제로 즉위함.
·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넬슨이 이끈 영국 해군에 완패함.
· 1806년 대륙봉쇄령을 내려 유럽 국가가 영국과 교역하는 것을 금지함. 프로이센이 영국, 러시아, 스웨덴과 더불어 대프랑스 동맹을 조직하자, 10월에 프로이센군을 물리치고 베를린에 입성함.
· 1807년 폴란드로 진격함. 프로이센을 구원하러 온 러시아군을 격파함. 프로이센의 영토를 축소시키고, 폴란드 지역을 하나로 묶어 바르샤바 대공국을 세움.
· 1808년 스페인을 점령함.
· 1810년 황후 ‘조제핀 드 보아르네’와 이혼하고, 오스트리아 황제의 딸 ‘마리 루이즈’와 혼인함.
· 1812년 60만 대군을 이끌고 대륙봉쇄령을 어긴 러시아를 공격하여 모스크바를 점령함.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도시와 곡식에 불을 질렀기 때문에 겨울을 넘기기 어려워 퇴각하다가 뒤쫓아 온 러시아군에 대패함. 대프랑스 동맹이 새로이 결성됨.
· 1814년 대프랑스 연합군에 포위되어 3월에 파리가 함락됨. 나폴레옹은 퇴위를 강요당하여 지중해의 작은 섬인 엘바 섬으로 추방됨.
· 1815년 엘바 섬을 탈출하여 파리로 돌아와 복위하나,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과 프로이센의 연합군에 완패하여 백일천하가 끝남.
· 1821년 5월5일 유배지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사망함.
(나) 손금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 감정선: 마음의 움직임, 감정 등의 판단 근거
· 결혼선: 이성에 대한 태도, 연애, 결혼 등의 판단 근거
· 권력선: 권력, 명예, 야심, 욕망 등의 판단 근거
· 두뇌선: 지능, 재능 등의 판단 근거
· 생명선: 건강, 체력, 수명의 장단 등의 판단 근거
· 운명선: 운세의 강약, 직업, 직장, 사회생활 등의 판단 근거
· 재운선: 금전운, 의식주 등의 판단 근거
· 태양선: 창의력, 인기, 재능, 명예, 행복 등의 판단 근거
[논제] 나폴레옹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끊어져 있던 손금의 선을 칼로 그어 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제시문 (가)에 약술된 나폴레옹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 하나를 들고, 그 사건과 관련하여 나폴레옹이 언제, 어떤 마음으로, 어느 손금을 바꾸었을지 제시문 (나)의 내용을 토대로 상상하여 서술하시오. 또한 ‘손금’은 나폴레옹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었을지 서술하시오. (800 ± 200자) - 2012 서울대 정시
[풀이] 서울대학교 발표를 보면 이 논제의 출제의도는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사고 과정의 논리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즉 세 가지 질문을 통하여 수험생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을 평가함과 동시에, 추론 과정에서 제시한 근거의 타당성을 중심으로 논증력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1. 나폴레옹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사건을 선택하고 그 근거를 제시한다.
→ 나폴레옹의 삶의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사건이나, 그가 처한 전환기적 사건을 선택한다.
2. 어느 시기에, 어떤 마음으로, 어느 손금을 바꾸었을지 (나)를 바탕으로 추론한다.
→ 정해진 운명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여길 만한 사건이나 문제를 (가)에서 찾고(시기), 그 사건의 성격에 부합하는 손금을 (나)에서 선택한 후, 그 이유를 심적 동기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3. 앞의 과정을 근거로 나폴레옹의 손금에 대한 인식(운명에 대한 인식)을 추론한다.
→ ‘손금’은 정해진 운명이지만, 자신의 손으로 끊어진 부분을 칼로 그어서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추론한다. 이때 수험생의 견해나 역사 지식, 상식 등을 바탕으로 타당한 근거를 구성하여 제시해야 한다.


근거 없이 비판점만 나열하지 말자
근래 대입 통합논술에서 출제되는 비판이나 평가 문제는 대부분 조건이 주어진다. 조건부 비판이나 비평 논제에서 주어지는 조건은 근거의 출처를 제한하는 구실을 한다. 이는 비평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건(제시문이나 자료)에 대한 심층 독해(분석)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가 들어 있기도 하다. 심층 분석력은 논리력뿐 아니라 사고의 폭과 깊이를 변별하는 요소로도 작용하므로 창의력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동일한 제시문에서 다른 학생들이 미처 읽어내지 못한 (숨겨진) 정보나 논리를 찾아내는 것을 독창적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조건부 비판 논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비판 대상을 확정하고 대상이 지닌 비판점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일이다. 비판의 대상이 제시문의 논지인지 관점인지, 특정한 행위 또는 사례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비판점은 대상이 지닌 문제점이나 단점(한계) 또는 논리적 오류 등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주어진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또는 평가)에는 반드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주어진 조건에는 활용될 근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시문이나 자료를 분석하면서 발견되는 비판점을 정리해 둔 다음 주어진 조건과 대응시켜 보아야 한다.
다음은 조건 제시문이나 자료에서 근거를 찾는 일이다. 조건 제시문의 근거는 사실일 수도 있고 소견일 수도 있다. 또한 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단지 논의의 범위만 제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논제가 제한한 조건이므로 이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근거를 찾을 때는 비판 대상의 성격과 비판점을 염두에 두고 자료를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한다. 근거는 겉으로 드러난 것뿐 아니라 주장이나 판단을 필연적으로 이끄는 논리적 전제나 숨겨진 정보일 수도 있으므로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또 근거는 다양하고 참신할수록 비판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으므로 발견되는 대로 정리(표시)해 두도록 한다.
끝으로 분석한 결과들을 조합하여 논술문을 작성하는 일이다. 먼저 논제의 요구사항과 분량을 고려하여 개요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때 비판할 점과 근거를 적절히 대응시켜야 한다. 대응 방식은 다양하다. 비판점이 한 가지로 한정된 경우에도 근거는 여럿일 수 있고, 비판점이 여럿인 경우 각각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유의할 점은 근거 없이 비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학생들의 답안에는 근거 없이 비판점만 나열하거나, 비판점과 근거를 잘못 대응시킨 경우가 많다.
조건부 비판 논제의 해결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논제의 요구와 조건을 정확히 파악한다.
● 비판 대상과 비판점을 찾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 활용할 근거의 범위(조건)를 분명히 이해한다.
● 근거의 내용을 구체화하여 낱낱이 정리(표시)해 둔다.
● 개요를 작성하면서 비판할 점과 근거를 대응시킨다.
● 비판 대상과 근거의 논리적 타당성을 검토한다.
통합논술의 실제
사회적 기업의 진정한 의미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가 설을 1주일 앞둔 지난 1월17일 사회적 기업인 ‘떡 프린스’ 1호점을 방문해 청각장애 직원들과 가래떡을 만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산과 판매 등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은 이윤 추구를 우선시하는 ‘기업’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 모순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초래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매출 신장과 이윤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이며 시장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한다. 반대로 사회적 서비스를 위한 민주적 의사결정체제의 구비, 취약 계층의 고용 비율의 확보, 사회 서비스 제공의 의무화 등의 요건은 수익 창출을 근본적으로 막게 한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기업이 외부로부터 재정 지원 없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립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 결과로 정부는 사회적 기업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데, 정부 지원이 단지 인건비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반인의 호의적 인식 때문에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승인을 남발하여 예산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게 사회적 기업을 도와주도록 암묵적으로 강요할 수 있다. (마) 신자유주의적 경쟁의식이 21세기 대학들의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동력이 되어 대학들을 이기적이고 이익 중심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 결과 대학들은 점차 상업화, 시장화되고 있고, 교수와 학생들은 경제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가고 있다. 이는 대학에 이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이른바 대학의 기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사회와의 호혜적 파트너십에 기반을 둔 사회봉사적 사명을 다하고, 이를 통해 교육철학과 학문적 연구 역량을 지역 및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재결집함으로써 사회문제의 해결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는 ‘공공선(公共善)을 위한 공공선’이 되어야 한다. 비록 21세기 대학들이 교육과 연구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지만, 교육과 연구는 사회봉사적 활동 안에서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에 대한 대학의 능동적인 참여를 강조한다. 대학이 각 전공영역들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여 사회문제의 해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이를 통하여 대학의 사명을 다하고자 할 때, 교육·연구·봉사 간 유기적 통합을 추구할 때 대학은 공공선으로서의 대학의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저소득계층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어서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하거나, 대학의 연구자가 사회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거나 혹은 사회적 난제에 대한 성찰적 논의의 장으로 대학 캠퍼스를 사회에 개방한다면, 이는 단순히 그 해당 학생과 연구자 혹은 논의의 장에 참여한 사람들만의 혜택은 아닐 것이다. 이는 곧 우리 사회 전체의 혜택인 것이다.
[논제] 제시문 (마)의 논지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의 내용을 비판하시오. (601자~700자) - 2011 경희대
[풀이] 논제의 요구는 제시문 (다)에서 비판점을 찾고 (마)에서 그 근거를 찾아 대응시키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두 제시문을 훑어 읽어보면 각각의 중심서술대상이 ‘사회적 기업 활성화 정책의 문제점’과 ‘대학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다)에서 비판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의 부정적 측면을, 일종의 사회적 기업인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마)의 논지를 근거로 비판하라는 것이다. 논제를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해결해보자. ① (다)에서 제시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비판의 근거를 요목별로 정리(표시)해 둔다. ② (마)에서 제시한 대학의 사회적 책임 수행 사항(근거 사례)들을 하나하나 정리(표시)한다. ③ (다)에서 내세운 사회적 기업 비판 근거를 부정할 수 있도록, ②의 항목과 대응시켜 비판한다.
1. (다)의 논지와 근거
1) 논지: 사회적 기업은 목적과 운영 측면에서 본질적 모순을 지닐 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2) 근거 ●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책임 수행’과 ‘기업의 이윤 추구’라는 경영 목적이 충돌한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근로자의 인건비를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2022>정부가 사회적 기업의 승인을 남발하고 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 ● 사회적 기업의 정부 의존도만 높아지고, 취약계층의 일반 기업에 대한 취업 의지나 도전의식을 꺾는다.
2. (마)의 논지와 근거
1) 논지: (일종의 사회적 기업으로서) 대학은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2) 근거(사례) ● 대학의 상업화 추세에도 대학들은 공공선을 추구 -저소득층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어 양극화 문제 해결에 일조한다. ● 대학은 연구성과를 사회와 공유하거나 사회문제에 대한 창의적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정부한테서 받은 지원을 사회에 환원한다. ● 대학은 교육을 통해 저소득층 자녀들이 취업경쟁력을 갖게 하고,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역량을 키워준다.
통합논술의 예제
유토피아 열망은 폭력을 낳기 쉽다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모어.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나는 아주 단순한 세상을 그렸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보다도 단순했다. 달에 가서 천문대 일을 보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다면 아버지는 오십억 광년 저쪽에 있다는 머리카락좌의 성운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아버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다. 몸은 화장터에서 반 줌의 재로 분해되고, 영호와 나는 물가에 서서 어머니가 뿌려 놓는 재를 보며 울었다. 난장이 아버지가 무기물로 없어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아버지는 생명을 갖는 순간부터 고생을 했다. 아버지의 몸이 작았다고 생명의 양까지 작았을 리는 없다. 아버지는 몸보다 컸던 고통을 죽어서 벗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잘 먹일 수 없었다. 학교에도 제대로 보낼 수 없었다. 우리 집에 새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본 적도 없었다. 영양부족으로 일어나는 이상 증세를 우리는 경험했다. 단백질의 부족이 빈혈·부종·설사를 부르고는 했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했다. 열심히 일하고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잃었다. 그래서 말년의 아버지는 자기 시대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었다. 아버지 시대의 여러 특성 중의 하나가 권리는 인정하지 않고 의무만 강요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경제·사회적 생존권을 찾아서 상처를 아물리지 못하고 벽돌 공장 굴뚝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아버지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사랑에 기대를 걸었었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의 지배 계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했었다. 인간이 갖는 고통에 대해 그들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네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 버리고, 바람도 막아 버리고, 전깃줄도 잘라 버리고, 수도선도 끊어 버린다. 그런 집 뜰에서는 꽃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날아들어갈 벌도 없다. 나비도 없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강요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나) 유토피아주의는 합리주의의 한 형태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나는 이 유토피아주의가 나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합리주의와는 아주 다른 형태의 합리주의라는 것을 밝혀야겠다. 우선 우리의 모든 정치적인 행위가 기여해야 하는 목적으로서 어떤 사회의 이상적인 상태를 선정하는 유토피아적인 방법은 폭력을 낳기 쉽다는 것을 나는 다음과 같이 논증할 수 있다. 정치적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을 과학적으로나 완전히 합리적인 방법으로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상태란 어떤 것이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의견의 다양한 차이는 논증의 방식으로는 언제나 제거할 수 없다. 이상적인 상태에 대한 이와 같은 의견 차이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종교적인 의견 차이의 성격을 띨 것이다. 그리고 이 상이한 유토피아적인 여러 종교 간에는 어떠한 관용도 있을 수 없다. 유토피아적인 목적은 합리적인 정치적 행위와 논의의 기초 구실을 하는 것으로 계획되었으므로, 유토피아주의자는 자신과 동일한 유토피아의 목적을 공유하지 않는, 즉 자신과 동일한 유토피아 종교를 신봉하지 않는 경쟁 상대는 설득해서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거나 분쇄해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유토피아적인 목표의 길은 멀고, 그의 정치적인 행위가 합리적이기 위해서는, 경합하고 있는 여러 유토피아적인 견해를 분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모든 기억을 가능한 한 근절해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토피아의 건설기가 사회변혁의 시기가 되기 쉽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합하는 목적을 억압하기 위한 폭력적 방법의 사용은 더욱 절박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변혁기에는 생각도 변하기 쉽다. 그러므로 유토피아적인 청사진이 결정된 시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것이 나중에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만일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유토피아로의 접근 전체가 좌절될 염려가 있다. 또한 우리 자신들이 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치렀을 일체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혀 아무 데도 이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우리가 새로운 목적에 맞추어서 방향을 바꾼다 해도, 우리는 다시 전과 똑같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 변경을 피하기 위해서는 폭력 -그것은 선전, 비판의 억압, 모든 반대파의 전멸을 포함한다 -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와 함께, 유토피아의 계획자들과 그 유토피아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유토피아 기사들은 예지와 선견지명을 갖고 있다는 단언이 시작된다. 이렇게 해서 유토피아 기사들은 전지전능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신이 된다. 그대들은 그들 외에 다른 어떤 신도 섬길 수 없으리라!
[논제] 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의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 대하여 평가하시오. (400±40) - 2010 숙명여대 수시
[풀이] 논제의 요구는 유토피아 사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나)의 관점을 바탕으로 (가) 소설에 나타난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평가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제의 요구에는 (가)에서 아버지가 자신이 꿈꾼 세상(유토피아)을 건설하기 위해 설정한 일련의 과정에 모순된 점이 있거나 무언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가)에 대한 평가는 (나)의 관점에서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논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음의 과정을 생각할 수 있다. ① (가)를 훑어 읽고 소설의 상황을 대충 파악한 다음 (나)를 심층적으로 독해하여 유토피아주의의 부정적 측면(문제점)을 분석해낸다. ② (가)를 정독하여 ‘아버지가 꿈꾼 세상’(유토피아적 세계관) 건설에 전제된 모순이나 뒤따르는 문제점(또는 부작용)을 찾아낸다. ③ (가)에서 찾은 비판점과 (나)에서 추출한 근거를 대응시켜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1. 제시문 (가)의 논지와 근거
1) 논지: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든 사람이 사랑으로 맺어져야만(사랑을 강요하는) 하는 세상이다. 2) 근거 <2022>아버지는 권리는 인정하지 않고 의무만 강요하던 시대에 살았다. -열심히 일하고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갖지 못했다. <2022>(아버지 생각에) 탐욕으로 인한 부는 사랑의 상실을 의미한다. →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은 함께 살 권리를 박탈해야 한다.
2. 제시문 (나)의 논지와 근거
1) 논지: 유토피아주의는 실천 과정에서 목적 달성을 위해 억압과 강요를 수반하고 폭력을 정당화한다. 2) 근거 <2022>정치적 유토피아주의는 우리가 믿고 있는 합리주의와 다른 합리주의로, 아주 배타적이어서 과학적(이성적) 합리성으로 이해할 수 없다. → (목표지상주의적 합리성으로 인해)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다. ● 사상이나 종교에 따라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다를 경우 필연적으로 충돌한다. ● 유토피아 건설기는 사회변혁의 시기로 생각하는 바, 목적하는 바가 변하기 쉽다. → 목적이 다르거나 과정이 다른 대상(또는 반대파)에 대한 투쟁이나 제거 행위가 뒤따를 수 있다. 양자 간 합의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합의 과정에서도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 ※ 평가 대상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 것● 긍정적인 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 점 ● 부정적인 면 -사랑을 ‘강요’한다는 점 ← (나)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함


반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자
근래 대입 논술의 출제경향을 보면 평가 유형의 논제가 늘고 있다. 평가 유형의 논제는 ‘평가하라’나 ‘비평하라, 논평하라, 평하라’ 등의 명령어가 쓰인 것들이다. 평가형 논제의 해결 과정은 평가 대상, 기준, 근거, 평가 내용(결과) 등 네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평가의 대상에는 제시문에 나타난 주장, 관점, 특정 정보 등과 논제에서 정한 쟁점, 쟁점에 관한 논의 과정 및 결과 등이다. 평가의 대상이 하나일 때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면 되나, 대상이 여럿일 경우는 논제의 요구사항이 각각의 대상에 대한 독립적 평가인지, 다수의 대상에 대한 비교 평가인지 잘 살펴보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평가의 기준은 타당성, 가능성, 영향력, 성과(성적), 다양한 측면의 가치 등으로 대부분은 논제의 요구에 드러나 있다. 평가의 근거는 제시문에 나타난 논지나 특정 정보 또는 응시자가 지닌 상식이나 배경지식 등으로, 평가 기준에 부합하고 논제의 제한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논제는 평가의 대상이나 범위, 기준, 근거의 소재, 결과의 표현 형식까지 한정하므로, 치밀한 논제 분석과 동시에 개요를 작성한 뒤 논제의 요구사항에 맞는지 검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평가의 내용은 크게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로 나눌 수 있다. 긍정적 평가는 평가 대상의 구체적인 장점을 드러내고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부정적 평가도 평가 대상의 단점이나 문제점, 대안의 한계 등을 드러내고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와 형식이 같다. 그러나 견해에 대한 비판적 평가나 해결방안에 대한 부정적 평가일 경우에는, 평가 과정에서 지적된 단점의 보완책이나 한계의 극복 방안을 함께 약술하는 것이 좋다. 이는 평가의 목적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논술문을 한 편의 글로 완성했다는 의미도 된다.
1. 긍정적 평가에도 숨겨진 단점이나 한계는 있을 것
어떤 대상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라 해도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단점이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숨겨진 한계를 찾아 보완책을 덧붙인다면 높은 득점을 할 수 있다. 긍정적 평가에 뒤따르는 한계점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쟁점에 대한 반론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만약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거나, 자신의 평가에 대한 반론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가 파고들 문제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보완점 제시는 논제가 요구하지 않는 한 필수적인 것은 아니므로 무리하거나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2. 부정적 평가에 뒤따르는 문제점은 극복되어야
대상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는 필연적으로 평가 대상이 논리적 오류나 문제점 또는 한계를 지니기 마련이다. 이 경우 문제점을 추출하기만 하고 끝내면 글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간략하게나마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계의 보완점이나 문제의 극복 방안은 부정적 평가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때도 논제의 특별한 요구가 없다면 필수적 과정은 아니므로 서술의 주류가 되지 않도록, 답안의 말미에 덧붙이는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특히 논제의 주된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개요 작성 때 주어진 분량을 고려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국가 권력에 맞서 생겨난 게 시민사회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제시문 (가) 하늘에서 타고난 재주와 기력은 사람의 지혜로 어찌할 수 없으므로 타고난 인품을 통일할 방법은 없지만, 모든 사람의 사람된 도리와 권리를 하나로 통일시키기 위해서 국가의 대업과 정부의 법도가 세워졌다. 의롭지 못한 무리들은 과격한 기질로 그러한 질서를 파괴하고 자기들의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성으로 힘을 제어하여 일정한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정부가 만들어진 근본 뜻이다.
정부의 직분은 나라의 정치를 안정되고도 온전히 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태평스러운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 법치를 확립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원통하거나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외국과의 교제를 신의 있게 하여 나라가 분란의 우려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군대 양성과 도로 건설, 학교 설립과 같은 공공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한 나라의 안녕과 문명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한 나라가 개화되었는지 미개한지의 구별은 정부가 공공사업을 시행하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군대가 없으면 외국의 침략이나 국내의 반란이 있을 때 무슨 방법으로 방어하며 진압하겠는가. 도로를 건설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어찌 편리하게 이동하겠으며, 학교를 설립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어찌 윤리와 기강에 밝고 기술에도 정통하여 풍속이 문란해지거나 가난한 지경에 이르지 않기를 기약하겠는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람들이 어떠한 생업에 종사하든지 자신들의 생애를 편안히 하여, 집안에서는 부모를 봉양하고 형제 처자와 즐거움을 누리며, 집 밖에 나가서는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재미있게 놀더라도, 도둑을 맞을 우려와 재앙을 만날 공포가 없는 것이 모두 정부의 덕택이다. 만약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에 정부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약한 자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디에 호소하며, 강폭한 자가 무도한 행위를 저지른들 누가 막아주겠는가.
제시문 (나) 좁은 의미에서 ‘공적’(公的)이라는 말은 ‘국가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다. 이런 속성은 사법권의 규제와 정당한 강제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국가기구의 기능과 연관된다. 국가기구의 권력에 맞서 생겨난 것이 시민사회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에 따르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근대적 관계는 ‘사회적인 것’의 등장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때 그녀가 의미했던 것은 바로 사적 영역이 공적인 것과 연관성을 가진 그러한 사회의 영역이다. 즉, “단지 살기 위해서 상호 의존한다는 사실이 공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단순한 생존에 관련된 활동이 공적으로 등장하는 곳이 사회다.”
시민사회의 사적 영역에 관한 공중(公衆)의 관심사가 더 이상 공권력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제한되지 않고, 공중이 그 관심사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면서 시민사회의 공적 영역은 더욱 발전했다. 한편으로 이제 국가에 맞서게 된 사회는 사적인 부문을 공권력에서 분명히 분리시켰고, 또 다른 한편으로 경제적 재생산의 문제를 사적인 가정의 범위를 넘어 공중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문제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국가와 시민사회가 행정절차를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지점에서 공중은 자신들의 이성을 사용하여 비판적 판단력을 키웠다.
시민사회의 공론장(公論場)은 개인들이 결집한 공중의 영역으로 파악될 수 있다. 공권력 그 자체에 대항하여 시민사회는 이제 국가에 의해 규제되어 온 공적인 영역을 차지하고자 했다. 그 결과 시민사회는, 기본적으로 사적 영역에 속하지만 공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상품교환과 사회적 노동에 관한 관계들을 규제하는 일반적인 규칙을 놓고서 공권력과 논쟁을 벌였다. 정치적 대결의 매개가 시민들이 공적인 용도로 사용한 이성이었다는 점은 매우 특수하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기능하는 공론장은 18세기로 넘어가는 문턱의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잡지와 신문은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공중의 비판적 기구로 가장 먼저 자리잡게 되었다. 이 시기에 <타임즈>(The Times)와 같은 새로운 거대 일간지와 더불어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공중의 다른 제도들도 출현했다. 공적 집회도 그 규모와 횟수가 증가했고 정치적 연합체 역시 많이 생겼다.
[문제] 아래에 소개된 공공성의 속성이 제시문 (가), (나) 각각에 제시된 공공성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자신의 답변을 제시하고 그 근거를 밝히시오. (800자 내외로 쓰시오. 30점) - 2010 연세대 수시
공공성이란 공중에 관련된 모든 것을 누구나 보고 들을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공개해야 함을 의미한다.
[풀이] 논제는 공공성의 주체를 개인, 시민사회, 정부(공권력)로 설정하고 있다. 논제 아래에 추가로 제시된 공공성의 속성은 ‘공개성’이다. 여기서 공개성이란 시민(공중)과 관련된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야 하며 정보 접근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로 이해될 수 있다. 논제는 이 공개성의 원칙을 실현하는 데 정부와 시민사회가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근거와 함께 밝히기를 요구하고 있다.
1. 제시문 (가)에 제시된 공공성
정부가 정책이나 법을 통해 구현하는 공공성 - 정부가 ‘공공사업’을 시행함으로써 공공성을 실현한다고 규정. 이때 정부가 구현하는 공공성에는 군대나 경찰의 활동도 포함된다.
◎ ‘국민의 알권리’(공개성)의 실현 가능성
● 가능성 - 법에 정한 만큼으로 제한됨 → 법치, 질서, 통일성을 중시함
● 문제점 - 개인의 사적 영역의 희생이 강요될 수 있음
● 보완점 - 법과 제도의 개선, 작은 정부, 정부 내 여론수렴 기관 운영 → 본질적 한계는 체제의 문제
2. 제시문 (나)에 제시된 공공성
시민사회에 의해 실현되는 공공성-과거에는 개인의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면서 국가에 의해 통제됐다. 이젠 사적 영역을 공권력으로부터 분리해 시민사회가 공공성을 구현한다.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참여와 토론이 가능한 ‘공론장’에서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여 공권력에 대항
◎ ‘국민의 알권리’(공개성)의 실현 가능성
● 가능성 - 정부 통제에 비해 가능성이 큼 → 시민사회의 형성 배경과 목적, 역할과 활동, 공론장 형성
● 한계 - 공론장의 문제 → 언론별 특정 성향, 정언 유착(언론의 정치세력화 또는 부패), 언론의 상업화 등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음
● 보완책 - 개인의 자발적 결집체인 시민단체의 활동 → 정부 및 언론 감시, 정치에 직간접적 개입 등

■ 통합논술의 예제
바람직한 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 다음 문제를 풀이 과정에 따라 풀어 보세요.
(가) 정보화 시대에서 학교의 모습과 학습의 형태 그리고 수업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구성주의는 학습자들이 학습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스스로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정보화 시대에서 요구되는 창의적이고 자율적이고 협동적인 사람을 배양하기에 적합한 학습이론이다.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에 의하면 교사의 역할은 지식의 전달자로서 수업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고, 이를 통해 교사 중심의 교육 환경이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구성주의의 패러다임에 의하면 교사는 학습자들 스스로가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하며, 나아가 함께 배우는 동료 학습자로서 존재한다. 따라서 교사의 권위를 학습자에게 이양하게 되며, 이에 따라 학습자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교육의 과제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를 실제 상황 속에서 해결하게 된다.
(나) 구성주의에 따르면 지식의 습득과 형성은 개인의 인지적 작용뿐만 아니라 학습자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요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여기에서의 지식은 개인의 개별적인 인지 활동이고 동시에 특정 사회구성원 간에 공유되는 사회적 요소들을 포함한다. 이 지식구성은 분명 개인적 성찰에 의해 사고 틀이나 지식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이루어지지만, 특정한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특성을 지닌 사회와 그 구성원들이라는 배경하에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습득하는 지식은 개인의 맥락과 선수(先手) 지식 등에 따라 다르지만 각 개인들이 구성한 지식은 타인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학습된다고 볼 수 있다. 즉, 학습자의 주도권과 더불어 타인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성주의에 따르는 학습 원칙은 학습자 개인의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체험과 특정 사회에 대한 참여, 말하자면 사회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문화적 동화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그 사회가 공유하는 규범, 언어, 지식 등을 습득하게 된다. 구성주의에서는 체험학습과 더불어 학습자들의 사회적 참여와 사회구성원들과 상호작용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협동학습의 활용이 강조된다.
(다) 헬렌 켈러가 우물가에서 겪은 유명한 일화가 있다. 두 살 때 눈과 귀가 먼 헬렌은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으로 손가락으로 글쓰기를 배웠다. 설리번은 한 편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는 펌프로 갔다. 거기서 나는 펌프질을 하며 헬렌에게 컵을 입구의 아래쪽에 대고 있도록 했다. 찬물을 길어 컵을 채웠을 때, 나는 헬렌이 내민 손바닥에 w-a-t-e-r라는 글자를 썼다. 아이의 손바닥 위로 떨어져 흐르는 물의 차가운 느낌과 직접 연관된 ‘물’이라는 단어는 헬렌을 놀라움으로 갑자기 멈추어 서게 했던 것 같다. 아이는 컵을 내려놓고는 마치 뿌리박은 듯 우뚝 서 있었다. 아이는 이 물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여 썼다. 그리고는 웅크리고 앉아 땅을 만지작거리며 그 이름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리고 펌프와 울타리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다음에는 자기 몸을 돌이켜서 내 이름을 물었다. 나는 아이에게 내 이름을 써주었다.” 이 일화가 중요한 것은 그 전에 이미 설리번이 헬렌에게 w-a-t-e-r라는 단어를 설명해 주었다는 데 있다. 설리번은 m-u-g가 물이 담긴 용기이며 그 안에 든 것이 w-a-t-e-r를 나타낸다는 것을 헬렌이 혼동하지 않도록 이미 설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때 헬렌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다. 그것이 내면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우물가에서 차가운 감촉으로 물을 풍부하게 체험했을 때, 헬렌은 비로소 현실과의 연관성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것은 헬렌에게 새롭고도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문제] 제시문 (다)의 ‘설리번’ 선생의 역할이 의미하는 것을 제시문 (가)에서 찾아 설명하고,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설리번’ 선생의 교육 방법에 보완해야 할 것을 논하시오. (600자, 50점) - 2011 한양대 수시
[풀이] 논제의 요구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제시문 (다)에 나타난 설리번 선생의 역할이 (가)에서 말하는 ‘주도자’의 역할인지 ‘도우미’ 역할인지를 파악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다)에 나타난 ‘설리번’ 선생의 교육 방법에 보완해야 할 점을 (나)에서 찾아 논하라는 것이다.
논제의 해결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각 제시문의 내용을 파악한 뒤, (다)의 설리번 선생의 역할과 교육 방법을 분석한다.
2) (다)에 설명된 설리번 선생의 역할이 (가)의 무엇이며 왜 그렇게 볼 수 있는지 설명한다.
3) 설리번 선생의 교육 방법에서 드러난 한계점을 (나)에서 찾아 근거와 함께 서술한다.
1. 제시문 (가)의 요지
정보화 시대의 교육은 구성주의적 교육이 필요하다.
●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교사의 역할 → 수업을 주도하는 지식의 전달자
●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 교사의 역할 → 수업은 학습자가 주도하며 교사는 도우미 또는 동료 학습자로서의 협력자
2. 제시문 (다)의 설리번 선생의 역할이 의미하는 것
→ 협력자의 입장(구성주의)을 취하지만 사전에 지식 전달자의 역할도 수행했음(둘째 단락)을 알 수 있다.
3. 제시문 (나)의 요지
구성주의의 학습은 학습자가 주도하고 동료와의 협력을 통해 실행된다. 특히 학생들의 직접적인 체험학습과 사회적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한 협동학습이 강조된다.
4.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설리번 선생의 교육 방법에 보완할 점
1) 설리번 선생의 교육 방법 - 수업의 주도적 역할(기존 교육 방식)과 도우미 역할(구성주의)을 적절히 조화한 교육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2) 한계점 - 학습자 주도적 체험학습은 실행되었으나, 동료들과의 협동학습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3) 보완할 점 - 같은 또래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협동학습의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 동료 학습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체험을 공감하고 나눔으로써 학습효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겉에 드러난 근거와 숨겨진 근거 구분해야
논술문의 수준은 양질의 논거 확보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장의 설득력과 판단의 정확성은 근거의 질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논거는 주어진 제시문이나 자료에서 찾을 수도 있고 응시자의 지식이나 경험에서 가져올 수도 있다. 근래 대입 논술에서는 평가의 용이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논거의 소재(所在)를 논제에서 지정한 제시문이나 자료 안으로 한정하는 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대학이 시험 시간을 줄이면서 평가의 범위가 축소됨에 따라 그런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배경지식을 아주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 통합논술의 특성상 배경지식의 범위를 고교 교육과정 안으로 제한하지만 일반상식이나 시사에 관한 것을 제외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시문이나 주어진 자료 안에서 근거를 찾아야 할 때는, 논제에서 요구를 면밀히 살펴서 선택해야 한다. 즉 논제가 요구하는 근거가 제시문의 요지(논지)인지, 제시문 속에 편재(遍在)한 특정 정보인지, 또는 제시문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하여 재구성함으로써 도출해야 할 건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논거를 제시문 밖에서 끌어와야 할 때는,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서 익힌 지식을 우선으로 하고, 그다음 일반상식, 시사, 교양서,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개별적 경험 등의 순서로 찾는 것이 좋다. 다만 선택한 근거가 주장과 잘 부합해야 하며 근거의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기본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1. 제시문에 겉으로 드러난 근거와 숨겨진 근거를 구별해야
제시문에서 근거를 찾으라는 요구는 대체로 논제에 ‘~을 근거로 하여’나, ‘~을 바탕으로’ 또는 ‘~을 참고하여’ 등 조건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근거의 소재가 제시문의 어느 부분인지 정확히 파악한 뒤 주장에 잘 부합하도록 문장을 구성하되 근거의 소재를 밝혀야 한다. 또 통계자료 등을 근거로 삼을 때는 자료 자체를 근거로 삼을지 자료를 해석하여(또는 계산하여) 적절한 근거로 재구성해야 할지 판단하여야 한다.
⊙ 제시문의 요지(논지)나 관점을 근거로 삼을 경우는, 특히 필자의 집필 의도나 논의 대상에 대한 필자의 태도에 유의하여 요지를 파악한다.
⊙ 제시문 속의 특정 정보를 논거로 사용할 때는 그 정보의 객관성과 논리적 타당성 및 주장과의 밀접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선택한다.
⊙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추론한 바를 근거로 삼을 경우는 추론에 사용한 논증방식이 적절한지와 추론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 통계자료를 해석하여 재구성해야 할 경우, 특히 여러 자료의 정보를 연계하여 근거로 재구성할 경우는 논리의 전개과정이나 계산방법(또는 수식)을 간략하나마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 제시문 밖의 논거는 교과서에서 익힌 지식을 중심으로 해야
학생들이 지닌 배경지식의 일차적 소재지는 교과서이다. 따라서 대입 통합논술에서 요구하는 배경지식도 교과서적 지식의 범주를 넘지 않는다. 즉 교과서 외적 지식을 요구한다고 해도 중등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일정 수준의 지식 범위 내의 일반상식이나 교양 또는 시사 지식에 한정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논술시험을 통하여 학생 개개인이 지닌 사고능력의 차이를 알고자 하므로, 학생들은 제한된 범위 안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교과 외적 지식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현학적 표현을 한다거나, 주장과 거리가 먼 근거를 무리하게 끌어오는 실수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다양성 인정은 시민사회의 기본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자료 3) 시민사회에서는 각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 이러한 개인이 각자의 삶을 영위하면서 창출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은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각 개인은 신체적·정신적 능력뿐만 아니라, 생각과 정서에서도 차이가 있으며 가치관도 서로 다르다.
이처럼 시민사회는 서로 다른 가치와 욕망의 공존을 상호간에 인정하기 때문에 관용의 원칙에 입각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비록 타인의 가치와 욕망이 나의 것과 달라 서로 갈등한다 하더라도 상호간에 존중한다. 나의 가치와 욕망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그것도 동등하게 중요하고 타인의 것을 존중할 때에 나의 것도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민사회에서는 서로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러한 차이와 다양성은 사회 전체의 문화나 정신적 풍토를 풍요롭게 하고 적응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사회 발전의 관점에서도 타인의 상이한 가치관이나 욕구, 신념 등의 다양성이 허용된다. 시민사회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개인이나 집단들이 모두 존재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이익 추구의 권리가 있으므로 관용의 정신으로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 - 고등학교 교과서, ‘시민윤리’
(자료 4) 정부는 2007년부터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적용해 오고 있다. 동 제도는 5급 공채 시험, 즉 행정·외무고시에서 서울특별시를 제외한 지방 학교 출신의 선발목표비율을 20%로 설정해 놓고, 지방학교 출신의 합격 비율이 20% 미만이면 선발예정인원 외로 추가로 합격 처리하는 제도이다. 국회사무처도 올해부터 입법고시에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회사무처가 목표로 하는 지방인재 채용목표비율은 30%로 행정안전부보다 10%나 높다. 행정안전부와 국회사무처는 ‘지방인재 채용목표제’가 비록 지방 출신자만이 대상이기는 하지만 정원 외 추가합격의 개념이기 때문에 서울 학생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러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는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과 맞물려 이번에는 이러한 공공기관들도 지방대학 출신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논의도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러한 제안이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방안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 보고 있다. 이렇게 지방대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하려는 이유는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 3] (자료 3)의 관점에서 (자료 4)에 나타난 제도의 취지를 옹호하고 이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제시하시오. (800자 내외) - 2012 외대 모의
[풀이] 논제의 첫 번째 과제는 (자료 3)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응시자들은 (자료 3)의 관점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 관점에서 (자료 4)의 제도를 옹호해야 한다. 이때 그 근거를 두 자료에서 찾아 활용하되 자료 외의 법적 지식이나 상식 또는 시사 사례를 제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반론을 제기해 보는 일이다. 이때 반론의 근거 또한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하되 학생들이 지닌 배경지식을 십분 활용하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 (자료 3)의 관점
(자료 3)의 관점은 관용의 정신으로 갈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의 대학 졸업생들에게 지방 출신 대졸자들의 취업을 위해 양보하라는 요구로 해석될 수 있다.
⊙ (자료 3)에서 제시한 관점의 타당성 → 공존의 조건, 다양성의 가치 등
2. (자료 4)의 취지
논제가 요구하는 것은 (자료 4)의 ‘취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기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취지를 알기 위해서는 제도 입안의 배경과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 제도의 내용: 지방 학교 출신의 선발목표비율을 20%로 설정해 놓고, 선발 결과가 20% 미만이면 선발예정인원 외로 추가로 합격 처리함
⊙ 행정안전부와 국회사무처의 입장: 지방 출신자만이 대상이기는 하지만 정원 외 추가합격의 개념이기 때문에 서울 학생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님 →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음
3. 예상되는 반론 제기
예상되는 반론은 먼저 제도 입안의 취지에 대한 것이다. 대표적 근거는 형평성 문제가 될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제도의 시행과정과 예상되는 결과의 부작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의 근거는 주어진 객관적 사실이나 추론으로 이끌어낸 것으로, 주의할 점은 구체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한겨레> 자료사진
■ 통합논술의 예제
미셸 오바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 다음 문제를 풀이 과정에 따라 풀어 보세요.
(다) 한 사회가 외국인과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에 있어 채택하는 정책과 제도 및 일반 국민들이 외국인과 이민자들에 대해 견지하는 태도는 세 가지 모형으로 나눌 수 있다.
차별·배제모형은 경제특구나 수출자유지역과 같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직업에서만 외국인이나 이민자의 유입을 받아들이고 그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원치 않는 외국인의 정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배타적인 외국인 이민 정책이다. 단일민족을 강조해온 한국과 일본, 독일이 이에 해당한다. 독일의 경우 인력난으로 인해 터키나 북아프리카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받아들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이들에게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주는 데는 상당한 제약을 가하였다.
동화모형은 이민자가 출신국의 언어·문화·사회적 특성을 완전히 포기하여 주류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 1960년대 미국의 ‘용광로’(melting pot) 정책이 이를 대변하며 프랑스도 이러한 모형에 가깝다. 주류 사회가 자국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는 이민자를 문화적 동화의 대가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정책이며, 주류 사회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이민자의 자녀가 정규학교에 취학하는 것을 지원함으로써 동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 모형은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소수민족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불이익과 편견을 간과하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문화모형은 이민자가 그들만의 문화를 지키는 것을 인정하고 장려하며, 정책의 목표를 소수민족의 주류 사회로의 ‘동화’가 아닌 ‘공존’에 둔다. 다문화모형은 흔히 ‘샐러드 볼’(salad bowl)에 비유되는데 이는 샐러드가 다른 형태와 맛을 가진 각종 채소와 과일들이 모여 공통의 드레싱에 의해 공평하고 동등하게 뒤섞이기 때문이다. 다문화모형은 문화다원주의와 다문화주의로 세분화할 수 있다. 전자는 문화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면서도 주류 사회가 존재함을 분명히 하고 여러 다양한 소수민족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다문화모형이다. 이에 비해 다문화주의는 주류 사회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가 평등하게 인정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전자의 예로는 1990년대 이후의 미국을, 후자의 예로는 캐나다와 호주를 들 수 있다.
- 김은미 외, ‘다문화 사회, 한국’에서 발췌, 수정
(마) 2006년 2월 행정자치부는 “한국이 급속히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는 이해하에” 부서 행정 목표를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해 4월에는 ‘혼혈인 및 이주자 사회통합 지원방안’과 ‘결혼이민자 사회통합안’의 두 정책이 채택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표 참조)
한국의 관주도형 다문화 정책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화교와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이 다문화주의 정책으로부터 소외된 것이다. 최근 영주권 제도의 도입과 외국인의 지방 선거 참정권 부여 등으로 국내 거주 화교의 사회·정치적 지위가 향상된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다문화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보고서에서 한국 내 최대 소수인종인 화교에 대한 정책이 누락되었다는 것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이주노동자와 관련해 제시된 유일한 정책은 이주노동자를 자주 접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교육이 전부이다.
- 오경석 외, ‘한국에서의 다문화주의’에서 발췌, 수정)
(바) 시청 수도국 잡역부의 딸로 태어난 미셸 오바마는 태어난 순간부터 미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별과 기회, 고난과 극복, 억압과 자유의 이례적인 결합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녀는 미국 사회가 계속 발전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곧 미국의 이야기다.
미셸은 시카고시가 흑인 분리정책을 철폐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설립한 휘트니 영 특수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다인종 간의 융화를 공식적으로 장려하고 다양한 인종과 지역의 학생들이 모인 훌륭한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그녀는 고급강좌와 대학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이후 그녀는 소수자 우대조치의 수혜자로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프린스턴 대학은 ‘인종을 고려하는’ 입학전형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로 ‘다양성 자체가 교육의 목표’라는 점을 들었다. 인종과 성별과 출신환경이 각기 다른 학생들을 캠퍼스에 모아놓고 분자 운동처럼 무작위로 부딪히게 함으로써 서로를 교육하고 다원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도록 한다는 발상이었다.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로펌의 변호사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기까지 그녀의 삶은 그녀의 노력과 열정뿐만 아니라, 그녀가 미국 내 소수인종 우대정책의 수혜자였음을 보여준다.
- 리자 먼디, ‘미셸 오바마, 담대한 꿈’(안진이 역)에서 발췌, 수정
[문제 2] (마)에 나타난 주요 정책 내용을 참조하여 한국의 다문화 정책 대상 그룹별 정책이 (다)의 어떤 모형에 해당하는지 그 근거와 함께 밝히고, 아울러 (바)에서 나타난 미국의 교육정책이 (다)의 어떤 모형에 해당되는지 그 근거와 함께 밝히시오.(600자 내외) - 2011 성신여대
[풀이]
논제 해결의 첫 번째 과정은 한국의 다문화 정책이 (다)에 제시한 세 모델 중 어떤 모형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모형 선택의 이유(근거)를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세 모델의 특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다음 (마)를 분석하여 먼저 파악한 특징들과 대조하여 해당 모형을 선택해야 한다. 다음으로 (바)에 나타난 미국의 교육정책의 특징을 파악하는 일이다. 파악된 특징을 앞서 우리나라의 정책과 대조한 방법과 같이 세 모형과 대조하여 선택하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다음 순서대로 문제를 해결해 보자.
1. (다)의 세 모형의 특징
⊙ 차별·배제 모형:
⊙ 동화 모형:
⊙ 다문화 모형:
2. (마)에 나타난 한국 정책의 특징
⊙ 정부 주도의 ‘혼혈인 및 이주자 사회통합 지원방안’과 ‘결혼이민자 사회통합안’의 내용 분석 → ‘사회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주민들과 그들을 상대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교육 위주로 입안됨
3. (바)의 미국의 교육정책의 특징
⊙ 미셸 오바마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 미국 내 소수인종에 대한 교육정책의 특징 파악
⊙ ‘미국 내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다)의 세 모형과 대조하여 그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근거 제시



상대 비판을 방어할 전략도 필요
주장의 설득력은 논거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논거의 선택은 주장에 대한 적합성과 근거 자체의 논리적 타당성을 기준으로 한다. 논거의 적합성은 펼치고자 하는 주장과의 연관성이 얼마나 긴밀한가 하는 정도로 평가되며, 논리적 타당성은 객관성(사실 판단)과 보편성(가치 판단) 여부로 평가된다. 논거의 객관성은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는 사실로 확보되며, 보편성은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행복과 그 하위 개념인 정의, 자유, 평등, 평화 등)에 부합함으로써 인정받는다.
근거는 주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핵심 근거와 부수적 근거로 나눌 수 있다. 핵심 근거는 주장이나 판단의 이유로 직접적 근거이다. 부수적 근거는 핵심 근거를 보완하는 사례나 배경 등으로 간접적 근거라 할 수 있다. 또 근거의 성격에 따라 사실논거와 소견논거로 나누기도 한다. 사실논거는 통계자료나 과학적 실험 등 경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근거로 참과 거짓으로 판정한다. 소견논거는 해당 방면의 전문가나 권위자의 의견이나 이론 등에 의존하는 근거로 신뢰성의 정도는 설득 대상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논거 선택에 필요한 근거의 기본적 요건 이외에 평가 측면에서 득점에 유리한 근거의 요건으로는 구체성과 참신성을 들 수 있다. 논증해야 할 주장이나 판단의 근거가 형식적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이 없거나 추상적이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뻔한 이유나 흔한 사례같이 진부한 근거는 상대방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논술문의 독자(평가자)가 괄목상대할 만한 참신한(창의적) 논거 제시는 주장의 설득력을 극대화할 중요한 요건일 뿐 아니라 고득점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1. 논거의 우선순위
논거를 제시할 때 주의할 점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로 존재하는 근거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먼저 논증 대상에 알맞은 핵심 논거를 선택한 후, 그것을 중심으로 세부 근거로 뒷받침하거나 부연하도록 근거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 발달의 폐해’에 대한 핵심 논거를 ‘인간성 상실’로 풀어간다면 세부 근거로 ‘획일화, 도구화, 기계화된 인간상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체로 핵심 논거는 이유이므로 먼저 판단의 직접적인 이유를 근거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보완으로 사례를 제시하는 순서가 적당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먼저 적절한 사례를 든 후 그에 대한 해설의 형식으로 이유를 제시할 수도 있다.
2. 반론에 대한 대비
논거의 선택에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반론에 대한 대비이다. 논술에서 쟁점이란 개념에는 어느 한쪽의 주장이 정답일 수 없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주장에는 상대적 비판이나 반론이 엄존하므로 미리 방어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이 선택한 논거가 오히려 상대방이 반박할 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만약 논제가 정해준 주장이나 논거가 근원적으로 반론의 여지가 있거나 본질적 결함이 있는 것이라면, 그에 대한 보완책이나 절충 등 필요한 대책을 염두에 두고 논증에 임해야 한다. 선택된 주장이 내포하는 한계점이나 반론의 여지를 미리 밝히고 적절히 대비하는 것은 창의성 평가의 중요 항목이기도 하다.

■ 통합논술의 실제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한가?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내전 중인 리비아에 대한 무력개입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대두된 ‘국민보호책임’ 원칙에 따라 내려졌다. 국민보호책임은 한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인권유린 등의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했을 때 국제사회가 개입해 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국가가 집단학살이나 전쟁범죄를 자행하거나 인종청소 등 비인도적 범죄를 제어하지 못할 때 국제사회가 대신 나서서 해당국 국민을 보호할 공동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보리의 결정에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1) 국민보호책임 원칙에 따른 독립국가에 대한 무력개입은 다른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로서의 주권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1945년에 유엔헌장 제7조 제1항에 주권 국가 내부 문제에 대한 불간섭 원칙을 포함시키기 전에 강대국은 다양한 구실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강압적으로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불간섭 원칙으로서의 주권은 약소국의 역사적 투쟁의 산물이다. 오늘날에도 주권은 전 세계의 약소국이 강대국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자신의 독립성을 수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패막이다.
(2) 무력개입은 필연적으로 무고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다. 실제로 나토 연합군이 리비아의 독재자 가다피의 근거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와 노약자였다.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이 무력개입을 승인한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결정이다. 이는 특정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다른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①【아무리 다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다) 어떤 불한당이 평범한 시민 A에게 A와 서로 잘 알지 못하는 평범한 시민 B의 정강이를 걷어차지 않으면 A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고 가정해 보자. B는 A에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이런 경우 A가 B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은 정당하다. B가 정강이를 걷어차일 경우 B는 잠깐의 고통을 겪을 뿐이지만 A가 B의 정강이를 걷어차지 않는다면 A는 그 불한당에게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 의해 정강이를 걷어차이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정강이를 걷어차이지 않을 경우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면 우리는 그러한 권리를 상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너무 사소한 예라고 생각된다면 고장 난 전차가 다섯 사람을 죽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로를 바꿔 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행위의 예는 어떠한가? 그 희생당한 한 사람은 도덕적으로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로를 바꾼 행위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인간으로서 우리의 권리는 우리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우연한 사건에 의해 절대로 침해되어서는 안 될 만큼 강력하지 않다.
[문제] 제시문 (가)의 ①에 답하기 위해 제시문 (다)의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하시오. - 2012 가톨릭대 수시
[풀이] 논제의 요구는 ①의 의문에 대해 ‘~ 무력 사용이 적절하다’는 답(주장)의 논거로서 (다)의 사례와 논지가 적절한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①에 대한 답은 제시문 (가)에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논리에 대한 답이 되므로 논증의 대상을 단순히 ‘민간인에 대한 무력사용의 타당성’이 아니라 강대국의 무력개입에 대한 타당성으로 확장하여 이해해야 한다. 이때 논거는 제시문 (가)와 수험생이 지닌 배경지식에서 찾아야 한다.
1. 제시문 (가)의 요지
<2022>유엔 안보리의 무력개입 결정의 문제점
1) 내정 불간섭의 원칙 무력화 → 강대국의 무력개입으로 약소국의 주권 훼손 ※ 강대국의 간섭을 제지할 수단을 없애는 결과가 됨
2) 무력개입은 무고한 인명의 희생 초래
※ ①의 의미 → 다수를 위한 무력사용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은 정당한가?
2. 제시문 (다)의 관점
⊙ 공리주의 시각(커다란 피해를 막기 위한 작은 피해의 감수는 인정해야 한다) → 피해(희생)의 양적 측면만을 강조
※ 생각해 볼 문제점
⊙ 결과가 선이면(큰 선을 위해) 과정의 악(작은 악)을 용인해도 되는가?
⊙ 인명 희생의 정도를 양(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가?
⊙ 인간의 도덕규범에 예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한가?(인명 살상을 예외적으로 용인하는 것이 타당한가?)

■ 통합논술의 예제
자유로운 공개시장과 표현의 자유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나) 한 사회에는, 그 사회가 지향하는 공동의 목표와 공동의 가치가 있는데, 이것을 공동선이라 한다. 그렇다면 공동선과 개인적 이익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①공동선과 개인의 이익이 서로 대립적인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가 하면, 공동선은 개인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때 이루어진다는 관점도 있다. 또, 개인의 이익은 공동선에 참여함으로써만 그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의 이익은 단순히 물질적인 측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로서 개인의 자유까지 포함한다. 서구의 사회계약론에 의하면, 시민 사회는 각자 자기의 생존과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상호 계약을 맺음으로써 형성된다. 그리고 그 기본 정신은 각 개인들의 권리도 자기 자신의 권리와 똑같이 존중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민 정신은,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의 권익을 주장하는 개인주의적 사상을 토대로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권익과 사회 전체의 공익을 존중하는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 사익과 공익은 일치한다. -고등학교 <도덕>교과서에서 발췌, 수정
(라) 표현의 자유란 자신의 사상 또는 의견을 언어나 비언어적인 수단을 통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표명하거나 전달할 수 있는 자유, 즉 표현을 자유롭게 유통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도구로서 정신적 자유의 핵심이다. 표현의 자유 이념이 논리적인 전제로 삼고 있는 것은 계몽주의의 철학적 기반인 인간의 이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즉 이성을 가진 인간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인간 사회에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할 것이며, 표현이란 인간의 이성이 행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 중 하나이므로 어떠한 통제 없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유통되어야 한다는 것이 계몽주의의 요지이다. 표현의 자유를 통해 바람직한 성과를 창출하려면 표현물을 위한 자유로운 공개시장과 그 시장의 자정기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품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하여 선택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상도 공개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과 선택을 통하여 자기교정 과정을 거쳐 살아남는다. 표현물들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유통되면 서로 다른 전제와 논리를 가진 진술들은 마찰을 빚거나 충돌하고, 전제의 진실성과 논리의 적합성을 사회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럴 경우 전제의 진실성과 논리의 적합성이 떨어지는 주장이 점점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고 진실성과 적합성이 강한 진술들은 영향력을 점점 확보할 것이다. 정치권력은 흔히 두 가지 공익적 명분을 내세우며 표현물에 대한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한 가지는 사회치안 유지 즉 사회 구성원을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분열시킬 수 있는 사상 표현물을 제한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고자 함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도덕적 규범을 위반하는 표현물이나 표현행위를 제한함으로써 공동체의 도덕적 수준과 미풍양속을 유지하는 도덕과 윤리의 측면이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특정 의견들을 통제하는 행위는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을 제약하는 일이고, 그 결과 시장의 자정기능이 미흡하게 작동되어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 우리가 사회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에서 느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러한 표현물을 자유롭게 유통시키는 일뿐이다. 아무리 법으로 동성애나 혼음, 그리고 성인과 미성년자의 성행위를 묘사한 표현물을 통제한다고 하여도 한국 사회에서 그러한 행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차라리 그러한 표현물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유통되도록 허용하는 것이 정치권력이 적극 개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김호석, <누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가>에서 발췌, 수정
[문제 2] 제시문 (나)의 밑줄 친 ①의 관점은 공익과 사익의 불일치 혹은 공동선과 개인의 이익의 대립을 주장합니다. 이제 제시문
(라)에 나온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리를 응용하여 이 관점을 비판하시오. (600자 내외)- 2011 성신여대
[풀이 과정] 논제가 제시한 비판의 대상은 ①의 관점(공익과 사익이 대립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 관점(또는 주장)에 전제된 논리적 근거가 무엇인지 찾고, 논거의 타당성(사실과 가치의 양 측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오류나 비약 등 문제점을 구체화해 봐야 한다. 그런 다음 찾아낸 논거의 문제점을 (라)에 나온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거’와 대응시켜 가며 비판하면 된다.
⊙ 비판의 대상 확정: ①의 관점(공익과 사익이 대립한다는 입장)
⊙ 비판 대상의 논거 분석: 논리적 타당성(사실과 가치 양면) 확인 → 논거의 문제점 구체화
⊙ 대항 논리(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리) 구체화 → 비판 대상 논거와 일대일 대응
⊙ 논증방식 선택: 직접논증 또는 간접논증
1. ①의 관점에 전제된 논거
⊙ 개인의 자유 추구가 공동체의 질서를 무너뜨린다.
⊙ 사익과 공익이 동시에 극대화될 수 없다.(불일치)
⊙ 공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익을 희생시킬 수 있다. → 공동체(시민 사회)가 개인이 각자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음으로써 형성되었다는 사회계약설을 부정하는 결과가 됨
2. (라)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거
⊙ 표현의 자유: 표현을 자유롭게 유통시킬 수 있는 권리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필수적 도구로 자유의 핵심이다.
⊙ 인간의 이성은 합리성을 추구하므로 (자신들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결성한) 공동체에 합리적인 결과를 산출한다. →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은 사회에 위해(질서 문란)를 가하지 않는다.
⊙ 표현의 자유가 유통되는 시장에서는 자율적 정화 기능이 있다. → 자유로운 경쟁과 선택을 통해 자기교정 과정을 거친다.
⊙ 권력의 개입에 의한 타율적 통제는 실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 → 시장의 자정기능에 자유롭게 맡겨두는 편이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공익과 사익의 일치 가능)
3. 주의할 점
(나)의 둘째 단락에 의해서도 ①의 관점이 타당하지 않음을 논증할 수 있다. 그러나 논제의 요구는 (라)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리를 응용하라는 것이므로 논증의 근거는 (라)에 한정되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논거는 (라)에서 찾아 적합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활용해야 한다.


개인적 취향 함부로 드러내지 말아야
설득력이 강한 논술표현은 보는 이의 긍정적인 평가와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 이는 자신이 전개하고자 하는 내용이 주관적인 시각과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를 선별하여 보강했을 때 설득력의 증대가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논술문 전체나 각 단락의 논증 과정에서 관점이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과 논증 대상에 어울리는 증명 수단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제의 요구 조건에 어울리는 논증의 대상은 주장뿐 아니라 주장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논증 대상은 정해진 제시문에 직접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복수 제시문의 연관관계를 심층 분석을 통해 추론해야 알 수 있는 상황도 있다. 논증 대상이 결정되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선정해야 한다. 이때 다양한 근거(가능성)들 사이의 관계를 충분하게 고려하여 어떤 근거를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1. 판단기준이 명확해야
논증의 대상은 특정한 근거를 토대로 참과 거짓, 옳고 그름, 우열이나 높고 낮음을 변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치인 A와 B 중 누가 더 뛰어난 사람인가?’라는 명제는 논증 대상에 맞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A와 B 두 사람을 ‘정치인’이라는 기준에 맞춰 여러 가지 항목의 조건(역량, 도덕성, 지도력 등)을 검토하여 최적화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논증형 문제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입장들 사이에서 특정한 입장을 선택하여 이견이나 갈등에 대한 일정한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준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거나 모호할 경우는 개인적인 취향이나 가치관(선입견이나 편견)에 의하여 왜곡된 평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사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사실을 이끌어내는 연역
연역은 이미 알고 있는 혹은 입증된 법칙을 바탕으로 특수한 사실을 밝혀내는 추론방법이다. 연역은 사고의 과정이 타당하면 결론의 확실성이 보장된다. 따라서 주장과 주장, 주장과 근거 사이의 타당성과 논리적인 전개과정을 중요시한다. 설득에 있어서 귀납보다는 연역이 효과적일 수 있다.
3.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하는 귀납
논제와 제시문의 분석을 통하여 나타난 전제와 결론 사이가 개연적 및 확률적인 관계로 입증되는 것이 귀납이다. 이는 특수한 사례(구체적인 사실)의 나열과 분석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냄을 의미한다. 따라서 귀납의 성격은 ‘가능성이 높음(충분함)’에 초점이 있다. 가능성으로 제시되는 귀납추론의 특성상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또 다른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필자(수험생)의 사고력이나 표현력에 따라 설득력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 통합논술의 실제
로봇의 손과 팔은 인간의 확장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나) 테크놀로지는 우리 신체의 한 부분, 우리의 신체적인 표출의 한 부분이다. 인간이 지구상에 출현하기까지는 수십억 년에 걸친 생명의 진화가 있었다. 이 과정을 압축하면 사람들은 생명체가 단세포동물에서 바다동물로, 육지동물로, 척추동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마치 천천히 돌아가는 영화 화면을 들여다보듯 볼 수 있게 된다. 마치 좀 더 나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토기장이의 손이 빚어낸 것처럼 동물의 몸은 갈수록 세련된 모습으로 변모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는 몸뿐만 아니라 테크놀로지를 통해 바깥 세계를 바꾸어 놓았다. 진화는 주변 세계에 영향을 주고 물질은 인체의 확장이 되었으며 테크놀로지는 세계를 포괄하게 되고, 그리하여 마침내 진화는 무한정한 놀이공간을 얻게 되었다. 동물들은 여전히 주변 환경에 갇혀 있지만 인간은 이 환경을 자신에게 종속시켜 버렸다. 즉 인간은 자신의 도구를 통해 세계를 포괄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의 테크놀로지 가운데 산업현장에서 위험한 물질을 다룰 때 사용되는 로봇의 손과 팔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인간의 확장된 영역이다. 인간의 손을 연장한 기계가 이제 우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일부가 되고 통신망은 전세계에 뻗어 있고 전자두뇌는 가까운 행성 주위를 돌고 있다. 따라서 테크놀로지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물질적 현상이라고만 할 수 없다. 그것은 인간의 삶의 방식이고 생명 진화의 일환이며 역사를 만들고 행동하는 인간의 몸짓이다. 테크놀로지가 있는 곳에 인간의 책임도 개입된다.
(다) 니체는 인간은 항상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형식을 자기에게 부여하는 자가 바로 인간 그 자신이라고 한다. “인간 안에서 피조물과 창조자가 하나로 있다.”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조각에서 벌써 그가 조각해 낼 조각상이 잠자고 있음을 보았던 것처럼, 니체는 인간 안에서, 원상태로서가 아니라 자유로운 도안으로 자기 자신의 이상상이 잠들고 있음을 본다고 했다. “아! 너희들 인간들아, 돌 속에 나의 모습이, 나의 모습들 중의 하나의 모습이 잠들어 있노라. 아, 그것이 더할 수 없이 딱딱하고, 더할 수 없이 추악하게 생긴 돌 속에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인간이 스스로 분명히 하고자 한 어떤 실존 방식도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모든 실존 방식은 ‘미래 때문에’ 다시금 파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더욱 “불안정하며, 더욱 변덕스럽고, 더욱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인간은 다른 모든 동물들을 합쳐 놓은 것보다 더욱 대담하며, 혁신적이고 반항적이며, 운명을 거역한다. 인간이란 자기에 대한 위대한 실험가이며, 불만을 가지고 있는 자이며, 배부름을 모르는 자이며, 동물과 자연과 신들과 최후의 지배권을 두고 싸우는 자이다. 인간은 늘 정복되지 않는 자이며, 영원히 미래를 위해서 사는 자이다. 인간은 그 자신의 내부에서 내미는 힘 앞에서 아무런 안식도 찾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의 미래는 인간에게 모든 현재의 육체 속에서 박차를 가하듯이 가혹하게 군다.” 인간의 최대의 위험은 “우리가 알 수 있는 만큼, 대부분의 다른 동물 종류들이 이미 오래전에 도달한 바 있는 너무 이른 정지 상태이다.”
[문제] (다)에서 제시된 니체의 논지를 근거로 (나)의 주장을 옹호하시오. - 2010 숙명여대 모의
[풀이]
※ 제시문 (나)와 (다)의 치밀한 해석 여부(분석력)와 이를 토대로 연관관계를 유추(유비추론)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1. 제시문 (나)의 요지
오랜 시간에 걸친 생명체의 진화는 지속적으로 개선됨 → 동물들은 환경에 갇혀 있지만 인간은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환경을 종속시킴(지속적인 변화의 추구, 가변성) → 환경뿐만 아니라 인체에까지 테크놀로지를 확장 연결함(새로운 형식을 인간 스스로에게 부여, 혁신) → 확장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지속됨 →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과 문명의 이기는 인간의 삶과 환경 전체에 영향을 줌(미래지향적인 인간의 모습)
2. 제시문 (다)의 요지
인간은 새로운 형식을 수용하고 적용하는 존재 →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워 확정되지 않은 존재 →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합쳐놓은 것보다 대담하며 혁신적이고 반항적임(운명을 거역하는 존재) → 인간은 영원히 미래를 위해서 사는 자 → 인간의 실존방식은 미래지향적, 혁신적, 불안정성, 지속적인 변화추구로 나타남
3. (다)의 논거로 (나)를 유비추론
● (나)와 (다)의 공통점 : 인간의 실존 방식인 변화와 진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 (나)에 나타난 테크놀로지에 의한 인간 몸의 확장 → (다)의 지속적인 변화추구에 부합 → 새로운 형식을 끊임없이 추구하여 자기 스스로에게 부여함을 의미
● (다) 인간의 최대 위험은 발전의 정지 상태 → (나) 진화는 인간 삶의 방식 자체
● 인간은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개선하여 종속시킴 →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형식과 일맥상통함

■ 통합논술의 예제
경쟁이 우선인가 협력이 우선인가?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지난 3월4일 중국 베이징 롯데마트 주셴차오점에서 롯데마트와 중소기업청이 개최한 한국상품특별전에서 중국인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 행사는 롯데마트가 우수 중소기업들과의 해외 동반진출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손을 잡고 개최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가) 합종(合從)이라는 것은 여러 약소국가들끼리 연합하여 강대한 한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고, 연횡(連橫)이라는 것은 강대한 한 나라를 섬김으로써 다른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인데, 이들은 모두 국가를 보존하는 방법이 아니다. 연횡은 강대국을 섬기는 일로 인해 국토가 줄어들고 정치가 문란해지는 문제점을, 합종은 강대국과의 싸움으로 인해 국토와 군대를 잃게 되는 문제점을 지닌다. (중략)
책사들은 합종과 연횡을 내세우며, “외교에 성공하면 크게는 천하를 통치할 수 있고 작게는 국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천하를 통치하려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어야 하고, 국가를 보전하려면 침략당하지 않을 만큼 강해야 한다. 군대가 강하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고, 정치가 안정되면 침략당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는 외교정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내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법과 치술(治術)로써 내정의 충실을 도모하지는 않고 지계(智計)를 동원하여 외교에만 힘쓰니, 이래서는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를 이룰 수 없다. 속담에 “소매 긴 옷을 입으면 춤을 잘 출 수 있고, 재물이 많으면 장사도 잘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건이 갖추어지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략)
(나) (전략)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두 죄수가 서로 의리를 지킨다면 두 사람 다 유죄를 선고받겠지만, 서로 불리한 증거를 폭로한 경우보다는 형량이 적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배신을 한다면 배신한 쪽이 훨씬 유리해진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만약 도덕 감정을 개입시킨다면 상황이 너무 복잡해진다. 우리가 이 게임을 통해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도덕적 진공 상태에서의 논리적 ‘최선’ 행위이다. ‘올바른’ 행위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정답은 ‘배신’이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나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두 차례 이상 시행할 경우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이기주의가 아니다. 두 동료에게 판돈을 주고 100회에 걸쳐 게임을 반복하도록 했는데, 예상 밖으로 그들은 서로 진지하게 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100회의 게임 중에서 60회나 협동을 해서 상호부조의 이익을 누렸다. 그들에게 게임을 하면서 노트에 기록을 하도록 했는데, 그 기록을 보면 그들은 상대의 호의를 유도하기 위해 자진해서 먼저 상대에게 호의를 보였다. 이런 태도는 마지막으로 상대를 속이고 한판 승부를 노릴 수 있는 막판 게임에서도 나타났다. 동일한 상대와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의 게임을 할 때에는 적의 아닌 호의가 게임의 규칙이었던 것이다.
(다) 자연이 인간들의 모든 소질을 계발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합법칙적인 질서의 원인이 되는 한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들 상호간에 벌이는 항쟁이다. ‘항쟁’이란 인간의 반사회적인 사회성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파괴하려고 위협하는 일반적인 저항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의미한다.
인간의 소질은 분명 인간의 본성에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을 사회화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상태 속에서 자신의 자연적 소질을 계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려는(자신을 고립시키려는) 성향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신 속에 단지 자신의 의도대로만 행동하려는 반사회적인 특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야한 상태로부터 본래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서 성립하는 문화에로의 최초의 진보가 일어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든 재능들이 점차 계발되고 취미가 형성되며, 인간은 계속된 계몽에 의해 도덕적 식별력에 대한 조야한 자연적 소질을 점차로 특정한 실천적 원리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자연적 감정에 의해 함께 뭉친 인간의 사회를 도덕적인 전체로 바꿀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반사회성은 그 자체로서는 사랑할 만한 속성이 아니기는 하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적인 자만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저항을 산출하는 그런 반사회성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재능들은 완전한 조화로움과 만족감 및 서로를 사랑하는 목가적인 삶 속에서 영원히 묻혀 버리고 말 것이다.
(라) (전략)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태계는 소나무 숲 속과 너무도 닮았다. 협력사들이 고사(枯死) 직전까지 내몰리더라도 대기업들은 기술을 가로채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면서까지 자기 이익을 올리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이는 대지가 공급하는 영양소와 햇빛과 공기를 다른 나무들과 나누지 않고 모조리 독차지하는 소나무의 생존 방식과 결코 다르지 않다.
(중략) 경제학은 결코 자기 몫만 악착같이 챙기는 행위를 선(善)이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다른 나무가 싹을 틔우지 못하도록 바늘 같은 솔잎을 촘촘히 떨어뜨리는 것은 ‘공정’(公正)이라는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는다. 그것은 기회를 독차지하려는 것일 뿐, 결코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성장의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쟁이 어찌 공정한 것이 될 수 있겠는가? 우리 헌법 전문에는 “각인(各人)의 기회를 균등히 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성장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이 있다면 그 요인을 하나하나 없애나가야만 한다.
(중략) 시장이란 원래 불완전하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불완전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대기업의 이익을 강제로 빼앗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 대기업들도 눈앞의 자기 이익만을 지키려 하지 말고 우리 경제 전체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소나무 껍질만이 있는 단조로운 숲이 아니라, 열매도 딸 수 있고 버섯과 약초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숲을 원한다.
[문제]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생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한 뒤, (가)~(라)를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시오. (1000자 내외) - 2012 서울시립대 모의(일부 편집)
[풀이]
※ 먼저 제시문 (가)~(라)의 요지를 분석한 뒤 주어진 명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한다. 이때 제시문들에서 자신의 입장에 적합한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택해야 한다.
1. 제시문 (가)의 요지
합종이나 연횡과 같은 외교정책보다는 자국의 힘을 기르는 것이 우선 → 외교를 통한 일시적인 상생을 지양하고 경쟁을 통한 국력의 증대를 이루어야 함
2. 제시문 (나)의 요지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배신하는 이기적 존재가 아니라 상호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 → 상생의 시각
3. 제시문 (다)의 요지
상호 협력은 현 상태에 안주하게 하는 원인으로 개인과 사회의 쇠퇴를 초래함 → 타인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는 반사회성은 개인의 발전 및 사회진보의 원천 → 경쟁의 시각
4. 제시문 (라)의 요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필요성 역설 → 상생의 시각
5. 논증방식의 선택
1)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제시문은 직접 논증의 자료로 활용-예) 경쟁(상생)을 우선시해야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
2) 자신의 입장에 반대하는 제시문은 간접 논증의 자료로 활용-예) 경쟁(상생)을 우선시하면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





평소 배경지식 적절하게 활용해야
학문의 발전 과정은 인간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일 것이다. 이는 ‘학문 탐구의 출발점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고, 그 과정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그 끝은 없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바로 논술이 추구하는 교육 및 학습의 방법과 과정이다. 이런 의미에서 ‘논술’의 의미를 간단히 압축해 보면, ‘논술은 문제를 제기하고 적합한 논증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추론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문제 발견 능력은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관점, 입체적 사고, 세심한 관찰력 등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문제 제기를 요구하는 논제의 출제 이유와 평가 항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논술시험에서 문제 제기나 쟁점 추출을 요구하는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제시문을 읽을 때 겉으로 드러난 주제나 정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글 속에 숨겨진 의도나 정보를 찾기 위해, 토씨 하나라도 흘려 보지 않고 꼼꼼히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나 쟁점이 되는 근거도 함께 찾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 쟁점은 판단의 대상이고 판단은 논증의 대상이다.
논증의 사전적 의미는 ‘몇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논리적 추론을 통하여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입증)하는 일’이다. 논술시험에서 논증할 명제는 쟁점(논점)에 대한 판단이나 주장의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선 쟁점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하는데, 쟁점은 논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고 수험생이 제시문의 독해를 통하여 찾아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제시문들의 공통 핵심어(중심서술대상)에 대한 각 제시문의 관점이나 논지를 비교함으로써 쟁점(또는 문제점)의 구체적 내용을 확정한다. 이때 쟁점이 드러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눈에 잘 띄도록 할 필요가 있다.
2. 전제 조건에 부합하는 논증과 타당한 근거 확보가 관건
한편 논증 대상의 범위를 좁히거나 구체화하기 위해 논제에 특별한 전제가 제시되기도 한다. 이 또한 논제에 명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수험생이 특정 제시문의 독해를 통하여 찾도록 요구한다. 대개 ‘제시문 ( )의 관점(입장, 시각)에서’나 ‘제시문 ( )를 바탕으로’ 등의 형태로 제시된다. 주어진 전제는 논증의 범위를 한정할 뿐 아니라 논증 과정에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치밀한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하고, 파악된 전제는 활용을 대비하여 잘 표시해 두어야 한다. 근거 활용에 대하여 대부분의 논제에서는 제시문 안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나, 제시문 밖에서 찾으라는 지시가 있거나 특별한 제한이 없을 때는 수험생 자신이 평소 지니고 있던 배경지식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집단지성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일정 지역 내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과 구분되는 자신들만의 문화적 고유성을 인식하게 될 때, 그들은 상호간에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통해 그들은 사회를 지지하고 발전시키려는 집단적 의지를 갖게 되므로, 사회는 하나의 정신적 통일체라고 할 수 있다. … (중략) … 오늘날에는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종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지역성이 상당히 약화되고 있다. 인터넷 등의 발전에 따라 ‘제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상공간 내에서 사람들의 상호 작용이 급증하고 있고, 가상공간에서 공유된 삶을 통해 공통된 문화 및 소속 의식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초월한 가상 공동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나) 제임스 서로위키는 “인간은 제한적 합리성 속에서 살고 있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우리의 불완전한 판단을 적절한 방법으로 합치면 집단의 지적 능력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때가 많다.”고 말한다. 그는 집단의 지적 능력이란 집단을 하나의 개체로 볼 때 그 집단이 갖고 있는 지적 능력이며, 최종적으로 한 가지의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개별적 기능의 합과 다르다고 본다. 그의 입장에서 집단지성은 ㉠‘군중의 지혜’와 같다. 군중의 지혜에 관해서 서로위키는 올바른 자료가 사용되고 판단에 참여하는 이들이 그 영역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면 대중 또한 얼마든지 현명한 집단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의 예로, 대중은 기지와의 접촉이 끊어진 한 잠수함이 어디쯤에 있을지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했다. 잠수함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답변의 범위는 물론 전문가가 한 답변의 범위와 비교해서 넓었지만 평균을 내어본 결과 놀라울 정도로 실제 잠수함의 위치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서로위키에 의하면 특정 주제에 관해서는 한 명의 전문가의 판단보다 비전문가들이라도 집단적인 판단이 더 올바를 수 있다. - 『집단지성의 정치경제』
(다)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나는 물끄러미 그 소리를 듣고 있다 한 아이가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 딴 아이도 따라서 책을 읽는다 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 “아니다 아니다!” 하고 읽으니 “아니다 아니다!” 따라서 읽는다 “그렇다 그렇다!” 하고 읽으니 “그렇다 그렇다!” 따라서 읽는다 외우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 활자도 커다랗고 읽기에도 좋아라 목소리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고 한 아이가 읽는 대로 따라 읽는다 이 봄날 쓸쓸한 우리들의 책 읽기여 우리나라 아이들의 목청들이여 - 김명수, <하급반 교과서>, 『고등학교 문학』
(라) 정보는 홍수가 났다고 할 만큼 많이 유통되지만, 정작 쓸 만한 정보는 드물고 필요한 것들을 찾기도 무척 힘들다. 인터넷을 제대로 쓰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책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반어적일 뿐만 아니라 시사적이다. 무엇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정보가 많아질수록 의미는 적어진다.”라는 말도 나온다. 정보의 물신화를 우려한 언명이다. 정보의 물신화란, 정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과 신뢰를 배제한 채 마치 상품처럼 유통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여기서 정보 자체는 도구와 조작의 대상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며, 진실과 신뢰는 더욱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정보의 물신화에 맞서 진실과 신뢰의 가치를 지키는 일, 바로 이것이 신매체 시대의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설정되어야만 하리라. - 『뉴미디어 시대의 슬픈 민주주의』
[문제]
제시문 (가)의 환경에서 사람들이 (나)의 ㉠에 의존하게 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는지를 (다), (라)를 참조하여 논술하시오. (750 ± 50자) - 2012 경기대 수시
[풀이]
먼저 (가)의 환경에서 사람들이 지니는 특성을 분석하고, 그들이 ‘군중의 지혜’(衆智)에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다), (라)에서 찾는다. 이때 그 문제(들)의 발생 원인은 (가)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 문제의 해결 방향을 간략히 제시하면 된다.
※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된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 중지(衆智), 집단지능(集團知能), 협업지성(協業知性).
1. 제시문 (가)의 환경
시·공간적 제약을 초월한 가상 공동체 → 화면(모니터)의 제약 / 익명성(진실성 한계) / 정보격차와 정보 소외층 존재 / 오피니언 리더(지식 지배층) 발생 / 군중심리 등 부정적 측면의 바탕으로 작용 가능
2. 제시문 (나)의 요지를 바탕으로 ㉠의 의미 해석
제한적 합리성 속에서도 적절한 통합 방법을 통한 집단지성(군중의 지혜)은 현명하다. ※ 올바른 자료 사용과 판단을 위한 참여자들의 경험 축적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유의
3. 제시문 (다)의 요지
획일화된 교육이 아이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말살한다는 문제 제기 쟁점: 획일성 / 정해진 지식이 주입되어 사고를 제한 / 상급 수준으로 자유로이 발전하지 못함
4. 제시문 (라)의 요지
인터넷 시대에 정보의 물신화 문제 심각 → 진실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교류 방안이 필요. 쟁점: 유용한 정보의 선별이 어려움 / 정보 유통의 문제점(지식의 상품화) / 정보 조작과 악용 가능성 ※ 뒷받침할 근거를 고려하여 쟁점(들)을 선택하고 구체적 근거를 간단히 서술하도록 단락 구성

■ 통합논술의 예제
주거공간은 종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가) 인간의 집은 한 공동체의 문화 체계를 반영한다. 생리적 욕구, 정서적 동기 이외에 문화가 집을 짓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듯이 집은 원칙적으로 한 공동체가 지닌 우주상(宇宙像)을 본떠서 지어진다. 집은 우주의 작은 모상(模像)이다. 가령 시베리아 원주민의 저 유명한 파오는 하늘과 땅을 줄여놓은 모양이라고 생각된 것이다. 깔때기 모양의 파오, 그러니까 커다란 팽이를 거꾸로 엎어놓은 것은 같은 모양의 파오에 있어 그 원추형의 꼭짓점은 북극성의 자리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하여 하늘이 북극성을 큰 못으로 삼아 걸려 있는 커다란 천막이듯이, 파오의 지붕은 원추의 꼭짓점에 걸린 작은 천막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늘이란 천막이 대지를 덮고 있듯이 원추형의 지붕은 방바닥이라는 작고 좁은 대지를 품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시베리아 원주민들은 하늘과 땅의 모상으로 만들어진 작은 우주 공간에 살게 되는 것이다. - 김열규, 『한 그루 우주나무와 신화』
해발 3500m 고지의 파미르고원에 있는 유목민 타지크족의 거주 지역. 파오와 고산의 만년설이 이색적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나) 수미산 세계의 모사(模寫)로서 조선시대 사찰 배치의 서사 구조는 불교적 사유에 있어서의 공간 인식을 매개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의 핵심이라 할 사성제(四聖諦)의 진행 과정을 반복한다.
1) 사찰 건축에 있어서 속세의 연장이자 사찰의 경계가 시작되는 진입 공간은, 사바 세계의 고통을 인지함으로써 깨달음의 길을 출발하는 고성제(苦聖諦)의 단계에 해당한다. 이후에 연속될 집(集), 멸(滅), 도(道)의 과정을 위한 전제라고 할 수 있다.
2) 이어 나타나는, 산문의 반복과 중첩은 공간에 대한 반복적 정화, 참례자의 지속적인 수행의 과정을 의미하며, 이때의 수행이란 곧 자신 안에 존재하는 고(苦)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끊어내는 과정이므로 산문의 통과는 집성제(集聖諦)의 단계로 해석된다.
3) 멸성제(滅聖諦)는 깨달음의 실재성으로, 사찰의 중심을 이루는 불전 영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산문의 통과 이후에 나타나는 마당[佛國土]과 부처가 존재하는 불전, 그리고 화려한 불전의 장엄은 ‘멸(滅)하여 성불한 자’(석가여래)와 그가 주재하는 불국토의 지고지순함을 보여줌으로써 중생 역시 깨달음의 길에 나아가도록 북돋우는 멸성제의 단계가 된다.
4) 보살전(菩薩殿)의 전각들은 도성제(道聖諦)를 구현하는 공간들로, 참례자는 화엄경의 선재동자와 같이 이러한 전각들을 순행하면서 각 전각들에 모셔진 보살의 인도를 따라 깨달음의 길에 나아가게 된다. 불전까지의 과정이 고(苦), 집(集), 멸(滅)의 단계로서 사유와 인식의 과정이라면 보살전의 과정은 보살의 회향(回向)과 중생의 실천행, 두 가지 지향의 결합을 통하여 중생이 스스로 부처가 되기 위해 나아가는 도성제의 단계이다. - 양상현, 『조선시대 사찰 배치의 서사구조』
(다) 교회는 ‘세계의 중심’이자 ‘진리의 거처’였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중심’이어야 할 교회는 광장의 후미진 곳에 지어졌으며, ‘진리의 거처’는 중심선 위에는 없고 오히려 광장의 후문과도 같은 장소에 배치되었습니다. (…) 그리고 광장 중앙은 자유로운 채로 방치해 두고자 했습니다. 거기에는 분수도 모뉴먼트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권력자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물이나 조각물 같은 것도 놓이지 않았습니다.
광장에서는 사회적 언어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그리스인은 이것에 무척 민감했지요.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그곳에 서사적 환상이나 허튼 생각을 되도록 억제하고,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인의 동의를 얻을 때마다 거기에 사회적 의미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광장이 광장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또 다른 종류의 토폴로지가 하나 연결되어야만 했습니다. (…) 인간의 생명은 잠깐 동안의 생존만이 허용되는 덧없는 것이며, 인간이 만드는 사회는 우주 속에 생겨난 보잘것없는 자율성을 가진 작은 섬에 불과합니다. 사회에는 사회의 ‘밖’이 있고, 인간의 사고에는 이해를 초월한 ‘밖’이 있지요. 그 ‘밖’이란 인간이 만드는 사회의 공공성을 초월한 우주적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일찍이 사회적 공공성은 우주적 공공성으로 통하는 통로가 없는 한 인간을 에워싼 광대한 자연 속에서 의미를 잃는다고 생각했지요. - 나카자와 신이치, 『예술 인류학』
[문제]
아래 세 개의 제시문을 관통하는 논제를 밝히고, 개별 제시문들이 어떻게 관련될 수 있는지 대해 아는 대로 논술하라. (1000~1200자 ) - 2011 서강대 예시 [풀이 과정] 논제의 요구는 세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제시문이 어떤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여 밝히라는 것이다.
① 각 제시문의 중심서술대상과 논지 분석 → 공통 논제 확정
② 각 제시문의 공통 논제에 대한 시각 및 문제점 분석
③ 제시문들의 상호 연관성 규명 → 공통점과 차이점을 바탕으로 서술
1. 제시문 (가)의 중심서술대상과 논지
·중심서술대상: 인간의 집(주택)
·논지: 주택은 공동체가 지닌 우주상(宇宙像)을 나타낸 문화 체계를 반영한다.
2. 제시문 (나)의 중심서술대상과 논지
·중심서술대상: 조선시대의 사찰(의 배치와 구조)
·논지: 조선시대의 사찰은 불교의 수행 과정인 사성제(四聖諦)의 진행 과정에 맞추어 축조되었다.
3. 제시문 (다)의 중심서술대상과 논지
·중심서술대상: 교회(의 위치)와 광장
·논지: 고대의 교회는 광장의 후미진 곳에 위치해 신보다 인간의 공간을 중시했다.
4. 공통 논제
인간의 주거 공간(생활 공간)
5. 공통점
인간의 주거 공간은 종교적 세계관을 반영함.(종교적 상관성을 바탕으로 구조화되고 설계됨)
6. 차이점
·시베리아 원주민 → 주거 공간은 신성한 공간. 우주(자연)와 교감하고 우주의 보호 속에 기거함
·조선의 사찰 → 신성한 공간, 건물의 배치와 전체의 구조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 표현, 초월 지향
·서양의 광장 → 자유로운 사교 공간이지만 사회적 행동 지향, 인간 중심적 사고 반영, 우주적 공공성과 연결 통로(광장의 끝에 교회 배치)
※ 이외에 다양한 관점에서 개별 제시문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하되 연관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주의



논술이란 언어를 조리 있게 구사함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조리 있다’는 말은 ‘말이 조목조목 이치에 잘 맞다’는 뜻으로 ‘주장이 합리적이고 그 근거가 타당하여 납득할 만하다’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언어의 전개 과정이 논리적이어서 그 결론이 믿을 만하다는 말이다. 즉 논술이나 구술시험은 말이나 글을 통한 ‘사고의 논리적 전개 과정’을 평가하는 시험이라 할 수 있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논리는 어려운 ‘논리학 이론’이 아니라 평범한 고등학생 수준의 언어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상식 수준의 것이다. 우리는 보통 원인(조건)에 따르는 결과(결론)가 필연적일 때 ‘논리적’이라고 말한다. 이는 주장과 근거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주장이나 판단은 반드시 타당한 근거로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한다. 또 논리 관계는 내용뿐 아니라, 문장의 연결이나 단락의 구성 같은 외형에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논술의 논리력 평가는 어휘 선택의 적합성, 문장의 배치나 연결, 단락의 구분 및 글의 구성 등을 통하여 다면적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논리는 창의적 사고를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수단이 된다. 창의적 사고는 맞닥뜨린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을 위해 ‘이런 결과(결론)를 초래한 필연적 원인(조건)은 무엇인가?’나 ‘이런 현상(조건)은 어떤 결과(결론)를 초래하는가?’처럼 끊임없이 생겨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즉 연상, 유추와 같은 논리적 사고의 확장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사고의 확장 시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순한 공상이나 막연한 추측, 또는 흉내 수준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1. 근거는 객관적 사실로 인정될 수 있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논술 시험에서 논리력의 평가는 독해와 표현 양면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독해 측면에서는 주어진 제시문의 주장과 근거를 정확히 분석하는 능력, 제시문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논제에 따라서는 제시문의 논리적 오류를 지적해내는 능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표현 측면에서는 글의 전개 방식(두괄식과 미괄식)을 중심으로 형식과 내용 양면을 평가한다. 형식 면에서는 어휘의 적합성, 문장의 구조와 연결, 단락의 구분과 구성 등을 평가한다. 내용 면에서는 주장의 합리성과 논제와의 부합성, 근거의 객관성과 구체성 및 주장과의 부합성, 그리고 주제의 일관성과 통일성 등을 평가한다.
2. 주장에 잘 맞는 논리 전개 방식의 선택도 중요
설득력 있는 주장을 위해서는 논증 방식의 선택도 중요하다. 대체로 논증은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이 방법은 주장의 당위성을 이해시킴으로써 동의(동조)를 이끌어내는 직접논증방식이다. 이와 달리 귀류법(또는 배리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는 어떤 주장에 반하는 주장(반대나 부정)의 오류나 거짓됨을 밝힘으로써 원래의 주장이 참임을 입증하는 간접논증방식이다. 주로 ‘~이 아니라면’이나 ‘~하지 않으면’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앞세우고, 그에 대한 부정적 증명을 시도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주장과 근거의 배치에 따른 형식으로는, 주장 뒤에 ‘왜냐하면 ~’ 형태의 근거를 제시하는 두괄식과, 근거 제시 후 ‘따라서 ~’ 형태로 결론짓는 미괄식이 있다.


논술은 내 주장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
통합논술의 예제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칸트에 따르면 예술미는 지성과 상상력이 조화를 이룰 때, 특히 상상력이 자유롭게 유희할 때 성립한다. 자유로운 상상력에 기반한 창조성은 최고도의 생산적 정신능력이다. 예술은 단순한 여흥이나 장식이 아니고 보편가치로서의 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예술가에게 창조성은 필수 조건이다. 비단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맡는 인물들에게도 이 조건이 요구된다.
칸트
(나) 세균학자 플레밍(A. Fleming, 1881~1955)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부상당한 많은 사람들이 세균 감염 때문에 죽어가는 것을 보고, 세균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1928년에 그는 상처의 고름에서 포도상 구균을 분리하여 배양하던 중 우연히 곰팡이에 의해 오염된 배양 접시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곰팡이가 자란 주변에는 포도상 구균이 없는 맑은 띠가 형성되어 있었고, 곰팡이로부터 멀어질수록 포도상 구균의 균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를 매우 흥미롭게 생각한 플레밍은 그 곰팡이를 채취하여 배양하였다. 그리고 배양 접시에서 곰팡이를 제거한 다음, 배양액을 800배까지 희석하여도 이 배양액이 포도상 구균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발견은 곰팡이 자체가 아니라 곰팡이가 생산한 어떤 물질이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레밍은 이 곰팡이가 속한 페니실륨속(屬)의 명칭에 맞추어 이 물질을 페니실린으로 명명하였다. 이후 그는 연구를 계속하여 페니실륨속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곰팡이 가운데 페니실륨 노타툼만이 페니실린을 생산하며, 페니실린이 여러 종류의 세균에 대하여 항균 작용을 하고 생쥐와 토끼 실험에서도 같은 항균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다) (전략) 태양광선에는 가시광선 이외에도 자외선 등의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와 적외선 등의 파장이 긴 전자기파가 있다. 그런데 표면온도가 약 6000K인 흑체복사*에서 예측한 스펙트럼과 지구 표면에서 측정한 태양광선의 스펙트럼을 비교해 보니 <그림 1>과 같았다. 두 스펙트럼의 전반적인 모양은 비슷하나 300nm**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자외선은 지상의 스펙트럼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다. 19세기의 과학자들은 왜 그렇게 관측되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1840년에 오존이 발견된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이 기체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밝혀냈다. 이들 가운데 아일랜드의 화학자 하틀리(W. N. Hartley, 1845~1913)는 <그림 2>와 같이 오존이 파장 240nm에서 300nm 사이의 자외선을 강하게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지상에서 관측되는 태양빛에 300nm보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이 관측되지 않는 점에 주목하여, 없어진 영역의 자외선이 대기 상공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존층에 흡수되어 지상에 도달되지 않는다고 예측하였다.
하틀리는 오존층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1881년에 제안하였으며, 이 가설은 20세기 중반 과학자들이 로켓을 이용하여 실측치를 구하게 되면서 확인되었다. 우리 시대에 오존층의 파괴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흑체란 외부에서 주어진 빛을 완전히 흡수했다가 재방출하는 물체를 뜻하며, 흑체가 방출하는 복사를 흑체복사라고 한다. 태양은 흑체에 가까우므로 흑체복사 스펙트럼을 태양이 방출하는 복사스펙트럼으로 간주할 수 있다.
** 1nm는 10억분의 1m다.
[논제] 플레밍과 하틀리의 과학적 발견 과정에 들어 있는 창의적인 생각을 찾아내어 근거와 함께 설명하고, 그들의 발견이 과학의 발전과 인류의 삶에 기여한 바를 기술하시오. (800 ± 100자)
- 2010 서울대 정시
[풀이 과정]
① (나)에서 플레밍의 창의적 생각과 근거 분석
② (다)에서 하틀리의 창의적 생각과 근거 분석
③ 플레밍과 하틀리의 과학적 발견이 인류의 삶에 기여한 바 기술
1. 창의적 생각에 대한 일반적 정의와 방법 ← 제시문에 드러난 것을 중심으로
창의적 사고: 세심한 관찰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의문과 예측(추론)의 결과.
방법: 상상력을 바탕으로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고 우발적 사건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하는 과정 및 우연한 발견을 논리적으로 이론화하는 노력
2. 플레밍의 창의적 생각과 근거
1) 창의적 생각: 우연히 발견을 주의 깊게 관찰 / 흥미를 갖고 상상력 동원 → 논리적 필연성을 부여 / 다양한 실험과 그 결과의 의미 분석
2) 근거: 오염된 배양 접시의 특이한 변화 포착(남다른 관찰력) / 특이점에 대한 논리적 의미 부여(상상력으로 사고 확장) / 다양한 조건을 적용한 실험과 그 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
3. 하틀리의 창의적 생각과 근거
1) 창의적 생각: 발견한 특이점의 의미 추적(추론) / 논리의 단절 구간(의문점)을 상상력으로 보완
2) 근거: 오존이 파장 240nm에서 300nm 사이의 자외선을 강하게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관찰) / 지상에서 관측되는 태양빛에 300nm보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이 관측되지 않는 영역의 자외선이, 대기 상공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존층에 흡수되어 지상에 도달되지 않는다고 예측(오존층의 존재 가설)
4. 플레밍과 하틀리의 과학적 발견이 인류의 삶에 기여한 바
플레밍: 생물학과 의학 발전에 공헌 →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 생명 연장 및 삶의 질 향상 등
하틀리: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 문제의 원인 규명 → 환경의식 고취, 삶의 방식에 변화 등
그림1, 그림2





논술은 내 주장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
통합논술의 실제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주장이 참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주장의 근거는 각양각색이다. 어떤 근거는 강하고, 어떤 근거는 약하다. 어떤 근거는 적합하고 어떤 근거는 부적합하다. 그러므로 제시된 근거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선, 제시된 근거가 문제의 주장을 얼마나 강하게 뒷받침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근거가 참일 때 결론적인 주장이 반드시 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설득력 있는 주장은 그 근거도 참이어야 하지만, 논증과정도 모든 사람이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타당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나)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근본적인 전환기를 맞은 지금 시대의 흐름을 읽는 좌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가장 주력해서 연마해온 것은 누군가에 의해 이미 만들어진 것을 본뜨는 복제 능력이었다. 그것은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말하자면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리고 심지어 국가까지도 자신의 발전 모델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바깥에 의지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델의 연쇄 구조에 균열이 생겨버렸다. 기업은 사원을 보호하지 않으며 국가는 기업을 더 이상 감싸고돌지 않는다. 예를 들어, 1991년과 2000년의 이직률을 비교해 보면, 광업 등 4개 부문에서는 2%~25%로 미미하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금융업 등 11개 부문에서는 11%~133%로 증가하였다. 또한 그동안 한국을 온정주의로 품어 온 선진국들은 이제 대등한 협상 내지 경쟁의 상대로 변신하고 있다. 더 이상 ‘봐주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가 자기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어떤 시스템 안에 편입되어야만 자기의 사회적 입지가 보장될 수 있었던 시대의 세계관으로는 적응하기 어렵다. 이제 시스템 자체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 것인가에 에너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지금 젊은이들의 고민이 있는 듯하다. 기존의 시스템에 진입하기가 매우 장벽이 높다. 설령 진입한다 해도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시스템을 만들거나, 아니면 그러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위 세대가 자신의 삶의 조건들을 만들어갈 때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다. 소비 생활은 풍요로워졌으나 생산의 주체로서 자기를 세우기가 대단히 험난해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세대보다도 강인한 내공이 요구된다. (중략) 지금까지 우리가 연마한 실력은 ‘주어진’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요구되는 것은 목표 그 자체를 스스로 설정하는 안목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마인드이다.
(다) 나는 세계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지 정확하게 그려낼 수 없다. 그것은 모든 가능성의 문을 열어둔 세계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다만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지적인 범위에서 이루어지던 경쟁은 점점 더 세계적인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전혀 짐작할 수 없었던 세계 어느 곳에 내일 당장이라도 유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고, 혁신하는 것을 삶의 방식으로 채택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내가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으면, 지구의 또 다른 곳에서 누구든지 그런 삶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너무 급변한다고 불평하고 저주해도 그것은 한순간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변화를 되돌려놓을 수는 없다. 함께 모여 구호도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고함도 치면 동지애를 굳히거나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자본과 세계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세계화의 거센 물결을 차가운 이성이 아니라 뜨거운 감성으로 맞는다면, 모든 사람을 동질화시키고 모든 것을 표준화해 버리는 세계화란 타도해야 할 제국주의의 음모로밖에 여겨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감정은 이성을 앞서게 마련이다. 변화에 동참해 과거를 체계적으로 폐기하고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들은 외국과의 교역 등을 통해 살아 숨 쉬는 현장을 온몸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에게 세계경제란 변신과 적응 그 자체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다수는 그런 체험을 할 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있는 그대로의 변화를 직시할 별다른 인센티브도 없다.
변화를 주도하는 소수와 변화를 수용할 수 없는 다수의 갈등과 반목은 계속될 것이다. 다수는 불안한 자기 처지의 원인을 스스로가 아니라 외부와 타인에게서 찾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불안한 정서에 호소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세력도 있을 것이다.
[문제 2] 제시문 (가)를 참고하여 제시문 (나)와 (다)를 읽고, 그 중심 주장과 근거를 찾아 약술하시오. 그리고, 어느 주장이 왜 더 설득력이 있는지 기술하시오. (500~600자) - 2008 한양대 모의
[풀이]
1. 제시문 (가)의 요지 파악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① 근거가 참이어야 한다. → 객관적 사실이어야 한다. ② 논증과정도 보편적이고 타당성 있어야 한다.
2. 제시문 (나)와 (다)를 (가)의 두 조건에 맞추어 분석한 후, 중심 주장과 근거를 간략히 서술
1) (나)의 중심 주장 : 21세기의 전환기적(세계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에 안주하지 않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2) (나)의 근거 : 상황의 변화(이직률 비교), 시스템 변화 불가피, 수동적 태도로는 극복 불가
3) (다)의 중심 주장 : 세계화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자발적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4) (다)의 근거 : 무한 경쟁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됨. 변화(개방)를 부정하면 엄청난 비용 지불
3. (나)와 (다)의 논증과정 분석 → (나)는 직접논증방식, (다)는 간접논증방식
4. (나)와 (다) 중 더 설득력 있는 주장 선택 후 논증
<2022>(나)의 근거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자료 제시) / (다)의 근거는 필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 추상적
<2022>논증과정은 각기 특성에 맞추어 선택되어 뚜렷한 차이가 없음


제멋대로 제시문 성격 규정하면 안돼
대입 논술시험에 ‘주어진 관점에서 특정 대상(또는 제시문)을 분석하거나 비교 또는 비판하기’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문제에서 대학은 수험생의 어떤 능력을 평가하고자 할까? 그것은 ‘타인의 생각에 대한 이해력과 타인과의 소통 능력’이다. 즉 필자가 말하려는 중심서술대상과 그것을 대하는 관점 및 집필 의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심층 독해력과 특정 대상이나 제시문을 한정된 조건에서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하여 표현하는 능력이다. 또 주어진 관점을 다른 대상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평가할 수도 있다.
타인(필자)의 관점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동일 대상을 대하는 독자(수험생)의 시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필자의 관점과 의도는 독자(수험생) 자신의 주관과 필자(제시문)의 주관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논의의 대상이 불분명해서는 곤란하다.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점’이란 무의미하다. 한편 조건 제시문과 분석 대상 제시문은 반드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공통점과 차이점). 따라서 논제의 요구가 없어도 대상 제시문의 분석은 ‘비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1. 논제에 명시된 조건 제시문의 관점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논제에서 조건 제시문에 나타난 가치나 시각은 절대적인 것이므로 잘못 파악하거나 임의로 바꾸면 안 된다. 즉 제시문의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수험생의 주관에 따라 제시문의 관점이나 성격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반값등록금 논쟁에 관한 기준 제시문의 논지가 ‘교육예산을 확대하려면 다른 복지예산을 줄여야 한다’라고 해서 성급하게 ‘반값등록금 반대’ 입장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2. 필자의 태도에 주목하되 이분법적 구도에 얽매이지 말아야
논술시험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사회문제에 대한 태도는 ‘찬반’이나 ‘긍정과 부정’같이 양립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에 따라 양립하지 않거나 양극단 외에 중립이나 양자의 조화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이분법적 사고나 흑백 논리를 벗어나 다양하고 입체적인 사고를 습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상반된 의견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찬성과 반대 입장,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 능동적 태도와 수동적 태도, 주관적 판단과 객관적 판단, 진보와 보수 입장, 개방적 측면과 폐쇄적 측면 등은 동일 대상에 대한 필자들의 태도가 양분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입장이 상반된 경우 주어진 관점이 자신의 관점과 다를 때 학생들은 당황하기도 한다. 자신의 입장을 자신이 비판하는 상황이 되어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자신의 관점과 어느 부분이 다른지 차분하게 비교 분석하여 주어진 관점을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한 다음 논제의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 마지못해 하다 보면 논점을 이탈하거나 상투적 표현에 머물 수 있다.

■ 통합논술의 실제
‘기술’은 항상 인간에게 이로운가?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다) 농사짓는 기술이 정교해지면 차지한 농토가 적으면서도 곡식은 소출(所出)이 많으며, 노력이 덜 들면서도 잘 여물 것이다. 밭을 일구어서 갈고 씨 뿌리고 김매고 낫질하고 벗기는 것으로부터 키질하고 방아 찧고 반죽하고 밥 짓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편리하게 되어 노동력이 절감될 것이다. 베 짜는 기술이 정교해지면 투입되는 물자가 적으면서도 실이 많이 나오고, 작업을 빨리 하면서도 포백(布帛)은 올이 배고 결이 고울 것이다. 물에 담가서 씻고 실을 뽑으며 베를 짜고 표백하는 일로부터 채색으로 물들이고 바느질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편리하게 되어 노동력이 절감될 것이다. 병정(兵丁)의 기술이 정교해지면 공격하고 방어하며 식량을 운반하고 성벽 따위를 수축(修築)하는 모든 일이 속도가 빨라져 위태함을 면할 것이다. 의원(醫員)의 기술이 정교해지면 맥을 짚어서 증세를 살피고 약의 성질을 분별하여 사시(四時)의 기운을 살피는 모든 것이 옛날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고 잘못된 점을 논박(論駁)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공장이의 기술이 정교해지면 궁실(宮室)과 기용(器用)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성곽과 선박, 수레, 가마 따위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두 편리하고 견고(堅固)하게 될 것이다. 진실로 그 방법을 다 알아서 힘껏 시행한다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고, 군대를 강하게 만들 수 있으며, 백성을 잘살고 수(壽)하게 할 수 있을 터인데, 당장 익숙히 보면서도 도모하지 않는다. 수레를 사용하는 데 대하여 말하는 자가 있으면 “우리나라는 산천이 험하여 사용할 수 없다.” 하며, 양(羊)을 목축하는 것에 대하여 말하는 자가 있으면 “조선에는 양이 없다.” 하며, 말은 죽을 쑤어 주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풍토(風土)가 각기 다르다.” 하니, 이런 자들을 난들 또한 어찌하겠는가.
(라) 자공(子貢)이 초(楚)나라를 유람하다가 진(晉)나라로 돌아갈 때 한수(漢水)의 남쪽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 한 노인을 만나니 그 노인은 바야흐로 밭이랑을 일구려고 굴을 파서 우물로 들어가 물동이를 안고 물을 퍼다 붓는다. 그런데 애써 힘들임이 심히 많으나 성과는 매우 적었다. 그래서 자공이 물었다. “여기 기계가 있는데 하루에 백 이랑에 물을 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힘들임이 매우 적어도 효과는 큽니다. 당신은 그것을 바라지 않습니까?”
밭이랑을 일구던 노인이 자공을 쳐다보고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것은 나무를 파서 기계를 만든 것인데 뒤쪽은 무겁고 앞쪽은 가벼워 물을 끌어당기는 것이 물이 흐르듯 하고 빠르기가 넘치는 홍수 같습니다. 그 이름을 도르래라 합니다.”
그 밭이랑을 일구던 노인이 버럭 성을 내다가 곧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우리 선생님께 들으니 기계란 것이 있으면 반드시 꾀를 부리는 일이 있게 되고, 꾀를 부리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꾀를 내는 마음이 생기며, 꾀를 내는 마음이 가슴속에 있으면 순백한 마음이 갖추어지지 않고, 순백한 마음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신묘한 천성이 안정되지 않으며, 신묘한 천성이 안정되지 않으면 도가 깃들지 않는다 하시었네. 내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네.”
자공이 뻘겋게 부끄러워져 고개를 숙이고 대답을 못했다.
[문제] 제시문 (다)와 (라)는 기술에 관한 상이한 관점을 드러내는 글들이다. 제시문 (라)의 관점에서 제시문 (다)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시오 - 2010 이화여대 수시
[풀이]
1.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에 관한 두 제시문의 가치판단의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1) (다)의 관점 : 기술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봄 - 효율성, 편의성, 삶의 질 향상 ← 결과 중시
2) (라)의 관점 : 부정적 시각 - 기술의 발달이 노동의 본질(정신적 수양, 도)을 훼손 ← 과정 중시
2. (라)의 관점에서 (다)를 비판
(다)를 비판하되 (라)에서 근거를 찾아 제시하라는 요구이다. 먼저 (다)에서 비판할 대상을 한 가지 이상 찾아 확정한 후 그에 적합한 근거를 (라)에서 찾아 제시한다. 비판 대상은 인간의 삶 또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사회문제가 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비판 대상 ( ) ← 근거 ( )
※ 비판 대상이 여럿일 경우 각 대상에 꼭 맞는 근거를 맞대응시키되 중복 여부에 유의한다. 또 근거가 불명확하거나 없는 것은 제외한다.

■ 통합논술의 예제
기억하려면 망각해야 한다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활력을 임의로 이곳저곳에 소모하려는 정신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의 발현 방식 역시 세상이 진보하면 할수록 복잡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표출되는가’를 간략히 설명해 본다면, 보통 ‘도락’(道樂)이라고 하는 자극에 대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락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낚시를 한다든가 당구를 친다든가 바둑을 둔다든가 총을 메고 사냥을 간다든가 여러 가지 형태가 있겠습니다. 이것들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 나아가서 어떤 강요 없이 자신의 활력을 소모하고 기뻐하는 쪽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정신이 문학도 되고 과학도 되고 또 철학도 되므로, 언뜻 보면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모두 도락의 발현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차나 전화 등이 설비되어 있다고 해도 “꼭 오늘은 저쪽까지 걸어서 가고 싶다.”는 식의 도락심이 강하게 나타나는 날이 반드시 일 년에 두세 번은 있습니다. 원해서 육체를 사용하고 피로를 청합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산보라는 사치도 요컨대 이 활력 소모의 부류에 속하는 적극적인 생활을 위한 생명 보존 형태의 일부분입니다.
도덕가라면 이 도락 근성의 발전을 괘씸하다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도덕상의 일일 뿐 사실상의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현실의 상황에서 말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곳에 활력을 소비하는 이 궁리 정신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활동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원래 사회가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 의무적 행동을 하는 인간도 내버려두면 자아본위(自我本位)에 입각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자신이 원하는 자극에 정신이나 신체 등을 소비하는 경향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나) 프랭크 길브레스는 과학적 관리법에 흥미를 갖고 이를 벽돌쌓기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는 벽돌공의 동작들에 대해 매우 재미있는 분석과 연구결과를 내놓았고, 벽돌공의 작업 속도와 피로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길브레스는 벽, 반죽통, 벽돌 더미가 위치한 곳에서 양발이 각각 디뎌야 할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고, 벽돌공이 벽돌을 쌓고 벽돌 더미 쪽으로 한두 발짝 움직이는 동작을 없애도록 했다. 또 그는 반죽통과 벽돌의 가장 알맞은 높이를 연구한 다음, *비계를 고안해 그 위에 모든 재료들을 올려놓을 탁자를 둠으로써 벽돌공이 반죽통과 벽돌을 가장 알맞은 위치에 두고 작업을 할 수 있게 했다. 비계는 벽의 높이에 따라 조정할 수 있었는데, 비계를 조정하는 일만 전담하는 노동자를 두었다. 이런 방법을 통해 벽돌공은 반죽을 퍼낼 때마다 벽돌을 들고 몸을 구부렸다 펴는 일을 줄이게 되었다.
그리고 벽돌공에게 벽돌을 전달하기 전에 한 노동자가 화차에서 벽돌을 내린 다음 고운 면이 위로 향하도록 조심스럽게 분류하여 높이 조절이 가능한 비계 위의 반죽통 가까이에 쌓도록 했다. 이로써 벽돌공은 비계 위에 너저분하게 쌓여 있는 벽돌 더미에서 벽돌을 고르는 시간을 절약하게 되었으며, 가장 편한 자세로 가장 빠르게 벽돌을 쥘 수 있게 되었고 벽돌을 뒤집거나 양 끝을 돌리는 동작을 할 필요가 없게 되어 시간의 낭비가 줄었다.
길브레스는 벽돌공들이 반죽 위에 벽돌을 놓고 접합부의 두께를 제대로 맞추기 위해 흙손의 손잡이 끝으로 벽돌을 몇 차례 두드리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이후 그는 반죽의 농도를 적당하게 조절함으로써 벽돌을 누르는 손의 압력으로 접합부의 적당한 두께를 손쉽게 유지하는 법을 고안했다.
* 비계: 건설 현장에서 쓰는 가설 발판
(다) 기억에 망각이 특이하게 혼합되는 것은 우리 정신에 있는 선택 작용의 한 예이다. 선택은 그 위에 정신이란 배를 건조할 뼈대가 된다. 그리고 기억을 위해 선택이 쓸모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어떤 것도 기억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선택이 없다면, 우리가 과거의 어떤 기간을 회상하려 할 때 그것이 지속된 원래 시간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우리는 결코 사고를 앞으로 진전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회상된 시간들은 원근 단축이라는 것을 겪게 되는데, 이 원근 단축은 그 시간들을 채웠던 수많은 사실을 생략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원근 단축이라는 축약 과정은 이와 같은 결손을 전제로 한다. 먼 옛날의 일을 떠올리기 위해 그 일과 현재의 우리 사이에 놓인 일련의 사건들을 모두 거쳐야 한다면, 그 조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억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기억이 이루어지는 조건의 하나가 망각하는 것이라는 역설적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을 완전히 망각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혀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를 제외하고는 망각은 기억의 질병이 아니라 기억을 건강하게 하고 살아있게 하는 조건이 된다.
하지만 망각 과정에는 아직도 설명되지 않은 변칙적인 것들이 있다. 어느 날 망각되었던 것이 다음 날에는 기억날 수도 있다. 우리가 상기하려고 아주 열심히 노력했지만 무위로 돌아간 것이, 우리가 그 시도를 포기하자마자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천연스레 정신 속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 들어올 수도 있다. 과거의 경험들이 여러 해 동안 철저하게 망각된 다음에도, 어떤 대뇌 질환이나 사고를 당한 경우, 잠복된 연상 통로가 개방되어 재생되는 일도 가끔 있다. 마치 사진사의 약물이 콜로디온 필름 속에서 잠자고 있는 그림을 현상해 내듯이 말이다.
[문제] 제시문 (가)와 (나)를 ‘낭비’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두 입장을 모두 활용하여 제시문 (다)에 나타난 정신활동에 대한 이해방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시오. (1000자 안팎) - 2012 연세대 수시
[풀이 과정]
① 제시문 (가)의 요지 파악
② 제시문 (나)의 요지 파악
③ ‘낭비’의 관점에서 (가)와 (나)를 각각 비교(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 비교)
④ 제시문 (다)의 요지 파악
⑤ (가)의 시각에서 비판 및 분석
⑥ (나)의 시각에서 비판 및 분석
1. 제시문 (가)의 요지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도락)을 위하여 활력을 소모하려는 정신 경향이 있음
→ 활력의 소모(긍정적 의미의 낭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삶을 윤택하게(가치 있게) 하는 ‘활동’
※ 도락 추구를 위한 궁리 정신은 문학, 과학, 철학이며 삶의 수단이기보다는 목적에 가깝다는 인식.
2. 제시문 (나)의 요지
벽돌쌓기 공정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과학적 관리법 적용) 벽돌공의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하고 낭비되는 시간을 절약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함
→ 합리성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생산성(물질적 풍요)을 저해하는 요소는 낭비(부정적 의미)
3. 비교
(가): 즐기는 일(도락)에 활력과 시간을 쓰는 것은 낭비라기보다 합목적적인 소비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나): 과학적 관리에 의한 생산성의 극대화에 반하는 모든 활동과 시간은 낭비이므로 절약하여야 한다.
4. 제시문 (다)의 요지
기억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망각이다. 기억에 망각이 혼합되는 것은 우리 정신의 선택 작용의 한 예다. 모든 회상된 시간들은 원근 단축을 겪는다. 원근 단축은 그 시간들을 채웠던 수많은 사실을 생략함으로써 가능해진다.
5. (가)의 시각에서 비판 및 분석 - ‘낭비’의 관점에서 분석
⊙ (가)의 활력 소모와 (다)의 망각을 대비 - 낭비가 갖는 긍정적인 의미로 설명 가능
⊙ (가)의 정신 작용이 능동적, 적극적 활동이고 삶에 긍정적 가치를 실현하는 궁리 정신이지만 (다)의 망각은 수동적 작용이고 변칙적일 때가 있어 결과적으로 낭비일 수 있다.
6. (나)의 시각에서 비판 및 분석
⊙ 망각의 원근 단축에 의한 축약 과정이 (나)의 낭비 요소의 제거 과정처럼 기억의 효율성을 높임(긍정적)
⊙ 망각의 불규칙성과 가변성은 기억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저해하여 실질적 낭비가 될 수 있음


도표의 변곡점은 사회 변화를 나타낸다
정보화 시대에 통계자료는 양질의 정보를 선별해내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통계자료의 분석 결과는 복잡한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근거로 이용되며 미래를 예측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이 표와 그래프를 이용한 논술 문제를 출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표를 논제의 요구에 맞게 분석하고 다양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다.
도표의 해석에서 유의할 점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다. 수치로 이루어진 자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버리고 변화 추이의 해석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 없다. 그러한 불안감은 도표 해석의 기준을 무시한 자의적 풀이의 원인이 된다. 도표는 논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압축해 놓은 보조 자료로 메시지는 의외로 간단한 것이 많다. 사회탐구 및 과학교과서의 통계자료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통하여 도표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1. 도표의 항목과 단위의 이해가 우선이다.
도표에 제시되는 모든 항목에는 각각의 의미가 있다. 도표에는 제시문과 다름없이 하나의 주장이 포함될 수 있다. 이때 각각의 세부항목은 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볼 수 있다. 또한 단위의 정확한 이해를 통하여 논술문 작성에서 구체적이고 분명한 표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로나 세로의 세부항목으로 ‘대한민국의 GDP’가 제시되고 그 단위가 %로 표기되었다면 도표의 핵심내용은 ‘시간의 변화에 따른 대한민국 GDP의 가감률(증가율과 감소율)’이 될 것이다. 핵심내용이 파악되었다면 간단한 계산으로 ‘○○○○~○○○○년의 ( )년간 대한민국의 GDP는 ( )% 증가되었다’라는 명확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대략 또는 크게 증가했다’ 등의 모호하고 불확실한 표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2. 변화의 움직임에 주목하라.
도표의 분석에서 가장 출제빈도가 높은 경우는 수치가 변하는 움직임(추이 또는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추이의 파악은 사회의 변화 요인, 문제의 구체적인 원인 등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가설이나 이론 등의 설득력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된다. 나아가 기업의 이윤추구 및 국가의 정책결정과 관련되어 사회적 파장이 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변화의 추이는 행과 열 항목에 따라 비례나 반비례의 형태가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주의할 점은 변곡점(수치가 갑자기 증감할 경우)이 나타날 경우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완만한 상승세에서 급락하는 지점이 있다면 논제의 핵심 요구사항은 그 원인을 추론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변곡점이 나타날 경우 논제의 요구사항과 더불어 다른 제시문과 연관시켜 그 의미를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3. 복수의 도표자료가 출제될 경우
통계표, 그래프의 혼용 등 복수의 도표가 제시된다면 상관관계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능 지원과 수능 성적에 대한 도표가 주어진다면 세부항목이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의 모집 비율 및 수학능력시험의 점수 등이 수치로 나타날 수 있다. 논제가 ‘입학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형을 예측하라’는 요구사항이라면 도표 간의 변수에서 추론할 수 있는 ‘논술전형의 확대’, ‘정시전형의 축소’, ‘소신지원’, ‘수능의 변별력 약화’, ‘내신 적용 증감’ 등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통합논술의 실제
세부 항목 간의 관계를 곰곰이 따져보자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다음>
갑: 연령별 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세에서 가장 높고 60세 이상에서 가장 낮다.
을: 연령별 실업률, 즉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은 20~30세에서 가장 높고 40~50세에서 가장 낮다.
병: 연령별 인구에서 실업 상태로 들어설 가능성은 20~30세에서 가장 높고 60세 이상에서 가장 낮다.
정: 실업 상태를 3개월 이내에 벗어날 가능성은 20~30세에서 가장 높고 60세 이상에서 가장 낮다.
<자료>
주) 경제활동인구: 육체적인 노동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15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주부나 학생, 노약자 등과 같이 자신이 처한 여건상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제외한,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문제] 한 해에 걸쳐 매월 말 무작위로 실업 상태의 20세 이상 100인을 골라 구직 기간과 나이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자료 (가)로 작성했다. 각 칸의 수치는 사람 수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상단 좌측 칸의 숫자 26은 100명의 20세 이상 실업자들 중 20세 이상 30세 미만이면서 구직 기간이 3개월 미만인 사람들이 평균 26명임을 나타낸다. 자료 (나)는 20세 이상 인구의 연령별 구성비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눠 보여준다. <자료>를 활용하여 <다음>의 갑, 을, 병, 정의 주장들을 각각 뒷받침하라.(500±50자) -2012 인하대 모의
[풀이]
문제의 요구사항은 제시문 (가), (나)의 요지를 이용하여 갑, 을, 병, 정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주어진 각 자료에 겉으로 드러난 정보뿐 아니라 두 자료를 연계하여 계산한 새로운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갑의 진술에는 (나)를, 을은 (가)와 (나), 병은 (가)와 (나), 정은 (가)를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1. (갑)의 주장에 대한 근거 수치
도표 (나)의 전체 인구(계) 중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인구의 비율을 수치로 나타내면 40~50세에서는 19/23, 60세 이상은 8/20이다.
2. (을)의 주장에 대한 근거 수치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은 (가)와 (나)를 이용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가)의 실업자 전체의 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30세에서는 36/11, 40~50세는 18/19가 된다.
3. (병)의 주장에 대한 근거 수치
(병)은 오답이 가장 많이 나온다. 주어진 조건인 ‘연령별 인구에서 실업 상태로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먼저 3개월 미만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3개월 이상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실업 상태로 들어선다는 의미’를 이해하면 쉽게 풀린다. 따라서 20~30세는 10/17이 아닌 26/17이, 60세 이상은 4/20이 아닌 5/20이 답이 된다.
4. (정)의 주장에 대한 근거 수치
도표 (가)의 전체 실업자 수 대비 3개월 미만 실업자 수는 20~30세에서 26/36, 60세 이상에서 5/9 이다.

■ 통합논술의 예제
국제 관계는 협력적인가 종속적인가?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본원의 이름은 호랑인데 별호는 산군이올시다. 여러분 중에도 혹 아시는 이도 있을 듯하오. 지금 가정(苛政)이 맹어호(猛於虎)라 하는 문제를 가지고 두어 마디 할 터인데, 이것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과 같이, 옛적 유명한 성인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라. 가정이 맹어호라 하는 뜻은 까다로운 정사(政事)가 호랑이보다 무섭다 함이니 혹독한 관리는 날개 있고 뿔 있는 호랑이와 같다 한지라,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제일 포악하고 무서운 것은 호랑이라 하였으니, 자고이래로 사람들이 우리에게 해를 받은 자가 몇 명이나 되느뇨? 도리어 사람이 사람에게 해를 당하며 살육을 당한 자가 몇 억만 명인지 알 수 없소. 사람들의 악독한 일을 우리 호랑이에게 비하여 보면 몇 만 배가 될는지 알 수 없소.
(중략) 그런고로 영국 문학박사 판스라 하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이 사람에게 대하여 잔인한 까닭으로 수천만 명 사람이 참혹한 지경에 들어갔도다’ 하였고, 옛날 진 소왕이 초 회왕을 청하매 초 회왕이 진나라에 들어가려 하거늘, 그 신하 굴평이 간하여 가로되, 진나라는 호랑이 나라이라 가히 믿지 못할지니 가시지 마소서 하였으니, 호랑이의 나라가 어찌 진나라 하나뿐이리오. 오늘날 5대주를 둘러보면, 사람 사는 곳곳마다 어느 나라가 욕심 없는 나라가 있으며, 어느 나라가 포학(暴虐)하지 아니한 나라가 있으며, 어느 인간에 고상한 천리를 말하는 자가 있으며, 어느 세상에 진정한 인도를 의론하는 자가 있느뇨? 나라마다 진나라요 사람마다 호랑이라 생각하옵니다.”
(나) 나라끼리 교제하는 것도 또한 만국 공법으로 규제하여, 천지에 공평무사한 이치에 따라 한결같이 행해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커다란 나라도 한 나라고, 작은 나라도 한 나라인 것이다. 나라 위에 나라가 없고, 나라 아래에도 또한 나라가 없다. 한 나라가 나라 되는 권리는 피차 동등하고, 지위도 털끝만한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모든 나라가 우호적이고 평화로운 뜻으로 균등한 예우를 갖추어 조약을 서로 교환하고 사절단을 서로 파견함으로써, 강약을 구별하지 않고, 권리를 서로 지켜주며 침범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나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자기 나라의 권리도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만국 공법은 약소국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수호조약, 항해조약 및 통상조약 체결권, 총영사 및 무역사무관 파견권, 교전이나 강화를 선언할 권리, 이웃 나라끼리 군사 행동을 취할 때에 중립을 지킬 권리 등을 보장하여 이를 주권에 포함시켰다. 공법에 통달한 어느 학자가 “속국이라는 말은 오늘날 어울리지 않는 명칭이다”라고 말하였다. 그 뜻은 한 나라로서의 체제를 갖추고 있는 나라가 비록 작더라도, 강대국이 형세대로 통합할 권리가 없음을 가리킨 것이다. 설령 약소국이 강대국의 사나운 위협과 난폭한 핍박을 못 이겨, 자기 나라를 스스로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예전에 없었던 속국의 체제를 한때 자인한 적이 있더라도, 이 일 때문에 본래부터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권리를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위협과 핍박 아래서는 스스로 긍정하는 승인을 할 수가 없으며, 또 그러한 승인은 합법적인 조처가 아니기 때문에, 억지로 백번 승인했다 하더라도 만국 공법의 조항에 의해 소멸되는 것이다.
[문제] 국가 간 관계에 대한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을 토대로 아래 <그림 1>과 <표 1>에서 추론 가능한 국제 관계를 설명하시오.(900자±90자) - 2011 숙명여대 수시
[풀이]
1. (가)의 논거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 호랑이를 모든 포학한 나라에 비유함으로써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는 대립적 관계임을 주장
2. (나)의 논거
만국 공법 제정은 약소국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 - 국가 간 합의에 따른 국제 관계의 수평화 의미
3. <그림 1>의 논거 및 추론
1) 국가 수의 증가에 비해 정부간 기구, 국제 NGO의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 추세가 커짐 → 국가들 간의 정치교류 증가를 의미
2) (나)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음
3) (가)의 입장에서 <그림 1>은 정부간 기구와 NGO의 증가를 인도 차원이 아닌 종속적 관계를 위한 술수라 볼 수 있음
4. <표 1>의 논거 및 추론
미국은 해당 국가 전체에 자국의 영화를 수출하고 있는 반면 미국 영화를 수입하는 대부분 나라의 영화산업이 몰락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가)의 입장을 뒷받침 - 미국 영화산업의 막강한 경쟁력은 타국 문화를 종속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음
※ <표 1>, <그림 1>에 나타난 국제 관계 정리 - 국제사회는 긴밀한 협력체계(정치적 측면)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의 이익(경제적 측면)을 위한 경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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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22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유엔본부 총회 본회의장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앞에서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 분석 때 선입관을 버리자
통합논술의 논제는 교육과정에 포함된 모든 교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하여 출제한다. 그에 따라 문제에는 글로 쓰인 제시문뿐 아니라 그림, 사진, 영화, 지도, 도표 등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제시된다. 학생들은 이미지 자료에서 논지와 근거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 익숙지 않은 학생에게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제시문과의 관계 파악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대체로 논술고사에 출제되는 이미지 자료들은 논제가 요구하는 공통 주제나 다른 제시문과의 관계 분석을 통해 의미를 유추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미지 분석이 되었으면 이를 문장으로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도 연관된 제시문이나 논제를 참고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1. 이미지 자료에 대한 성급한 접근보다 논제 분석이 우선
그림이나 사진 및 만화 등이 제시문으로 출제되는 논술 문제는 이들 이미지 자료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지 분석의 실마리가 논제에 있는지 다른 제시문에 있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이미지 분석 시 주의할 점은 선입관을 버리는 일이다. 이미지 중에는 널리 알려진 예술 작품이나 영화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문제에 따라서는 상식적으로 알려진 일반적인 평가나, 학교에서 배운 감상평 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때는 논제의 요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과 논리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2. 이미지를 글로 표현하여 요약하는 연습 필요해
이미지를 글로 표현할 때는 이미지 속의 요소들을 사실적으로 보고 문장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풍경에 대해 사람이 몇 명 있는지, 주변 사물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보이는 그대로 글로 적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논제의 요구에 따라 이미지에서 논지와 근거를 찾아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이때 느낌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든 문장에는 구체적인 핵심 전달사항이 드러나야 한다’라는 논술의 표현 원칙에는 예외가 없다. 또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낀 감상에 얽매이게 되면 논점 일탈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작가의 작품 제작 동기나 의도를 분석해야
모든 글에는 필자의 집필 동기나 의도가 있듯 그림이나 사진 등 이미지 자료에도 작가의 의도가 들어 있다. 작가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작품 제작 당시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나 작가가 처한 개별적 상황 등을 고려해보면 도움이 된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경우에는 논제나 관련 제시문을 바탕으로 제작 의도를 추론해 보아야 한다. 작가의 작품 제작 동기나 의도는 곧 작품의 핵심 논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이미지만 주어진 경우 이미지 자체를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심층 분석하여 작가의 이야기를 요약해 봐야 한다. 이미지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소 미술이나 사진, 영화 등 예술 작품의 감상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 통합논술의 실제
‘인간의 시간’ 대 ‘기계의 시간’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고등학교 문학〉
(나)
우렁탸게 토하난 긔뎍(汽笛) 소리에
남대문을 등디고 떠나 나가서
빨리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날개 가딘 새라도 못 따르겟네
늙은이와 뎖은이 셕겨 안졋고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스나
내외 틴소(親疎) 다갓티 익히 디내니
됴고마한 딴 세상 뎔노 일웟네
〈고등학교 문학〉 최남선, ‘경부철도가’
(다)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
영화 <모던 타임스>의 한 장면.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찰리는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 작업의 결과, 찰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 버리는 강박 관념에 빠지고 정신이 이상해져서, 급기야 정신 병원까지 가게 된다. 
〈고등학교 세계사〉
[문제] 다음에 제시된 글과 사진을 보고 (가), (나), (다)가 포착하고 있는 시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750 ± 50자) - 2010 경기대 모의
[풀이]
문제의 요구사항은 제시문 (가), (나), (다)의 요지를 파악하여 각 제시문에 담겨있는 시간의 의미를 서술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 다음의 순서로 해결할 수 있다.
1) 제시문 (가), (나), (다)의 요지와 포착한 시간의 의미 파악
2) 각 제시문이 나타내는 시간의 의미 비교
※ 제시문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비교 설명 - 역사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함
옛날 물을 이용해 시간을 쟀던 자격루. <한겨레> 자료사진
1. (가)의 논지와 시간
1) 논지 :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고자 하는 마음(관조적, 순응적)
2) 시간의 의미 : 자연의 시간
*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인간의 모습 ← ‘(저)절로’ 나고 자라고 늙음
※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시간’으로 이해 가능 - 물아일체의 태도
2. (나)의 논지와 시간
1) 논지 : 과학 문명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새 세상을 찬탄함(긍정적, 진취적)
2) 시간의 의미 : 인간의 시간
* 자연에 지배당하던 인간 → 과학기술의 힘으로 자연을 정복 → 인간이 자연의 시간을 (자유롭게) 지배함
→ 공간적 변화까지 가능하게 함 -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관계)도 가까워짐
3. (다)의 논지와 시간
1) 논지 : 기계 문명의 발달로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어 감으로써 정신적으로 황폐화됨
→ 인간의 기계화, 부품화
2) 시간의 의미 : 기계의 시간
*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인간이 정복당함 → 인간이 기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으로 부작용 발생
※ 제시문 간 관계 서술
→ 제시문들이 시기적으로 과거에서 현대로 진행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전체적으로 시간에 대한 시각의 변화 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간단히 서술하는 단락을 별도로 구성할 수 있음

■ 통합논술의 예제
산아제한과 출산장려, 이 시대의 선택은?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 맬서스. 그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인구와 식량 사이의 불균형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서 기근·빈곤·악덕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한겨레> 자료사진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오늘날 인구문제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조망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 되었다. 20세기의 마지막 10년간 인구 정책과 관련된 논의는 국제회의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제 지구촌의 인구는 지구환경과 기후변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0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세계기후회의에서 환경단체의 대표자들뿐만 아니라 학자들도 지구촌의 인구 증가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1950년대에 25억 명 정도였던 세계 인구는 현재 65억 명에 이르고 2050년경에는 10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인구의 증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데 최대의 난적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가장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인간이 지구환경에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는 후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열악한 자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인간의 최저 생계 유지는 그 어느 생명체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의 한 연구팀은 저탄소 기술 개발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이 가족계획을 위한 비용보다 무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지구환경 문제 중 기후변화는 이제 국제기구, 국가정부와 일반시민들에게도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긴박한 현안이다. 인구 증가가 기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꼭 짚어 말할 수 없을지라도, 인구 증가가 계속 진행될 경우, 기후변화를 포함한 지구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약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산업 선진국에서도 최근에 인구 노령화, 다문화주의의 포기 등과 관련하여 세계 인구 증가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지구촌의 생활수준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인구 과잉의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서 각국 정부가 가족계획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시급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논의를 위해 낭비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는 바로 지금 실천을 바라고 있다.
[문제] (가)의 논거를 바탕으로 포스터 (나)와 (다)의 취지를 비교하여 평가한 후, 대한민국이 국가 경쟁력을 도모하면서 지구환경 문제의 개선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1400자)
- 2012 한양대 모의
[풀이 과정]
① 제시문 (가)의 논거 파악 → 인구 증가 문제와 환경 문제의 연결고리 파악
② 제시문 (나)에 나타난 취지 분석 →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한 정책
③ 제시문 (다)에 나타난 취지 분석 →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
④ 제시문 (나)와 (다)의 비교 및 평가 → 공통점과 차이점 비교 후 평가
⑤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도모와 지구환경 문제의 개선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 제시
1. (가)의 논거
1) 논지: 전세계적인 인구의 증가는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하여 인구 증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 근거
⊙ 인간이 가장 많은 자원을 소비하며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 20세기부터 세계 인구 급증 - 현재 65억 명에서 2050년경에는 100억 명에 이를 것임.
⊙ 환경보호 기술(저탄소 기술) 개발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이 가족계획을 위한 비용보다 월등히 많다.
2. (나)의 취지
⊙ 산아제한 정책 - 우리나라의 근대화 초기 절대 빈곤과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정부에서 주도
※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문제점이 많은 근시안적 대책으로 비판의 대상이 됨
3. (다)의 취지
⊙ 출산장려 정책 -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가 간 경쟁의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구의 확보 필요
※ 경제 선진화에 따라 노동력과 잠재 소비력(구매력)의 중요성 부각
4. (나)와 (다)의 비교 및 평가
⊙ 공통점: 우리나라의 인구 정책
⊙ 차이점
(나): 인구 과잉 현상을 표현(산아제한 정책) → (가)의 논지와 일치
(다): 인구 감소 문제 제기(출산장려 정책) → (가)의 논지와 상반된 주장(환경 악화)
5. 해결방안 제시
인구 문제는 결국 피해갈 수도 연장시킬 수도 없는 시급한 인류 공동의 숙제이다. 논제는 인구정책 수립 시 지구적 환경 보호와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딜레마에 대해,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극복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문제이다. 이때 국제 공조를 통한 이민정책의 수립과 같은 보편적인 해결방안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대안 제시가 요구된다. 다만 해결방안은 반드시 현실성과 구체성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개요표 만들면 일관성 유지할 수 있어
제시문의 독해와 함께 중요한 것이 논제의 독해 능력이다. 제시문을 제대로 해독했다 하더라도 논제를 잘못 이해하거나 논제의 요구 중 일부를 누락한다면 득점에 실패한다. 논제의 독해는 두 단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제시문을 독해하기 전에 먼저 논제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제시문을 어떤 관점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을 것인지를 알고 제시문의 독해에 임한다. 둘째 논제의 요구를 정확히 분석하여야 하며, 그와 동시에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논제의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반영할 수 있고, 적합한 단락 구성 및 분량 조절이 가능해진다. 개요를 작성한 다음에는 다시 한 번 논제와 대조해 가면서 논제의 요구가 누락되었는지, 논점에서 이탈된 내용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논술문 작성 도중에 내용 수정이 필요하면 개요부터 수정하여 일관성이나 통일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1. 개요는 표로 작성하는 것이 효과적
개요 구성은 표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은 매우 긴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머릿속에 구상한 단락의 짜임이나 생각해 둔 문장을 잊어버릴 수 있다. 반대로 부연 문장만 잔뜩 나열하여 내용이 중복되기도 한다. 실제 학생들의 글에서는 내용상 겹친 문장뿐 아니라 단락의 중복도 많이 발견된다. 그런 경우 글을 다 쓰고 나서 재작성하거나 여러 번 수정하면 시간이 부족하고, 잘못하면 글을 망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단락의 구분이 명확하도록 개요표를 그리고, 그 안에 문장의 번호를 기입하여 자신이 구상한 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 개요를 작성할 때는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꾸준히 연습하여 습관이 되면 쉽고 빠르게 작성할 수 있게 된다.
2. 단락 내 문장의 배치는 어떻게 할까?
논술문의 목적은 설득에 있다. 대입 논술문의 독자는 평가자이므로 설득의 대상은 곧 평가자이다. 설명형 논제에서도 독자(평가자)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결국 좋은 평가를 요구한다는 의미에서는 일종의 설득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설득을 위해서는 주장이나 판단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두괄식 구성이 유리하다. 그러나 서론이나 결론에서 전제 조건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경우, 중심문장을 앞쪽에 두면 오히려 어색해질 수 있다. 따라서 논제를 면밀히 분석하여 논제의 요구에 잘 맞는 구성을 택해야 한다. 다만 여러 단락으로 구성할 때는 두괄식과 미괄식을 혼합하지 말고 단락의 구조를 한 가지로 통일하도록 한다. 이는 다수의 답안을 정해진 기간 내에 평가해야 하는 평가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 통합논술의 실제
경제학자와 인류학자는 궁금증이 다르다
※ 다음 문제를 개요 작성과 함께 풀어 보세요.
[문제] (가)에서 추장이 제시한 문제의 답이 ㈀인 이유를 설명하고, ㈁에 나타난 현상을 (나)의 관점에서 해석하시오. (600자) - 2012 한양대 수시
(가) 경제학자와 인류학자가 아마존 강 유역에서 문명과 단절된 채 수렵과 채취로 살아가는 부족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 부족의 추장은 추종자들에게 충성의 표시로 얼굴에 문신을 새길 것을 요구했는데, 어느 날 지치고 굶주린 네 사람이 찾아와 음식을 구걸했다. 추장은 그들에게 얼굴에 문신을 새기면 내일 아침에 먹을 것을 주겠다고 대답했다.
경제학자는 추장의 약속이 지켜질지 궁금했다. 문신을 새기고 나서 먹을 것을 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인류학자는 추장의 성품이 자비로운지 아닌지 궁금했다. 문신을 새기지 않아도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준다면, 인자함이 추장의 덕목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두 학자는 추장을 찾아가 자신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이야기하고 네 사람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추장은 두 학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네 사람은 해가 뜨자마자 길을 떠났다. 당신들에게 문제 하나를 내겠다. 만일 답을 맞히지 못하면 내 손으로 당신들의 얼굴에 문신을 새기겠다. A는 문신을 새겼고, B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며, C는 문신을 새기지 않았고, D에게는 먹을 것을 주었다. 당신들이 각각 궁금해하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A, B, C, D 네 사람 중 두 사람만 어떻게 되었는지 알면 충분할 것이다. 그 두 사람은 누구인가.”
추장이 낸 문제의 정답은 다음과 같았다. ㈀경제학자는 A와 B, 인류학자는 C와 D에 대해 물어보아야 한다.
진화심리학자 코스미데스 교수는 미국의 유수 대학교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추장이 낸 문제의 답을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경제학자의 궁금함을 해결하는 정보를 충분히 밝혀주는 인물 두 사람은 75퍼센트가 맞혔으나, 인류학자가 선택해야 할 인물을 고르는 과제는 대부분 풀지 못했다.
(나) 진화심리학에 의하면 수렵과 채취로 수만년 이상 생존했었던 원시 인류는 집단 사냥과 공동 분배를 통해 도덕성을 진화시켰다. 영장류는 새떼나 물고기떼처럼 열린 무리가 아닌 닫힌 무리로 생활하면서 개별 구성원을 잘 식별할 수 있었다. 닫힌 무리의 전체 이익을 위한 협력적 이타심은 구성원 개인의 필수 능력이었을 것이다. 사냥의 성공률이 10%도 채 안 되는 험난한 환경에서 공동체의 식량을 획득하는 협동과 그 식량을 나누는 방식은 전체 집단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미래 생존을 위한 안전장치였다. 더불어 이 장치는 호의에 대해 반응하고 공동체에 손해가 되는 속임수에 대응하는 감각을 발달시켰다.
그러나 원시공동체가 해체되고 인류가 열린 집단으로 확장되면서, 공동체 전체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 의사소통 능력은 퇴화되었다. 사회에서 사람들끼리의 식별과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계약 조건과 감시 체제가 개인의 생활을 압박하게 된다. 특히 근대 문명 이후 인류는 개인과 이익집단의 상대적 우위를 쫓아가는 능력을 개발하는 반면, 과거 인류가 자연선택의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갖추었던 호혜적 충동과 도덕적 감각으로부터 점차 유리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기심의 작용을 이성적 판단의 잣대로 삼고, 시장의 선택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과 자격의 충족 및 그에 따른 결과의 합리성에 빠져들고 자기 자신의 이익과 손해에만 적극적인 감성의 강화에 몰두한다. 우리가 이타적인 결과를 얻는 행위에 둔감하리만큼 소극적이고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한 체계와 능력을 계속 무시한다면, 인류의 진화가 어두운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을 수 없다.
[풀이]
문제의 요구는 외형상 두 가지로, 추장이 제시한 문제의 답이 ㈀인 이유를 설명하는 것과 ㈁ 현상을 (나)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선 경제학자와 인류학자가 제기한 의문점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관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야 한다.
1. 두 학자의 관점과 궁금해하는 점
● 경제학자가 궁금해하는 점: 약속 이행(계약 성립) 여부
→ 여행자가 추장의 요구에 응했을 때(대금 지급 시) 음식 지급(상품 공급) 여부
● 인류학자가 궁금해하는 점 : 추장의 도덕성
→ 여행자가 추장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 음식 지급(무상 공급) 여부
2. 추장이 제시한 정답의 의미
● A: 문신 새김(요구 수용) → 음식 구함(정상 거래) / 음식 못 구함(계약 불이행 - 손해 발생)
● B: 음식을 못 구함(손해) → 요구 불응 시(정상 거래) / 요구 수용 시(계약 불이행 - 손해 발생)
● C: 문신을 안 새김(요구 불응) → 음식 구함(인자함) / 음식 못 구함(응징 - 비정함)
● D: 음식을 구함(이익) → 요구 불응 시(인자함) / 요구 수용 시(정당한 대가)
3. (나)의 요지: (사회적 측면에서) 인류의 진화 양상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보다 개인이나 이익집단의 상대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임.(협력→경쟁, 이타심→이기심, 도덕성→합리성, 호혜 관계→손익 관계)
4. ㈁ 현상의 의미: 현대의 대학생들은 인성(도덕)보다는 합리성(경제)을 중시함
Ⅰ. 350자
① 추장의 답이 ㈀인 이유는 두 학자의 관점(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② A 음식 구함-정상 거래, 못 구함-계약 불이행
③ B 요구 불응-정상 거래, 수용-불이행
④ → A, B 경제학자, 거래, 손익
⑤ C 음식 구함-인자함, 못 구함-비정함
⑥ D 요구 불응-인자함, 수용-정당 대가
⑦ → C, D 인류학자, 인자함, 응징, 비정함
Ⅱ. 250자
①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 현상은~(위 4. 참조 문장 완성)
② (나)의 논지 소개
③ 75% 적중 이유
④ 대부분 풀지 못한 이유
⑤ ㈁ 현상의 의미-낱말 메모
5. 개요표 예시: ①은 중심문장(완성된 문장), ②, ③, ④, …는 뒷받침문장(낱말 메모-시간 안배 고려)

■ 통합논술의 예제
교통사고 예방,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 풀이 과정을 참고하여 개요표와 함께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논제] 다음은 어린이 보호구역(school zone) 내에서의 자동차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이다.
A. 자동차의 운행 속도를 낮추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에 과속 방지턱을 설치한다.
B.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자동차 운행 속도가 시속 30㎞를 초과하면 범칙금을 부과한다.
C.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안전 운전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위의 A, B, C 세 방법 중, 자동차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두 개의 방법을 선택하여 [조건]에 따라 논술하시오. (800±80자) - 2011 인하대 수시
[조건]
1. 자신이 선택한 두 개의 방법이 각각 제시문 (가)의 ‘법, 윤리, 구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밝힐 것.
2. 자신이 선택한 두 개의 방법을 동시에 시행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다루되, 이들 방법을 실시해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문제점을 함께 논할 것.
3.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말 것.
[제시문]
(가) 안전벨트 착용을 예로 들어 보자.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미착용 시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은 법적인 규제에 속한다. 그러나 미착용 상태에서 사고를 낼 때 보험 회사가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도록 보험 회사와 보험 가입자 사이에 계약이 이루어진다면, 안전벨트를 착용하려는 운전자가 증가할 것이다. 운전자는 안전벨트 착용으로 신체의 안전을 보장받고, 보험 회사는 사고 시 적은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면, 이 계약은 양자에게 모두 이익이 될 것이다. 이는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법적인 강제 없이도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에 의해 안전벨트 착용이 일반화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입각한 ‘시장’의 원리는 사회와 개인의 행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시장의 원리만으로 인간의 다양한 행위를 모두 통제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 개인의 행위를 규제하는 요소들은 ‘시장’의 원리 외에도, ‘윤리, 법, 구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윤리는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규제의 근원이 되고, 법은 타율적이지만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이 큰 규제 방식이 된다. ‘구조’를 통한 규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보이지만, 실은 매우 간단한 방식으로 작동된다. 예를 들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자동차를 설계한다면, 운전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구조’를 통한 규제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윤리, 법, 구조를 통한 규제는 그 방식이 다른 만큼, 그것이 미치는 효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윤리는 자율적이고 지속적이지만, 강제적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윤리만으로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법은 매우 강력하지만, 모든 문제를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따른다. 법을 어긴 자들로 가득 찬 공동체를 상상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끔찍하다. 구조를 통한 규제도 매우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풀이]
논제가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 방안을 선택하여 각각 그리고 동시에 시행할 때의 장점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고, 그래도 남는 문제를 논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대상 장소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특수한 지점이고 ‘자동차’에 연관된 문제라는 점이다. 제시된 방안과 조건에만 집착하지 말고 어린이나 자동차 또는 운전자의 특성들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하면 창의적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일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효과적인 방법 두 가지 선택
② 각 방법이 어떤 규제에 속하는지 밝히고 선택한 이유 서술
③ 두 가지를 동시에 시행할 때 얻는 장점 서술
④ 여전히 남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향 제시 - 근본적 차원의 해결책도 고려해 볼 것
1. 각 방법의 특징 이해
A는 구조적 규제 방안이고 B는 법적 규제 방안이며 C는 윤리적 규제 방안이다. 또 A와 B는 속도 규제에, C는 의식 전환에 의존하고 있다.
2. 개요 작성 순서
1) 두 가지 방안 선택과 규제의 종류 서술
예: 문제 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A와 C(A와 B 또는 B와 C)이다.
2) 선택한 방법(한 가지부터)의 장점(선택의 근거)
3) 그 방법의 한계 및 다른 방법의 보완(동시 시행의 장점)
4) 남는 문제점 및 보완책(해결 방향)
※ 2), 3), 4) 서술 시 구체적 내용으로 하되 중복 주의
3. 어린이 보호구역과 운전자의 특성
● 어린이는 판단력이 미숙하고 돌발적으로 행동한다.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차량의 서행만으로 위험요소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 차량의 운전자는 본질적으로 서행을 싫어한다.(달리고 싶어한다)
4. 단락 구성
→ 1)과 2)를 Ⅰ단락에, 3)을 Ⅱ단락, 4)는 Ⅲ단락으로 하여 세 단락 구성 가능
※ 남는 문제점을 서술할 때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나 관습 등을 언급하거나, 사고 보완책을 제시할 때 효율성이나 현실성을 논증하는 방식으로 창의적 논술문을 작성해 보자. 예를 들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차량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이나 시간제 통행금지 방안, 또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분리대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이 가능하다. 단 현실성이 있고 근거가 뚜렷해야 한다. 이때 보완점을 별도의 단락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5. 각 단락과 문장에 번호를 기입해 가며 개요표를 작성해 보자.


지문뿐 아니라 논제도 정확히 이해해야
대입 논술의 논제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어 보도록 요구한다. 이런 문제들은 대개 견해 제시나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논제에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창의력 평가 비중이 높아서 수험생의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출제 범위는 대체로 고등학교 교과 과정으로 제한되지만, 시대적으로 중요한 시사나 사회문제 등과 연관지어 다루므로 학생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다. 따라서 논술전형에 응시할 학생들은 틈틈이 뉴스나 시사 이슈를 접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1. 논제 분석 때 출제의도와 평가요소를 정확히 알아내야
통합논술의 논제는 평가영역과 평가요소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는데, 주된 평가영역에 따라 독해력 평가 문제, 논리력 평가 문제, 창의력 평가 문제, 종합 평가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평가 목적에 따른 것이고 논제 해결 측면에서는 모든 문제가 독해력 평가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통합논술은 제시문을 중심으로 출제하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제시문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지 않고서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독해력은 제시문의 독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시험에서 탈락한 학생들 대부분은 논제를 제대로 독해하지 못해 이른바 ‘논제 이탈’로 득점에 실패한다. 논제는 대체로 ‘무엇(해결 대상)을 어찌하라(서술 방법)’라는 형식으로 제시되며, 거기에 특정한 수식 어구로 범위를 한정하거나 조건을 수반한다. 따라서 논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논제의 출제의도와 평가요소에 맞추어 폭넓고 깊이 있게 제시문을 분석해야 한다.
2. 제시문의 논지를 자신의 견해에 응용할 수 있어야
제시문에 나온 문헌의 부분적 인용이나 특정한 시사 사례 등을 확장하여 일반 사회문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논제의 요구에 따라 과거의 사례를 현대에, 개인적 주장을 보편적 경향에, 특정한 집단의 사례를 사회 전체에 대응시켜 보는 과정이다. 이때 여러 교과의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의 견해와 비교해 보고 논증의 근거로 활용하면 된다. 때로는 자신의 견해와 상반된 경우 반증의 근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

■ 통합논술의 실제
자애로운 통치와 공포스러운 통치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문제] (가)와 (나)를 읽고,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상(像)에 대하여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서술하시오.(1400자) - 2012 한양대 모의
<조건>
1. (가)와 (나)를 비교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
2. 청소년 지도 문제를 예로 들며 일반적 논의로 나아갈 것.
3.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설정하여 논의할 것.
(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집안을 다스리는 것과 같은데, 고을을 다스리는 것은 말해 무엇할 것인가? 집을 다스리는 예를 들어보자. 가정의 어른이 날마다 소리 지르고 화내면서 아이들과 노비들을 때리고, 돈 한 푼을 훔쳐도 용서하지 아니하고, 국 한 그릇을 엎질러도 용서하지 않으며, 심하면 철퇴로 어깨를 치고 다듬잇방망이로 넓적다리를 친다. 그런데도 아이들의 눈속임은 더욱 심해지고, 노비들의 도둑질도 더욱 방자해진다. 온 집안이 모여 헐뜯고 오직 들킬까봐 두려워하며 위아래 모두 눈가림으로 그 어른을 속인다. 슬프게도 이 집안의 어른은 독한 아버지가 되고, 가도(家道)가 어그러져 큰 혼란으로 빠져들어 마침내 법도 있는 집안의 모양을 이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다른 집안의 어른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정제한 다음 엄숙하고 단정하게 앉아 아침 문안을 받고, 할 일을 나누어 맡겨 각기 그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순순히 타일러 깨닫도록 하고, 일에 수치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숨겨두고 드러내지 않다가 한가한 때에 따로 불러 차근차근 훈계하고 꾸짖는다. 어른이 부지런함으로 통솔하니 집안사람들이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고, 어른이 검소하고 꾸밈없이 통솔하니 집안사람들이 검소하고 꾸밈없지 않을 수 없으며, 어른이 공손함으로 통솔하고 청렴함으로 통솔하여 표준이 이미 바르게 되니 모든 것이 순조롭지 않을 수 없다. 자제들이 모두 깔끔하게 행동하며 노복들이 모두 순박하고 선량해서 속이는 것이 무엇인지, 도둑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일 년 내내 뜰에서 매질하는 소리가 없어, 그 집에 들어서면 화목한 분위기가 가득해 봄바람이 스며드는 것 같다. 거문고와 비파, 서책은 깨끗이 잘 정돈되어 있으며 초목은 윤택하고 가축은 살졌으니 물어보지 않더라도 법도 있는 군자의 집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로 살피건대, 말소리와 얼굴빛으로 백성을 교화하는 것은 말단의 방법이며, 형벌로써 사람을 바르게 하는 것도 말단의 방법이다. 수령 자신이 바르면 백성이 바르게 되고, 수령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형벌을 가하더라도 바르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천지가 생긴 이래로 이 이치는 항상 그러했던 것이니, 어찌 잡설(雜說)로써 어지럽히겠는가. - 목민심서, 정약용
(나) 현명한 군주는 자신의 신민들의 결속과 충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잔인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너무 자비롭기 때문에 무질서를 방치해서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보다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함으로써 기강을 바로잡는 군주가 실제로는 훨씬 더 자비로운 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는 데에 반해 군주가 명령한 처형은 단지 특정한 개인들만을 해치는 데에 불과할 뿐입니다. (중략)
그런데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제 견해는 사랑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둘 다 얻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굳이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저는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간 일반에 대해서 말해줍니다. 즉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려고 하고 이익에 눈이 어둡습니다. 당신이 은혜를 베푸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온갖 충성을 바칩니다. 이미 말한 것처럼, 막상 그럴 필요가 별로 없을 때, 사람들은 당신을 위해서 피를 흘리고, 자신의 소유물, 생명 그리고 자식마저도 바칠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정작 그러한 것들을 필요로 할 때면, 그들은 등을 돌립니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들의 약속을 믿고 다른 대책을 소홀히 한 군주는 몰락을 자초할 뿐입니다. 위대하고 고상한 정신을 통하지 않고, 물질적 대가를 주고 얻은 우정은 소유될 수 없으며, 정작 필요할 때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베푸는 자를 해칠 때에 덜 주저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감사의 관계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인간은 악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나 그 감사의 상호 관계를 팽개쳐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항상 효과적인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실패하는 경우가 결코 없습니다.
- 군주론, 마키아벨리
[풀이]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상(像)’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조건에 맞게 서술하라는 것이다. 조건은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주어진 주제에 대해 좁은 영역(지도를 받아야 할 대상인 청소년의 경우)에서 나아가 사회 일반으로 논의를 확장하라는 것이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가)와 (나)를 비교 및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지도자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할 것
② 우리 사회의 청소년 지도 문제를 (가), (나)에 대응시켜 논의
③ 우리 사회 지도자(또는 지도체제)의 문제점을 설정하여 논의 - 일반의 경우는 청소년과 다를 수 있음
④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할 것
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할 것
1. (가)의 논지
1) 훌륭한 고을 수령은 솔선수범하고 인의로써 지역민을 선도한다.
2) 관련 개념 : 덕치주의(왕도 정치), 성선설, 모범, 감화
2. (나)의 논지
1) (통치에는 사랑과 공포가 모두 필요하지만) 군주가 공포와 처벌로써 다스려야 안전하고 실패하지 않는다.
2) 관련 개념 : 법치주의, 성악설, 일벌백계, 교화
※ 자신의 견해 : (가), (나) 중 양자택일의 조건이 아님에 유의(조화나 절충 가능)
3. 청소년 선도에 필요한 리더십
→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가), (나)를 고려하여 밝힐 것
4. 연관된 우리 사회의 문제점 설정
→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도자(또는 지도층)의 문제점 - 도덕적 해이/불법(탈법)/법 적용의 불평등성/기타
5. 해결방안(자신의 견해) 논의

■ 통합논술의 예제
영웅은 탄생하는가, 만들어지는가?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1)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서백(西伯)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의지하려 하였다. 그런데 가서 보니 서백은 이미 죽고, 그 아들 무왕이 서백을 문왕이라 추존한 후 그 위패를 수레에 받들어 싣고 은나라 주왕을 정벌하려 하고 있었다. 이에 백이와 숙제는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전쟁을 일으키니 이를 효(孝)라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신하 된 자로서 군주를 정벌하려 하니 이를 인(仁)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간하였다. 좌우의 사람들이 목을 치려 하자 태공(太公)이 의인(義人)이라고 하며 그들을 보내주도록 하였다. 이후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자 천하가 무왕의 주나라를 섬겼지만 두 사람은 지조를 지켜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굶어 죽었다.
사마천이 『사기』 「열전」의 첫머리에 이러한 내용의 <백이숙제열전>을 수록한 이래 그것은 충절(忠節)의 유교 이념을 전파하는 좋은 텍스트로 활용되었으며, 『소학』에 거의 그대로 실려 경전화되기에까지 이르렀다.
(2) 어제 이제묘(夷齊廟. 백이, 숙제의 사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고사리를 넣은 닭찜이 나왔는데 맛이 매우 좋았다. 먼 길을 가느라 입맛을 잃은 지 오래던 차에 갑자기 맛있는 음식을 보자 구미에 당기는 대로 달게 먹었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된 관례인 줄은 알지 못했다. 오후에 길에서 소나기를 만나자 몸은 차고 뱃속은 막혀서 점심에 먹은 것이 내려가지 않고 가슴에 꽉 막혀 있었다. 트림을 하면 고사리 냄새가 목을 찌르는 듯하여 생강차를 마셔 보았지만 속이 편해지지 않았다.
“이 가을에 제철이 아닌 고사리를 어디서 구해 왔는고?”
하고 옆 사람에게 물었더니
“이제묘에서는 점심으로 반드시 고사리를 제공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주방에서는 사계절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 말린 고사리를 준비해 가져와 여기에서 국을 끓여 일행을 먹이는 것이 이제는 벌써 하나의 고사(故事)가 되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건량청(乾糧廳. 먼 길을 가는 데 필요한 마른 양식을 준비하는 부서)이 이를 잊어버리고 가져오지 않아서 이곳에 이르러 고사리를 대접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건량관이 서장관(書狀官. 정사, 부사와 함께 사신의 임무를 띤 관리)에게 매를 맞고는 물가에 앉아 통곡하면서 푸념하기를 ‘백이, 숙제. 백이, 숙제야. 나하고 무슨 원수냐. 나하고 무슨 원수냐.’라고 하였답니다. 소인의 소견으로는 고사리가 어육(魚肉)만 못하며, 또 들으니 백이 등은 고사리를 뜯어 먹고 굶어 죽었다 하오니, 고사리는 참으로 사람 죽이는 독물인가 하옵니다.”
라고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모두 크게 웃었다. 태휘라는 사람은 노참봉의 말몰이꾼으로 이번 길이 초행인데 위인이 경망스러웠다. 한곳을 지나다가 대추나무가 비바람에 꺾여 담 밖에 넘어진 것을 보고 그 풋열매를 따 먹고는 배앓이에 설사가 멎지 않았다. 한창 속이 허하고 열이 나며 마음이 답답하고 목이 타는 것 같았는데 고사리 독이 사람 죽인다는 말을 듣자 큰소리로 부르짖으며
“아이고 백이의 숙채(熟菜. 삶은 나물)가 사람 죽이네. 백이 숙채가 사람 죽인다.”
하니 숙제와 숙채가 음이 서로 비슷한지라 집안 가득히 있던 사람들이 깔깔거리고 웃었다.
(3) 전근대 시대의 영웅은 무엇보다 비범한 자질이나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꿈같은 존재였지만 근대의 영웅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하나의 민족인 ‘우리’라는 범주로 묶어주는 상상의 원천이 된다. 영웅은 구성원 전부를 상하, 수평 관계 속에서 매개하고 연결시킨다는 의미에서 하나의 미디어(매체)였고, 다시 숨은 신이 되어 구성원의 민족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를 가장 잘 꿰뚫어본 사람이 히틀러(Hitler)였다. 『나의 투쟁』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독일 역사상 위대한 다수 이름 속에서 가장 위대한 자를 선택하고, 청소년에게 그것이 흔들리지 않는 국민정서의 기둥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나치스트들은 ‘국민정서의 기둥’을 독일의 ‘위대한 자’에서만 찾지 않았다.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1938년, 나치당의 이론가 필리프 부어(Philipp Boulher)는 돌연 ‘(나폴레옹의) 혈관에는 그의 옛 이탈리아 조상들의 유전자뿐만 아니라 옛 게르만족 세대의 피가 흐른다.’는 주장을 폈다. 심지어 그는 “총통의 이념과 행동은 나폴레옹의 그것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 두 인물은 같은 천재성을 공유한다.”라며 히틀러를 나폴레옹과 같은 반열에 놓았다.
(4) 몰락과 재기를 거듭하는 것이 죽은 영웅에게 남겨진 숙명인가. 돌이켜 보건대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국운이 흔들리는 격동의 순간을 맞을 때마다 화려하게 부활했다. 1830년과 1848년 두 차례에 걸친 혁명의 물결,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의 패배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와 국가 재건 등 국가적 위가가 닥쳐올 때면 프랑스인들은 ‘구세주’ 나폴레옹을 찾았다. 프랑스인들은 나폴레옹을 위기 극복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고, 구세주는 위기와 재난에 대한 책임을 떠맡았던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나폴레옹은 신화의 영역에서 벗어나 조심스럽게 역사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개성과 치적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구명하려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의 신봉자들은 그것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줄곧 영웅이 남긴 신화에 열광하며 좀처럼 역사와 신화의 거리를 좁히려 하지 않는다. 새 천년에 접어든 오늘날 나폴레옹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유럽 통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프랑스인들의 뇌리에 잠재되어 있는 막연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리라.
[문제] 제시문을 모두 참고하여 오늘날 문학을 비롯한 예술 작품이나 대중매체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역사 인물의 영웅화 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800±50자) - 2010 상명대
[풀이 과정]
① 각 제시문의 요지 파악 → 과거 역사 인물의 영웅화가 지니는 의미 분석(심층 독해력)
② 근래 역사 드라마를 중심으로 부각된 역사 인물의 영웅화의 의미와 문제점 분석(논리적 사고력)
③ 문제점 해결방안을 포함한 자신의 견해 서술 (문제 해결력 및 창의력)
1. (1)의 요지: 백이와 숙제를 영웅화함으로써 (왕권 시대에 중요한 덕목인 충절(忠節)을 강조하여) 유교 이념 전파에 기여
2. (2)의 요지: 강요에 의한 영웅화는 오히려 대상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반발과 비판의 대상이 됨
3. (3)의 요지: 역사 인물의 영웅화가 민족의 단결과 정체성 형성에 기여 - 악용 가능성 유의해야 함
4. (4)의 요지: 프랑스인들이 나폴레옹을 영웅화한 것이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나, 대상에 대한 역사적 조명이 외면당함
5. 근래 역사인물의 영웅화의 성격과 의미 조명 → 의미 분석 및 문제 제기
드라마나 다큐 또는 동상, 기념관 건립 등을 통한 역사 인물의 영웅화의 장단점
→ 장점 - 역사의식 고취, 긍정적 교훈, 위기 극복의 희망 등 / 문제점 - 상업성, 역사 왜곡, 정치적 목적 등
6. 문제의 해결 방향 제시
→ 5를 바탕으로 자신의 독창적 견해 제시 - 주관적 관점과 객관적 관점의 적절한 조화 고려



제시문 간 관계 묻는 논제도 있어
통합논술 시험은 여러 교과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구한다. 실제로는 학교의 교과뿐 아니라 시사나 상식 등 고교 졸업생 수준에서 ‘알고 있다(알아야 한다)’고 간주되는 바탕지식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하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논제에서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제시문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수도 여럿인 때가 많다. 이처럼 다수의 제시문으로 구성된 문항에서 주어진 제시문들은 논제의 유형에 적합하도록 일정한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제시문 간의 논리적 관계는 대체로 비교 관계, 인과 관계, 옹호나 반박 관계, 주장(판단)과 근거 관계, 문제점과 대안 관계, 전제와 결론 관계, 상호 보완 관계 등이다. 대부분의 논제에서는 이들 관계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드러내 주지만, 간혹 관계 자체를 묻는 경우도 있다. 이런 논제들은 대개 평가항목 중 논리력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런 경우 한 문항을 이루는 일군의 제시문들이 반드시 특정한 공통점(논의의 대상이나 주제, 관점, 논지, 배경 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논제에 따라서는 파악된 논리적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때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1. 논제에 명시되지 않은 제시문 간의 관계는 스스로 찾아내야
대부분의 논제에는 제시문 간의 관계가 명시되어 있다. 이때 수험생이 할 일(논제의 요구사항)은 그 관계를 이루는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논제에 제시문 간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어떤 제시문을 ‘바탕으로’나 ‘참고하여’ 또는 ‘활용하여’ 등의 조건만 있을 경우, 조건 제시문과 적용 대상 제시문 간에 주어진 관계는 수험생 스스로 파악하여야 한다. 간혹 학생들은 종종 원인에 해당하는 제시문을 결과에 해당하는 것으로, 또는 주장을 근거로, 상반된 관점을 유사한 관점으로 잘못 파악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제시문 간의 논리적 관계 서술을 요구하는 논제도 있다
이때는 각 제시문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리한 후 각각의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공통점을 중심으로 묶을 수 있는 경우는 분류한 후, 묶음 간, 묶음 내 제시문 간의 대조를 통해 관계를 서술한다. 분류할 때는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근거를 제시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분류가 되지 않고 각 제시문들이 개별적으로 특별한 논리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경우는 따로따로 비교·대조하여야 한다. 이때 주어진 연관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각 제시문의 내용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찾아 논증할 수 있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현대사회에서 ‘소극적 시민’과 ‘적극적 시민’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나) 박정희 정권은 농민을 새마을운동에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강력하게 조직된 관료적 국가기구를 핵심 축으로 삼았다. 전국 5만여 개의 농촌 부락에는 전통적인 대동회와 이장 외에 새로운 의사결정기구로서 개발위원회를 비롯하여 부녀회와 청소년회가 결성되었다. 중앙의 자원과 의사가 이러한 각 채널을 통해 신속히 마을로 전달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일선 마을의 모든 주민의 노력과 자원을 단시일 내에 동원할 수 있도록 조직화했다. 바로 이 같은 위로부터의 명령과 동원 체계는 새마을운동이 대단히 강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박정희 정권은 농촌 새마을운동에서 ‘정신적 근대화’의 구호들을 국가/민족 담론과 적극 결합시키면서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자 했다. 그것은 농민들에게 ‘우리도 일등 국민’, ‘근대화의 주체’라는 자긍심을 불어넣음으로써 농민을 공적 주체인 ‘국민’으로 호명하는 하나의 의례였다. 그 결과 새마을운동은 국가와 농민을 일체화함으로써 탈정치화된 순수한 국민운동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러나 농촌 새마을운동은 당시 도시 위주의 근대화에 따른 농촌사회의 급격한 피폐화와 박정희 정권의 중요한 지지 기반이었던 농민들의 소외감과 상실감의 심화에 대응하여 농민들을 정치적 보루로 재조직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전개된 것이었다.
(라) 시민들은 점차 의회와 정당 등의 대의 민주주의를 떠나 참여 민주주의에서 새로운 정치적 참여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서 시민들은 더 이상 ‘무력한’ 시민이 아니라 ‘비판적’이고 ‘참여적’ 시민으로 등장한다. 주민투표와 주민발안 등 직접 참여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정책 결정에 반영시키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정부정책에 대해 서슴없이 비판하거나 제안하는 활동에 적극적이다. 정부와 정치에 대해 비판적이며, 전통적인 정치 참여보다는 시민사회단체와 자원봉사활동, 서명운동과 시위 등 시민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이한 것은 선거 참여와 같은 관례적 참여보다 서명, 시위, 시민단체 활동 등 비관례적 참여가 오히려 일상화된 정치과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정치권 밖의 ‘저항 정치’가 중앙이나 지방의 정책의제 설정과정에서 보편화되었는데, 이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정치’로 발전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이익집단 주도의 다원주의 패러다임을 ‘참여 혁명’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발전과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마) 최근 들어 필자는 외부로부터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이념을 도입하여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하여 점점 더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 이념들이 그 자체로서 의미가 없다든가, 민주주의를 풍부하게 하는 데 무가치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힘은 주어진 정치적 조건의 내부로부터 창출되는 것이지 정치적 현실 바깥의 어떤 제3의 제도 또는 힘에 의한 것일 수 없다.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나 공화주의와 같은 어떤 외래 사상이나 이념에서 보강할 자원을 찾기보다는, 그 내부로부터 이념적·제도적·실천적 자원을 발전시키고 강화시키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의 도시공화국, 그리고 미국혁명과 프랑스혁명을 통하여 구현되었던 공화주의는 자유주의보다도 한국적 전통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보다는 차라리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운동을 추동했던 열정이자 정서로서 나타난 공동체에 대한 강렬한 애국심에서 한국의 토양에 맞는 공화주의의 새로운 전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권위주의 정권 시기 민주주의를 희구하고 투쟁했던 사람들이 제도화된 민주주의에 대해 실망하고, 이를 비판하는 ‘소극적 시민’으로 머물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과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적극적 시민’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치와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개인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자족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민주주의의 주체로서의 집합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일이 절실하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민주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 (나) 글의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 (라) 글과 (마) 글의 논의를 참고하여 논술하시오.(400자 이내) - 2010 광운대 모의
[풀이]
먼저 (라)와 (마)의 논지를 이해하고 (나)의 새마을운동의 실체를 파악한 후, (라)와 (마)가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논함(논평)에 있어 어떤 근거(또는 입장)로 적용될 수 있는지 생각하며 개요를 작성해 보자.
1. (라)의 논지
1) 핵심어: 참여민주주의의 등장과 의의
2) 논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비판과 참여로 참여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형성됨
<2022>참여민주주의의 특성 - 투표를 통한 소극적, 관례적 정치 참여에서 나아가 서명, 시위, 시민단체 활동 등의 적극적, 직접적 참여가 일상화함
2. (마)의 논지
1) 핵심어: (한국의 토양에 맞는) 새로운 공화주의의 필요성
2) 논지: 민주화운동의 열정과 같은 강렬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공화주의가 필요함
<2022>새로운 공화주의 - 유럽과 미국의 공화주의 이념은 한국적 전통과 부합하지 않음. 제도를 비판하는 소극적 시민이 아니라 참여로써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적극적 시민으로서 한국적 공화주의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
3. (나)의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의의
1) 새마을운동의 개요 :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필요에서 농촌의 근대화를 구호로 내걸고 상명하복의 강제성을 지닌 정부 주도의 정책으로 시작되었으나 나중에는 순수한 국민운동의 성격을 띠게 됨. 급격한 도시화와 공업화 정책의 희생자인 농민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달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전개됐다는 한계가 지적됨
2) (라)의 입장에서, 강제적 시행으로 자발적 참여와 비판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시대 역행적이고 정치 발전을 저해함(부정적 입장).
※ 농민을 공적 주체인 국민으로 칭함으로써 훗날 자발적 참여의 주체로 성장하는 발판이 됨(긍정적 입장)
3) (마)의 입장에서, 애향심, 애국심과 같은 정서에 호소하는 공동체주의 운동이며 사회문제를 개선하려는 적극적 노력임(긍정적 입장).
※ 농민의 자발적 각성에 의하지 않고 관 주도의 정책으로 출발하여 운동 주체가 수동적이며 투쟁과 같은 열정을 기대하기 어려움(부정적 입장)
※ (라)의 긍정적 입장이나 (마)의 부정적 입장은 각각의 중심 논지가 아니므로 유의해야 함
4) 구성 - (나)에 대한 (라)의 부정적 입장(Ⅰ단락) / (나)에 대한 (마)의 긍정적 입장(Ⅱ단락)
(나)에 대한 (라)와 (마)의 긍정적 측면(Ⅰ단락) / (나)에 대한 (라)와 (마)의 부정적 측면(Ⅱ단락)

■ 통합논술의 예제
사람은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할까?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경제학자들이 효율적 시장 이론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시장가격에 따라 수급이 조절되는 메커니즘 그 자체 때문은 아니다. 이들은 그보다는 최적의 자원배분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극대화하는 가격메커니즘의 ‘역량’을 중시한다. 금융전문가들은 거래되는 품목들의 가격을 더욱 직접적으로 중시한다. 금융이론은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확장되었고, 시장효율의 의미는 일반적인 법칙으로 확대돼 효율화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전통적인 효율적 시장 이론의 핵심 메시지는 이미 결정된 금융자산의 가격은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정확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즉, 지금의 시장가격은 그것이 무엇이든 자산의 진정한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의 경제상황과 더불어, 그 상황이 미래에 어떻게 개선될 것인지에 관한 합리적인 예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모든 자산가격의 변동은 틀림없이 외부의 ‘충격’에서만 비롯될 뿐, 자산시장 내적으로는 생겨나지 않는다. 효율적 시장 이론을 주창하는 학파에게는 금융시장에서 관찰되는 끊임없는 가격변화가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 뉴스 등에 시장이 반응하고 움직인 결과이다. 효율적인 시장 이론에서는 자산가격의 거품 형성과 과열의 여지가 없다. 일반적으로 거품으로 일컬어지는 자산가격의 폭등은 경제기초여건의 변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일 뿐이다. 거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조지 쿠퍼,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나) 애덤 스미스의 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비경제적 동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비합리성 및 오류의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간단히 말해 그는 야성적 충동을 간과했다. 반면 케인스는 경제가 균형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시도했으며 야성적 충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의 계산에서 야성적 충동이 차지하는 근본적 역할을 지적하면서 “지금부터 10년 후에 철도, 구리광산, 섬유공장, 특허약품, 대서양 횡단 여객선, 런던의 건물로부터 얻을 수익(가격의 변화)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결정을 내릴까? 케인스의 주장에 따르면 바로 “야성적 충동에 따라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경제적 결정은 “행동에 대한 즉흥적인 욕구”의 결과다. 합리성을 강조하는 경제이론처럼 모든 경제적 결정이 “정량적 편익에 정량적 확률을 곱하여 평균을 구하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야성적 충동은 스피리투스 아니말리스(Spiritus Animalis)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야성적’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혹은 ‘생기에서 나온’의 의미를 지니며, 근본적인 정신적 에너지나 생명의 힘을 가리킨다. 그러나 현대경제학에서 야성적 충동은 다소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경제학적 개념에서 야성적 충동은 경제에 내포된 불안정하고 일관성이 없는 비경제적 요소를 말하며, 사람들이 모호성이나 불확실성과 맺는 독특한 관계를 가리킨다. 우리는 때로 야성적 충동에 억눌려 주저하지만, 때로는 야성적 충동에 힘입어 두려움과 우유부단함을 극복하기도 한다. -에컬로프 & 실러, <야성적 충동>
(다) 다른 모든 과일처럼 체리 역시 자연의 주기를 따른다. 덜 익었을 때에는 시큼하여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맛이 점점 강해진다. 체리 농가에서는 판매 시점을 고려하여 체리의 수확시기를 결정한다. 하지만 공원에 열리는 체리는 미처 단맛이 들기도 전에 사람들의 입속으로 사라진다. 조금만 기다리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을 텐데, 사람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체리 과수원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지나가다가 체리를 따먹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체리 농가가 체리를 미리 딸 이유는 없다. 누군가 체리를 먼저 따갈 위험도 없고 잘 익은 체리일수록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누구든 체리를 따먹을 수 있는 공원의 경우는 다르다. 체리가 완전히 익도록 내버려 두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 믿고 무작정 기다리다가는 체리를 맛볼 기회가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로버트 프랭크, <이코노믹 씽킹>
(라) 숫자 1 이상 100 이하에서 좋아하는 수를 하나 선택했을 때 그 수가 모든 사람들이 선택한 수의 평균치의 2/3에 가장 가까운 예상을 한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 있다. 참가자 전원이 무작위로 선택했을 때의 평균치는 50이다. 50의 2/3는 33이다. 모든 사람들이 33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승리하기 위해서는 33의 2/3, 즉 22가 첫 번째 후보가 된다. 참가자 전원이 동일한 추론을 한다고 가정하면 다시 22의 2/3에 가장 가까운 수인 15를 선택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중략)… 이런 식의 사고과정을 거듭하면 7, 5, 3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1이 아니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략)… 그러나 2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치는 24였으며, 24의 2/3에 가장 가까운 수인 16이라고 대답한 4명이 승자가 됐다. -도모노 노리오, <행동경제학>
[문제]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읽고 제시문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설명하라. (500-600자)
- 2010 서강대 수시1
[풀이]
1. 전체 제시문의 공통점
1) 모두 경제에 관한 글이다 - 출처도 참고하자
2) 중심서술대상은 (경제적 행위의) 합리적 판단(판단의 합리성)이다.
2. (가)의 요지
효율적 시장 이론 - 시장가격은 진정한 가치를 정확히 반영한다. → 합리적
시장의 가격변동은 내적 요인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만 반응한다.
3. (나)의 요지
사람들은 야성적 충동(행동에 대한 즉흥적인 욕구 - 내적 요인)에 의해서(만) (경제적) 판단을 한다. → 비합리적
4. (다)의 요지
사람들의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판단도 합리적으로 계산된 결과이다. → 합리적
5. (라)의 요지
사람들의 판단은 실제 합리성에 기초하지 않는다.(201명 중 4명=2%만 합리적) 또 합리적 판단의 결과가 오히려 비합리적일 수 있다.(합리적 판단의 한계성) → 비합리적
6. 각 제시문의 논리적 관계 파악
1) (나)는 (가)에 대한 반론(반박)
2) (다)는 (나)에 대한 반론(반박)
※ (나)에 대한 부분적 지지 - 안 익은 체리를 따먹는 행위는 야성적 충동(욕구)의 결과이다. 그러나 중심논지는 그런 야성적 충동에 의한 선택도 합리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3) (라)는 (다)에 대한 반론(반박)
※ (나)에 대한 지지 - 평균치에서와 선택 결과 모두 합리성을 찾기 어려움


작가의 생각은 간접적으로 드러나
통합논술의 제시문이 문학 작품인 경우 학생들은 의외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문학이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학문이라기보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이라는 데서 생기는 문제이다. 설명문이나 논설문 등 비문학 제시문은 논리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데 반해 문학 제시문은 대부분 논리가 숨겨져 있거나 표현이 비논리적이다. 논술 시험에서는 그런 두 영역의 글을 논리로 연결하거나 통합하는 사고를 요구한다. 따라서 암기 위주의 학습에 익숙해져 있거나 평소 논리적 사고가 약한 학생들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학 제시문이 주어진 논제에서는 주로 작가나 등장인물의 관점(또는 태도)을 묻는다. 그것들은 대화나 묘사에서 비유적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학 제시문을 독해할 때는 비유적 또는 상징적으로 표현된 대상의 원관념을 찾아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숨겨진 필자의 논리를 이해하고 다른 제시문과의 논리적 관계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1. 문장 속에 담겨 있는 작가 고유의 생각과 태도를 찾아라
문학에는 작가 자신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작가가 내세운 화자나 서술자의 생각으로 가공되거나 상황 맥락 속에 숨겨져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그렇다고 해서 글 속에 쓰인 문장이 작가의 것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모든 문장은 작가 자신의 것이므로 문장 하나하나에는 작가 고유의 태도와 생각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작가가 선택한 단어와 문장의 구성 방식, 표현 기법을 세밀히 살피면 작가의 생각과 그 흐름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2. 비유된 대상의 원관념으로 이해하고 표현해야
문학의 비유와 상징은 대상이 광범위하다. 구체적 사물과 추상적 관념, 보조 소재나 상황, 나아가 사건 전체도 대상이 된다. 따라서 문학 제시문을 읽을 때는 비유적으로 표현된 보조관념들을 원관념으로 바꾸어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원관념들로 구성된 작가의 논리적 사고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논술문을 작성할 때도 보조관념을 그대로 끌어다 써서는 안 된다. 불가피하게 쓸 때는 인용부호(‘…’)를 사용하거나 원관념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3. 논제가 지정한 관점이나 조건에 맞게 작품을 분석해야
논제에 직접 명시했거나 다른 제시문의 입장(관점)을 적용하라는 조건이 있을 경우 유의하여 독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응시자의 자유로운 주관을 온전히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조건 내에서라면 최대한 자유롭게(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창의성 있는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건을 무시함으로써 감점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합논술의 실제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해 분석해야
※ 다음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전략) 기표가 웃음을 벗어던진 다음 바른손에 거머쥐고 있던 사이다병을 담벽에 깼다. 깨어져 나간 사이다병의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그의 걷어 올린 팔뚝에 사악사악 그어갔다. 금간 살갗에서 검붉은 피가 꽃망울처럼 터져 올랐다. 기표가 그 팔뚝을 내 눈 앞에 들이댔다. 핥아! 기표 아닌 다른 애가 말했다. 내가 고개를 옆으로 비키자 곁에 둘러선 서너 명의 구두 끝이 정강이에 쪼인트를 먹였다.
진뜩한 액체가 혀끝에 닿자 구역질이 났다. 오장이 뒤집히듯 역한 것이 치밀었다. 나는 비로소 온몸을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나 자신도 헤아릴 길 없는 거센 ①공포로 해서 나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비벼댔다. 그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바지에서 혁대가 풀려나간 다음 벗겨져 맨살이 드러난 허벅지에 칼끝이 박히는 것 같은 아픔이 왔다. 나는 그들에게 양쪽 겨드랑이를 잡힌 채 몸부림쳤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칼끝은 상당히 오랜 시간 허벅지에 박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드디어 허물어져 내리듯 의식을 잃어갔다. 그런 몽롱한 의식 속에서 기표가 씨부려댄 한마디 말소릴 놓치지 않았다.
“메시껍게 놀지 마!”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이 내게 린치를 가한 이유란 단지 그것이었다. 2학년 재수파들이 나를 첫 표적으로 삼은 것은 내가 그들 눈에 메스껍게 보였기 때문이다.
“유대야, 너 그대로 참을 꺼냐?”
공포 영화 <불신지옥>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분식집에서 만난 형우가 슬쩍 내 심중을 떠보고 있었다. 내가 입 한번 벙긋하지 않았는데도 그 소문은 파다했다. 소문이 쉬쉬 떠도는 며칠 동안 나는 심한 ②공포에 휩싸였다. 그 소문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알려져 문제가 생길 경우 십중팔구 나는 결딴이 나고 말 것이다. 기표는 그런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아이였다.
“그 새낀 악마다.”
형우가 동정 어린 눈으로 나를 충동질했다. 그러나 나는 대답 없이 빙그레 웃어 보였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해 보였다. 그것은 이미 겪은 우월감 같은 오만감이었다. 나는 나를 충동질하는 형우의 눈에서 자기도 미지에 당해야 하는 ③공포와 아울러 내게 대한 선망이 깔려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형우가 기표에게 당할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것은 기표와 같은 배에 오른 우리들의 공동 운명이었던 것이다.
(나) 모든 생물은 공포를 체험한다. 인간도 동물도 두려움을 갖는다. 동물생태학자들은 동물이 생명을 위협받을 경우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반응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인간이 자기의 신체와 재산을 위협받았을 경우와 동일하게 나타나는 반응, 즉 도망치느냐 아니면 맞서 싸우느냐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차적 공포’이다. 그러나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이차적 공포, 즉 사회 문화적으로 파생되는 ‘파생적 공포’를 체험한다. 인간은 자신이 기대어 살고 있는 사회 질서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이 위협당하거나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또는 사회적 지위나 정체성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처럼 파생적 공포는 그것을 초래하는 위험과 직접 마주쳤던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침전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침전물은 실제 경험이 끝난 뒤에도 끈질기게 남아 더 이상 자신의 생명이나 존엄성이 위협받지 않는 상황에서조차 희생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불안감과 무기력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공포를 불식시키려고 방어적 혹은 공격적 행동을 하지만, 실제 위험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공포는 아마도 가장 무시무시한 영역이 될 것이다. 감각이 통하지 않고 정신이 산란해지는 회색의 영역, 그 영역에는 실체가 불분명한 ‘유동적 공포’가 스며들어 있다. 유동적 공포는 예측 불가능하고 인간의 이성이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현대사회 곳곳에 숨어 있다. 이 공포는 마치 야심이 지나치거나 운이 나쁜 마법사가 실수로 마법의 병을 쓰러뜨려 한꺼번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재난이 쏟아지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중략)
우리는 위험의 종류가 점점 늘어나고, 그 가짓수도 증가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더 많은 위험이 남아 있는지, 어떤 위험이 어딘가 숨어서 예고 없이 터질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장 확실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라는 것, 현재 겪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거나 없어질 것이라는 것, 또한 그러한 경험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영구히 재현될 것이라는 점이다.
[문제]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의 유대와 형우가 경험한 공포를 설명하시오. (300자 ± 30자) - 2011 숙명여대 수시
[풀이]
1. (나)의 내용 분석 - ‘공포’의 종류에 대한 이해
<2022>일차적 공포 - 자기의 신체나 재산을 위협받았을 경우 느끼는 공포
<2022>파생적 공포 - 일차적 공포에서 파생되는 사회 문화적 공포
<2022>유동적 공포 - 실체가 불분명하여 예측 불가능하고 이성이나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비감각적 공포
2. (가)의 유대와 형우가 경험한 공포 분석
1) 유대가 경험한 공포(①과 ②) : ①은 일차적 공포
②는 일차적 공포에서 파생된 점, 선생님께 알려져 결딴날 일 → 파생적 공포로 해석 가능
※ 결딴날 일 = 기표가 해낼 ‘그런 일’(고자질에 대한 보복) → 파생적 공포로 해석 불가(일차적 공포 재현)
2) 형우가 경험한 공포(③) : 일차적 공포
<2022>일차적 공포를 경험하지 않았으므로 파생적 공포로 해석 불가
<2022>실체가 분명하고(기표), 감각적이며(유대를 통한 공감), 예측 가능하다(‘미지에 당해야 함’, ‘형우가 기표에게 당할 것은 너무나 당연’)는 점에서 유동적 공포로 해석 불가
※ 각 인물이 경험한 공포를 어떤 것으로 파악하든 그 근거가 합당하고 분명해야 한다.

통합논술의 예제
제시문에 나온 상황을 잘 분석해야
※ 풀이 과정을 따라 논술문을 작성해 보세요.
(가) 아내가 차린 저녁식탁은 상춧잎과 된장, 쇠고기도 조갯살도 넣지 않은 말간 미역국, 김치가 전부였다.
“뭐야. 그래서, 그 꿈 나부랭이 때문에 고기를 다 버렸다는 거야? 도대체 얼마어치를?”
나는 식탁의자에서 일어나 냉동실 문을 열었다. 텅 비어 있었다. 미숫가루와 고춧가루, 얼린 풋고추, 다진 마늘 한 봉지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계란프라이라도 해줘. 나 오늘 정말 피곤해.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어.”
“계란도 버렸어.”
“뭐?”
“우유도 끊었어.”
“기가 막히는군. 나까지 고기를 먹지 말라는 거야?”
“냉장고에 그것들을 놔둘 수 없어. 참을 수가 없어.”
도대체 저렇게 자기중심적일 수가. 나는 아내의 얼굴을 똑바로 내려다보았다. 눈을 내리깔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차분해 보였다. 뜻밖이었다. 그녀에게 저토록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구석이 있었다니. 저렇게 비이성적인 여자였다니.
“그래서, 앞으로 이 집에선 고기를 못 먹는다는 거야?”
“어차피 당신은 주로 아침만 먹잖아. 점심, 저녁에 고기를 자주 먹을 텐데……아침 한 끼 고기를 안 먹는다고 죽진 않아.”
아내는 마치 자신의 선택이 이성적이고 타당한 것이라는 듯 차근차근 답했다.
“좋다, 나는 그렇다 치고 당신은? 당신은 이제부터 고기를 안 먹겠다는 거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제까지?”
“……언제까지나.”
채식으로 꾸민 식단.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말문이 막혔다. 요즘 채식 열풍이 분다는 것쯤은 나도 보고 들은 것이 있으니 알고 있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 생각으로, 알레르기니 아토피니 하는 체질을 바꾸려고, 혹은 환경을 보호하려고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된다. 물론 절에 들어간 스님들이야 살생을 않겠다는 대의가 있겠지만,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살을 빼겠다는 것도 아니고, 병을 고치려는 것도 아니고, 무슨 귀신에 씐 것도 아니고, 악몽 한번 꾸고는 식습관을 바꾸다니. 남편의 만류 따위는 고려조차 하지 않는 저 고집스러움이라니.
(중략)
그런데 이제 아내가 차려놓은 식탁은 무슨 꼴인가. 비스듬히 의자에 앉은 아내는 한눈에도 맛없어 보이는 미역국을 입에 떠 넣고 있었다. 밥과 된장을 상추에 싸서 볼이 불룩하게 넣고 씹었다.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여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 먹어?”
아이를 넷쯤 낳아 기른 중년의 여자처럼 방심한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 내가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삭아삭 소리를 내어 오랫동안 김칫대를 씹었다.
(나) 과거 자연과 어머니(여성)를 동일시하는 유기체적 관점에서 현재는 이분법적 관점으로 전환. (어머니 같은) 자비 이미지는 과학에 의한 기계론으로, (여성 같은) 혼돈과 통제 불능 이미지는 지배(정복) 대상 이미지로 전환
→ 인간 중심적 사고(자연은 정복, 착취의 대상)와 남성 중심적 사고(감성보다는 이성 중심)가 동일시될 수 있는 배경 제공
(다) 유기농 식품의 혁신으로 농지(자연)에 대한 착취 태도에서 보호적 태도로 전환됐다고 믿는 것은 착각임
→ 인증 절차와 상표로 대변되는 현실과의 타협 -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함
(라) 남성(인간)의 여성(자연) 찬미는 굴복의 대가(진정한 찬미가 아님)라는 입장. 여성(자연)은 자발적 굴복을 통해 남성(인간)의 지배(정복)를 확인시켜 준 대가로 아름다움에 대한 경배를 받음
→ 인간은 자연을 착취, 기만하는 정복자이며, 자연은 굴절된 모습(이변이나 재앙 - 여성에게는 저항의 모습)으로만 대항함. 인간(남성)의 이중적 태도
[문제] 제시문 (나)~(라)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제시문 (가)를, 제시문 (나)~(라)에 드러난 비판적 관점들을 순서대로 적용하여 논하시오. (900±100자)
- 2011 홍익대 수시
[풀이]
1. (가)를 ‘자연과 인간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요지(상황) 약술
단지 한 번의 악몽을 계기로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된 아내의 입장과,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당황해하는 남편의 입장을 여성을 대하는 남성의 태도라는 관점에서 정리
2. (나)~(라)를 ‘자연과 인간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분석
→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유의하여 분석
<2022>지면 관계로 제시문은 생략하고 주요 내용만 간추림
3. (나)에 드러난 비판적 관점으로 (가) 논평
<2022>남편 - ‘육식’에 담긴 의미 및 아내를 대하는 남성 중심적 태도를 (나)의 인간 중심적 태도와 비교 평가
<2022>아내 - 유기체적 관점에서 평가 (긍정/부정/양면성)
4. (다)에 드러난 비판적 관점으로 (가) 논평
<2022>남편 - 자연 파괴적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아내의 의지를 즉흥적이고 비이성적이라고 비난함
<2022>아내 - 채식주의에 대한 비이성적 동기(지속 실천 가능성 의문)와 무비판적 수용 태도 문제
5. (라)에 드러난 비판적 관점으로 (가) 논평
<2022>남편 - 남성 중심적 지배 체제의 파괴에 대한 불안감과 아내의 굴절된 모습(저항)에 대한 분노 표출
<2022>아내 - 남성 중심적 사고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기보다는 다소 감상적이나 적극적 전면적 의지는 고무적임
6. 위 3, 4, 5의 각 논평에서 도출한 쟁점(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판단과 근거가 잘 부합되도록 개요 구성
※ 제시문 (가)에 드러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나)~(다)에 드러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비시켜 표현하되,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이중적 태도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동일시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바람직한 태도와 관련한 방향을 제시하여야 함


제시문에 실린 필자 의중 꿰뚫어야
대입 논술에는 제시문의 관점을 묻거나 관점 파악을 전제로 하는 문제가 많다. 관점(觀點)은 입장(立場), 견지(見地)와 같은 말로 시각(視角)과 바꾸어 쓰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관점’이란 개념에 관찰자의 입지(立地)뿐 아니라 일정한 방향(方向)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의 관점을 파악한다는 것은 필자가 처한 입장과 함께 사고의 지향점을 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필자의 집필 동기와 함께 집필 의도(또는 목적)를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논술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강조한다. 제시문의 관점 파악을 요구하는 논제는 기초적인 독해 능력과 함께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는지 평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관점은 폭넓은 배경지식과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이는 사고의 확장을 통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견해(판단이나 주장)를 요구하는 견해서술형이나 대안제시형 논제에서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기도 한다.
관점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중요하다. 또 평소 토의와 토론을 생활화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 한편 어떤 대상에 대한 ‘(~)적 관점’이란 말을 만들고, (~)에 경제, 정치, 역사, 법, 과학, 긍정, 부정 등의 낱말을 넣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1. 관점의 다양성 문제 - 제시문에 드러난 필자의 시각차를 구체화하라

여러 제시문의 관점을 분석하거나 비교하는 논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관점 적용 대상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은 논제에서 대상을 제시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제시문들의 공통 대상을 찾아야 한다. 이후 각 제시문의 관점을 파악하고, 각 관점 간의 관계를 설정한 다음, 그에 따라 문장과 단락을 논리적으로 배치한다.
필자의 시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거나 헷갈릴 때는 필자의 집필 동기나 의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필자는 왜 이 글을 써야만 했을까?’라는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다. 또 문장에 나타난 필자의 특별한 태도를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자의 태도는 보조사나 보조용언의 쓰임, 독특한 어휘 등을 살핌으로써 알 수 있다. 대학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제시문의 관점이나 제시문 간의 미묘한 시각차를 찾아 서술한 경우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2. 조건부 시각 문제 - 주어진 시각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우선
특정 제시문의 관점을 조건으로 하는 문제에서는 먼저 주어진 관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 만약 그 관점이 너무 광범위하거나 추상적이면 서술 대상인 제시문의 관점도 불명확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다. 대입 논술고사는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시험이므로 평가 요소와 기준에 부합하는 글로 서술되어야 한다. 따라서 개념의 범주나 관찰 대상 및 시각의 범위 등 모든 표현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대상에 대한 글쓴이 생각에 주의하자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논제] 제시문 (마), (바), (사)는 폭력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시각이 보여주는 특성을 설명하시오. - 2012 이화여대 모의
(마) 지금 여기 한 사람이 남의 과수원에 들어가 복숭아를 훔쳤다고 하자. 사람들은 그를 비난할 것이고 위정자는 그를 잡아 벌할 것이다. 왜? 남을 해치고 자기를 이롭게 했기 때문이다. 남의 개, 돼지, 닭을 훔친 사람은 그 불의함이 복숭아를 훔친 사람보다 더 심하다. 왜? 남을 해친 정도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남을 더욱 많이 해치면 그 불인(不仁)도 그만큼 심하게 되고 죄도 더 무거워지는 것이다. (중략)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옷을 뺏거나 창이나 칼을 뺏는 자는 그 불의함이 말이나 소를 훔친 자보다 더 심하다.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천하의 군자들이 모두 그것의 옳지 못함을 알고 그것을 비난하고 그것을 불의라고 부른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복숭아를 훔치는 것보다 죄가 더 무겁다. 그래서 한 사람을 죽이면 그것을 불의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크게 나라를 공격하면 그 그릇됨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칭송하면서 의로움이라고 한다. 이러고서도 의(義)와 불의(不義)의 분별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바) 앞으로 남자건 여자건 자신의 배우자에게 소리를 지르면 가정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제 대법원은 남편이나 아내 또는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에게 목청을 돋우는 것을 가정폭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같은 판결은 남편 소유의 공영 아파트를 떠나 새로운 거처 마련을 요구하는 여성에 대한 소송에서 나왔다. 비록 이 여성의 남편은 여성에 대한 물리적 위해를 가하지 않았지만, 이 여성은 가정폭력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담당한 판사는 폭력의 법적 개념이 언어 학대를 포함하는 수준으로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미렛 옘셔라는 35세 여성은 자신은 가정폭력에 시달려 왔으며, 1996년 제정된 주거법에 의해 새로운 집을 얻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역 공무원들은 그녀의 요구를 거절했다. 남편이 그녀를 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협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옘셔는 자신의 남편이 두 명의 자식들 앞에서 자신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으며, 생활비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남편이 아이들마저 자신으로부터 빼앗아 갈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소송을 담당한 헤일 주심 판사는 ‘폭력’의 의미가 의회의 주거법 통과 시점 이후에도 꾸준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사는 이 단어가 “여러 가지 복합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행동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의회가 사용 중인 단어의 의미를 해석하는 몫은 정부나 공무원들이 아니라 법원”이라고 말했다.
폭력은 사전적 의미로 물리적 공격을 의미하지만, 이 의미는 극단적인 열정, 염려 또는 분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주심 판사의 판단이다.
(사) 서방학자로서 혁명적 급진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즉각 강도가 높은 심리적 반응을 일으킬 것이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방법으로서,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이 폭력적 혁명에 대해 그 우월성을 입증해왔다는 주장은 이제 널리 그 세력을 떨쳐 그 가설에 질문을 제기하는 것조차 이상하게 보이게끔 되었다.
거의 모든 역사 기술방식이 혁명적 폭력에 압도적 편견을 품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편견의 깊이를 알게 된다면 그것은 참으로 소름이 끼칠 것이다. 압제에 저항한 자들의 폭력과 압제자의 폭력을 등가로 놓는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짓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스파르타쿠스로부터 로베스피에르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피압제자가 이전의 그들의 주인에 대해 무력을 사용한 것은 거의 보편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한편으로 ‘정상적인’ 사회의 일상적인 억압은 대부분의 역사책의 배경 속에 흐릿하게 떠돌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혁명 이전의 불의를 강조하는 급진적 사가들까지 대개는 혁명 발발 전의 짧은 기간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런 방법만으로써도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기록을 왜곡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점진주의라는 위무적인 신화를 반대하는 한 논거가 된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혁명을 회피할 때의 대가이다. 파시즘에 바쳐진 희생자들의 비극과 그것이 자행한 침략전쟁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진정한 혁명이 없었던 근대화의 결과이다. 오늘날의 후진국에서는 봉기하지 못한 자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을 민주주의의 정체라고 하더라도 진실을 부당하게 과장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혁명에 대한 긍정적인 논거는 또 있다.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혁명적 폭력(다른 형태의 폭력도 마찬가지로)은 그 뒤의 평화적 변동을 가능케 한 전체역사 과정의 일부였다.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도 역시 혁명적 폭력은 억압적인 과거를 단절하고 비교적 덜 억압적인 미래를 건설하려는 노력의 일부였다.
[풀이]
1. 공통 관찰 대상 : 폭력
2. (마)의 시각 : 모든 폭력은 불의(不義) - ‘정당성 있는 폭력’ 불인정
⊙ 폭력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치는 행위 → 피해 정도에 따라 죄의 경중이 있음 → 크게 나라를 공격하면 불의도 큼 → 이를 의롭다고 하는 것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분별을 모르는 것(명분 있어도 부당함)
3. (바)의 시각 : 폭력의 법적 개념이 확장됨
⊙ 물리적 공격(신체적 위해)을 가함 → 언어 학대(심리적 위해) 포함 → 죄가 성립됨
4. (사)의 시각 : 혁명적 폭력은 정당함 - ‘정당성 있는 폭력’ 인정
⊙ 압제자의 폭력은 불의 → 불의에 대항하는 폭력은 정의 → 혁명적 폭력은 압제자의 폭력에 저항하는 방어적 폭력이므로 정당함(정당방위)
5. 글의 구성 - 각 시각의 특성 간의 관계를 설정하여 세 단락으로 구성
1) (마)와 (사)는 상반 관계 → 이웃 단락으로 구성 - 부정적 시각 대 (조건부) 긍정적 시각
2) (바)는 폭력의 개념 정의에서 (마), (사)와 구별됨 → 끝에 배치
※ (마)는 가시적 피해를 초래해야 불의(유죄) ↔ (바)는 비가시적 피해도 유죄(불의)
※ (사)는 혁명적 폭력은 정당(무죄) ↔ (바)는 폭력이면 모두 부당(유죄)
■ 통합논술의 예제
비교 대상 제시문의 시각 파악에 집중
※ 다음 풀이 과정에 따라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세요.
1. 조건이 되는 제시문의 입장 구체화
2. 비교 대상 제시문의 시각 파악
3. 공통점과 차이점 분석 및 서술
4. 3~4단락으로 구성하여 개요 작성
[논제] 제시문 (카)의 입장에서 제시문 (자)와 (차)의 시각을 비교 분석하시오. (1000±100자)
- 2011 홍익대 수시
(자) “베스 하미쉬파스”(Beth Hamishpath, 정의의 집). 법정 정리가 큰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면서 세 명의 판사가 도착했음을 알렸을 때 우리는 모두 벌떡 일어섰다. 판사들은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검은 법복을 입은 채 옆문을 통해 법정으로 들어와 높게 만든 단 제일 앞줄에 자리 잡았다. 곧 수많은 책과 1500편 이상의 기록 문서로 가득 채워질 긴 탁자 좌우 양편에는 법정 속기사들이 앉아 있다. 판사 바로 아래에는 피고인과 변호인, 그리고 법정 사이에서 직접적인 의견 교환을 도와줄 통역사들이 있다. (중략)
판사들의 행동에 극적인 요소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일부러 꾸민 듯한 걸음걸이를 하지 않았고, 그들의 맑고 강한 집중력이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청취할 때 눈에 띄게 나타났던 경직된 모습 등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증언을 무한정 끌고 가려는 검사의 시도에 대해서는 참지 않고 즉각적으로 제동을 걸었는데,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또 변호인 세르바티우스가 이처럼 불편한 환경 속에 거의 혼자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기라도 하듯 판사들의 태도가 좀 지나치게 공손한 듯했지만, 피고인 아이히만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항상 비난의 소지가 없었다. 이 세 사람이 모두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것은 분명히 드러났다.
(차) 목조 계단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어도 아무것도 알 수는 없었다. 그때 K는 승강구에서 조그마한 표찰을 발견하고 가까이 가 보니, 어린이 같은 서투른 글씨로 ‘재판소 사무국 승강구’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아파트 지붕 밑에 재판소 사무국이 있었단 말인가? 그것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만, 처음부터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 속하는 이 아파트 입주자들이 불필요한 잡동사니를 집어넣는 장소에다 그 사무국을 가지고 있다면, 이 재판소도 무척 돈 융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고에게는 마음 가벼워지는 일이었다. 물론 돈은 많이 있는데도, 재판상의 목적으로 쓰기 전에 관리들이 착복해 버린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K의 경험에 비추어서도 응당 있을 수 있는 일이었으며, 만약 그렇다고 하면 재판소의 이 같은 타락은 피고들에게는 모욕적인 일이지만, 재판소가 가난한 경우보다는 마음이 편한 일인 것이다. 이제는 K도, 최초의 심문 때에 피고를 다락방으로 소환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피고의 집을 습격해서 괴롭히는 편을 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는 재판관에 비해서 도대체 어떤 위치에 있는가! 재판관은 다락방에 앉아 있는데, K 자신은 은행에서 대기실이 딸린 큰 방을 갖고 있으며,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서 왕래가 심한 거리의 광장을 내려다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에게는 뇌물이나 횡령에 의한 부수입은 없었고, 급사로 하여금 여자를 사무실까지 안 나오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K는 적어도 현재의 생활에 있어서는 그런 짓은 기꺼이 단념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카) 오직 법률상의 재판관만이 범죄 사실을 확정해야만 한다고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일반적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결코 법률적인 지식을 구비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범죄를 구성하는 사실을 평가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경험적인 정황이나 범죄행위에 관한 증언 및 이와 유사한 목격자의 진술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시 범죄행위를 추정할 수 있게 하거나 또는 범죄행위의 진위를 가릴 수 있게 해주는 간접적인 사실도 포함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이들로부터 법관은 일종의 확신, 확실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어떤 영원한 것과도 같은 고차원적인 의미에서의 진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즉 여기에서의 확신이란 곧 주관적 신념이며 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확신이 법정에서 과연 어떠한 형식을 띠고 나타나야만 할 것인가이다.
[풀이]
1. (카)의 입장 분석 및 구체화
⊙ 입장: 법관의 판단에 대한 확신은 (신뢰성을 확보해 주는) 일정한 ( )을 갖추어야 한다.
범죄 사실의 확정은 법관이 아니어도 가능/ 법관의 확신은 주관적 신념, 양심임 → 법관의 판단이 객관적 진리가 아니므로 본질적으로 신뢰성 부족 → 따라서 (공정성에 대한) 신뢰성을 보완할 ( )이 필요함
2. (자)의 시각: 법정의 신뢰성은 외적 요건에 의한 권위에서 비롯함
1) 법정의 외형적 요건을 갖춤 → 법관의 수(3명), 건물의 구조. 법관의 의복, 인적 구성(속기사, 통역사, 검사, 변호사 등), 법정의 운영 절차, 법관의 태도 등
2) 법관의 내면적 자질(자격)도 갖춤 → 법관의 착하고 정직한 인간성
3) 외적으로는 법관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음 ← 객관성 확보
※ 필자의 불신이 문장 표현에서 엿보임 ← 필자가 분위기에서 주관적으로 느낀 것(1인칭 시점 서술)
피고인 아이히만(나치 전범)에 대한 판사의 태도는 비난의 소지가 없고, 지나치게 공손한 듯함
3. (차)의 시각: 법정의 신뢰성은 외적 요건에 의한 권위에서 비롯함
1) 외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함 → 법정의 위치와 시설(궁핍), 다락방, 법관의 태도(피고의 집에서 재판)
2) 법관의 자질(자격) 불인정 → 법관 자부심 부재(부끄럽게 여김), 부도덕함(뇌물, 횡령, 부정)
3) 결과적으로 법관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음 ← 객관성 미확보
※ 필자의 불신이 겉으로 드러남 ← 필자가 객관적 환경을 바탕으로 추론(전지적 작가 시점)
4. 세 단락으로 구성하여 작성 근거를 포함한 서술 - 3~4단락으로 구성
Ⅰ단락 : (카)의 입장: 판사의 판단이 신뢰를 가지려면 형식(권위)이 필요함
Ⅱ단락 : (자), (차) 시각의 공통점(차이점): 판결(내용)의 권위는 형식(외형)적 권위에 의존
Ⅲ단락 : (자), (차) 시각의 차이점(공통점): 개관적 권위 여부에 따라 신뢰의 정도가 다름
(필자의 서술 방식에 따른 미묘한 차이점을 별도로 구성할 수 있음)


주제를 압축하되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라
요약하기와 요지 서술하기 문제의 주된 평가요소는 독해력과 표현력이다.
요약하기는 독자가 제시문을 읽고 ‘무엇’(중심서술대상)에 대한 필자의 ‘생각’(주제)을 ‘어떻게’(구성과 순서) 기술했는지 이해하고, 필자의 입장에서 독자의 언어로 압축하는 것이다. 즉 필자가 자신의 글을 줄여 쓴다고 할 때, 독자(요약자)가 필자의 입장이 되어 그 일을 대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성인용 <삼국지>를 어린이용으로 엮은 ‘요약본’을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소재와 구성 방식, 등장인물, 글의 순서 등은 원본과 다르지 않다. 달라지는 것은 어휘와 문장의 표현과 분량이다. 이때 요약문은 원문을 압축한 것이므로 요약문 자체로 완결된 한 편의 글이 되어야 한다.

요약 문제의 평가항목을 예시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 중심서술대상과 주요 어휘들을 포함하고 있는가?
●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났는가?
● 완결된 한 편의 글로 서술되었는가?
●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였는가?
● 어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맞게 썼는가?
● 제한된 분량을 맞추었는가?
※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지 말 것.
※ 제시문을 평가하는 표현이나 자신의 견해를 쓰지 말 것.
※ 논술문에 적합한 문체로 서술할 것: 문어체, 간결체, 건조체
요약문이 필자의 입장에서 압축한 글이라면, 요지문은 필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전달사항을 독자의 입장에서 압축한 글이다. 요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요약과 다를 바 없으나 요지를 서술할 때는 제시문의 구성이나 순서를 고려하지 않는다. 요지는 결과적으로 제시문의 내용을 판단 또는 평가하는 형식이 되므로 ‘제시문 ( )는 ~라고 말한다’와 같이 객관적으로 표현한다.
심층 독해를 요구하는 문제에서는 제시문의 요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심층 독해를 위해서는 필자의 태도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는 문장에 사용된 보조용언이나 보조사의 쓰임을 잘 살피고, 특별한 강조점이나 돌출된 어휘 등에 주목해 보면 도움이 된다.
요지 관련 문제의 평가항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요지(논지)를 나타내는 핵심 어휘를 포함하고 있는가?
● (조건이 있을 경우) 요지의 내용이 조건에 잘 부합하는가?
● 서술 대상이 명확하고 표현이 구체적인가?
● 논술문에 적합한 문체로 서술하였는가?
● 어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맞게 썼는가?
※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지 말 것.
※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생각(또는 지식)인 양 표현하지 말 것.
■ 통합논술의 실제
요약문은 짧지만 한 편의 완결된 글

교통신호등은 가장 기초적인 사회 규범의 한 사례다. 김정효 기자
※ 다음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가) 사회적 규범의 본질은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통일된 질서를 만들어내는 힘에 있다. 그것은 교칙이든 사규(社規)든, 혹은 교통법규든 마찬가지다. 그런 규범의 체계를 들여다보면 수십 개 혹은 심지어 수백 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조항마다 각각 다른 대상, 다른 현상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조항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규범체계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국회가 어떤 법률 조항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려고 할 경우, 국회의원과 법률 전문가들은 개정될 조항이나 신설 조항만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그것이 포함될 법률 전체를 다시 한 번 검토하게 된다. 문제의 새로운 조항으로 인해 전체 체계의 통일성이 손상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각 조항은 전체 법률체계 속에서 그 체계를 지탱하는 하나의 벽돌 같은 역할을 한다. 새로 제안된 법률 조항이 그 자체로 아무리 매력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만일 그 조항으로 인해 전체 법률체계의 통일성이 와해될 위험이 있다면 그 제안은 수용될 수 없다.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조항을 새로 도입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조항을 포함하는 전체 법률체계가 다시 이전 수준 못지않은 체계적 통일성을 갖추도록 체계 전체를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당연히 아주 어려운 일이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플라톤의 대화편 <크리톤>에서 소크라테스는 “전쟁터에서든 법정에서든, 또는 어디서든, 조국이 명하는 바는 무엇이든 이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유죄를 판결한 아테네의 시민 법정에서 사형선고의 위험을 이미 생생하게 느끼면서도 전혀 주눅 들거나 움츠러들지 않고 시종일관하는 당당하고 여유 있는 태도로 자신의 견해를 설파했던 인물이다. 그런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규율을 어기고 사형을 피해 아테네를 탈출하라고 권하는 친구 크리톤에게 조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그가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의 힘에 압도당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규범의 체계를 어느 누구도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일부분이라도 뜻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소크라테스 자신의 신념 때문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규범은 그것을 따르는 개인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상거래 행위에 관한 규범이든 언어 사용에 관한 규범이든, 정당한 권위를 지닌 사회적 규범은 그것의 적용 범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익혀서 따라야만 하는 어떤 것이다. 이런 말은 어쩌면 단순히 고루하게 들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복종과 존중을 통해서만이 비로소 우리는 그 규범이 구현하는 질서 속에서 안전하고 정의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당신은 거리에서 초록색의 보행자 신호등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자동차 도로를 따라 한가운데 그어진 두 줄의 노란색 실선 왼쪽 아닌 오른쪽에서 차를 운전했다. 그런 당신에게 아무 사고도 나지 않았던 것이 문득 신기한 기적처럼 느껴지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런 단순하고도 중요한 일상의 안전이 당신과 더불어 당신 주변의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모두 정해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있었다는 다행스런 사실에 기인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기억할 것은, 우리가 그런 안전을 누리기 위해서는 규범이 그처럼 일관성 있게 준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규범 체계 자체가 가진 통일성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5%의 운전자만으로도 도로가 위험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만일 교통법규의 한 부분에 나머지 부분과 상충하는 요소가 끼어든다면 규범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도로에서의 위험이 오히려 증대될 것이다.
[문제] (가)를 요약하라. (300±50자, 20점) - 2012 인하대 모의
[대학 자체 평가 기준]
1. 아래와 같은 핵심 사항을 포함하여야 한다.
① 규범 준수의 중요성과 필요성
② 규범 체계의 성격
③ 규범 체계의 통일성의 의미
④ 규범 일부분의 변경의 위험성
2. 핵심 내용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에 오류가 없어야 하며 요약문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어야 한다.
3. 논평식 서술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예: “제시문 (나)는 …라고 하고 있다.”)
4. 내용을 잘못 파악하여 왜곡되게 쓰거나 본문과 관련 없는 내용을 자의적으로 서술하지 않아야 한다.
5. 제시문의 문장을 원래의 문장 형태 거의 그대로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한다.
6. 원고지 작성법,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장의 정확성과 명료성, 정해진 분량 등 형식적 요건들을 충족하여야 한다.
[풀이]
1. 중심서술대상 : 사회적 규범체계
2. 단락의 소제목과 소주제
1) 첫 단락 : 사회적 규범체계의 본질(특성)
→ 사회 질서의 원천은 사회 규범체계의 통일성이다. 사회적 규범은 세부 조항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규범체계이므로 변경이 필요할 때는 일부 조항으로 인해 통일성이 와해되지 않도록 규범체계 전체를 수정하여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
2) 둘째 단락 : 사회적 규범체계 준수의 의미
→ 일부 구성원의 규범 위반으로 사회 규범체계의 통일성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
(소크라테스의 준법 행위는 규범체계의 통일성을 파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
3) 셋째 단락 : 규범체계 붕괴의 위험성
→ 구성원들의 안전하고 정의로운 삶을 위해서는 규범의 준수가 필수적일 뿐 아니라 규범 체계의 통일성도 유지되어야 한다. 극소수의 규범 이탈자가 사회를 불안하게 하듯 규범체계의 일탈은 규범 준수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 통합논술의 예제
조건부 요지 설명은 논제를 잘 살펴야

<종의 기원> 초판본 표지. <한겨레> 자료사진
※ 평가항목을 참고하여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세요.
(다) 1990년대 초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짧은꼬리원숭이의 행동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는 하나의 개체가 하나의 행동을 스스로 수행할 때만이 아니라 다른 개체가 그와 동일한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관찰할 때도 똑같이 작동하게 되는 특수한 뇌세포군을 말한다. 거울신경세포의 발견은 특히 우리의 사회적 자아 이해에 큰 도움을 주는 획기적 발견으로 간주된다.
거울신경세포의 발견 이전에 과학자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고 예측하는 것은 우리 뇌의 논리적 사유 과정을 통해서라고 믿었다. 그러나 거울신경세포의 발견으로 이제 우리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사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느낌을 통해서라고 믿게 되었다. 왜냐하면 거울신경세포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행동만이 아니라 그런 행동 이면의 의도와 감정마저도 거울처럼 모방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누군가가 미소 짓는 것을 당신이 보게 되면 미소를 관장하는 당신의 거울신경세포도 동시에 작동하여 당신의 마음속에 미소와 연관된 느낌의 감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소를 통해 상대방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당신이 굳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그저 즉각적으로 그리고 저절로 그 의미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울신경세포는 따라서 과학자들로 하여금 사회적 상호작용의 신경학적 기초를 이해하게 해 준다. 이런 연구는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왜 타자에 대한 공감(empathy)을 발전시키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며, 자폐증처럼 낮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뇌의 이상에 대해 우리에게 더 많은 지식을 줄 것이며, 언어 진화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공해줄 수 있으며, 뇌졸중 환자가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치료법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짧은꼬리원숭이만이 아니라 인간도 거울신경세포체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컨대 다른 사람이 물컵을 드는 것을 보면 우리 뇌의 특정 부위가 활발히 작동하며, 다른 사람의 특정한 얼굴 표정을 볼 때 우리 뇌의 특정 부위가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것은 우리가 상대방의 표정을 해독(인지, 해석)한다는 의미이며 상대방과 동일한 우리 뇌의 영역이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발견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에 있어서 거울신경세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감정을 주고받는 것은 대부분 얼굴 표정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라) 다윈은 사회적 동물들이 서로 여러 가지 사소한 편의를 베푸는 모습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상대가 가려운 곳이 있으면 말은 입으로 가볍게 깨물어 주고 소는 핥아 준다. 원숭이들은 번갈아 가며 이나 서캐를 잡아 준다.” 다윈을 가리켜 자연은 잔인하고 적합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쟁터라고 확신한 인물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위의 내용은 그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는 “고등동물에게도 대부분 우리와 공통되는 복잡한 감정이 들어 있으며 동물도 사랑할 줄 알 뿐 아니라 사랑받고 싶어 한다”고 썼다.
말년에 다윈은 <종의 기원>과는 사뭇 다른 관점에서 진화를 보았다. 그는 고등동물들 가운데 사회성이 있고 감정이 풍부하고 동료의 곤경을 걱정할 줄 아는 종이 많다고 보았다. 그중에서도 고통을 당하는 다른 종에게 동정을 보내는 동물을 소개하는 다윈의 언급은 눈에 띈다. 그는 자신이 기르던 개의 경우를 소개하였다. “고양이가 아파서 바구니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을 때였다. 그 개는 바구니 옆을 지나칠 때면 꼭 친구 고양이를 몇 번 핥아 주었다. 개에게는 친절을 나타내는 가장 확실한 표시였다.” 그는 “많은 동물들이 분명 상대방의 슬픔이나 위험에 동정을 드러낸다”고 썼다. 말년이 가까워지면서 다윈은 동물들의 사회적 본성, 심지어 정서적 유대를 설명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통 진화론자들에게는 아주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면이다. 다윈은 적자생존이 개인의 경쟁과 관련되는 것만큼이나 협동, 공생, 호혜성과도 관련 있으며,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는 동료들과 협력적 유대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높다고 믿게 되었다.
<종의 기원>에서 분명히 밝힌 적자생존이라는 다윈의 이론이 당시의 이기적이고 실용적인 윤리에 생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년의 저술에서 다윈은 존 스튜어트 밀을 위시한 당대 공리주의 사상가들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충동이 항상 예상된 쾌락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다윈은 모르는 사람을 구하려고 불속에 뛰어드는 행동을 예로 든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리적 보상에 관한 생각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다윈은 그런 행동은 쾌락을 위한 충동보다는 더 깊은 곳에 뿌리박고 있는 인간의 충동, 즉 사회적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논제] 제시문 (다)의 내용에 근거하여 제시문 (라)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시오. (501자 이상~600자 이하) - 2012 경희대 모의
[평가항목]
1. (다)의 내용
1) 거울신경세포의 정의 및 기능
2) 거울신경세포 발견의 생물학적, 사회학적 의미
※ 핵심 어휘 : 거울신경세포, 공감
2. (라)의 의미
1) 다윈의 공감 능력과 이타성에 대한 발견과 해석에 대한 거울신경세포의 적용 및 설명
2) 진화론에 대한 확대 해석 또는 재해석
※ 핵심 어휘 : 진화, 공감/정서적 유대, 협동/공생/호혜성, 사회성/사회적 본능
3. 기타 : 위 ‘통합논술의 원리’에 제시한 평가항목 참고
※ 논리력과 창의력 평가도 가능함
[풀이]
논제의 요구는 (라)의 요지를 (다)의 거울신경세포로써 설명하라는 것이다.
1. (다)의 요지
● 거울신경세포의 발견으로 타자와의 공감 능력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가 밝혀짐.
● 거울신경세포가 사람이 타인과 공감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밀접하게 작용함.
2. (라)의 요지
● 다윈은 고등동물에게 감정이 있어서 동종 및 이종 간에도 협력, 공생, 호혜의 유대 관계를 맺음을 발견.
● 적자생존에는 경쟁만이 아니라 이타적 본능도 작용한다고 주장함.
3. (라)의 의미를 거울신경세포로 설명
다윈이 말한 고등동물의 사회성이 거울신경세포의 기능으로 설명 가능해짐.
● 인간이 타인을 공감하고 동료들과 정서적, 협력적 유대를 유지하는 현상도 생물학적으로 해명될 수 있음.
● 이기적 적자생존뿐 아니라 공감에 의한 이타적 본능도 거울신경세포로 설명 가능.


비교·대조와 분류, 관건은 기준과 근거 제시
논술(論述)에서 ‘論(론)’의 자해(字解)를 보통 ‘논하다’라고 하는데 이는 순우리말 ‘따지다’로 하면 이해하기 쉽다. 논술이란 논의할 대상의 진위(眞僞: 참과 거짓) 또는 정오(正誤: 맞고 틀림), 시비(是非: 옳고 그름), 동이(同異: 같고 다름), 긍정과 부정 등을 ‘따져서 서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동이, 즉 대상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따져 보는 것을 ‘비교(또는 대조)한다’고 한다.
비교와 대조는 주로 어떤 대상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 사용된다. 비교는 ‘상이한’ 대상의 공통점을, 대조는 ‘유사한’ 대상의 차이점을 드러내어 설명하는 방법이다. 이에서 두 방식 모두 ‘대상들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중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다를 뿐이다.
비교와 대조는 또 분류의 앞선 과정이기도 하다. ‘분류’(分類)란 공통점이 있는 여러 대상을 상위 개념으로 묶은 후, 그 상위 개념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는 일이다. 즉 분류 작업에는 비교와 대조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10월3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1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박종식 기자
1. 공통점에는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비교·대조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통점부터 색출해야 한다. 여러 제시문 간의 공통점을 찾을 때는 먼저 논제에 주어진 기준(예, 경제적 측면, 생태적 관점 등)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으면 임의로 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논제의 출제 의도를 세심하게 파악해 보거나, 발견된 다양한 공통점들을 나열한 다음 논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준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때 임의로 정한 기준이나 범주는 답안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2. 공통점과 차이점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할 때는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공통점의 경우 각 제시문에서 공통점에 해당하는 개념이나 서술이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밝혀야 한다. 차이점의 경우도 어떤 제시문의 주장이나 개념이, 같은 기준(또는 관점)에서 볼 때 다른 제시문에는 어떻게 달리 서술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는 서로 다른 대상들의 속성이 같거나 다르다고 ‘판단한 이유’가 되므로 중요하다.
이런 과정은 분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분류의 기준을 명확히 밝혀야 함은 물론이고 분류한 후 각 제시문의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공통점이 드러나며, 어떤 차이로 나뉘었는지 근거를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또한 상위 개념이나 상위 주제로 묶을 때 개념 어휘나 구문의 표현이 추상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합논술의 실제
분류,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
※ 다음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인간의 이기심도 시장을 통하면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봤던 애덤 스미스. <한겨레> 자료사진
[논제] 제시문 (가), (나), (다), (라), (마)를 두 개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 타당성을 논하라. (800~1000자)
- 2012 서강대 수시
(가) 중국의 작가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애로워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애롭지 않은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나아가 리(理)나 도(道)와 같은 용어들은 그 자체로 기술적일(descriptive) 뿐만 아니라 규범적(normative)이어서, 어떤 방향의 함축을 가진다. 하나의 길은 잘못될 수 있지만, 그것은 (진정한) ‘길’이 아니다. 소인(小人)의 방식이 있지만 그것은 (진정한) ‘방식’이 아니다. …(중략)… 한 명사의 정의에 숨어 있는 기술과 규범 사이의 구분은 주의를 끌지 않는다.
- 앵거스 그레이엄, <두 중국 철학자들>
(나) 윤리학적 이기주의는 각 개인은 자신의 이익만을 절대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윤리학적 이기주의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기술하는 인간 본성에 관한 하나의 이론인 심리학적 이기주의와는 구별된다. 심리학적 이기주의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하여 윤리학적 이기주의는 하나의 규범적 이론, 즉 인간은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가에 관한 이론이다.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관계없이 윤리학적 이기주의는,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에게 좋은 최선의 행동을 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도덕적 의무도 없다고 말한다. - 제임스 레이첼즈, <도덕철학>
(다) 고대 중국의 개념인 명(命)에는 두 개의 영역이 포함되어 있어서,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움직이는 것이 종종 가능하다. 의무를 강조하는 규범적 영역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명(命)은 그런 의무가 인간의 노력으로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영역을 가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대로, 기술적 영역을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명(命)은 사람의 통제 밖의 존재 조건에 맞부딪혔을 때, 우리가 그런 조건을 처리하는 데 있어 어떤 규범적 제한에 종속되었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규범적 영역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거나 어떤 결과를 피하려고 하지 말아야 하고, 천(天)에 대해 불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 신광래, <맹자와 고대 중국사상>
(라) 교리(doctrine)의 ‘행위적 함축’이란 언어가 행위를 유도하는 태도를 생성하거나 표현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는 서구에서 생각하듯이, 실재를 반영하거나 혹은 반영하지 못하는, 화자의 사고(내용)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다. 언어의 내용-표현적 기능과 언어의 태도-형성적 기능에 대한 상대적 강조는 서구와 중국 전통 사이의 중요하지만, 가장 자주 무시되었던 차이들 중의 하나이다. 언어의 태도-형성적 기능은 궁극적으로 유교와 도교라는 중국의 지배적 학파들의 관점에서 중심적이었다.
- 차드 한센, <고대 중국에서의 언어와 논리>
(마) ‘인간의 성질 중 어떤 것들은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것은 초보적인 유전학 지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과학 지식으로부터 ‘유전성 질병이 있는 사람은 거세시켜야 한다’는 결론이나, 더 나아가서 ‘나쁜 자질을 지닌 종족은 멸종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얻어지는가? 다시 말해 위의 유전학의 지식이 유전성 질병을 가진 사람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주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결론은 사회에 우수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 많아야 하고 나쁜 자질을 가진 사람은 적어야 한다는 가치가 미리 전제되었을 때에야 가능한 것이다.
- 김영식, <과학, 인문학 그리고 대학>
[풀이]
1. 제시문들의 요지 파악
1) (가)의 핵심어: 용어 정의의 함축성
→ 중국에서는 용어의 개념 정의에 기술적 의미와 규범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2) (나)의 핵심어: 윤리학적 이기주의와 심리학적 이기주의의 개념
→ 심리학적 이기주의는 본성을 기술하는 이론인 반면 윤리학적 이기주의는 규범적 이론이다.
3) (다)의 핵심어: 고대 중국의 ‘명(命)’ 개념의 의미
→ 고대 중국의 명(命)의 개념에는 기술적 영역과 규범적 영역이 포함되어 있다.
4) (라)의 핵심어: 언어의 기능에 대한 서구와 중국의 시각
→ 서구에서는 언어의 기술적(내용-표현적) 기능을, 중국에서는 규범적(태도-형성적) 기능을 강조한다.
5) (마)의 핵심어: 유전학 지식의 의미
→ 특별한 전제 없이는 유전학 지식에 규범적 의미를 포함시켜서는(확대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
2. 제시문들을 관통하는 공통 기준(관점)
→ 개념어의 의미 한정 범위, 용어가 지니는 의미의 함축성, 언어의 의미 함축 기능 등
3. 공통점 구체화 후 두 유형으로 분류
1) (가), (다) → 용어의 개념에는 기술적 의미와 규범적 의미가 내포된다.
2) (나), (라), (마) → 용어의 개념에 기술적 의미와 규범적 의미가 내포되지 않는다.
※ (라)의 경우 ‘서구와 중국은 강조의 정도차가 있으나 양쪽을 함의한다.’로 정리하면 1)에 포함 가능
4. 근거를 포함한 서술 - 3~4단락 구성
Ⅰ단락: 분류 단락 → 분류 기준과 ‘기술적 의미’와 ‘규범적 의미’를 중심으로 서술
Ⅱ단락: 함의 가능 → (가)와 (다)가 왜 묶이는지 해당 제시문의 내용을 근거로 타당성 입증
Ⅲ단락: 함의 불가 → (나), (라), (마)의 묶음에 대한 타당성 입증
※ (라)의 분류: 어느 쪽으로 분류하든 타당성이 입증에 성공하는 것이 관건, 분량 측면에서 별도 단락으로 구성 가능(Ⅱ 이후나 Ⅲ 이후에 배치)
통합논술의 예제 
정해진 기준을 잘 알아야 한다
※ 다음 풀이 과정에 따라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시오.
1. 참조할 내용 선정 및 요약
2. 유사성(공통점) 파악
3. 차이점 파악
4. 세 단락으로 개요 구성 후 논술문 작성
[논제] 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하여 (다)와 (라)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를 그 유사성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하여 논해 보시오. (750자 ± 50) - 2011 경기대 수시
(가) 모든 인간의 의식이 결국 사회의 산물인 것처럼 예술도 사회의 산물이다. 예술가는 그가 속해 있는 사회의 현실로부터 예술적인 가치 창조의 실마리를 얻고 있다. 예술가의 상상력도 환경, 교육, 체험 등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깊이 연관된다. - 고등학교 미술과 생활
(나) 근대 문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근대적 사유 구조 속에 내재된 폭력성과 위험성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우리는 인간과 자연을 둘로 나누고 인간에게 주인의 자리를 내주려는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 세계의 바깥에 위치하는 지배자가 아니라, 인간도 유한한 존재로서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또, 자연을 생명력이 결여된 입자들의 인과관계로 바라보려는 기계론, 그리고 생명마저도 물질로 환원시켜 설명하려는 환원주의는 생태적인 관점에서 극복되어야 할 태도이다. - 고등학교 전통윤리
 
 (라)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산자락에
 몇 가옥 집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릅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밤마다 산은 어둠을 베어내리고
 누이는 매운 눈 비벼 불빛 살려내며
 치마폭에 쌓이는 눈물은
 강물에 가져다 버린다.
 누이야 시린 물소리는 더욱 시리게
 아침이 올 때까지
 너의 허리에 두껍게 감기는구나.
 이른 아침 어느새
 너는 물동이로 얼음을 깨고
 물을 퍼오는구나.
 아무도 모르게
 하나 남은 불송이를
 물동이에 띄우고
 하얀 서릿발을 밟으며
 너는 강물을 길어오는구나.
 참으로 그날이 와
 우리 다 모여 굴뚝마다 연기나고
 첫날밤 불을 끌 때까지는,
 스스로 허리띠를 풀 때까지는
 너의 싸움은, 너의 정절은
 임을 향해 굳구나.
 - 김용택, <섬진강2> -
 
서양 철학의 원류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서양철학은 모든 세계를 서로 대립하는 2개로 나누는 이분법을 특징으로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풀이]
 1. (가), (나)에서 유사성과 차이점의 기준 선정
  1) (가) : 예술은 예술가가 처한 사회 현실(삶의 터전)을 반영한다.(사회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2) (나) : 자연에 대한 인간 중심적 태도의 문제점(생태주의로 극복 가능)
 2. (다)와 (라)의 유사성(공통점) 파악
  1) (가)의 관점에서 → (다), (라) 둘 다 자연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 자연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음.
  2) (나)의 관점에서 → 두 작품 모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자연 친화적인) 태도를 보임. 이때 각 작품의 어느 부분에서 그런 모습이 대표적으로 드러나는지 밝혀야 한다.
 3. (다)와 (라)의 차이점 파악
  → (나)의 관점에서 → 두 작품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드러남
  1) (다)의 태도 : 자연을 타자화하고 있다.(이분법적 사고). 자연은 연명의 수단이자 흥취를 돋우는 소재이다.
  → 근거 : 풍월주인, 산수 구경, 답청, 욕기, 채산, 조수, 청류를 굽어보니, 무릉(도원) 등
  2) (라)의 태도 : 자연을 의인화하고 있다.(자연과의 동화, 동체 의식)
  → 근거 : 치마폭 같은 산자락, 산은 눈뜨는구나, 눈물(고난)을 품는 강(→생명수), 너의 정절(자연의 순수함)
  누이가 눈물(슬픔, 고통)로 살려낸 불빛 = 산의 부릅뜬 눈빛 → 정절(순수)을 지키기 위한 싸움
 4. 작성근거를 포함한 서술 - 세 단락으로 구성
  Ⅰ단락 : (가), (나)의 기준(관점)에서 (다)와 (라)의 유사성(공통점) 찾아 서술
  Ⅱ단락 : (다)의 주제(봄 풍경에 취한 선비의 안분지족), 자연을 대하는 태도, 문제점과 대안(생태주의)
  Ⅲ단락 : (라)의 주제(자연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의지), 자연을 대하는 태도, 그 의의 논술
  ※ 개요를 작성한 후 분량에 주의하면서 원고지에 써 보세요.


요지 서술은 상위 개념을 잘 활용해야
‘개념’(槪念)이란 어떤 대상이 지닌 속성들을 일반화한 관념으로, 보통 특정한 낱말에 담겨 표현된다. 제시문에 사용된 어휘의 개념은 일반적(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글쓴이가 주제를 부각하기 위하여 단어에 다른 의미를 추가하거나, 의미의 범위를 부분적으로 제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낱말이 나타내는 개념의 범위를 명확히 한정하여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핵심어(중심서술대상)가 지닌 개념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중요 어휘나 용어에 담긴 개념들은 핵심어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것임에 유의하여 파악하면 된다.
글의 요지는 필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전달 사항’이다. 글의 주제를 ‘중심서술대상에 대한 필자의 중심 생각’이라 할 때, 요지에는 주제와 관련하여 독자에게 기대하는 필자의 요구사항이 포함된다. 즉 독자가 주제를 이해한 후 특정한 후속 행위(또는 사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필자에게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주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압축한 것이 요지인 셈이다.
제시문의 요지나 논지를 서술할 때는 핵심어뿐만 아니라 중요 개념어들을 잘 활용하여 표현하여야 한다. 이때 요지문에 쓸 개념어는 제시문에 쓰인 그대로일 수도 있고, 글을 압축하기 위해 서술자가 선택한 별도의 상위 개념어일 수도 있다.
1.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
상위 개념이란 여러 종류의 개념을 포괄(包括)하는 개념으로 하위 개념에 대한 상대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상의어라 하며 상위 개념어로 이해할 수 있다. 상위 개념어는 이에 대응하는 하위 개념어(하의어)의 집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상위 개념으로 묶는 것은 ‘분류’와, 하위 개념으로 나누는 것은 ‘분석’과 연관된다. 이때 분류하거나 분석하는 데는 일정한 수준(또는 단계)의 공통된 기준(또는 관점)이 있어야 한다.

1)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등의 상위 개념어는 ‘언어’이다. → 사용하는 민족이나 지역을 기준으로 함
2) 신체언어, 소리언어, 문자언어 등의 상위 개념어도 ‘언어’이다. → 표현 수단(방식)을 기준으로 함
※ 1)의 하위 개념들은 2)의 소리언어나 문자언어의 하위 개념이 될 수도 있다.
2. 요지(논지) 서술
1) 단일 제시문의 요지 서술
먼저 중심서술대상을 찾은 뒤 그것을 바라보는 필자의 태도(또는 관점)를 확인한다. 그리고 핵심 개념의 범위를 한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중요 어휘나 용어를 찾아 밑줄을 긋거나 여백에 메모해 둔다. 필요 시 개념어들의 공통점을 기준으로 상위 개념어를 찾거나 생각해 낸다. 이제 준비된 개념어들을 사용하여 주어진 분량에 맞추어 요지를 압축한다.
2) 복수 제시문의 공통 논지 파악
서로 다른 복수 제시문의 공통 논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제시문의 핵심어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어를 정해야 한다. 그다음 각 제시문의 필자가 그 상위 개념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태도의 공통점을 찾으면 된다. 이때 각 제시문의 중심서술대상이 동일한 상위 개념에 대응하는 서로 다른 하위 개념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통합논술의 실제
요지 답안에는 핵심어와 중요 개념어 포함해야
※ 다음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다윈을 원숭이로 묘사한 풍자화. <한겨레> 자료사진
(가) 동물 세계에는 적자(適者)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진화론적 사고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형태나 행동이 있다. 예컨대 공작의 화려하고 큰 꼬리나 가젤(gazelle)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해당 개체로 하여금 약탈의 위험에 노출시키거나 애써 얻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 동물학자 자하비(Amotz Zahavi)는 외견상 낭비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형태나 행동이 진화론적으로 발전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핸디캡 원리’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집단선택 가설에 의하면 가젤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약탈자의 출현을 다른 개체들에게 알리거나 약탈자를 혼란시키는 집단적 행동이 되지만, 자하비에 의하면 그러한 행동은 자신이 다른 가젤보다 더 빨리 도망칠 수 있을 만큼 건장함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을 먹잇감으로 쫓아오지 말라는 신호가 된다. 자하비는 이러한 과시를 그 비용 때문에 신뢰성이 생겨나는 신호의 일종으로 본다.
신호란, 발신자나 그 환경의 어떤 속성을 나타내는 인지가능한 행위나 형태이다. 핸디캡 원리는,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 신호의 속성과 관련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러한 속성을 과시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게 핸디캡이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한 속성과 연결된 신호를 만들기 위해서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신호를 ‘평가신호’라 하는데, 신호와 속성이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속성의 과시가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신호’로, 그 신뢰성은 속성을 과시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생겨난다. 고가의 장신구 착용은 재력이 요구되는 고비용신호이다. 다른 하나는 신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뿐만 아니라 신호와 속성 간의 내적 연관이 반드시 요구되는 ‘지표신호’인데, 그 신뢰성은 신호와 속성 간의 이러한 내적인 연관성에서 비롯된다. 난이도 높은 운동을 잘하는 것은 발달된 운동신경을 필요로 하는 지표신호이다.
평가신호와는 달리 신호와 속성의 관계가 관례에 따르는 신호를 ‘관례신호’라 한다. 관례신호는 신호와 속성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신호의 신뢰성은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신입생이 헤겔이나 라캉의 저작을 들고 다니면서 지식인처럼 보일 수도 있고, 자전거 초보자도 헬멧과 복장을 갖춰 입으면 사이클 선수처럼 보일 수가 있다. 서적이나 장비를 위한 경제적 비용이 다소 들기는 하지만 신호의 속성, 즉 지식수준이나 사이클 능력과 관련된 어떤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2010 동국대 수시
[문제] 제시문 (가)의 신호의 유형을 ‘핸디캡 원리’를 중심으로 요약·정리하시오. (250~300자)
[풀이]
1. 논제의 이해
→ 이 논제는 단순 요약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논제의 요구사항은 제시문에 나타난 신호의 유형을 정리하되 ‘핸디캡 원리’를 가지고 간단히 설명하라는 것이다.
1) ‘핸디캡 원리’란?
→핸디캡 원리란 어떤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그 신호의 속성을 과시함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게 핸디캡이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때 그 속성을 과시하기에는 반드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
2) ‘신호’를 단계적 하위 개념어로 나누어 정리한다.
◎ 신호 → 평가신호와 관례신호
◎ 평가신호 → 고비용신호와 지표신호
2. 개념어의 이해
1) 신호
◎ 일반적 의미: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일정한 수단이나 행위
◎ 제시문에서의 의미: 발신자나 발신자가 처한 환경의 어떤 속성을 나타내는 인지가능한 행위나 형태. 즉 비용을 수반하는 속성의 전달 수단
2) 핸디캡(handicap): 공정한 경쟁을 위해 남보다 능력이 우세한 사람이 지는 부담 / 남보다 불리한 조건
3. 답안에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개념어
다음의 개념어를 제시문의 내용에서 찾아 간단히 표현해 보자.
1) 과시 행위 → ( )에 노출되거나 ( )으로 보이지만 신호의 ( )을 위해 ( )을 부담하는 행위
2) (과시에 따르는) 비용 → 신호의 ( )을 위해 ( )에 상응하는 비용
3) 평가신호 → ( )을 드러내는 신호를 만드는 데 높은 ( )이 수반되는 신호
4) 고비용신호 → ( )을 ( )하는 데 ( )이 필요한 신호
5) 지표신호 →
6) 관례신호 →
■ 통합논술의 예제
개념어를 중심으로 논지를 파악하자
※ 다음 풀이 과정에 따라 다음 논제를 해결해 보세요.
1.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개념 이해
2. 제시문 (가)의 논지 파악
3. 제시문 (나)의 논지 파악
4. 호모 이코노미쿠스 개념의 한계성 탐색
5. 한계점 보완 방향 설정
[논제] 다음 지문 (가)와 (나)의 논지를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은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게 행동한다”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개념의 한계에 대해 논하시오. (600자) - 2012 한양대 모의논술

2011년 6월 서울 종로구 한마음혈액원 헌혈카페에서 시민들이 헌혈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가) 미합중국의 형성 초기에 미국 정신을 날카롭게 관찰했던 토크빌은 “미국인들 대부분은 자신의 행동을 이익 원칙에 따라 한다고 설명하기를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그렇게 설명함으로써 자신들이 실은 관대하다는 점을 감추고 있다고 여겼다. 그가 보기에 미국인들은 남을 도우려는 자연스러운 자발성에 따라 움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인들과는 달리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그런 식의 자연스러운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고 토크빌은 지적했다.
미국인이 자기 이익의 원칙에 호소하는 경향은 매우 강력해서, 그 변형된 한 형태가 이타주의적 기부에 의존하는 비영리 단체에서도 통용될 정도다. 심리학자 레베카 래트너와 제니퍼 클라크는 ‘음주운전반대학생협회’ 회원들에게 두 학생의 가입 신청서를 검토해달라고 부탁했다. 두 신청서는 한 가지 점, 즉 가입 동기에서만 달랐다. 하나에는 자신의 여동생이 음주운전에 희생되어 죽었다고 적혀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음주운전 반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회원들은 둘 중 자기 여동생이 죽었다고 적은 지원자에게 더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 보다 일반적인 이타주의적 가입 동기에는 불신이 뒤따랐다.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수없이 많은 이타주의와 배려의 행동이 나타난다. 낯선 사람에게 대가 없이 헌혈하거나 기부하는 일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자기 이익의 원칙이 일상적인 인간 행동과 맞지 않는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학자인 로버트 우드는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조차도 자기 행동을 때로는 억지까지 쓰며 자기 이익의 원칙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비영리 단체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자신 행동의 이유를 “뭔가 좀이 쑤셔서”, “바깥 행동이 하고 싶었기에” 등으로 둘러댄다. “도움 주는 행동을 하고 싶었어요”라는 말은 그저 마지못해 할 뿐이다.
우리는 이기적이 되어야 ‘정상’이라는 생각에 얽매여 있다.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맞춰서 하기를 좋아하므로 순전히 동정심 때문에 누군가를 도왔다는 식의 이야기를 이기주의의 색안경을 쓰고 본다. 그 결과 자기 이익의 원칙은 자체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불행히도 이 경향은 사회적으로 유해하다. 아무도 이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면, 우리 스스로 이타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이다.
(나)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행동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의 사례로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을 들 수 있다. 실험의 대상이 되는 두 사람은 예전에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낯선 사람들이다. 실험을 주관하는 사람은 이 두 사람에게 일정액(예를 들어 10만원)을 주고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이를 나눠 갖게 한다.
우선 이 두 사람은 제비를 뽑아 누가 A의 역할을 맡고 누가 B의 역할을 맡을지를 결정한다. 제비뽑기 결과 A의 역할을 맡게 된 사람은 10만원을 둘 사이에 얼마씩 나눠 가질지를 B에게 제안한다. 이에 대해 B는 이 제안을 ‘좋다’고 받아들이거나 ‘싫다’고 거절할 수 있다. B가 좋다고 말하면 10만원은 A의 제안대로 배분되지만 B가 싫다고 하면 두 사람은 단 한 푼도 가질 수 없다. 실험을 주관한 사람이 10만원을 도로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와 같은 과정 단 한 번으로 끝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의논을 통해 돈의 배분 방식을 합의할 수도 없고, 상대방의 태도를 보아가며 자신의 행동을 수정할 수도 없다.
이 실험에서 드러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B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보인 태도다. 그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0보다 큰 금액을 얻을 수 있는 모든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이 예상과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략 자신의 몫이 20%가 안 되는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의를 거부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단순히 금전적 이익에만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상대방의 제안이 ‘공정하지 못한’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느끼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손해를 무릅쓰고서도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공정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보복’을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할 때가 너무나 많다.
실험에 참가하는 두 사람이 모두 완벽하게 이기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가정 하에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예상해보자. 우선 분명한 사실은 A가 10만원을 모두 갖겠다고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B가 그 제안을 거부할 것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는 상대방에게 얼마의 돈이 돌아가도록 제안해야 할까? 두 사람이 모두 표준경제학 모형이 가정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면 그 금액은 아주 적을 것임에 분명하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B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돈이 아주 적은 경우라도 그 제안을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거부하면 그 적은 돈마저 날려 버리는 결과가 빚어지기 때문이다.
최후통첩 게임을 실험한 결과는 사람들이 이러한 예측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A의 역할을 하는 사람, 즉 제안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기가 거의 전부를 차지하겠다는 식으로 제안하는 사례가 아주 드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최소한 40% 이상의 몫을 제의하는 관대함을 보였다. 심지어는 반반씩 나누자는 제의를 하는 사람의 숫자도 생각 밖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사람들이 근시안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가정이 현실과 들어맞지 않는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풀이]
1. (가)의 논지 파악
1) 미국인은 자기 이익의 원칙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중시한다.
(미국인이 이기적이어야 정상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2) 미국인이 합리성만을 추구하는 듯하지만 실제 미국인은 이타적인 행위도 많이 한다.
3) 그럼에도 이기성의 원칙을 고수하며 이타성을 억압하는 것은 사회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
2. (나)의 논지 파악
1) ‘최후통첩 게임’의 이해
2) 인간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면 B는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3) 실험의 결과가 ( )성에 기초한 예측과 맞지 않는다.
4) 실제 사람들의 행위는 ( )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5) 따라서 표준경제학 모형의 가정은 맞지 않는다(틀렸다).
3. 호모 이코노미쿠스 개념의 한계와 보완점
1) (가)에서 참고할 점
◎ 이기성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도 이타성 발현
◎ 이타성 부정이나 억압은 사회에 이익을 가져오지 않음 - 이타성의 인정과 확장이 이익
2) (나)에서 참고할 점
◎ 실험 결과 호모 이코노미쿠스 가설이 인정되지 않음
◎ 사람들이 눈앞의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공정성을 추구함
(단기적인 이타적 행위가 장기적으로는 이기성의 실현이 될 수 있음 - 장·단기적 합리성이 상충)
◎ 인간이 자신의 이익 이외에도 추구하는 다른 가치들이 있음을 시사함


깊이 있게 분석하고 논리적 연관성 따져야
독해력 향상은 단기간에 성취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은 독해 능력이 독서량과 비례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듯합니다. 물론 독서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량의 독서만이 독해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은 이미 교과서나 참고서 등 쉬지 않고 독서를 해오고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문장 및 문단 사이의 논리적 연관성을 토대로 하나의 주제로 통합하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은 일종의 요령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단락의 구성과 연결 방식을 이해하고 다양한 종류의 글을 가지고 연습함으로써 터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1. 중심서술대상 찾기
중심서술대상이란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대상으로, 대개 주제문의 주어가 되는 단어나 구에 해당한다. 종종 중심 소재나 핵심어와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글은 ‘무엇’에 대해 서술하였는가?”라는 질문에서 ‘무엇’에 해당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 ‘이 글은 ( A )에 대해 쓰였다.’에서 A에 꼭 맞는 말을 찾으면 된다.

2. 단락의 소주제문 쓰기
1) 단락의 소제목 정하기
단락은 글을 중심서술대상의 여러 측면으로 나누어 표현한 부분들이다. 따라서 중심서술대상이나 그 하위 개념이 포함된 소제목을 정할 수 있다. 이는 단락의 서술 범위를 한정한 것이므로 요약문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선정하는 기준이 된다.
→ ‘A의 ( a ), 또는 A의 ( b )적 측면’에서 a나 b를 찾으면 된다.
2) 단락의 소주제
단락의 소주제는 주로 단락의 중심문장에 드러나 있다. 그러나 글에 따라서는 중심문장이 드러나 있지 않거나 문장의 내용이 너무 포괄적인 경우가 있어서 독자가 별도의 표현으로 소주제문을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단락의 소주제는 소제목의 범위 안에 있으며 글의 주제는 각 단락의 소주제를 통합한 것이 된다.
3. 요약문 쓰기
요약문은 단락의 소주제문을 적절히 연결함으로써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글의 분량에 따라 여러 단락을 통합하거나 한 단락의 내용을 분할하여 써야 할 때가 있으므로 소주제문에 너무 얽매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때 각 단락의 소제목에서 정한 서술의 범위에 맞게 서술할 내용을 정해야 한다. 소제목이 제대로 정해져 있으면 요약문의 평가 대상이 되는 내용을 누락하지 않을 수 있다.
■ 통합논술의 실제
주제를 포함하여 단계별로 의미 파악
※ 다음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 보세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에서 대중들에게 미의 기준이 되는 것은 예술미라기보다는 상품미이다. 현대 도시의 주요 미적 대상인 상품미는 우리들의 취미나 감성, 더 나아가 일상 문화를 형성한다. 상품미란 무엇인가? 상품미라는 것은 이윤을 얻기 위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는 상품들이 가지는 미적·예술적 형식을 의미한다. 아주 단순하게는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서 디자인과 색상에 신경을 쓰는 것이 상품미를 추구하는 예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상품미의 성격을 잘 나타내준다. 우리가 주위에서 보는 거의 모든 상품들은 상품미를 추구하고 있다. 아이들의 과자 봉지에서부터 책의 표지, 의상, 쇼윈도, 마네킹, 각종 팬시 제품, 간판, 내부 장식, 디스플레이, 네온사인, 영화·연극 포스터 등은 물론이고, 광고 모델이나 상점 점원,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다 상품미를 추구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이 다 상품으로 취급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의 모든 사물들, 그리고 심지어는 인간까지도 상품미의 형식을 추구하게 된다.
미 개념을 크게 자연미와 예술미로 구분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품미는 나쁘게 말해서 예술미를 베끼고 도둑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미는 가상적인 쾌락과 행복으로 인간을 뒤덮고, 파괴된 감성을 자기 식대로 빚어내어 지배를 확립하기 위해 시, 음악, 무용, 드라마, 미술 등의 다양한 예술 형식을 빌리고 있다. 이렇게 예술미를 빌려 왔기 때문에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진 않지만 겉보기에는 예술미보다 더 풍부한 미적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습일 뿐 참모습은 예술미와 다르다. 예술은 근세 이래 현실에 없는 정신적·초월적인 것을 통해 감성을 순화시킴으로써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했다. 물론 이것은 예술가들의 꿈이었을 뿐 실제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상품미는 선망과 질투를 불러일으켜 이기적인 욕망을 즉각 실현하도록 몰고 간다. 이것은 소비를 체계적으로 재생산해 내는 한편 인간을 욕망으로 귀환하도록 충동하고 있다.
물론 상품미가 일종의 대량 생산 예술로서 일상생활을 아름답게 꾸밈으로써 대중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그러나 이런 반론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오늘날 사회 전체를 찬란하게 뒤덮고 있는 상품미는 인간의 창조성을 풍요롭게 전개시킨 것도 아니고 바람직한 취미에 의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상품미는 심오한 미적 체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혹적인 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후기 자본주의는 대량 생산, 대량 판매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대량 소비를 끊임없이 자극하지 않을 수 없다. 상품미는 바로 소비를 자극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상품미를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광고이다.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압도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생산자는 상품의 외양을 심미적인 것으로 변형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 것은 팔리지 않으며 그럴듯해 보이는 것은 잘 팔리기 때문이다. 상품의 아름다운 겉모습은 이제 실제의 쓰임새와는 별도로 새로운 사용가치를 형성한다. 외양화된 사용가치가 실제 사용가치보다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데 이는 물론 상품의 외양이 판매 행위를 완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외양화된 사용가치는 상품을 아름답게 꾸미는 디자인과 포장, 그리고 소비자를 상품에 몰입하게 하는 광고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광고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줌으로써 상품이 소비자의 욕구를 틀림없이 충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어 내고, 소비자가 상품을 사게 되면 이러저러한 욕망을 충족할 수 있다는 약속을 제시한다. 광고에 의해 창출되는 욕망의 체계와 욕구 충족에 대한 약속이 바로 외양화된 사용가치를 또 하나의 사용가치이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광고는 단순히 물건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성격만 가진 것은 아니다. 광고는 상품에 대한 정보와 평가 이외에 세계와 인간, 자연과 사물에 대한 일정한 관점을 보여 준다. 이 관점은 한마디로 말하면 소비와 상품미를 추구하는 것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세계관이다. 따라서 광고는 소비주의 문화의 핵심인 외양화된 사용가치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일 뿐만 아니라 소비 유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전파하는 교육 선전 매체이다. 아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성장기에 광고가 주는 메시지에 익숙해져 ‘심미적 인간으로 상품미를 추구하라!’라는 소비 이데올로기를 첫째 계명으로 새겨 간직한다. -2010 인하대 모의논술
[문제] 제시문을 요약하시오. (400±50자)
[풀이]
1. 중심서술대상: 상품미 ← 이 글은 (상품미)에 대한 글이다.
2. 단락의 소제목
1) 첫 단락 : 상품미의 정의
→ 상품미는 상품이 지니는 미적, 예술적 형식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에 대한 미의 기준이다.
2) 둘째 단락 : 상품미의 특성
<2022>외형적 특성 - 예술미의 형식 차용(상품미와 예술미의 공통점)
<2022>내면적 특성 - 예술미와 달리 인간의 욕망 실현 추구(상품미와 예술미의 차이점)
→ 상품미는 예술미의 형식을 차용하여 외형적으로는 예술미보다 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예술미와 반대로 상품미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의 실현을 충동질한다.
3) 셋째 단락 : 상품미의 역할
→ 상품미가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한다는 주장은 상품미가 심오한 미적 체험보다는 판매촉진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
4) 넷째 단락 : 상품미의 기능(확장)
→ 대량 소비를 자극하는 상품미의 기능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광고이다. 광고는 상품 본래의 사용가치와는 다른 외양화된 또 하나의 사용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상품미의 기능을 극대화한다.
5) 다섯째 단락 : 광고의 부작용
→ 광고는 상품미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소비지상주의적 가치관을 전파하여 아이들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조장한다.
■ 통합논술의 예제
단락별 소주제문 만들고 통합해 요약하자
[논제] 다음 문제를 위 풀이와 같은 과정을 적용하여 요약해 보세요.
1. 중심서술대상 찾기
2. 단락의 소제목 정하기
3. 단락별 소주제문 만들기
4. 통합하여 요약하기
세계사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맨주먹으로 싸운 전쟁, 창으로 싸운 전쟁, 화기와 폭탄을 사용한 전쟁, 방어전과 섬멸전, 내전과 국제전…. 그리고 세대 간 전쟁이 있다.
세대 전쟁은 여타 다른 갈등이나 전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군대가 등장하지도 않고, 서로 총을 쏘지도 않고, 포로를 잡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세대 갈등은 전쟁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투철하고 혁명적인 힘을 발동시킨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오래된 전쟁이자 가장 현대적인 전쟁이다.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기에 가장 오래된 전쟁이며, 말과 모욕으로 치러진 심리전이기에 가장 현대적인 전쟁이다.
심리전은 노인들에게서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 자신의 오감과 이성에 대한 믿음을 앗아 감으로써 인간의 자의식을 무너뜨린다. 소포클레스의 아들은 법정에서 90살의 아버지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하였다. 아버지에게 똑같은 짓을 한 수많은 다른 자식들처럼 그 역시 그런 주장으로써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으려 하였다.
세대 전쟁의 배후에는 경제적 갈등이 숨어 있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이 자신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고 비난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재산을 노린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19세기 말 이후 연금보험이 도입되고 연령 피라미드가 유지되어 세대 간 협약이 제 기능을 다하는 동안 세대 전쟁의 야비한 본질은 잊혀졌다. 이와 더불어 노인들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킬 필요가 없다는 사실마저 잊혀졌다. 누구든 일정 연령에 이르면 퇴직을 하였기 때문에, 노인들이 활동적이고 영향력이 크며 각 분야에서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 세대 갈등은 다시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노인 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효 사상을 바탕으로 노인에 대한 공경을 공동체 안에서 실현해 온 한국의 경우도 최근에는 세대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60대 이상의 인구가 적었던 시절에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노인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었으며 노인은 존경과 우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다. 1990년에 5.1%를 차지하던 65살 이상의 인구 비율은 2000년에 7.2%, 2010년에 11.0%로 빠르게 증가하였다. 2018년에는 14.3%, 2026년에는 20.8%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암, 뇌 질환, 치매 등과 같은 만성적 노인성 질환 치료를 위해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 비용의 증가를 뜻한다. 또한 이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 규모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의 노인들은 더 이상 공경을 기대할 수 없는 회색 지대에 놓이게 되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세대가 공존하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의 부양 책임도 더욱 커질 것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에 출산율은 저하되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고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지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사회복지 시스템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에서 1988년부터 시행된 국민연금은 20여년이 지난 2010년에 연금 수급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국책 연구 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2036년에는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에는 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한다.
중장년층 이하 세대의 연금 부담이 커지면서 이미 보이지 않는 세대 간 전쟁은 시작되었다. 연금을 통해 자신들의 노후를 보장받으려는 노인 세대와 그들의 연금까지 책임져야 하는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충분히 생산성이 있는 노인을 힘없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해 퇴직시키는 현상이 이제는 노인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만간 세대 전쟁이 몰고 올 문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처럼 매일매일의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2012 고려대 모의논술
[풀이]
1. 중심서술대상 : 세대 전쟁 또는 세대 갈등 ← 이 글은 (세대 갈등)에 대한 글이다.
2. 단락의 소제목과 중심 내용
위 제시문은 단락을 세분화한 글이다. 먼저 각 단락의 중심서술대상을 찾고 소주제를 파악한 뒤 의미 중심으로 몇 개씩 묶은 다음 정리해 보자.
1) Ⅰ단락 : 세대 전쟁의 역사적 존재
- (소주제문 : )
2) Ⅱ 단락 : (소제목 : )
- (소주제문 : )
3) Ⅲ 단락 : ( )
- ( )
4) Ⅳ 단락 : 세대 전쟁의 근대적 대안
- 일시적 문제 해결
5) Ⅴ 단락 : 근대적 대안의 한계와 세대 전쟁의 재등장
6) Ⅵ 단락 : ( )
- ( )
7) Ⅶ 단락 : ( )
- ( )
8) Ⅷ 단락 : ( )
- ( )
9) Ⅸ 단락 : 대안 부재의 세대 전쟁이 몰고 올 위험의 심각성
3-1. Ⅰ+Ⅱ+Ⅲ+Ⅳ: 현대(고령사회) 이전
→ 세대 전쟁은 인류의 전쟁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이다. 이는 심리전으로서 경제적 갈등을 본질로 하는 가장 현대적 전쟁이다. 세대 간의 경제적 갈등은 19세기 말 연금보험이 도입된 후 연령 피라미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해결된 듯하였지만 노인 세대는 일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3-2. Ⅴ+Ⅵ+Ⅶ+Ⅷ+Ⅸ: 현대 이후
→ 오늘날 노인 인구 급증과 함께 노인 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갈등이 재발하였다. 효 사상에 기반한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와 저출산에 의해 젊은 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이 급증함으로써 세대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연금의 고갈에 대한 불안감이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생산 가능 연령의 확대를 배제한 상태에서 고령화 문제는 세대 전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4. 3-1과 3-2를 통합하여 두 단락으로 된 요약문을 분량 제한을 고려하여 써 보자.